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70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09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70화
혈하-第 170 章 가지마세요
“흐흐…… 현재 탈명혈하는 정사 무림에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는 묵혈의 후예이지만 흑도인들 호응을 하지 않고 있지. 들리는 바로는 그는 군림성과 아무 상관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탈명혈하는 외톨이기 때문에 절대 구천대제와 맞설 수가 없게 되는 거야.”
“그렇겠군.”
예의 음성은 문득 음침하게 웃었다.
“흐흐흐…… 형님, 헌데 들리는 말에는 탈명혈하는 무척 미남이고 계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색마라는데.”
“이미 그의 악행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맞아요! 남궁평, 창궁보의 그녀가 최초 간살 당한 후 지난 한 달 동안 그 살인마에게 간살 당한 낭자가 10명이 넘는다는데?”
“10명이 뭐야, 내가 듣기로는 100명이라던데.”
“좌우간 죽일 놈이야!‘
듣고 있던 사군보는 충격을 받았다.
‘간살! 내가?’
그는 마치 뒤통수를 무엇으로 세차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쾅!
그는 탁자를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와작. 부스스.
탁자는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사군보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한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조금 전 네가 한 말이 사실이냐?”
으스스한 음성.
“어떤 놈이냐?”
장한들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사군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이 있는 탁자로 걸어갔다.
자박. 자박.
츠츠츠.
무시무시한 살기.
전신에서 일어나는 기운에 그가 스치는 곳곳마다 사람들이 고개를 처박았다.
마치 맹수 앞에 있는 강아지새끼들마냥.
“다시 묻는다. 사실이냐?”
사군보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고정이 되었다.
그 장한은 턱이 뾰족하고 음침하게 생긴 자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안색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사군보가 일으킨 살기에 심장이 오그라든 것이다.
“말 해!”
번뜩 했다 싶은 순간 턱이 뾰족한 장한의 목을 쥐는 사군보.
“윽!”
장한은 숨을 헐떡였다.
허나 그는 눈앞의 사군보의 눈빛을 대한 순간 그만 전신이 차가와지는 것을 느꼈다.
사군보는 그의 목을 더욱 죄었다.
“큭! 사, 사실입니다. 그 소문은 이미 전 무림에 퍼져 있…… 큭!”
장한이 간신히 말한 순간, 사군보의 눈썹이 무섭게 위로 솟구쳤다.
‘감히 나를 빙자한 것도 모자라 또 그런 짓을 해!’
그는 이를 부드득 갈았다.
그의 팔이 위로 향했다.
휙!
쿵! 와지끈!
“어이쿠-!”
장한은 구석에 쳐 박혀 죽어가는 비명을 질렀다.
사군보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몸을 돌렸다.
그는 객점 밖으로 향했다.
갑작스런 사태에 멍해있던 장한들이 그를 에워쌌다.
“이놈! 사람을 함부로 이렇게 해놓고 그냥 가냐?”
빗자루 눈썹의 장한이었다.
사군보는 차디차게 웃었다.
“흐흐흐…… 그럼 어떻게 해줄까?”
“보상을 해야지!”
“죽을지 살지도 모르다니……”
“뭣이?”
“이 애송이 놈이……”
“이놈, 죽어랏!”
네 명의 장한은 일제히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각기 주먹을 휘두르면서 사군보를 덮쳤다.
그들은 오늘이 제삿날이 될 줄은 그야말로 꿈에도 몰랐다.
그들은 임자를 너무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슈슈슛-!
그들은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자신의 눈앞으로 뻗쳐오는 핏빛 줄기를 보았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그들이 세상에서 듣고 본 것이었다.
“으악-!”
“크악-!”
“크윽!”
네 마디의 참혹한 비명과 함께 장한들은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들의 이마에는 모두 손가락 굵기의 피 구멍이 뚫어져 피 화살이 솟구치고 있었다.
쿵쿵!
그들은 모두 바닥에 길게 뻗어버렸다.
순식간에 그들은 핏물로 녹아버렸다. 흔적도 없이.
이때 먼저 구석에 쳐 박혔던 턱이 뾰족한 장한은 이 광경에 완전히 혼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너는 누구냐?”
“탈명혈하!”
“헉!”
“너희들은 나를 모욕했다.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
그것이 끝이었다.
슥!
붉은 빛!
“으악!”
마지막 장한도 이마에 피 구멍이 뚫리며 날아갔다.
그리고 어느새 주점에서 사군보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단지 주점의 계산대 위에는 한 조각의 은자만이 떨어져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이 일장의 혈겁과는 너무도 다른 빛을 내며.
**
오뢰산(五雷山).
한 필의 백마가 달리고 있었다.
사군보는 오뢰산 기슭을 달리며 마음과 머리가 모두 복잡하고 어지러웠다.
방금 전 오뢰거에서 장한들에게 들었던 말이 그를 혼란과 분노의 와중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놈이 내 이름을 도용해 그 같은 음탕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사군보의 두 눈에서는 무서운 분노의 광채가 솟아나왔다.
‘어떤 놈인지 밝혀지기만 하면 갈기갈기 찢어죽이리라.’
사군보는 고삐를 힘껏 잡았다.
헌데 바로 이때,
휙!
누군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누구냐?”
사군보는 상대를 바라보다 흠칫했다.
그녀는 가짜 국제강 노릇을 하던 무흔도수의 손녀, 난자영이었다.
“낭자는……”
사군보의 물음에 난자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오랜만이에요.”
