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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74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혈하마제 174화

혈하-第 174 章 대정맹의 여군사

 

마침내 사군보는 저주의 마공 묵혈사령신공을 펼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모든 중인들은 숨을 죽였다.

“차앗-!”

“죽어랏!”

사마운과 모용강은 하늘이 무너지는 호통을 지르며 일제히 공격했다.

츠츠츠츠츠……

사군보의 몸에서 검은 기류가 뻗어 나오더니 순식간에 사방으로 확산되었다.

스스스스……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의 소름끼치는 괴이한 음향.

검은 기류가 삽시간에 5, 6장 범위를 휩쓸었다.

공중에 떠있던 사마운은 자신이 뻗어낸 도세가 순식간에 소멸되는 것을 느꼈다.

또한 모용강도 전 내공이 운집된 태극도형장이 펼쳐진 순간 양손이 산산조각으로 날아가는 것을 착각처럼 느꼈다.

그들 두 사람은 아득한 심연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전신이 녹는 고통이 그들의 꺼져가는 의식을 뒤흔들었다.

“아아악-!”

“크아악-!”

두 줄기의 처참한 비명이 짙은 묵기 속에 길게 꼬리를 물었다.

“……”

“……”

적막!

중인들은 모두 멍해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묵 빛 기류는 삽시간에 사라졌다.

마치 원래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허나 그 자리에는 사마운과 모용강이 우뚝 서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두 구의 백골이었다.

놀랍게도 두 사람은 완전한 백골로 화하고 만 것이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가 중인들의 가슴을 억눌렀다.

휘이잉-!

한 줄기 바람이 백골을 휩쓸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백골은 스르르 가루로 화해 바람에 날려가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그 자리에는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때,

“인간이…… 너는 악마다. 악마……”

사마세가의 장로는 만면에 공포가 얼룩진 채 계속 물러났다.

휙!

그의 앞에 그의 공포의 대상인 탈명혈하 사군보가 떨어져 내렸다.

“흐흐흐…… 죽음이 두려우냐?”

“헉!”

장로는 안색이 대변했다.

사군보의 눈에서는 무서운 살광이 폭사돼나갔다.

“……”

장로의 동공은 두려움과 공포로 크게 벌어졌다.

사군보는 그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갑자기 장로는 비굴한 표정을 짓더니 애원했다.

“살려다오, 나는 단지 천황의 명령을 따랐을 뿐……”

“이제 보니 네놈 역시 대하교의 주구였구나……비열한 놈!”

사군보의 말은 냉혹했다.

“제발 목숨만은……”

사군보는 눈을 부릅떴다.

“너 같은 놈은 일찍 사라지는 것이 났다.”

사군보는 벌벌 떨며 머리를 조아리는 장로를 향해 손을 뻗었다.

퍽!

“으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사군보의 다섯 손가락이 장로의 머리에 그대로 박혀버린 것이다.

중인들은 그 잔인한 광경에 치를 떨었다.

사군보는 손을 뗐다.

장로의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바로 그 순간 사군보는 원앙각(鴛鴦脚)으로 그의 시체를 걷어찼다.

펑!

장로의 몸은 허공을 날아가 한 바위에 부딪쳤다.

그 즉시 피와 살이 사방으로 튕겼다.

실로 참혹하기 그지없는 죽음이었다.

그는 무심한 눈으로 장로의 핏덩이가 된 시체를 바라보며 차디차게 웃고 있었다.

“으흐흐흐……”

대정맹의 고수들 중에서 긴 침묵을 국제강이 제일 먼저 깨뜨렸다.

그는 치를 떨며 중얼거렸다.

“내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저 놈처럼 잔인무도한 놈은 처음 본다.”

무학은 안색이 무겁게 변해 내심 중얼거렸다.

‘무량수불, 진정 무서운 자다. 무림에 저런 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커다란 불행이다.’

무학의 청수한 얼굴에는 문득 살기가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 저자를 제거해야 한다.’

