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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산파 138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4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 형산파 138화

138화. 혈불과의 일전 (2)

 

적운상이 검을 자연스럽게 늘어트렸다. 십여 년이 넘도록 지겹게 휘둘러왔던 낙연검법을 잊었다. 풍뢰십삼식도 잊었다. 무상지검의 경지도 잊었다.

오로지 일검!

단 한 번의 휘두름만 생각했다. 적운상이 눈을 떴다. 그의 눈에 혈불이 들어왔다. 그 순간 검은 이미 휘둘러지고 있었다.

혈불의 눈이 커다래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의 눈에 떠오른 것은 죽음이었다. 적운상의 검이 지나갔다.

파각!

비명조차도 없었다. 혼신을 다한 일격에 목이 베어졌다. 그러나 혈불이 아니었다. 일 호법이었다. 혈불이 위험하자 그가 끼어든 것이다. 만약 그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혈불의 목이 날아갔다. 혈불의 얼굴에 분노가 서렸다. 붉은 기운이 가득한 손이 적운상을 후려쳤다.

파아아앙! 우득!

적운상이 옆에서 누가 확 당긴 것처럼 쭉 날아가서 땅을 몇 바퀴나 굴렀다. 정신이 아득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고통이 온몸에서 밀려왔다.

그러나 적운상은 웃었다. 혈불의 가슴에 검이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혈불이 혈불옥장을 펼쳐 후려치는 순간, 그와 함께 죽을 각오로 검을 찔러 넣은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얕았다. 조금만 힘이 더 있었더라면 가슴을 완전히 꿰뚫었을 테지만, 그 약간의 힘이 적운상에게는 없었다. 그전에 휘두른 일검에 모든 것을 다 실었었기 때문이다.

“이노오오옴!”

혈불이 대로해서 적운상을 죽이려 들었다.

“안 돼요!”

주양악이 혈불의 앞을 막아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비켜라!”

“안 돼요!”

“아무리 너라 해도 막아선다면 죽이겠다!”

“죽여요! 사형과 같이 죽겠어요!”

주양악의 눈에서 눈물이 또로록 흘러내렸다. 혈불이 주양악을 봤다. 그리고 그 뒤에 쓰러져 있는 적운상을 봤다.

“저자를 살리고 싶으냐?”

“네…….”

“그럼 나와 함께 가자.”

주양악이 뒤에 쓰러져 있는 적운상을 봤다. 적운상의 눈은 가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차라리 이곳에서 같이 죽자고 말하고 있었다. 주양악은 그런 적운상을 향해 생긋 미소를 지었다. 항상 보살핌만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지켜줘야 할 때였다.

“사형을… 사형을 살려주세요. 그럼… 따라갈게요.”

“헛! 안 된다! 양악아!”

“사저!”

구혁상과 은서린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러나 주양악은 그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사숙조님, 사매. 사형을 부탁해요.”

“…….”

이미 각오를 한 눈이었다. 그러나 구혁상과 은서린은 이대로 주양악을 보낼 수가 없었다.

“양악아!”

“사저!”

두 사람이 주양악을 말리려고 하자 혈마승들이 그 앞을 막아섰다. 구혁상과 은서린이 무기를 뽑아들었다.

“안 돼요!”

주양악이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구혁상과 은서린이 그녀를 봤다.

“부탁이에요. 사숙조님. 사형… 사형이 죽어요… 흐윽…….”

구혁상이 적운상을 봤다. 그리고 주양악을 봤다. 그는 선택해야만 했다. 주양악을 이대로 보내고 적운상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다 같이 죽을 것인가?

“미안하구나…….”

구혁상이 힘없이 말했다.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숙조님! 안 돼요! 사저를 보내면 안 돼요!”

은서린이 구혁상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구혁상은 그런 은서린을 붙잡고 다독였다. 주양악이 그런 두 사람을 보다가 다시 적운상을 봤다. 그리고 몸을 돌렸다.

“가요.”

“음…….”

