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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천악 1화

무료소설 소천악: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6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소천악 1화

  序 章

 

 

 

 

 

  사부는 무림공적이다.

 

  사문은 내공을 증진시킬 아무런 영약이 없다. 게다가 돈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피맺힌 원한이나 강호정의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뿐이다.

 

 

 

  혹독한 사부 밑에서 십이 년을 지옥처럼 살았다.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맹렬한 무공수련만이 생활이었다.

 

  나의 독기는 갈수록 진해졌고 그 분노의 검이 어디로 향할지를 나 자신도 몰랐다.

 

 

 

  나를 팽개친 부모는 잊고 살았다.

 

  그들이 잘못 버린 탓에 이 고통스런 세월이 고스란히 내게 업보로 왔다는 원망을 단 하루도 지운 적 없다.

 

 

 

  이제 그 보답을 받아야 한다.

 

  삶이란 괴로움이 있으면 마땅히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 법!

 

  이제는 자유롭게 강호를 주유할 시간이다.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강호제일인이 내 최후의 목표일 뿐!

 

 

 

  광동성에서 불어온 바람이 어디까지 스쳐 갈지는 아직은 아무도 몰랐다.

 

 

 

 

 

  제1-1장 무림공적(武林公敵)이라니

 

 

 

 

 

  산동성에서 약간 떨어진 태산(泰山) 산길을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인영이 있었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십여 장씩 쭉쭉 뻗어가는 가공할 신법이었다. 손에 든 검에는 검게 마른 핏자국이 선명해 금방이라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검붉은 옷도 자세히 보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가끔 보이는 안광은 쇠를 녹일 듯 매섭기 그지없었다. 좌측으로 멀리 보이는 마을을 보면서 나지막이 투덜거렸다.

 

  "제길, 어쩌다 내가 이 꼴이란 말인가? 확 그냥 싹 쓸어버려? 에혀! 참자. 이 나이에 또 얼마나 더 죽여 새로운 업을 쌓으리. 그냥 할 거 다 했으니 이젠 조용히 살지 뭐. 자식들… 백 년만 강호를 주유하려 했더니만 그걸 못 참네."

 

  심통이 잔뜩 난 얼굴로 말하는 사람은 강호무림인들이 혈검신마라 부르며 두려워하는 인물이다. 깡마른 몸에 옆으로 쭉 찢어진 눈매가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혈검신마 장휘경!

 

  강호에서 절대고수로 군림하던 자였다. 우는 아이도 그의 별호를 들으면 울음을 뚝 그쳤다. 사십 년 전 강호초출 이래 그의 검 아래 고혼이 된 고수만 해도 오백여 명에 이르렀다. 출신사문도 비밀에 싸여 전혀 알 수 없음은 물론 성격 또한 괴팍하기 이를 데 없었다. 꼬장꼬장한 성격대로 자신에게 덤빈 자를 무사히 보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의 성명절기인 혈검구식(血檢九式)을 삼 초 이상 버텨낸 인물이 전무한 무서운 인물이었다.

 

  정사지간의 고수로 정사무림(正邪武林) 모두 경원시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워낙 고강한 무공 탓에 제아무리 거대문파라 해도 섣불리 건드리기 까다로운 인물이었다. 강호를 행보하며 비전절기인 혈검구식을 단 한 번도 삼식 이상 펼쳐볼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덕분에 그 진신절학이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몰랐다.

 

 

 

  잠시 산기슭에서 지친 몸을 쉬며 행낭에서 육포를 꺼내 들었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장휘경의 귀에 흥미로운 소리가 들렸다. 귀를 세우고 듣던 그는 호기심이 절로 일어났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불쑥 풀숲을 헤치고 나타난 물체는 이제 겨우 일곱 살이나 될까 말까 한 소년이었다. 첫눈에 보기에도 며칠을 산속을 헤맸는지 추레한 꼴이 말이 아니었다. 얼굴엔 시꺼먼 때가 덕지덕지 끼어 있고 옷도 흙투성이였다. 입은 하얀 도복은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처음엔 검은 도복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어린애답지 않게 혈검신마의 눈치를 보는 품새가 여간내기는 아닌 듯 보였다.

 

  '허! 그 자식 한성깔하겠네.'

 

  속으로 감탄하던 혈검신마였다. 소년은 장휘경을 가만히 살펴보다 육포를 보고 눈빛을 번뜩이며 후다닥 옆으로 다가섰다. 오자마자 냉큼 육포 더미에 새까만 손을 쑥 집어넣었다. 들어올린 손엔 육포 한 움큼이 들려 있었다. 바로 며칠 굶은 티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오물오물!

