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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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7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24화
혈하-第 124 章 아파, 너무 아파
사군보의 근육질 잡히고 균형을 이룬 몸은 차라리 예술품이었다.
그의 몸은 이 순간 뜨겁게 불덩어리처럼 타올라 있었다.
“아아……”
남성의 모든 것을 본 취취는 뜨겁고 수줍은 것 같은 신음을 흘렸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침대 위로 올라갔다.
아니 사군보의 몸 위로 올라갔다.
살과 살이 맞닿는 순간,
“앗! 뜨거!”
마치 불덩어리를 안는 것 같았다.
아니 태양이었다.
취취는 급히 빙하냉류공의 구결을 떠올리며 구결이 이끄는 대로 운기했다.
츠으으으……
그녀의 몸에서 북풍한설을 방불케 하는 냉기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으음……”
차가운 기운을 느낀 탓일까?
사군보의 몸이 일순 가늘게 떨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차가운 기운 탓이 아니었다.
열기를 발산하고 싶은 욕화의 몸부림이었다.
때를 같이하여 사군보가 눈을 번쩍 떴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얼굴을 붉히고 있는 취취의 얼굴이었다.
“앗……!”
그는 대경실색했다.
동시에 자신의 몸은 물론 난생 처음 보는 소녀의 몸 역시 나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혼비백산하여 막 그녀를 떼밀려는 순간,
“공……공자님……그러면 우린 둘 다 죽어요……”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용기가 생겼는지 취취는 사군보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공자님은 지금 익기신선환의 영능 때문에……이대로 두면 재가 되기 때문에 별 수 없이……”
“……!”
뜨거운 열기.
취취의 몸에서 전해지는 차가운 냉기.
그는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안면 근육을 파르르 떨었다.
“이러면 안……흐흑……!”
실수다!
그냥 누워 있을 걸.
그냥 누운 채 스스로 운기조식하여 열기를 다스리겠다고 말할 걸.
그가 갑자기 일어서자 그의 몸 위에 올라있던 취취는 그의 옆으로 데구르 굴렀다.
벌렁 옆으로 자빠진 그녀의 나신이 두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보지나 않았다면 모르되 그런 모습을 보자 사군보는 울컥 뜨거운 것이 단전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욕정이었다.
“나가! 나가! 어서!”
그는 입술을 죽어라 깨물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갈 취취는 결코 아니다.
그녀의 눈에서는 오직 두 줄기 뜨거운 눈물만 흘러내릴 뿐이다.
이 순간 사군보는 치솟는 열기를 억누르기 위해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허사였다.
이미 열기는 그가 정신일도를 시켜 운기조식을 할 겨를을…… 그럴 정신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단전어림에 응어리져 있던 열기를 더욱 빠르게 확산시킬 뿐이었다.
“으음……”
사군보는 신음했다.
그의 두 눈에서 강렬한 욕정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라신선이 온다 해도 그의 욕정을 막을 수 없다.
오직 뜨거운 욕정을 발산시키는 도리 밖에 없었다.
사군보는 서서히 이성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이미 사군보의 열기가 위험수위를 넘어갔음을 깨달은 취취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그에게 안겨왔다.
훅……!
너무도 강렬한 체취가 사군보를 미치게 만들었다.
“으음……!”
비음을 토한 사군보는 욕화를 이겨내려는 한 가닥 정신과 취취를 안으라는 육체와의 치열한 전쟁을 치워야만 했다.
“빨리 나가! 어서!”
그러나 그것은 말에 불과했다.
그의 손은 어느새 취취의 나신을 으스러져라 움켜쥐고 있었다.
“으……으음……”
“아아……”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뜨겁기 그지없는 교성이 흘러나왔다.
서로의 아랫배가 바람 한 점 샐 틈 없이 맞닿자 전신이 파르르 떨려왔다.
일시에 화끈 달아오르는 욕정을 두 사람은 같이 느낀 것이다.
사군보는 벌겋게 충혈 된 야수 같은 눈으로 잔혹하게 취취를 바라보았다.