혈불이 가슴에 박혀 있는 검을 뽑았다. 그러자 피가 확 솟아올랐다. 이 호법이 달려와서 급히 지혈을 했다.

“돌아간다.”

가마가 다가와서 혈불 앞에 내려졌다. 주양악이 거기에 타고 이어서 혈불이 탔다. 혈불은 가마에 오르기 전에 힐끗 적운상을 봤다. 그리고 슬쩍 이 호법에게 눈짓을 했다. 이 호법이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마가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혈마승들이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이 호법과 백여 명의 혈마승들은 남았다.

“모두 죽여라. 혈불께서 지시한 일이다.”

이 호법의 명령이 떨어지자 혈마승들이 일제히 덤벼들었다.

* * *

 

“헉헉!”

이미 두 명이나 당했다. 가장 먼저 당한 것은 부상을 당했던 연동헌이었다. 그는 제대로 칼 한 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혈마승들이 휘두른 혈도에 온몸을 난자당했다.

두 번째는 장용권이었다. 그는 간신히 길을 뚫고 도망가다가 그만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금방 다시 일어났지만, 그 잠깐의 시간이면 혈마승들이 바짝 쫓아오기에 충분했다.

“헉헉! 제기랄!”

양추위가 욕을 뱉어냈다.

쉬쉬쉬쉬쉭!

일행이 달려가는 길을 따라 혈마승들이 양쪽에서 같이 달렸다. 그러면서 서서히 간격을 좁혀왔다.

“흐리이얏차!”

사자왕이 크게 기합을 지르며 옆에서 다가온 혈마승을 사자도로 쳐 날렸다. 그러자 뒤에서 혈도 다섯 개가 날아왔다.

따다다땅!

“크윽!”

사자왕은 다섯 개의 혈도 중 네 개를 쳐냈다. 하지만 하나는 쳐내지 못했다. 어깨에서 피가 튀었다. 그래도 사자왕은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 멈추면 끝이었다. 개떼처럼 쫓아오는 혈마승들에게 당하고 만다.

“흩어집시다!”

가장 선두에 서서 달리던 운학이 소리쳤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한 명이라도 더 살 수 있는 길이었다.

운학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은서린을 등에 업고 죽어라고 달리던 혁무한이 운학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달렸다.

사자왕은 그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양추위와 백묘묘가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적운상을 업은 구혁상과 백리난수를 업은 사노군, 그리고 인적문과 백수연은 그대로 계속 달렸다.

혈마승들이 세 방향으로 흩어진 일행을 따라 흩어졌다. 그러나 적운상을 쫓아오는 혈마승들이 가장 많았다. 구혁상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소저… 헉헉!”

“괜찮으세요? 구 대협?”

“운상이를… 운상이를 부탁하오.”

“네?”

구혁상이 등에 업은 적운상을 백수연에게 넘겼다. 사실 동굴에서 주양악을 가르치느라 조금 익힌 경공술로 이만큼 따라온 것만도 대단한 일이었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내가 남아서 시간을 벌겠소.”

“그게 무슨 말이에요?”

“훗! 어차피 살 만큼 산 목숨이오. 이렇게라도 쓰이면 좋은 것 아니겠소.”

구혁상이 적운상을 봤다. 적운상은 엉망인 모습으로 탈진해서 말도 하지 못했다. 눈도 초점이 풀려 있었다. 그런데도 구혁상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적운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녀석… 걱정 말거라. 꼭 살아야 한다. 네가 형산파의 기둥임을 잊지 말거라.”

구혁상은 그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품에서 두 개의 단검을 뽑아들었다.

“가시오! 백 소저!”

“…….”

백수연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구 대협!’

곧바로 혈마승들이 짓쳐들었다. 구혁상이 그간 갈고닦아온 풍뢰십삼식을 펼쳤다.

챙챙챙! 파각!

혈마승 하나가 어깨를 베이자 인상을 쓰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에 두 명의 혈마승들이 혈도를 휘둘러왔다.

