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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산파 1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4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 형산파 1화

서장

 

중원의 오악(五嶽) 중 남악(南嶽) 형산(衡山).

호남성(湖南省)에 위치해 있으며, 기이한 동식물이 많은 신비의 명산이다. 그곳을 웬 어린아이가 중년인의 손을 꼭 잡고 오르고 있었다.

아이는 예닐곱 살 정도 되어 보였는데, 살결이 뽀얗고, 통통하니 살이 찐 데다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자란, 제법 사는 집안의 자식 같았다.

중년인은 평범하게 생겼으나, 허리에 장검을 차고 있는 것으로 봐서 무림인이 분명했다. 드러나는 기세가 없으니 삼류? 아무리 잘 쳐줘도 일류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힘들지 않으냐?”

“아뇨, 괜찮아요.”

중년인이 흡족한 얼굴을 했다. 아이는 힘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만 자란 것 같아서 근기(根氣)가 없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저 정도면 앞으로 힘든 생활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네.”

아이는 중년인을 따라 양쪽으로 나무가 우거진 가파른 길을 한참이나 올랐다. 완만한 경사가 나오자, 그제야 아이가 한숨을 돌리며 소매로 땀을 훔쳤다. 길을 따라 조금 더 가자, 길이 점점 넓어지면서 그 끝에 커다란 문이 하나 보였다.

낡아서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은 정문 앞에서, 아이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위를 올려다봤다. 힘 있고 유려한 필체로 ‘형산파(衡山派)’라고 적힌 편액이 보였다.

‘형, 산, 파.’

아이가 속으로 글자를 하나씩 읽었다. 뭘까, 이 느낌은?

형산파라는 세 글자가 이상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이유 없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아이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탕탕!

중년인이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에 열두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나왔다.

“누구세요?”

물어보는 아이의 표정이 심드렁하다.

“놈! 사숙도 못 알아보느냐?”

“사숙이라시면…….”

“관대평이다.”

“아!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관 사숙님.”

아이가 급히 포권을 취하면서 예를 갖추었다. 아이는 관대평의 첫째 사질로 이름은 막정위였다.

“허허! 됐다. 네 잘못이 아니다. 어서 들어가자.”

“저는 먼저 가서 사부님께 기별을 넣겠습니다.”

관대평과 아이가 들어오자, 막정위가 문을 걸어 잠그며 말했다.

“그래라.”

막정위가 쪼르르 안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관대평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형산파의 중앙에 위치한 본관(本館)을 돌아 뒤쪽으로 가자 정면과 좌우측에 세 채의 전각이 보였다.

그중 좌측에 있는 전각에서 한 중년인이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형산파 십일대 장문인 임옥군이었다.

그는 선하고 부드러운 인상에, 소매가 크고 옷자락이 발목까지 내려오는 흰색의 포(袍)를 입고 있어서, 마치 학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訓長) 같았다.

“사제!”

“장문 사형!”

두 사람은 반가움에 손을 잡고 한참이나 서로를 바라봤다. 오랜만의 해후였다.

임옥군의 시선이 관대평의 옆에서 말똥말똥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에게 향했다.

“이 아이는 누구냐?”

“하하. 오랜만에 왔는데 이렇게 세워두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겁니까?”

“그렇구나.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네, 사형.”

관대평은 임옥군의 거처로 향하다가 방 앞에 이르자 아이에게 말했다.

“너는 잠시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네.”

임옥군은 관대평이 아이를 왜 방 밖에 놔두는지 궁금했지만 이유가 있을 거라 여기며 굳이 묻지 않았다.

“삼 년 만이구나.”

임옥군이 자리에 앉으며 말하자 관대평이 미소를 지었다.

“예, 사형.”

“수고 많았다.”

“아닙니다. 응당 해야 할 일입니다.”

관대평의 말에 임옥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들 사문에 보탬이 되기 위해 고생을 하는데 나만 편히 있는 것 같구나.”

“아닙니다, 사형. 누구보다 사형이 제일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 서로 조금 더 노력하자꾸나.”