 

  어이가 없어 멍하니 바라보던 혈검신마가 노기를 드러냈다.

 

  "뭐 이런 애새끼가 다 있어? 나참, 이제는 지나가는 거지 새끼도 우습게보네."

 

  따악!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벼락같이 혈검신마의 손이 소년의 머리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옆에서 봐도 언제 손을 움직였는지 알 수 없을 쾌속한 움직임이었다.

 

  "아야! 이놈의 노인네가 사람을 패네."

 

  옆으로 뒹굴며 아픈 머리를 잡고 투덜거리는 꼬마였다. 아직 너무 어린 탓인지 존댓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손에 든 육포는 계속 입으로 들어가 우물거렸다. 어이가 없는 혈검신마가 버럭 소리쳤다.

 

  "야, 인마! 주인 허락도 없이 그냥 처먹는 놈이 어디 있냐?"

 

  "아따! 더럽게 치사한 영감탱이네. 있을 때 나눠 먹어야 복 받는 거야."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면서 연신 육포를 주물럭거리며 볼이 터져라 먹어대는 맹랑한 꼬마였다.

 

  "뭐? 영감탱이? 이 새끼가 정말 죽으려고."

 

  슬슬 노화가 치민 혈검신마의 왼손이 어깨 위로 올라갔다. 그 광폭한 기세에도 꼬마는 여전히 맹랑하게 톡 쏘았다.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리는 거유."

 

  "새꺄! 개는 건드리면 물잖아."

 

  "나도 물어!"

 

  혈검신마는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다. 꼬마는 먹으면서도 쉴 새 없이 눈동자가 돌아갔다. 그 영활한 눈빛은 도저히 어린아이라곤 상상하기 힘들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안광이 웬만한 어른 뺨칠 지경이었다. 꼬마는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면서도 열심히 육포를 입안으로 마구 구겨 넣었다. 이미 육포 더미는 손때에 절어 더 이상 손을 댈 엄두가 안 났다. 속 시원하게 육포를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진 채로 물었다.

 

  "야, 넌 어린놈이 뭐 볼 거 있다고 이 깊은 산중을 헤매는 거야?"

 

  꿀꺽.

 

  "켁! 물!"

 

  급하게 먹으며 대답하려다 육포가 목에 걸린 소년이었다. 목을 부여잡고 몸부림치며 다급히 물을 찾았다.

 

  "쯧쯧! 아주 여러 가지 하는군."

 

  혈검신마는 혀를 차면서 호리병을 건네주었다. 급하게 호리병을 열고 꿀꺽꿀꺽 마시던 소년이 인상을 북북 썼다. 식도를 타들어가는 따가움이 그를 괴롭혔다.

 

  "이거 무슨 물이 이리 목이 아파?"

 

  "응? 그거 술이라서 그래. 켈켈!"

 

  "켁! 술? 세상에 나 같은 꼬마에게 술을 주는 영감탱이가 어디 있어?"

 

  "새꺄! 이게 물보다 훨씬 비싼 죽엽청주란 거 아냐? 자식아, 나도 아껴 먹는 건데. 쩝."

 

  일곱 살짜리에게 독한 술인 죽엽청주를 먹였으니 그 결과야 불문가지였다. 잠시 후 붉게 얼굴이 타올라 해롱거리는 꼬마의 모습은 영락없는 주정뱅이였다. 얼씨구나 하며 혈검신마가 재빨리 꼬마에게 물었다. 원래 술에 취하면 진실이 술술 나오는 법이다.

 

  "너 왜 이 깊은 산중을 뭐 좋은 거 있다고 헤매는 거야?"

 

  역시나 술에 취한 꼬마가 별생각 없이 서슴없이 대답했다.

 

  "끄윽, 울 아버지가 날 무도관에 데려다 줬어."

 

  "그래서 무도관 간 놈이 왜 산중에서 헤매고 있냐?"

 

  "근데 무도관에 가니까 먼저 온 놈들이 텃세를 부리잖아. 그거 참으면 병나. 바로 머리로 면상을 들이받았어. 새끼가 사람을 몰라보고. 딸꾹!"

 

  "잘했다. 남자란 그래야지. 다음에는 그럴 땐 다리 사이를 까버려. 거기가 아주 쥐약이란다. 클클!"

 

  대견스럽다는 표정으로 칭찬하는 혈검신마를 보고 우쭐한 꼬마가 다시 말했다.

