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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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87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57화
혈하-第 157 章 대해멸존의 선택
팟-
날아가는 마혈을 따라 용사린 역시 빠르게 따라갔다.
그러나 마혈은 한 지역의 패주다웠다.
그는 날아가는 중에도 다시금 내공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착지하며 몸의 균형을 잡음과 동시 바싹 다가온 용사린을 향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휘이잉-
불기둥이 날아갔다.
푸화악!
불기둥은 극에 다다른 극양의 정화!
그 기운은 천지를 활활 타오르게 했다.
시간과 공간이 일시 정지되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용사린은 느리게 검을 찔렀다.
화라라락.
다시금 일어나는 불벼락, 화룡이다.
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
깨지고 부셔지고 스러지는 염화지기.
“커억!”
마혈은 자신의 가슴을 파고든 검을 내려다보았다.
가슴이 뜨겁다.
“끝이군……”
“끝이다.”
용사린은 검을 뽑았다.
촤아앗-
**
사군보는 대해멸존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백경단을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백경단이라 했다.
사해맹이라 말하지 않았다.
이건 사해맹과 백경단을 달리 본다는 말이다.
그 의미를 깨달은 대해멸존이 사군보의 아래위를 훑었다.
“자네는 누군가?”
“탈명혈하가 바로 납니다.”
“음……!”
대해멸존은 노안을 빛내며 나직이 신음했다.
비록 100년 동안 칩거해 있었다고는 하나 어찌 탈명혈하 사군보의 소문을 듣지 못했으랴.
대해멸존은 탄식하며 힘없이 말했다.
“우리 백경단은 사해맹에서 탈퇴한 후 중원 무림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네. 대하교 놈들이 감히 우릴 이용하려고 한 죄를 그들은 이번 기회에 충분히 받게 될 것이네.”
자신감이 충만했다.
아니 제자를 이용해 먹고 더 쓸모가 없어지자 죽음으로 내몬 그들을 용서치 않을 기세였다.
그는 허탈하게 대답했다.
“무림패권이란 것도 모두가 더 허망한 것이지 않나?”
자신에게 하는 말인가?
아니면 사군보에게 하는 말인가?
애매모호하나 듣는 사람에 이해에 따라 그 뜻이 충분한 말이었다.
사군보는 눈썹을 모으며 침중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간 사해맹이 무림에 뿌린 씨앗은 너무도 그 결과가 엄청난 겁니다. 대하교의 꼭두각시가 되었건 아니건 대륙에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사해맹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듣기론 자넨 묵혈의 후예라고 하던데?”
신랄한 질문이었다.
너 또한 흑도인이 아니더냐?
묵혈방은 흑도의 하늘이었는데 묵혈대제 사악의 아들이 강호정의를 부르짖다니 실로 우습다는 것 같은 어조였다.
사군보는 싱긋 웃었다.
“묵혈은 하늘이지 결코 살인자는 아닙니다.”
말인 즉, 묵혈방이 흑도의 하늘이긴 하지만 사해맹처럼 무림인이 아닌 사람까지 헤치는 살인자는 아니다 라는 말.
대해멸존은 침울하게 물었다.
“그럼 자네의 의견은 어떻게 하면 좋겠나?”
사군보는 그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곧 전음입밀로 무엇인가를 얘기했다.
“……!”
그의 전음이 계속될 동안 대해멸존의 얼굴은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잠시 후 대해멸존의 안색이 차츰 밝아졌다.
이어 그는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좋은 생각이네. 그럼 우리는 앞으로 자네의 지시만 기다리겠네.”
“이 일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함은 명심해 주십시오.”
“후후후……염려말게……”
대해멸존은 뭔가 기분이 좋은 듯 했다.
도대체 사군보가 전음으로 말한 내용이 뭘까?
절대비밀(絶對秘密)!
게다가 사군보의 지시를 대해멸존이 기다린다니.
대해멸존이 누구인가?
사해맹의 최고 배분자이자 살아있는 바다의 신화란 인물이 아닌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그가 한참 후배인 사군보의 지시를 받길 기꺼이 응하다니.
사군보는 고개를 돌렸다.
영호윤과 용사린은 대하교의 두 고수인 지옥혈과 마혈을 각기 맡아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대해멸존께서는 저 청년이 누군지 아십니까?”
사군보는 용사린을 가리켰다.
“저 청년은 남해검문의 후손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남해검문의 후예……”
대해멸존의 얼굴은 복잡한 변화를 일으켰다.
허나 곧 그는 긴 탄식을 터뜨렸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선대의 한을 어찌 지금 와서 거론하여 피를 흘릴 수 있겠나. 모든 것은 순리대로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네. 노부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네.”
사군보는 그에게 진정으로 허리를 숙였다.
“대해멸존의 현명하신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대해멸존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어찌 이 늙은이가 사의를 받겠나, 모든 것은 공자에게 달렸네.”
사군보는 한숨을 쉬었다.
바로 이때,
“아악-!”