“네, 사형.”

“그런데 같이 온 아이는 누구냐?”

“제자로 들일까 합니다.”

제자라는 말에 임옥군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드리웠다.

“흐음. 사제, 사제도 알다시피 지금 본문의 사정으로는 제자를 받을 수가 없어.”

“장문 사형.”

“왜?”

“금자 열다섯 냥입니다.”

“뭐?”

“아이를 맡는 대가로 금자 열다섯 냥을 받았습니다.”

임옥군이 놀란 눈을 했다.

한때는 명성이 자자했으나 지금은 세(勢)가 기울 대로 기운 형산파였다. 문인(門人)이라고 해봤자 겨우 십여 명뿐이었다.

재정이 어려워서 사문의 어른들과 사제들은 모두 돈 벌러 나가 있다. 관대평도 삼 년 동안, 뼈 빠지게 돈 벌다가 이제야 돌아온 것이다.

거기에 더해 달랑 두 명 있는 제자들은 아침 일찍 나가서 해가 질 때까지 밭일을 한다. 그래서 수련은 틈틈이, 또는 야밤에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자 열다섯 냥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험! 어느 가문의 자제인가?”

당장에 말투부터 달라지는 임옥군이었다.

“강서성(江西省) 악안적가(樂安赤家)입니다.”

“처음 들어보는군.”

“그래도 제법 사는 집안입니다.”

“그렇겠지. 금자 열다섯 냥이면……. 험! 앞으로 관계를 좀 돈독히 해야겠군.”

임옥군은 있는 집 자식을 제자로 받았으니 고생이 좀 줄겠거니 했다. 자식을 잘 봐달라고 가끔 기부금이 들어올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관대평의 표정이 이상했다.

“안 됩니다.”

“뭐?”

“집안에서 내친 아이입니다. 다시는 오지 못하게 해달라더군요.”

“허!”

어쩐지 돈이 많다 했다. 임옥군이 허탈한 얼굴로 혀를 찼다.

“어떻게 할까요, 사형?”

“어떻게 하긴. 당연히 제자로 받아야지.”

당장에 코가 석자였다. 금자 열다섯 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여기까지 데려와 놓고 안 된다고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

관대평이 문을 열고 아이를 불렀다.

“들어오너라.”

아이가 들어오자 임옥군이 물었다.

“이름이 뭐냐?”

“적운상입니다.”

“올해 나이가 몇이냐?”

“여덟 살입니다.”

“딱 좋군. 나는 임옥군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내가 네 사부다.”

형산파는 개개인이 제자를 받지 않는다. 누가 입문을 하건 무조건 장문인의 제자가 된다. 그런 연후에 누군가 가르치고 싶으면 장문인의 허락을 받고 가르친다. 문파에서는 흔히 볼 수 없고, 무관에서나 쓰는 방식이었다.

“어서 절을 해라.”

관대평의 말에 적운상이 무릎을 꿇고 임옥군에게 절을 했다. 그러자 관대평이 탁자에 있던 차를 적운상에게 줬다.

“사부님에게 차를 올려야지.”

“네.”

적운상이 차를 임옥군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임옥군이 미소를 지으면서 차를 받아 마셨다.

“앞으로 형산파 문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죽을 때까지 사문을 위해야 한다. 알았느냐?”

“네, 사부님.”

임옥군이 미소를 지으면서 수염을 쓰다듬었다.

 

1화. 사형제들 (1)

 

이른 아침.

아이 두 명이 기다란 침상에 가로로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

통통한 체구의 아이는 올해 열 살이 된 적운상이었다. 그는 이 년 전에 형산파에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저 살이 조금 쪘을 뿐이다.

적운상의 옆에서 ‘푸하, 푸하’하며 자고 있는 여아는 적운상의 사매 주양악이었다. 올해 여덟 살로,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성격이 마치 남자아이처럼 거칠었다.

잘 자고 있던 주양악이 데굴데굴 굴러서 옆에 있던 적운상을 덮쳤다.