구혁상이 두 개의 단검을 휘둘러서 그 공격을 막아냈다.

챙챙! 파각!

이번에도 또 한 명이 어깨를 베였다. 구혁상은 예전에 적운상이 벼락을 맞았을 때 기연을 얻어 금안뇌정신공이 십 성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거기다 적운상이 알려준 풍뢰십삼식을 하루도 쉬지 않고 수련해 왔다.

구혁상은 강했다. 다섯 명의 혈마승들이 몰아치는데도 그들을 거뜬히 상대해 냈다. 그러나 뒤이어 혈마승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자 혼자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

채앵! 파각!

“크윽!”

혈마승 하나가 목을 잡고 피를 쏟아내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구혁상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혈도에 다리를 베였다.

파각! 팍!

이어서 팔을 베이고 옆구리를 베였다. 혈마승도 두 명이 더 쓰러졌다.

“크크! 덤벼라! 형산파의 구혁상이 바로 나다!”

파각! 파각!

구혁상이 가슴을 베이면서 혈마승의 얼굴을 그었다. 등을 베이면서 상대의 목을 찍었다. 다리에 혈도가 박히자 한쪽 무릎이 풀썩 꺾였지만, 그 와중에도 옆에 있던 혈마승의 옆구리에 단검을 찔러 넣었다.

파각! 파각!

팔을 베이고 어깨를 베였다. 구혁상이 단검을 떨어트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혈마승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혈도를 휘둘렀다.

파파파팍!

“끄으…….”

구혁상의 몸이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혈마승들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구혁상의 눈이 번쩍 빛을 발했다.

쉬이익! 파각! 팍!

“크아아악!”

“으아악!”

혈마승 둘이 목을 움켜잡고 물러났다.

“이 망할 놈의 늙은이가!”

뒤에서 찌른 혈도가 가슴을 뚫고 나왔다. 구혁상의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져 내렸다. 혈마승이 박힌 혈도를 뽑으려는데 배가 뜨끔했다. 구혁상이 마지막 힘을 다해 그의 배를 찌른 것이다.

“크윽… 이런…….”

그 혈마승과 같이 구혁상이 풀썩 쓰러졌다.

“지독한 놈 같으니라고.”

“가자.”

혈마승들이 치가 떨린 다는 듯이 구혁상을 보다가 그대로 몸을 날려 자리를 떴다.

“하악… 하악…….”

구혁상은 가물거리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 그러자 적운상과 지냈던 날들이 떠올랐다.

형산파에서 어수룩한 모습으로 차를 내오던 적운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산속에 틀어박혀서 하루 종일 검만 휘두르던 적운상이 어색하니 미소를 지었다. 새외를 돌며 수많은 강자들과 싸워서 죽을 고비를 넘기던 적운상이 무표정하게 얼굴의 피를 닦아냈다. 십여 년 만에 드디어 형산파로 돌아온 적운상이 환하게 웃었다.

“하악… 하악…….”

회상이 잠시 끊겼다. 구혁상이 눈을 다시 한 번 깜박였다. 다시 회상이 이어졌다.

혈불과 싸우던 적운상이 보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가 않다. 뭔가가 달랐다.

“하악… 하악…….”

‘그렇구나… 놈…….’

구혁상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적운상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무상지검보다 더한 경지에 올라선 것이다. 구혁상은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렇게 염원하던 절대고수가 된 것일까?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혈불을 상대로 그렇게 싸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악… 하악…….”

드넓은 평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적운상을 올려다본다. 예전에 꿈꿨던 일이 이뤄지려 하고 있었다. 살아만 난다면… 살아만 난다면 앞으로 적운상의 명성은 천하를 울릴 것이다.

‘살거라… 살아야 한다… 운상아…….’

구혁상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 * *

 

“헉헉! 제길… 이러다 잡히겠군.”

구혁상이 번 시간은 금방 좁혀졌다. 거기다 길을 잃었는지 계속 산속을 달리고 있었다.

