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64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64화
혈하-第 164 章 오랜 만에 몸 좀 풀자
동시에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했으며 명왕검에서 뻗어 나온 백색의 기운이 마주 달려오는 불멸십혼들을 덮쳐 갔다.
펑! 퍼펑!
마치 가죽 공이 터지는 음향이 터졌다.
“까아아!”
“크카카!”
불멸십혼의 신형이 뒤로 튕겨 나갔다.
날아가는 그들의 심장 부분에는 모두 사발만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사군보의 명왕검에 의해 불멸십혼의 심장이 모두 부셔져 버린 것이다.
“이럴 수가…… 나의 사랑스런 불멸십혼이 이렇게 허무하게 모두 부셔져 버리다니.”
시마종의 두 눈이 충혈됐다.
자신이 그렇게 아끼던 불멸십혼이 너무도 간단히 부셔진 것이다.
40년의 세월이 단 일촌의 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었으니 시마종의 눈이 뒤집힐 만 했다.
“네놈을 가만 두지 않겠다. 모두 나가라!”
발악을 하듯 그는 흑의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스스슷!
시마종의 명에 따라 300여 명에 달하는 흑의인들이 사군보 등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다가들고 있었다.
파도같이 밀려드는 흑의인들의 모습을 보며 사군보가 삼화보 검사들에게 외쳤다.
“저들은 내가 맡을 것이니, 그대들은 쌍화를 보호하십시오.”
“넵!”
그의 말에 삼화보 검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오연수와 오손주를 중심으로 둥글게 검진을 형성했다.
검사들은 순식간에 견고한 검진을 만들며 완벽한 방어진을 형성했다.
사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조사전을 지키는 정예 검사들답다.’
그 짧은 시간에 단지 100명뿐이나 웬만해서는 뚫기 어려운 검진을 만들었다.
감탄을 하던 사군보는 이내 명왕검을 고쳐 잡았다.
‘안심해도 되겠군.“
쓰으윽-
“그럼, 마음 놓고 놀아 볼까나.’
사군보의 시선이 정면으로 향했다.
츄츄츄-
강대한 힘이 담긴 흑의인들의 공세가 어느 새 그의 지척에 가까워 있었다.
사군보는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자, 오래간 만에 몸 좀 풀자!”
사군보의 신형이 그대로 앞으로 쭈욱 달려 나갔다.
그 모습은 마치 어둠을 가르는 하나의 섬광과도 같았다.
“아아……!”
무작정 달려 나가는 사군보의 모습에 오연수 등은 가슴을 조였다.
무림인들을 많이 보아 온 그녀들이라 흑의인들의 무공이 어떤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흑의인들의 무공은 하나같이 일류 이상의 수준들이었다.
그런 고수들을 향해 사군보는 혈혈단신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었다.
비록 장강수로연맹의 배들을 부술 때 그의 무공이 대단한 것임을 알고는 있지만 지금의 상대는 그들보다 적어도 한 단계 이상 강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하나 그녀들은 곧 두 눈을 번쩍 떠야만 했다.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갈기를 휘날리며 승냥이들 속을 휘저어 버리는 한 마리 사자였다.
사군보가 명왕검을 휘두를 때마다 2, 3명의 흑의인들이 피 떡이 되어 날아갔다.
“컥!”
“크악!”
“하하핫! 이거 신나는구나.”
사군보는 앙천대소를 터뜨리며 명왕검을 더욱더 사정없이 휘둘러댔다.
사군보는 그들의 진영 속을 이 잡듯이 누비며 명왕검을 휘둘렀다.
그들의 빈자리는 점점 늘어만 갔다.
병기를 들어 사군보의 명왕검을 막으려 하나 그들의 무기는 모두 부러지거나 잘려져 나갔고, 그들의 신형은 명왕검에 맞아 여지없이 나가떨어졌다.
흑의인들의 숫자는 순식간에 반으로 줄어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시마종의 전신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으으으…… 대체 저 자가 누구란 말이냐?”
그는 오랫동안 잊었던 공포라는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너무도 강하다. 인성대(人聖臺)의 일급 고수들이 손도 대보지 못하다니.”
시마종의 입에서 나온 말은 실로 놀라운 말들이다.
사군보와 함께 드잡이 질을 벌이고, 아니 사군보의 명왕검 아래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는 자들이 대하교 삼성대 중 인성대의 일류 고수들이었다.
그렇다면 패왕보를 배후 조종하고 있는 자가 대하교 삼제 중 혈제(血帝)!
그가 그렇게 중얼거릴 때도 수하들은 계속 쓰러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또 반이 줄어들었다.
“괴…… 괴물이다.”
불멸십혼을 간단히 부셔 버리고 인성대의 고수들 300명도 상대가 되지 않는 괴물.
시마종의 신형이 눈에 보일 만큼 떨리고 있었다.
진한 두려움.
거침없는 공포가 그의 전신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안되겠다. 이 상황에서는 퇴각이 상책이다.’
시마종의 신형이 하늘로 치솟았다.
“모두 퇴각하라!”
한마디 외침과 함께 그의 신형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흑의인들도 그를 따라 빠르게 사라져 갔다.
부상당한 흑의인들도 분분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
오연수 등은 멀뚱히 사군보를 바라볼 뿐이었다.
새삼 그의 무공에 감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녀들을 향해 사군보는 빠르게 입을 열었다.
“이쪽은 해결된 것 같으니 이곳은 검사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연무장으로 가 봅시다. 아무래도 보주님께서 힘드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예? 아버님이 힘드시다니 요?”
“시마종가 사라질 때 천리지청술(千里地聽術)로 대전의 상황을 살폈는데, 보주님에게도 힘겨운 자가 나타난 모양이요.”