“으음……. 푹신푹신…….”

잠결에 말랑말랑하고 푹신푹신한 살의 감촉을 즐기던 주양악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으아아악! 적 사형! 왜 안 깨워준 거야!”

주양악이 소리치며 급히 옷을 챙겨 입었다. 옆을 보니 다른 사형제들은 모두 자리에 없었다. 적운상만 아직도 곤히 자고 있었다.

“적 사형!”

주양악이 소리를 꽥 질렀다. 하지만 적운상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양악이 인상을 팍 쓰며 적운상을 냅다 걷어찼다. 어찌나 세게 찼던지 그 뚱뚱한 적운상이 두 바퀴나 굴러 침상에서 떨어졌다.

쿵!

“끄응……. 사매…….”

그제야 적운상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으그……. 둔하기는.”

주양악이 답답하다는 듯이 적운상을 보다가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아침수련에 늦으면 임옥군에게 벌을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적운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적운상은 급할 것 없다는 듯이 어기적거리면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수건을 물에 적셔서 얼굴까지 닦았다.

“흐아아아암!”

기지개를 한껏 펴며 하품을 한 적운상은 그제야 연무장으로 향했다. 어차피 늦은 것, 일찍 가봐야 벌을 받는 시간만 길어질 뿐이었다.

연무장에는 사형제들이 모두 나와 있었다.

첫째 막정위는 낙연검법(落燕劍法)을 수련하고 있었다. 막정위는 올해 열다섯 살인데, 나이답지 않게 성격이 차분하고 진중했다. 아무래도 대사형이다 보니, 모두의 모범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열두 살 때부터 삼 년 동안 풍뢰십삼식(風電十三式)으로 기초를 다졌다. 그러다 최근에야 낙연검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낙연검법은 쾌(快)에 중점을 둔 검법으로, 날아가는 제비를 일검(一劒)에 떨어뜨릴 수가 있다고 해서 낙연검법이라 이름 붙여졌다.

막정위 옆에서는, 둘째 초사영이 풍뢰십삼식을 연습하고 있었다.

풍뢰십삼식은 원래 권법이었으나 후대에 와서 도법으로 바뀌었다. 초식이 간단하고 쉬워서 무공의 기초를 다지는 데 좋았다.

초사영은 올해 열두 살로 풍뢰십삼식을 익힌 지 이 년이 되었다.

한쪽에서는 아까 적운상을 닦달하던 주양악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금안뇌정신공(金眼雷霆神功)을 연공하고 있었다. 금안뇌정신공은 형산파의 내공심법으로 뇌기(雷氣)를 연성한다.

팔 성 이상 익히면 뇌기가 몸에 쌓이면서 서서히 눈에 금색의 기운이 어른거린다. 그러다 대성을 하게 되면 내공을 사용할 때마다 눈에 금색의 기운이 가득 찬다. 그래서 금안신공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있는 문인들 중에서 대성을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일하게 임옥군과 그의 사숙 구혁상만이 간신히 팔성을 이루었을 뿐이다.

현재 형산파에 남아 있는 무공은 그 세 가지가 다였다. 예전에는 형산파에도 이런저런 무공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실전(失傳)되고 풍뢰십삼식, 낙연검법, 금안뇌정신공, 이렇게 달랑 세 가지만 남았다.

“놈! 늦잠을 자다가 이제야 나온 거냐?”

임옥군이 눈을 부릅뜨고 적운상을 나무랐다.

“죄송합니다, 사부님. 어제 늦게까지 무공을 수련하느라 늦잠을 잤습니다.”

사실이 아니었다. 어제 적운상은 주양악이 설거지에 빨래까지 부탁하는 바람에 그것을 모두 끝내고 무공을 수련하느라 늦게 잤다.

적운상은 천성이 워낙에 착해, 사형제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형산파의 궂은일은 전부 도맡아서 했다.

임옥군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규율을 어긴 것은 어긴 것이다. 사형제들이 모두 있는 앞에서 적운상만 특별 취급할 수는 없었다.

