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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43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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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혈하마제 143화

혈하-第 143 章 조잘조잘

 

바로 그 순간.

부우웅……

죽은 듯이 누워있던 신녀방주의 몸이 한 조각 뜬구름처럼 서서히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사군보의 눈이 빛을 발함과 동시에 손에 쥐어져 있던 침이 신녀방주를 향해 날아갔다.

슈슈슈슈……

수백 개의 침은 공중에 떠있는 신녀방주의 임독 57혈과 기경 64혈에 빠짐없이 박혔다.

주르르르……

유리같이 투명한 몸을 타고 피가 흘렀다.

사군보는 전신으로부터 불그레한 강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것은 천천히 퍼져나갔다.

이윽고.

공중에 떠있는 신녀방주의 전신마저 붉은 빛으로 감쌌다.

나신에 서서히 혈광이 깃들었다.

한 송이 꽃이 흡사 피를 머금고 피어나듯 그 아름다움은 실로 찬란한 지경이었다.

“후우~ 힘들다.”

사군보의 전신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과다한 진력을 소모한 탓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신녀방주를 완전하게 만든 후에 자신은 한동안 요양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만큼 이 일을 어렵고도 위험한 것이었다.

시간이 흐른다.

그녀의 몸에 박혔던 침이 절로 모조리 뽑혀졌다.

신녀방주는 눈을 떴다.

어느덧 홍광은 사라지고 그녀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망망대해에 선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사군보는 어느 때 없던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제 남은 건 그녀의 몸에서 사기를 몰아내고, 그녀와 더불어 육체의 연 맺는 것이다.’

그것은 가히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천추의 한을 남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오로지 그녀와 그의 운을 하늘에 맡길 뿐이다.

그는 일어섰다.

그리고 서서히 옷을 벗었다.

사군보의 눈길이 가볍게 떨렸다.

‘만에 하나라도 신녀방주의 몸으로 침투한 사기를 몰아내지 못한다면…… 운우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내 목숨은 영원히 이승을 하직할 것이다!’

그의 손길이 뻗쳐갔다.

그는 부드럽게 그녀를 안아 침상 위에 눕혔다.

신녀방주는 순순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다만 사군보의 손길이 최초로 닿았을 때 흠칫 가벼운 떨림을 보였을 뿐이었다.

사군보의 몸은 섬광을 뿜었다.

흡사 태양이 떠오르듯 찬란한 광휘!

한 올의 실낱도 걸치지 않은 알몸끼리 서로 부딪치자 그들은 이내 불길에 휩싸였다.

“아……”

신녀방주는 몸이 타버릴 것 같았다.

사군보의 몸은 천만 근의 무게로 그녀를 찍어 눌렀다.

신녀방주는 뜨거운 신음을 흘렸다.

사군보는 너무도 아찔한 쾌감에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이렇게 부드럽고 감미로울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많은 미인들과 관계를 가져 보았으나 신녀방주처럼 부드러운 여자는 처음이다.

사군보는 전신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쾌락에 겨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때 사군보의 전신 모공으로부터는 백옥 투명한 기류가 마치 안개처럼 스며 나왔다.

사내의 뜨거운 정기가 몸속으로 투입되는 순간 그녀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영원히 움직일 수 없었던 신녀방주가 마침내 움직인 것이다.

그녀에게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한없는 쾌락이 밀려오고 있었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불처럼 뜨거운 그 무엇이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몸을 자꾸만 움직이도록 만들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의 입에서 환희에 찬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허리를 비틀며 두 팔을 움직여 사군보의 목을 세차게 끌어안았다.

‘성공이다!’

사군보는 기쁨에 환호하며 급히 신녀방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사군보의 안색은 밀랍처럼 창백하게 변했으며 전신의 기가 거의 탈진상태로 접어들고 말았다.

이 과정이 끝나면 그는 내력을 회복하기 위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요양을 해야 할 것이다.

사군보는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여 기를 뿜어냈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사군보를 끌어안은 신녀방주는 마치 희대의 요부처럼 꿈틀대며 적극적으로 매달러 오는 것이 아닌가.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하여 쾌감을 참지 못하는 신녀방주가 본능적으로 휘감아 온 것이다.

사군보는 아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길게 한숨을 몰아쉬며 원망 어린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여난이군.’

신녀방주의 엉덩이가 묘하게 비틀리다가 출렁거렸다.

사군보는 신녀방주의 구멍 속에 육봉이 삽입된 느낌만으로도 황홀했다.

그렇지만 계속 아랫도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신녀방주의 수축운동을, 계속해서 조여 주는 질벽의 압박에 허리운동 이상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신녀방주의 질벽 어우름에 차츰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육봉이 절정의 요술에 걸린 듯 겉물을 찔끔찔끔 싸대고 말았다.

하지만 사군보는 계속 여기서 싸면 안 된다는 생각을 추스르고 있었다.

신녀방주의 질 근육 수축운동이 육봉을 규칙적으로 꼬옥꼬옥 깨물어주다가 어느 순간 엇박자처럼 불규칙한 리듬으로 꽉꽉 물어대자 당장 물줄기를 쏟아내고 싶어 애간장이 다 녹았다.

“아……”

그런 신음은 그럴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쾌감의 기쁨을 표현하는 정열이었다.

신녀방주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감미로우면서도 맹렬하게 육봉을 감싸주었다.

 

***

 

침실.

여인의 규방이리라.

다분히 현기증을 일게 하는 향기로운 방향이 은은히 방안을 진동하고 있었다.

사방에는 분홍빛 망사휘장이 드리워져 있었다.

한쪽 구석엔 푹신한 침상 하나가 있다.

