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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산파 146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 형산파 146화

146화. 금마도의 재출현 (2)

 

후문을 통과하자 머리 위로 여러 개의 그림자가 날아가 앞을 막았다. 막정위가 검을 뽑아 그들을 향해 휘둘렀다.

따앙!

“가라! 사제! 여기는 내가 맡으마!”

“혼자서는 무립니다.”

초사영이 검을 뽑아들고 합세했다. 그러자 막정위가 어깨로 그를 밀어내면서 금마도 무사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어서 가! 방해만 돼!”

“하지만…….”

“가!”

초사영은 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굵직한 음성과 함께 누군가가 공중에서 떨어져 내렸다.

“가거라!”

쿵! 화르르르륵!

“헛!”

금마도 무사들이 놀라서 주춤거렸다. 노인의 칼에서 뜨거운 화기가 일렁거렸기 때문이다. 호남일도 이존의였다.

“어르신!”

“빨리 가거라.”

“알겠습니다.”

초사영이 그제야 몸을 돌려 달려갔다. 그러나 금마도의 무사들은 그를 쫓지 못했다. 이존의의 존재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형산파의 제자들이 그렇게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사묘로 향하자 칠대세력 중에서는 홍문형이 가장 먼저 그리로 향했다.

“저들의 뒤를 쫓는다!”

금검문의 무사들이 홍문형을 호위하면서 후문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호왕문의 마조형도 그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통천문의 혁강운도 그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모두 적운상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있었다. 형산파의 제자들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것처럼 그들도 걸어볼 생각이었다. 지금으로서는 그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칠대세력 중 세 곳이 그렇게 이동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자연히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금마도의 무사들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따로 행동했다가는 끝이었다.

그걸 보고 도옥평이 미소를 지었다.

“적운상이라… 그때 봤던 그자를 말하는 거로군. 그가 마지막 희망인가? 좋아. 가주지. 장소가 어디냐?”

“네게 그럴 배짱이 있느냐?”

“시끄럽군. 안내나 해라.”

“너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

임옥군이 걸음을 옮기자 도옥평이 느긋하게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도옥평과 같이 있던 남예는 적운상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다.

* * *

 

촤아아아아아!

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렸다. 그 밑으로 잠시 물이 고였다가 밑으로 흘러갔다. 형산파의 조사묘는 그 폭포 뒤에 있었다.

흐르는 물을 따라 올라가 그곳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초사영이었다.

“헉헉!”

초사영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안에 대고 소리쳤다.

“사제! 적 사제! 안에 있는 거야?”

몇 번이나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이상하게 여긴 초사영이 돌을 치우려고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어림도 없었다. 낭패였다. 약 이 년 전에 적운상이 안에 들어가고 나서 바위로 막을 때도 몇 명이나 달려들어 삼 일이나 걸렸었다. 그걸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크윽! 제기랄! 사제!”

“헉헉! 어떻게 된 일이에요?”

백리난수였다. 싸움이 치열했던지 그녀의 모습은 엉망이었다. 머리는 산발이고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피가 튀어 있었다.

“사제가 대답을 하지 않소.”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부터 전혀 밥을 먹지 않았었어요.”

“언제부터요?”

“달포 정도 됐던 거 같아요.”

“이런…….”

“사형!”

은서린과 혁무한이 왔다. 두 사람 뒤에서 호남일도 이존의와 금검문의 홍문형, 그리고 통천문의 혁강운과 호왕문의 마조형이 몇몇 무사들과 함께 금마도의 무사들을 상대하면서 물러서고 있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천응방의 백태정, 장가촌의 장팔방, 신검문의 이태산이 십여 명도 되지 않는 무사들과 함께 금마도의 무사들과 싸우고 있었다.

양가장의 양상조와 연씨세가의 연협성, 철혈보의 이태산은 이미 금마도의 무사들에게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였다. 그들을 따르던 무사들도 마차가지였다.

처음에 백여 명 가까이 되던 금마도의 무사들은 육십여 명으로 줄어 있었다. 사십여 명이 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쪽의 피해는 더 컸다. 그들에게 맞서는 칠대세력 역시 처음에는 백 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이십여 명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사십여 명 정도 되던 형산파의 제자들은 이제 다섯 명도 남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다. 폭포가 있는 곳은 높은 벼랑이라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있다면 폭포 뒤에 있는 조사묘뿐이었는데 그곳은 바위로 막혀 있었다.