“핑계대지 말고 가서 물을 길어 오너라.”

“네, 사부님.”

적운상이 한쪽으로 가서 양쪽에 물통이 달린 지게를 어깨에 멨다. 그리고 형산파 밖에 있는 냇가로 향했다. 아침수련에 늦으면 그 벌로 수련이 끝나는 시간까지 물을 떠다 날라야 했다.

적운상은 냇가로 가는 도중에 뜀박질을 해서 돌아오고 있는 다섯째 도자명을 만났다.

도자명은 올해 일곱 살로 둘째 사숙조 도지림이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바람에 조금 오만한 구석이 있었다.

“적 사형, 또 늦잠 잤어?”

“응.”

“그러게 주양악 고 계집애가 해달라는 거 해주지 말라니까.”

만약 주양악이 저 말을 들었다면 당장에 주먹을 쥐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도자명도 주양악 앞에서는 감히 계집애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헤헤.”

“바보같이 웃기는.”

도자명이 한심하다는 듯이 적운상을 봤다. 심성이 너무 착해서 어떤 때는 정말 바보가 아닌지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도 사제인 데다 세 살이나 어린 도자명이 바보라고 하는데도 실실거리며 웃는다.

“쳇!”

도자명이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이 휑하니 가버렸다.

적운상이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막내 은서린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은서린과 아까 본 도자명은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이도 어렸다. 이에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아침수련 시간에는 늘 이렇게 냇가까지 뜀박질을 했다.

“헉헉! 적 사형.”

“응. 힘들지?”

“하아, 아니에요. 헉헉! 괜찮아요.”

은서린은 숨이 턱까지 차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적운상은 그 모습이 안쓰러웠다.

“조금 쉬었다가 가.”

“안 돼요. 그럼 사부님한테 혼나요. 사형은 오늘도 주 사저 때문에 늦잠 잔 거예요?”

은서린은 성격이 차분하고 따뜻해서 어린 나이에도 사형제들을 챙겨줄 때가 많았다. 특히 적운상을 가장 많이 챙겨줬다. 늘 사형제들에게 당하는 것 같아서 측은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야. 무공 연습하다가 늦게 잔 거야.”

“피이, 거짓말.”

“정말이야.”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은서린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어찌나 예쁜지 적운상이 저도 모르게 은서린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줬다.

은서린은 고아였기 때문에 정에 굶주려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적운상이 한 번씩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빨리 가봐.”

“네.”

은서린이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던 적운상이 발걸음을 옮겨 냇가로 향했다. 거기서 냇물에 땀을 한 번 씻어내고 물통에 물을 담았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 적운상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기 울음소리는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응애애애애.”

“응애. 응애.”

적운상이 물지게를 내려놓고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뭐… 뭐야?”

수풀을 헤쳐본 적운상은 크게 놀랐다. 보자기에 싸인 아기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있었다.

“울지 마. 울지 마.”

적운상이 아이 하나를 안아 들었다. 그러자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아이는 계속 울었다.

이에 적운상은 안고 있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우는 아이를 안아 들었다. 그러자 안아 든 아이는 울음을 그쳤지만 내려놓은 아이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끄응…….”

적운상은 어쩔 수 없이 낑낑대며 두 명을 다 안아 들었다. 하지만 팔이 짧은데다 힘이 들어서 오래 안고 있지 못하고 다시 내려놓아야 했다. 그랬더니 둘이 동시에 울기 시작했다.

“응애애애애.”

“우에에에엥.”

‘어쩌지? 어쩌지? 으아아아아! 일단 사부님한테 데려가자.’

우왕좌왕하던 적운상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어떻게 안고 가야 할지 난감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적운상은 물통에 담았던 물을 모두 붓고 거기에 아이를 한 명씩 넣었다. 지게를 어깨에 메자 묵직했다.

“끄응…….”

적운상은 낑낑거리며 연무장으로 향했다. 어찌나 힘이 드는지 움직일 때마다 살이 다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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