취취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사군보는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을 덮치며 한편으로는 두 손으로 젖가슴을 미친 듯 더듬어 갔다.
“아……아흑……”
“으음……”
야릇하며 자릿한 교성과 함께 신음이 쉴 새 없이 방안을 뒤덮었다.
급기야 사군보는 입술을 옮겨 그녀의 젖가슴을 짓이겼다.
“아음음……”
취취는 고통과 쾌락을 동시에 느끼며 하체를 미친 듯이 꼬았다.
사군보는 그녀의 가칠한 신비림이 하복부를 압박할 때마다 두 눈을 까뒤집었다.
그의 모습은 한 마리 야수였다.
오직 뜨거운 몸을 식히길 원하는 짐승일 뿐이었다.
그러니 행동이 정상일 수 없었다.
그의 입술은 차츰 여인의 전신을 탐해가기 시작했다.
일순간 그의 입술이 울울창창한 숲이 우거진 신비 계곡에 머물렀다.
“아흑……!”
“헉……!”
전신을 뜨겁게 하는 짜릿한 교성이 방안을 달구었다.
취취는 전신에 수많은 개미가 기어 다니고 수백 마리의 독사가 깨무는 것 같은 쾌감에 사로잡혔다.
그들의 전신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아흐응……”
“음……”
뜨거운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사군보가 복용한 익기신선환의 열기가 이토록 지독하단 말인가?
입술이 터져라 악물며 몸부림치는 취취,
그러나 어느 새 그녀의 몸 또한 용광로처럼 타올랐다.
취취는 뽀얀 둔부를 파르르 떨며 짜릿한 쾌감에 거의 실신지경까지 몰렸다.
사군보는 뜨거운 기운을 그녀 몸 안에 불어넣기 바빴다.
취취는 두 다리로 사군보의 머리를 으스러져라 조였다.
“허어억……”
사군보의 얼굴이 신비 계곡에서부터 떨어지고,
그는 더 참을 수 없다는 양 취취의 몸에 자신을 실었다.
“으윽!”
취취는 그의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곧 닥쳐올 미지의 황홀경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헛바람을 내쉬었다.
사군보는 이에 전신을 한차례 떨었다.
그는 힘차게 자신을 그녀 몸 안에 가져갔다.
푹.
“아악!”
“음……”
각기 다른 신음이 터진다.
그들은 서로 으스러져라 껴안았다.
둘이 하나가 되는 순간, 취취는 하체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입술을 악 다물었다.
처음으로 맛보는 야릿한 고통.
사군보가 율동을 함에 따라 고통은 사라지고 대신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쾌락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아……아흐응……”
“음……”
쾌락에 겨워 억제치 못하는 교성이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침상은 그들의 거친 행위에 삐걱거렸다.
사랑의 합창 같은 교성은 그들을 더더욱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사군보는 취취의 작은 포도알을 잘근잘근 씹었다.
그들은 거친 숨결을 토했다.
취취는 사군보의 어깨를 으스러져라 쥐었다.
반쯤 뒤집혀진 눈은 색정으로 인해 한 것 찌들어 있었다.
살며시 벌린 앵두 같은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짜릿한 교성은 전율케 하고도 남았다.
매끄러운 두 다리로는 사군보의 두 다리를 뱀처럼 휘어 감았다.
너무도 농염한 자세였다.
그녀의 몸에 파묻힌 사군보는 더더욱 광란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위는 어느 한 순간을 기점으로 서서히 느려지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사군보의 율동은 더욱 빨라졌다.
정상을 향해 치달리는 것이다.
“아……”
“음……”
헛김 빠지는 소리에 이어 그들의 육체는 힘없이 축 늘어졌다.
마치 물에 젖은 솜처럼……
***
사군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한밤중이었다.
그는 긴 잠을 자고 일어난 것이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사군보가 깨어나기 전에 수혈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모른 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밖은 환했지만 그 빛이 달빛처럼 싸늘하기만 했다.
침실에는 은은한 홍색 야명주가 박혀 있었다.
침상 곁에는 취취가 다소곳이 서 있었다.