 

  "문제는 얼굴이 깨진 놈이 무도관장 아들이라는 거야. 빌어먹을! 할 수 없이 밤에 담을 튀어 넘어 도망갔지. 도망은 가야 되는데 어두워서 당최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길을 잃어 이 꼴이 됐어."

 

  "왜 부모가 널 무도관에 데려간 거야?"

 

  "몰라! 어느 날 갑자기… 에이!"

 

  소년의 인상이 확 찡그려졌다.

 

  "네놈 부모님은 어떤 분이냐?"

 

  혈검신마의 질문에 꼬마의 눈초리가 갑자기 사나워졌다.

 

  "부모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내가 주워 온 아들도 아닌데 이건 완전히 계부하고 계모라고. 어린애가 사고 조금 쳤다고 냉큼 내치다니. 쳇!"

 

  투덜거리는 꼬마를 가만히 바라보던 혈검신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내놓은 개망나니가 틀림없었다. 아무리 어리지만 어른에게 말하는 거 하나만 봐도 훤히 보여 굳이 더 안 물어도 뻔한 일이었다. 오랜 강호 경험이 단박에 이를 간파했다. 넌지시 묻는 그의 안광이 순간적으로 번뜩였다.

 

  "너 이름이 뭐냐?"

 

  "소천악이라고 해. 영감탱이는 누구야?"

 

  흐리멍덩한 눈으로 물어보는 소천악을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말끝마다 영감탱이라고 하는 말버릇을 참기 힘들었다.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누르며 미소를 잃지 않고 혈검신마가 말했다.

 

  "내 이름은 장휘경이다. 어쩌면 오늘부터 네놈 사부가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지. 우선 제자가 될 만한지 자질을 보는 게 순리겠지? 여기서 떨어지면 바로 뒈지는 거야. 내 육포 훔쳐 먹은 죄로."

 

  스산한 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혈검신마는 벼락같이 소천악의 전신혈도를 순식간에 찍어버렸다. 그의 쾌속한 손속을 무림고수도 아닌 어린 소천악이 피해낼 리는 없었다. 몇 개 혈도를 찍힌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분근착골의 악랄한 점혈이었다. 당한 소천악은 바로 닥쳐오는 온몸의 근육과 뼈가 뒤틀리는 참혹한 고통에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온몸이 산산조각 나는 아픔에 펄펄 뛰며 소천악이 소리쳤다.

 

  "이 영감탱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참다가 힘들면 말해. 골치 아픈 세상 벗어나게 바로 머리를 부숴주지."

 

  하얀 악마의 미소를 지으며 혈검신마가 스산하게 말했다. 소천악이 보기엔 저승사자의 서늘한 미소였다. 아까와는 달리 금방이라도 자신을 죽일 듯한 두려운 얼굴에 가슴이 섬뜩해 왔다. 갈수록 고통은 심해져 가며 온몸이 개미 떼에 물어뜯기는 기분이었다. 차라리 죽여달라는 소리가 입가에 맴돌았지만 이를 악물고 혈검신마를 쏘아보는 독기를 선보였다.

 

  어린애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독종이었다. 무림고수들도 일각 내로 두 손 든다는 분근착골의 고문을 고작 일곱 살 어린놈이 이를 악물고 참아내며 욕이란 욕을 퍼부었다.

 

  "이 얼어 죽다 튀겨 죽을 영감탱이야!"

 

  "얼씨구!"

 

  대뜸 욕지거리를 들은 혈검신마가 어이가 없을 틈도 없이 연이어 욕설이 날아왔다.

 

  "확 눈깔을 나뭇가지로 찔러 죽일 새끼야!"

 

  참혹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입만은 끊임없이 나불거렸다. 마치 욕을 안 하면 더 아프다는 듯 쉴 틈 없이 혀를 놀렸다.

 

  "허, 그 새끼! 정말 난놈이네. 인물은 인물이야. 우리 혈검문의 제자로 딱이야, 딱!"

 

  혀를 내두르는 장휘경이었다. 한결 호기심이 증폭된 모습으로 유심히 그놈을 지켜봤다. 일각이 지나고 이각이 지났다. 여전히 소천악은 독기 어린 표정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역병에 걸려 객사할 영감탱이야! 죽으면 시체를 늑대먹이로 던져주마."

 

  "클클! 네놈이 먼저 뒈질 것 같은데."

 

  약을 살살 올리면서도 혈검신마는 내심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림고수라도 일각이 넘으면 차라리 죽여달라고 발버둥을 치는 악랄한 분근착골 수법이었다. 한데 저 꼬마는 꿋꿋이 버티면서도 독기를 쭉쭉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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