챙챙! 따앙!

“꺄악!”

백묘묘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그러자 백태정이 놀라서 미친 듯이 칼을 휘둘러댔다. 백태정은 무공이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 가지고 있는 칼의 날카로움이 대단했다.

그 칼은 백태정과 그의 아버지이자 천응방 최고의 장인인 백구환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었다. 그러니 보도(寶刀) 중의 보도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백태정의 칼과 세 번 이상을 부딪치는 무기는 어떤 무기를 막론하고 모두 잘려나갔다.

“묘야! 괜찮으냐? 크윽!”

금마도의 무사들 다섯이 달려들자 백태정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내가 돕겠소!”

앞에서 길을 뚫던 장팔방이 뒤로 와서 백태정을 도왔다. 그 사이에 백수연이 재빨리 백묘묘를 부축해서 앞으로 갔다. 그걸 뒤에서 느긋하게 보고 있던 임진숭이 모두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천천히 해도 된다! 어차피 저 뒤쪽은 막혀 있으니 급할 필요가 없다! 천천히 몰아가!”

“클클. 그렇게 뒤에서 소리만 치지 말고 합세하지 그러나?”

금은쌍괴 중, 한 노인이 그렇게 말하자 다른 노인이 맞장구를 쳤다.

“그게 좋을 것 같군. 장소가 넓지 않아서 애들이 많이 다치겠어.”

“그러는 두 사람은 왜 가지 않는 거요?”

“우리? 우리는 나중에 적운상이란 놈과 싸워야 하거든.”

“그놈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두 사람이 신경 쓸 정도는 아니오.”

“호오… 네가 그놈을 아느냐?”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소.”

“봤다? 단순히 봤다는 거냐? 겨뤄보지는 않고?”

“싸우는 것을 봤소. 확실히 보통은 아니었소.”

“놈은 단순히 강한 정도가 아니야. 나는 놈하고 직접 겨뤄봤었지.”

“그랬소?”

“그랬지.”

“어떻게 됐소?”

“십 초식도 못 버텼어.”

“헛! 그게 정말이오?”

임진숭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적운상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였단 말인가?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이를 갈고 있잖아. 나 혼자서는 무리지만 우리 둘이라면 한번 해볼 만하지. 하지만 그래도 장담은 못해.”

“음…….”

“어쨌든 그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우리가 상대하겠네.”

“그렇게 하시구려. 하지만 우선 앞에 있는 저들을 치워야 할 것 아니오?”

“그도 그렇군.”

“갑시다.”

임진숭이 몸을 날리자 금은쌍괴가 뒤이어 날아올랐다. 그렇게 세 사람이 합세를 하자 백태정과 장팔방을 뺀 나머지 사람들은 순식간에 제압당했다. 신검문의 문주인 이태산이 조금 버티기는 했지만 임진숭과 겨루다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 와중에 백수연과 백묘묘만이 간신히 빠져나가 뒤에 있던 일행과 합류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과 싸우고 있는 금마도의 무사들이 쉽게 길을 내주지 않았다.

“위험해!”

백수연이 백묘묘를 향해 달려드는 금마도의 무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상대는 가볍게 그 공격을 흘리면서 백수연의 다리를 걷어찼다.

“꺄아악!”

백수연이 넘어지자 그 위로 금마도의 무사가 올라탔다.

“이놈! 무슨 짓이냐?”

뒤쪽에서 싸우던 백태정이 그쪽으로 정신이 쏠리자 틈이 생기고 말았다. 옆에서 대두가 들어와 옆구리를 베고 뒤에서는 다리를 베고 지나갔다.

“크윽!”

백태정이 그렇게 무너지자 장팔방도 바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조사묘의 폭포를 등지고 싸우고 있는 십여 명의 사람들뿐이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어떻게 한다 해도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이제는 적운상이 나와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아무리 강해도 저 많은 금마도의 무사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아직도 저들은 오십 명이 넘게 남았다. 더구나 금은쌍괴와 임진숭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고, 도옥평은 지금까지 제대로 칼 한 번도 휘두르지 않았다.

앞서 가던 임옥군이 걸음을 멈추자 도옥평과 남예도 멈춰 섰다.

“저긴가? 그가 보이지 않는군. 밖이 이리 시끄러운데도 나오지 않다니, 혹시 겁먹고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임옥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옥평의 말대로 확실히 이상했다. 적운상이 안에 있다면 이 소란이 들렸을 터, 그런데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조사묘를 막아놓았던 바위가 생각났다.