사군보는 그 침상 위에서 스르르 눈을 떴다.

아주 길고 깊은 잠을 자고 난 기분이었다.

그러나 전신의 기가 모두 체내에서 빠져나간 그로서는 당분간 요양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눈을 뜬 채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던 그는 문득 입가에 한 줄기 미소를 머금었다.

‘주위가 화려한 걸 보니 신녀방주가 나를 최고급 요양지로 보낸 모양이로군.’

웃으면서 그는 느릿하게 시선을 돌렸다.

“……!”

눈길을 돌리던 사군보는 무엇을 보았는지 흠칫하며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침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한 여인이 있었다.

하나 중요한 것은 여인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여인이 하고 있는 행동이었다.

그녀는 지금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등을 돌리고는 있었으나 거의 나신에 가까운 육체가 실로 화려하게 사군보의 망막을 자극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여인은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얇은 내의를 양손으로 잡아 머리 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나풀……

매미날개 같은 내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등 뒤로 두른 붉은 젖가리개의 끈이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드러났다.

여인은 허리를 숙이며 속치마까지 벗기 시작했다.

겨우 손바닥 크기나 될까.

풍염한 둔부를 반밖에 가리지 못한 연분홍 고의가 나타나며, 그 아래 현기증을 일게 하는 흰 허벅지……

사군보는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짐을 느꼈던 것이다.

‘도대체, 저 여인은 왜 하필이면 여기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단 말인가. 빌어먹을……누구 완전히 죽일 일 있는가.’

이를 악물고 입에 거품을 물어가면서 악착같이 버티며 간신히 신녀방주와 정사를 끝마쳤는데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아무리 미녀도 좋지만, 이젠 여자 허벅지만 봐도 징그러운 판인데 연타칠 일 있는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완전히 녹초가 된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신녀방주가 설마 요양지로 기방을 택한 것을 아닐 텐데……

어쨌거나 자꾸만 불안해지는 사군보이다.

바로 그때였다.

“어마! 깨어나셨군요?”

여인의 경쾌한 음성이 들렸다.

동시에 더욱 진한 여인의 체위가 후각을 왈칵 자극해 왔다.

사군보의 눈꼬리가 가느다랗게 경련을 일으켰다.

어느 새 여인은 옷을 다 갈아입은 듯 웃옷의 단추를 꿰며 침상으로 다가와 있었다.

옷은 타는 듯한 홍의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아름답다.

아까 뒷모습으로 보았던 반라의 육체도 아름다웠지만 지금 가늘게 미소 짓고 있는 이 얼굴은 더욱 아름다웠다.

진한 눈썹, 뚜렷한 콧날, 붉은 입술과 강렬한 눈망울.

거기에다 전신으로 발산하는 뜨거운 정열의 기운이란 도무지 혼을 빼놓을 지경이었다.

“언제 깨어나셨죠?”

여인은 침상 곁으로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정감 그윽한 음성으로 물었다.

사군보는 일단 솔직하게 얘기했다.

“조금 전, 낭자가 옷을 갈아입을 때.”

“어머! 그럼 다 보셨군요?”

여인의 양볼이 홍시처럼 붉어졌으며, 아울러 그럴 수 있냐는 듯 곱게 눈을 흘겼다.

사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는 아니지만 볼만한 곳은 대충 보았어요.”

“대충이라는 게 어디까지죠?”

“앞과 뒤…… 뭐 대충 합쳐서 서너 군데는 되는 것 같군.”

여인은 사군보를 쏘아보았다.

“기가 막혀! 앞과 뒤를 합쳐서 대충 어쨌다고요?”

사군보는 그녀의 눈길을 슬쩍 피해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방안을 한 차례 둘러보았다.

“방안을 잘 꾸며 놓았구려. 분위기가 그만이야.”

여인은 사군보가 능청을 떨며 나오자 얄밉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며 앵두 같은 입술을 열었다.

“그나저나 아까웠죠?”

“뭐가 말이오?”

“제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저의 모든 것을 보지 못해서 말이에요.”

사군보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깝다니? 그렇다면 낭자는 내가 낭자의 알몸을 끝까지 봐주기를 바라고 있었단 말이오.”

여인은 웃으며 살래살래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소녀의 아름다운 몸을 끝까지 보지 못하셨다니 얼마나 아깝겠냐는 뜻이에요.”

그게 그 얘기 아닌가.

사군보는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 여인, 실로 발랄하고 도전적이며 사내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군.’

사군보는 그녀가 단박에 마음에 들어버렸다.

불현듯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제야 매우 애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아깝군. 그럴 줄 알았으면 눈에 불을 켜고 확실히 봐두는 건데.”

이렇게 말한 뒤 그는 정말 대단히 멍청한 짓을 했다는 듯이 미련이 잔뜩 남은 음성으로 말했다.

“정말 낭자의 몸을 두 번 다시 보기 힘들까? 그것이 확실한 거요?”

여인은 피식 웃었다.

“혹시 또 모르죠. 세상일이란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니까.”

사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다음에 한 번 기회를 만들어 봅시다.”

“좋아요.”

여인은 망설임 없이 대답한 뒤에 흘러내린 머리칼을 섬섬옥수로 쓸어 올렸다.

그러면서 방긋 웃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실로 독특하고 매혹적이었다.

콧잔등에 약간의 주름을 형성하며 얼굴 전체가 화사하게 밝아지는 그런 웃음이었다.

사군보는 자신이 누워 있는 침상을 손으로 툭툭 치며 물었다.

“그런데 여긴 어디요?”

여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는 아화정(芽花亭)이어요. 저는 이곳의 책임자인 배가영(裵佳英)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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