“대체 누가 나타났기에?”
“그 자가 누군데 아버님이 힘들어하시죠?”
믿을 수 없다는 양 오연수의 눈이 동그래졌다.
**
연무장.
지금 그곳은 피가 난무하고 있었다.
1천 5백여 명의 무사들이 뒤엉켜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난전을 벌이는 그들은 두 패로 나뉘어져 있었다.
황색의 옷을 걸친 검사들 500명과 혈의와 갈의 등 여러 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1천여 명이 섞여 있었다.
황색의 옷을 걸친 검사들은 삼화보의 검사들이었다.
지금 그들은 계속 밀리고 있었다.
수적으로 열세인 데다 적들 중 혈의를 걸친 자들의 실력은 다른 자들과 월등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가장 격렬하게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두 곳이었다.
연무장 서쪽.
군산오옹이 자신들을 포위한 채 공격하고 있는 38인과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흑색 옷을 걸친 인물이 홍원신장(紅元神掌) 마고(魔高)다.
그 옆의 회의의 노인이 천잔수라(天殘修羅) 고두앙(古斗央).
이 두 사람은 패왕보 부보주 자리에 앉아 있다.
원래 흑도의 한 지방을 차지하던 자들이었지만 패왕보가 급부상하자 스스로 굴복하고 부보주에 만족한 자들.
시자지 준걸.
즉, 때를 아는 영웅이라 입 바른 소리를 하지만 결국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한 자들이다.
그들은 지금 혈의인 36인과 함께 군산오옹을 격렬하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36인의 혈의인들은 묘한 진세를 형성한 채 군산오옹을 압박하고 있었다.
홍원신장 마고와 천잔수라 고두앙이 가세하고 있어 군산오옹은 시간이 갈수록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군산오옹도 합격진을 펼쳐 그들을 대적하고 있었다.
50년을 함께 한 군산오옹의 합격진은 아주 강해 혈의인들의 강력한 공세에도 잘 버티고 있었다.
군산오옹의 단단한 합격진을 깨기 위해 오히려 홍원신장 마고와 천잔수라 고두앙 등은 조급하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군산오옹들에게 당분간은 위험이 없어 보였다.
연무장 동쪽.
화예상제 오범규가 한 명의 장년인과 대적하고 있었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혈의 장년인은 돼지, 아니 한 마리 하마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뚱뚱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뚱뚱해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비대한 몸집의 그지만 그 몸놀림은 물 찬 제비처럼 날렵했다.
혈의 장년인을 상대하는 오범규는 전신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설핏 보아도 그가 밀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상대는 너무도 강한 자였다.
-주작천왕(朱雀天王).
바로 그였다.
“항마단천(降魔斷天)!”
쌔애애액-
오범규의 검에서 검기가 줄기줄기 뻗어 나가며 주작천왕을 휘감아 갔다.
그의 검세는 주작천왕의 몸을 관통할 기세였다.
“혈성난(血星亂)!”
번쩍! 번쩍!
주작천왕의 수중에서 핏빛 섬광이 일어나며 오범규의 검세를 무력화시켰다.
“으음……“
오범규는 신음을 삼켰다.
이번 공격에서도 오히려 손해를 봤던 것이다.
‘벌써 모든 검식을 다 펼쳤다. 남은 건 마지막 초식뿐이다.’
오범규는 검을 가슴에 세우며 내심 빠르게 생각을 굴렸다.
‘설마 이토록 강하다니. 대체 제삼 세력 안에는 이런 고수가 얼마나 많은 것이냐?’
그는 내심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자신 스스로 ‘주작천왕.’이라 소개한 자.
1천여 명의 패왕보 제자들을 이끌고 있는 자.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니 자신보다 더 강했다.
“역시 대단하군. 항마검식을 9성 가까이 익혔다니. 하나, 내 상대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으음…….”
“9성의 항마검식으로 나를 상대할 수 없지. 오범규! 이제 슬슬 끝을 내야겠다.”
주작천왕의 공세가 갑자기 배로 증가했다.
드디어 본 실력을 드러내며 오범규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파팟!
그의 수중에서 핏빛 혈섬들이 폭사했다.
세 개의 혈성표가 오범규를 향해 날아갔다.
“하앗!”
오범규는 전력을 다해 혈성표를 내쳤다.
그러나 수천 근의 힘이 담긴 혈성표를 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카앙! 탕!
오범규의 검과 부딪힌 혈성표는 하늘로 퉁겨져 올랐다.
하늘로 치솟은 혈성표는 다시 오범규를 공격했다.
이기어비(以氣馭飛)로 날리는 혈성표가 재차 오범규를 공격해 왔다.
오범규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혈성표에 신경 쓰느라 정작 주작천왕이 바싹 다가서는 것을 보지 못했다.
“잘 가라, 오범규!”
어느 새 다가온 주작천왕이 2장 앞에서 장력을 날리고 있었다.
“헛!”
오범규는 다급히 헛바람을 들이켰다.
하나 주작천왕의 장력을 맞받을 만한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장력을 막게 되면 혈성표가 자신을 꿰뚫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진퇴양난의 죽음의 도가니 속에 빠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휘우웅……!
기이한 음향과 함께 기적처럼 하나의 물체가 무서운 속도로 주작천왕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헛!”
막 오범규의 심장을 가격하려던 주작천왕은 헛바람을 들이키며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그대로 가면 오범규의 심장을 박살낼 수 있었지만 자신도 허리가 성치 않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그는 재빨리 장세를 거두며 옆으로 비스듬히 물러났다.
파팍!
그가 물러남과 동시에 그의 앞에 한 자루 검이 바닥에 깊이 박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