‘그런… 설마 그걸 뚫지 못해서 못 나오고 있는 건가?’

그럴 가능성이 컸다. 바위를 몇 개나 올려서 입구를 완전히 막아놓았으니 혼자 힘으로 그걸 치우고 나온다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임옥군은 그걸 생각하지 못한 자신이 한심했다. 절로 한탄이 나왔다.

“하아…….”

‘형산파가 여기서 끝이 나겠구나.’

“어째서 그런 얼굴이지? 적운상은 왜 나오지 않는 거지?”

임옥군은 대답하지 않았다. 허탈한 심정으로 조사묘만 바라볼 뿐이었다.

“모두 멈춰라.”

싸움이 한창인데도 도옥평의 목소리는 모두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금마도의 무사들이 일제히 무기를 거두고 물러나 남은 사람들을 둘러쌌다.

그러자 도옥평이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조사묘를 보고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큭큭. 설마 막혀 있는 바위 때문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건가? 하하하. 마지막 희망이라기에 나도 조금은 기대를 했건만… 하하하.”

어이가 없었던지 도옥평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임옥군을 향해 말했다.

“어쨌든 여흥은 여기까지다. 말해. 천마총의 보물은 어디 있나?”

“모른다고 하지 않았나? 천마총의 보물은 혈마사에서 가져갔다.”

“그렇다면 저들이 왜 여기에 와 있는 거지? 칠대세력의 문주들이 이곳까지 올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저들도 소문을 듣고 잘못 알고 온 것이다.”

“역시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군. 데려와.”

도옥평의 한마디에 제압당한 형산파의 제자들이 줄줄이 끌려왔다. 그들의 몰골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었다.

“일단 한 놈 죽여!”

“안 돼!”

임옥군이 놀라서 소리침과 동시에 금마도 무사의 칼이 번쩍하면서 한쪽에 있던 제자의 목이 날아갔다.

“다시 한 번 묻지. 천마총의 보물은 어디 있나?”

임옥군이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도옥평을 노려봤다.

“모두 버렸다.”

“그래? 또 한 놈 죽여!”

“기다려! 기다…….”

“으아아악!”

또 한 명의 제자가 쓰러졌다. 그걸 보고 임옥군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네놈…….”

“아직 많이 남았군. 당신이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계속 한 명씩 죽이겠다.”

“이미 말하지 않았느냐? 그 보물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가지고 있는 것이 두려워 계곡에 던져 버렸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죽여!”

“잠깐!”

“으아아아악!”

또 한 명의 목이 날아갔다. 다음은 장동오 차례였다. 장동오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을 보자 임옥군의 마음이 약해졌다.

“말해라. 천마총의 보물은 어디에 있나?”

“당신은 천마총의 보물이 뭔지 아는가?”

“물론이지. 천마가 남긴 내단과 성화신공, 그리고 성화령이지.”

“네가 노리는 것이 그건가?”

“그래. 다른 건 필요 없어. 그것만 주면 조용히 돌아가지.”

“내단은 천마총이 발견되던 당시 제자 하나가 먹었다.”

순간 도옥평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천마총의 보물 중 가장 값어치 있는 것이 바로 내단이었다. 그런데 그 내단을 다른 누군가가 먼저 섭취했다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곳으로 오면서 내단은 이미 포기를 했었다. 이 년이나 지났으니 누가 먹어도 먹었을 거란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걸 확인하게 되자 화가 나는 것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임옥군은 도옥평의 섬뜩한 눈빛에 기가 눌렸지만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제자는 혈마사로 끌려갔다.”

“그럼 나머지는? 성화신공과 성화령은 어떻게 했지?”

“그건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 모두 계곡에 버렸다.”

도옥평이 임옥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훗! 그렇단 말이지. 한 놈 더 죽여!”

도옥평의 말에 금마도의 무사가 장동오를 향해 칼을 내려치려고 할 때였다.

콰아아아아아앙!

커다란 폭음과 함께 조사묘의 바위가 튀어나오면서 폭포의 물살을 뚫었다. 갑자기 일어난 폭음에 사람들이 멈칫하며 그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어두운 동굴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낡아서 해진 옷을 입고 머리는 풀어헤쳐 산발을 하고 있는 그는, 다름 아닌 적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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