무학은 주위의 중인들을 둘러본 다음 국제강에게 침중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삼십육천강무원대진(三十六天剛武元大陣)을 전개해야 되겠습니다. 오늘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탈명혈하를 영원히 이곳에 잠재워야 합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방에 방위를 지키고 있던 대정맹의 고수들은 일제히 위치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휘익!

헌데 바로 이때다.

딸랑! 딸랑!

갑자기 심신을 맑게 하는 청아한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대정맹 고수들의 얼굴에는 희색이 떠올랐다.

방울소리와 함께 한 채의 가마가 나타났다.

가마는 전신에 경장을 한 건장한 네 명의 장한이 메고 있었다.

가마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가마는 장내로 가까이 오더니 한곳에서 멈추었다.

가마에 달려있는 주렴이 한 가마꾼 장한에 의해 좌우로 젖혀졌다.

중인들의 모든 눈길은 가마 속으로 향했다.

가마 안에는 두 명의 절색소녀가 앉아 있었다.

한 명은 18세 정도로 일신에는 소박한 흰 무명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유약해 보였다.

그녀의 안색은 창백했다.

허나 그녀의 미모는 정녕 찬탄을 금치 못하게 아름다웠다.

특히 뒤로 길게 말아 내린 두 갈래의 머리와 섬약한 가는 몸은 그녀의 애처롭고 순결한 미를 크게 더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그녀의 두 눈이었다.

그녀의 두 눈은 맑고, 넓고, 깊고, 아름다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지혜로움이 그득 담겨있었다.

누구든지 한번 그녀의 눈을 본다면 마음이 금세 새로운 지혜를 얻은 듯 밝아질 것이며 또 깨끗해질 것이다.

무명옷을 입은 소녀의 눈은 실로 신비의 극치였다.

이때 그녀는 기운이 없는 듯 비스듬히 옆의 여인에게 기대 있었다.

옆에 앉아있는 여인은 난자영이었다.

이 순간 난자영은 멍하니 사군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한없이 공허하기만 했다.

그녀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무학이 공손히 합장하며 말했다.

“이제 오셨습니까? 황보 낭자(皇甫娘子), 빈도는 오래 기다렸습니다.”

황보(皇甫)라 불린 무명옷의 소녀는 창백한 얼굴에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비록 희미했으나 지극히 선한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도장님, 소녀 황보경(皇甫瓊)이 약간 늦었군요.”

 

-황보경(皇甫瓊)!

 

무학은 문득 얼굴을 굳히며 사군보를 노려본 다음 말했다.

“황보 낭자께 이 천강무원대진(天剛武元大陣)의 지휘를 부탁합니다.”

황보경은 겸손하게 말했다.

“나이 어린 제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무학은 신뢰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 천강무원대진을 잘 아시는 분은 천하에서 오직 황보 낭자 밖에 없습니다. 낭자께서는 어찌 겸양의 말을 하십니까?”

황보경은 지혜와 선의가 가득 담긴 눈길로 한곳에 우뚝 서 있는 사군보를 한동안 응시했다.

그녀는 아미를 곱게 찡그리며 말했다.

“도장님, 천강무원대진은 매우 무서운 것이예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너무 악독하지 않을까요?”

그 말에 옥면검룡 남궁혁의 나서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황보 낭자, 저자가 바로 그 잔인무도한 탈명혈하요.”

“아!”

황보경은 뜻밖인 듯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놀랍군요. 저 사람이 탈명혈하라니…… 보기에는 전혀 악한 분 같지 않은데……”

황보경은 믿어지지 않는 눈길로 사군보를 바라보았다.

청미서생 성육운이 싸늘히 말했다.

“황보 낭자,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저자는 이곳에서 30여 명을 잔혹하게 죽였습니다.”

그는 사군보의 주위에 널려있는 피투성이의 시체들을 가리켰다.

황보경은 그 시체를 보고는 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어 그녀는 안색이 충격을 받은 듯 더욱 창백하게 변했다.