“이노(二老)! 적 오라버니를 부탁해요.”

백리난수가 인적문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가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적운상을 업고 달려오는 백수연을 봤다.

“안 됩니다. 지금은 저 두 사람이 남아서 시간을 벌어줘야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허허. 젠장맞을… 저놈하고 했구나. 했어.’

인적문이 인상을 팍 썼다. 그는 부상을 입은 상태라 이대로 계속 경공을 펼쳐 달리는 것이 힘에 겨웠다. 사노군이 그걸 알고 속도를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인적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 죽을 자리 잘 찾아야 보답을 받는다지 않나?’

“사가야.”

“안 된다!”

사노군은 인적문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아예 듣지도 않으려고 했다.

“아가씨, 노군과 함께 꼭 백리세가를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그게 무슨…….”

“사가야, 아가씨를 살리지 못하면 죽어서라도 네놈을 괴롭힐 테다.”

인적문이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옆에서 달리던 사노군도 급히 몸을 멈췄다.

“무슨 짓이야? 어서 와!”

“가라.”

“객기 부리지 말고 빨리 와!”

사노군이 얼굴이 벌개져서는 소리쳤다. 그제야 백리난수도 인적문이 뭘 하려는지 깨닫고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노! 안 돼요! 내가 말을 잘못했어요! 그냥 가요! 같이 가요!”

“아닙니다. 아가씨! 피를 많이 흘려서 전 정신까지 가물가물합니다. 어서 가십시오.”

“이노!”

그들이 그러는 사이에 적운상을 업은 백수연이 왔다.

“헉헉!”

“훗! 복 많은 놈이로군. 어서 가시게나. 소저.”

백수연은 인적문의 눈에서 굳은 결의를 봤다. 아까 봤던 구혁상의 눈과 똑같았다. 백수연이 말없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달렸다.

“사가야! 너도 빨리 아가씨를 데리고 가라! 안 그럼 내가 이 자리에서 허무하게 죽는 걸 볼 테냐?”

“저런 고집불통!”

“이노! 안 돼요! 흑… 내가 잘못했어요! 이노!”

“어서 가!”

인적문이 두 개의 반월도를 손에 꾹 쥐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달려가기 시작했다.

“인가야!”

“이노!”

“크윽… 제기랄!”

사노군이 몸을 돌렸다. 그의 눈에서는 굵직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등에 업혀 있는 백리난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인적문의 비명소리였다. 백리난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사노군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아가씨, 걸을 수 있겠습니까?”

“네?”

“이대로는 잡힐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가를 혼자 보냈더니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일노(一老)!”

백리난수가 놀란 눈을 하며 사노군을 불렀다. 사노군은 백리난수를 내려놓았다.

“제가 가서 시간을 벌겠습니다.”

“안 돼요! 그럼… 그럼 난 어떻게 해요? 나 혼자 뭘 어떻게 하라고…….”

“어떻게 하긴요. 사셔야 합니다. 살아서 반드시 백리세가를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안 돼요! 나 혼자서는 못해요. 일노! 가지 마요. 흐윽… 흑…….”

“이러다가는 둘 다 죽습니다.”

“흐윽… 나도 같이 죽을래요.”

“안 됩니다. 아가씨.”

“나 혼자서는…….”

짝!

백리난수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백리난수는 지금껏 사노군에게 이리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노군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아가씨,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보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인가와 나의 죽음을 부디 허망하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일노… 흐윽…….”

“그럼…….”

사노군이 몸을 돌렸다. 그는 적운상을 업고 오는 백수연을 지나쳐 가면서 작게 속삭였다.

“아가씨를 부탁하오.”

백수연이 그를 봤다. 사노군은 웃고 있었다.

“빨리 가지 않으면 혈마승들이 또 쫓아올 거예요.”

“흐윽… 흑…….”

눈물을 흘리던 백리난수가 백수연을 봤다. 그녀는 몹시 지친 듯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가요.”

“네…….”

백리난수가 일어났다. 그녀는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백수연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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