난자영은 비록 여전히 아름다웠으나 왠지 그동안 심적인 타격을 받은 것처럼 상당히 수척하고 초췌해 보였다.
허나 그것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해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여인의 미를 보태주었다.
사군보를 바라보는 난자영의 눈은 기이하게 복잡한 빛을 담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무언가 지극히 많은 사연과 할 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사군보의 물음은 딱딱했다.
“내 길을 막은 이유는 무엇이지?”
난자영은 그 말에 엉뚱한 말을 했다.
“사 공자, 당신은 실로 무서운 인물이예요.”
“……”
“당신은 뇌정보를 초토화시키더니 이번엔 와우채와 사마세가를 폐허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정사의 고수들을 닥치는 대로 도륙했어요.”
“……”
사군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자영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당신은 마치 피에 굶주린 미친 늑대 같아요.”
“그 말을 하려고 나를 막았어?”
난자영은 섬세한 교구를 부르르 떨며 말했다.
“그래요. 그래서 막았어요. 이제 당신은 나조차 죽이고 싶겠죠?”
사군보의 차가운 눈에서 짙은 살기가 폭사됐다.
허나 그것은 곧 사라졌다.
그는 단지 차갑게 말했다.
“말조심해.”
난자영은 음성을 날카롭게 높였다.
“흥!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두려워할지는 몰라도 나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아요. 악!”
찰싹!
그녀는 뺨을 감싸 쥐었다.
사군보가 그녀의 뺨을 친 것이다.
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로 빨간 피가 흘렀다.
“미친 새끼……”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군보는 음침하게 말했다.
“난자영, 더 이상 떠들면 그대 역시 죽는다.”
난자영은 오히려 가슴을 내밀며 다가들었다.
“죽이고 싶으면 죽여요.”
“무엇이……”
난자영의 아름다운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 넘쳐흘렀다.
그녀는 아름다운 몸을 떨면서 말했다.
“내가 처음 당신을 보았을 때는 오직 복수 밖에는 몰랐고, 그래서 당신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하나 세월이 흘러 돌이켜보니……그 당시 당신은 냉혹하지만 어떤 꿋꿋한 기상과 인간애가 있었어요.”
“……”
“허나 지금 당신은 오직 피에 굶주린 악귀에 불과해요.”
사군보는 그 말에 빙심 같았던 마음이 일시에 흔들렸다.
그는 전신을 부르르 떨며 외쳤다.
“나는 절대 잘못한 적이 없다.”
그는 분노의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뇌정보를 발각 뒤집어 놓은 것은 사실이나 무흔도수를 죽이지는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왈가왈부하지 말자.”
난자영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다시 물었다.
“좋아요. 그럼 와우채의 살겁은! 사마세가의 살육은 또 뭐죠? 그들을 죽인 당신 수법은 너무도 잔인했어요.”
사군보의 얼굴은 갑자기 원한으로 처절하게 변했다.
“난자영! 모르면서 더 이상 떠들지 마라. 너는 내 아버님이 누구의 손에 살해되었는지 아느냐?”
“……”
난자영은 표정이 굳어졌다.
“흐흐흐…… 와우채의 채주는 배신자 단자혈 고청흠이었다. 그런 놈은 죽어도 싸다!”
난자영의 고운 얼굴이 몇 차례 변했다.
“그게 정말인가요?”
사군보는 차갑게 말했다.
“흥, 나 탈명혈하는 구차한 변명 따위는 하지 않는다.”
난자영의 안색은 다시 변했다.
허나 문득 생각난 듯이 아미를 찡그리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그동안 무림의 여인들을 간살 한 것은 어떻게 해명하겠어요?”
“닥쳐랏! 더 이상 나를 모독하지 마라. 나는 절대 그런 더러운 짓을 한 적이 없다.”
사군보는 다시 이를 부드득 갈며 말했다.
“어떤 간교한 놈이 내 이름을 도용했는지 잡으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사군보의 말에는 분노와 살기가 무시무시하게 넘쳐흘렀다.
그의 기세에 난자영은 표정이 몇 번이나 다시 변했다.
‘이 사람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다.’
그녀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다.
사군보는 차갑고 냉랭한 음성으로 말했다.
“난자영, 길을 비켜라. 나는 더 이상 떠들고 싶지 않다.”
“……”
난자영은 무엇 때문인지 전신을 가늘게 떨었다.
그녀는 큰 결심을 한 듯 입술을 꼭 깨물며 간절한 음성으로 말했다.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시겠어요?”
“……”
사군보는 갑자기 변한 그녀의 태도에 어리둥절했다.
난자영은 애절한 말투로 말했다.
“제발 이 길로 가지 마세요. 그리고 이대로 무림에서 은거하세요.”
너무도 뜻밖의 말이었다.
사군보의 눈썹이 성큼 치켜 올라갔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제발 더 이상 묻지는 마세요.”
난자영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넘쳐흘렀다.
사군보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낭자……”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난자영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오지 마세요.”
“……”
사군보가 걸음을 멈추자 난자영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이미 이 길에는 정파의 고수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사군보는 얼굴이 굳어졌다.
허나 다음 순간 그는 음산하게 웃었다.
“흐흐흐…… 그렇지 않아도 찾아가는 길인데 마중까지 나오다니……”
그의 말이 끝나자 난자영은 극히 염려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오산하지 마세요. 그곳에서 기다리는 고수들은 엄청나요.”
“……”
“더군다나 그곳에는 당신보다 더 강한 고수가 있어요.”
“뭣이?”
사군보는 경악성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