“아, 잔인하군요. 왜 저렇게……”

무학이 침중하게 말했다.

“이 자를 오늘 처치하지 않는다면 금후 무림은 크나큰 불행에 빠질 겁니다. 그러니 황보 낭자께서는 속히 천강무원대진을 발동하기 바랍니다.”

황보경은 잠시 침묵하더니 마침내 긴 탄식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제가 지휘하겠어요.”

그녀는 품속에서 하나의 깃발을 꺼냈다.

그 깃발은 아무런 표식도 없었다.

단지 청색을 띄고 있었다.

황보경은 깃발을 흔들며 가냘프지만 또렷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십팔수(二十八數)는 이십칠숙 자리를 잡아 주시고, 칠기(七奇)는 칠성을, 그리고 뇌성께서 일원(一元)을 맡아 주세요.”

휘리릭……

휙! 스스슥……스스슥……

대정맹의 고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다시 황보경의 음성이 떨어졌다.

“십팔 생문을 열고 십팔 사문을 닫으세요.”

사사사삭-!

대정맹에서 흑도를 제압하기 위해 만든 삼대탕마절진(三大蕩魔絶陣) 중 하나인 천강무원대진이 발동되었다.

구파의 장로급으로 된 이십팔수(二十八數).

대정구기 중 칠기(七奇).

그리고 국제강 등 모두 36명으로 이루어진 실로 엄청난 위력을 가진 절진이 전개된 것이다.

“……”

그 한가운데 사군보는 우뚝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빛내며 서 있었다.

사방의 잡초가 출렁이며 진법이 펼쳐진 순간,

쿠쿠쿠쿠.

그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살기와 가공할 위세의 압박감이 점차 가중되는 것을 느끼며 마음이 경악으로 가득 찼다.

‘굉장하구나, 전신이 터져나갈 것만 같은 엄청난 위세다.’

다시 황보경의 음성이 떨어졌다.

“생문을 모두 사문으로 전환하세요. 구천을 막아요.”

스슥.

휘이익-

다시 36명의 고수들이 위치를 이동했다.

사군보의 시야에서 그들의 모습이 스르르 사라졌다.

또한 사방은 오직 안개만이 뿌옇게 덮이기 시작했다.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였다.

그것은 천강무원대진에서 파생한 것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짙어졌다.

사군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안개로 감싸인 진법!

그것은 실로 상상도 불허할 무서운 변화를 내포하고 있었다.

사군보는 전신의 내공을 끌어올리며 염두를 굴렸다.

‘이들의 무공은 모두가 일류급이다. 진법을 형성하지 않고 직접 그들이 합공한다 해도 나 혼자로서는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헌데 이 무서운 진법속에서야……’

사군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니다. 나는 탈명혈하다. 탈명혈하의 앞에 적수란 있을 수 없다. 천하의 고수가 모두 덤빈다 해도 탈명혈하은 쓰러지질 않는다. 탈명혈하는 불사 불패다.’

그의 눈에서는 점차 싸늘한 한망이 뻗쳐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강렬한 투지와 무서운 살기가 피어올랐다.

사군보는 우뚝 선채 예리한 눈으로 안개 속을 응시했다.

‘아무리 천하제일의 무서운 진법이라도 반드시 약점은 있을 것이다.’

이때였다.

드디어 공격이 시작됐다.

츄츄츄츄츄츄-!

안개 속에서 세 가닥 인영이 번쩍 나타났다.

그들은 대정구기의 넷째인 냉면신룡 비여래와 아홉째 옥면검룡 남궁혁, 그리고 이십팔수 중 종남 금령도장이었다.

“받아랏!”

“찻!”

세 사람은 동시에 검과 장으로 사군보를 공격했다.

사군보는 급히 신형을 날려 피하려고 했다.

‘윽, 이럴 수가……’

그는 대경실색했다.

어찌된 일인지 사방에서 엄청난 압력이 몰려와 그를 꼼짝달싹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손과 발은 천근처럼 무거워지고 움직이기도 몹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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