헌데 창밖으로 격전이 벌어졌는지 병장기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꽝-!
우르르릉……슈슈슉……!
그 소리는 멀리까지 퍼졌다.
사군보는 자신도 모르게 자릴 박차고 일어났다.
엷은 이불이 벗겨지면서 완전한 알몸이 드러났다.
“앗!”
사군보는 기겁하듯 놀라며 재빠르게 이불 속으로 숨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취취는 눈가에 홍조를 띠며 외면했다.
“낭자! 이곳이 어디요?”
사군보는 추취의 등에 대고 물었다.
취취가 돌아선 채 대답했다.
“이곳은 금란곡의 내실이옵니다.”
“금란곡의 내실?”
“그렇사옵니다.”
“내가 어찌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요?”
“그것은 곡주님께서 우연히 상공을 만나 구하시게 된 것이옵니다.”
사군보는 기억을 더듬었다.
뭔가 어른거리긴 하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돌연,
“헉!”
기억의 저 편으로 떠오르는 굉렬했던 정사 장면.
그리고 그것과 겹치는 여인의 얼굴.
사군보는 돌연 고개를 돌렸다.
꿈같은 정사 속의 여인이 바로 눈앞의 소녀였기 때문이다.
그는 금란곡주와의 정사를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이다.
다만 어른거리는 또 하나의 얼굴이 있긴 하지만 그게 취취의 얼굴을 자기가 정신이 벗어 달리 보인다고만 느낄 뿐이었다.
이 순간 사군보가 고개를 돌리자 취취의 얼굴은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하나 여인은 용감하다.
소녀였을 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수줍어하는 것이 여인이나.
일단 한 남자를 갖게 되면 그 남자에게만은 용기가 생기는 게 여인이고, 그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 그땐 그 남자를 지배하려고 하는 게 여인이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19년 동안 고이 간직했던 순결을 사군보에게 주었다.
그게 살기 위해 치러진 일이라 해도 사군보는 그녀에게 있어선 분명 첫 남자였다.
취취는 용기를 냈다.
“소녀는 괜찮아요……일이 이렇게 된 것도 운명이지요……공자께서 익기신선환을 복용하고……소녀가 이곳에 온 것도 따지고 보면 전부 곡주님이 이런 자리를……”
그녀 역시 오해하고 있었다.
자기 먼저 금란곡주인 적영실이 사군보와 관계를 갖은 것도 모르고 다만 곡주가 사군보 곁에 있으란 말을 그가 열을 토할 때 순음의 몸으로 달래주라는 말로 그녀는 생각하고 만 것이다.
그녀로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익기신선환을 먹은 남자.
스스로 그 열기를 억누를 수 없어 여인의 몸이 필요한 남자.
그의 곁에 가 있으란 말은 그를 돌보란 뜻,
취취는 곡주가 허락한 남자에 사랑을 갖기 시작했다.
금남의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그녀들이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취취는 용기 내어 입술을 놀렸다.
“여긴 곡주님의 처소인 금란곡이예요.”
“곡주는 누구요?”
“본 곡의 곡주님은 부용선자(芙蓉仙子) 적용실이라 합니다.”
“부용선자 적영실?”
“그렇사옵니다.”
사군보는 그런 이름을 듣지 못했다.
하나 어쨌든 사군보는 생명의 은인이라는데 감동하며 계속 물어갔다.
“낭자, 내가 이곳에 온 지는 얼마나 되었어요?”
“불과 하루이옵니다.”
“하루?”
“그렇사옵니다. 공자께서는 계속 혼수상태에 계셨으나 의부인의 치료와 익기신선환의 영능으로 회복하신 걸로 아옵니다.”
“그건 곡주의 분부였나요?”
“그렇사옵니다.”
“지금 곡주는 어디 계시요?”
“밖에 계시옵니다.”
“밖에서는 어떤 일이 있는 게요? 병장기의 울림이 강하게 들리던데……”
취취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생긴 것도 예쁘지만 생각하는 게 영악하기 짝이 없었다.
“침입자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