참담한 비명이 터졌다.
용사린의 무서운 검법에 마침내 승부가 나고만 것이다.
용사린은 냉랭하게 말했다.
“이제 영원히 가거라!”
순간,
버-언-쩍-!
무지개빛 검광이 뻗었다.
“크악-!”
마혈의 마지막 비명이 울렸다.
그의 가슴은 그대로 갈라져 피가 펑펑 쏟아져 나왔다.
마혈은 그 자리에 주르르 주저앉아 황천으로 갔다.
그 광경에 놀란 것은 지옥혈이었다.
그는 한 쌍의 륜으로 영호윤과 막상막하의 결전을 벌이고 있었다.
‘안되겠다. 후일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겠다. 이놈들이 이토록 높을 줄이야……’
지옥혈은 달아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죽어랏!”
위잉-!
지옥혈은 한 쌍의 륜을 일제히 던졌다.
륜은 찬란한 은광을 발하며 영호윤의 목과 허리로 날아갔다.
영호윤은 몸을 빙글 돌리더니 좌장우권을 뻗었다.
펑펑!
두 개의 륜은 일제히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나갔다.
허나 그 순간,
“애송이 놈들, 두고 보자.”
지옥혈은 한 마디 외치고 나서 신형을 날려 북쪽으로 전력질주 했다.
“서라!”
영호윤은 노성을 지르며 그를 추격해갔다.
휘리릭-!
삽시간에 그들은 쏜살같이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용사린은 그들을 쫓으려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걸음을 멈추었다.
이어 그는 만면에 굳은 표정을 지으며 대해멸존에게 걸어갔다.
사군보는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극히 온화한 음성으로 말했다.
“용제, 내 이미 모든 것을 사해맹 인물들에게 얘기했다.”
“……”
용사린의 눈썹이 한 차례 꿈틀했다.
사군보는 부드럽게 물었다.
“자네는 사해맹와 어떻게 은원을 해결할 건가?”
“……”
용사린의 표정은 다시 굳어졌다.
사군보는 진지한 말투로 그를 설득했다.
“과거 남해검문과 사해맹의 은원은 이미 100년 전 일이다. 당시 검천 건곤검제 용선배는 죽었다. 허나 사해맹에서도 많은 고수들이 남해검문에서 죽었지. 결국 쌍방은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야망과 명예심 때문에 스스로의 무덤을 판셈이네.”
“……”
용사린의 안색은 미미하게 동요를 보였다.
사군보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결국 원한은 원한을 낳고 복수는 또 복수의 피를 부르게 되는 법. 네가 사해맹을 무너뜨리면 그 언젠가는 또 사해맹의 원수를 갚고자하는 자가 나타날지 모르지.”
“……”
용사린의 안색이 흔들렸다.
사군보는 무겁게 말했다.
“잊어버려. 원한을 맺기보다 푸는 것이 좋아. 네가 잊노라면 사해맹은 모든 원한을 잊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야.”
용사린의 눈빛이 기이하게 반짝였다.
그의 눈은 먼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
그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15년 간 암흑 속에서 흡혈박쥐와 싸우며 검법을 연마하던 옛날을 생각했을까?
그의 얼굴에 체념이 떠올랐다.
그는 사군보에게 말했다.
“형님, 형님 말씀대로 모든 것을 그만두겠습니다. 복수란 부질없는 짓이라고 지금 깨달았습니다.”
“정말 고맙군.”
“형님, 고맙기는 소제가 더 고맙습니다. 소제의 잘못을 고쳐주셨으니……”
용사린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불안한 듯 말했다.
“그나저나 영호 형이 돌아오지 않으니 이상합니다.”
“그렇군.”
“소제가 가보고 오겠습니다.”
사군보는 당부했다.
“조심하게.”
휙!
용사린은 몸을 날려 사라졌다.
그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괴로웠던 것이다.
그는 사해맹의 인물이 있는 곳을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영호윤을 찾으러 서둘러 몸을 날린 것이다.
***
숲속.
용사린은 숲속에 신형을 멈추며 내심 중얼거렸다.
‘대체 영호 형은 어디로 간 것일까?’
헌데 바로 이때였다.
“후후후……”
음산한 웃음이 들려왔다.
쐐애액-!
한 줄기 무서운 강기가 그에게 덮쳐왔다.
너무나 찰나적인 순간이었다.
“웃!”
용사린은 전력으로 몸을 던져 간신히 암격을 피해냈다.
우르릉-! 쾅-!
강기는 그를 지나 바위에 맞아 폭음을 울렸다.
동시에 바위는 가루가 되고 말았다.
‘무서운 신공이다.’
용사린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그의 앞에 한 흑의복면인이 나타났다.
“천극참(穿極斬)-!”
그는 나타나자마자 공격 살수를 펼쳤다.
파파팍-!
용사린은 다급히 헛바람을 마시며 급급히 물러섰다.
그는 안색이 싹 변해 있었다.
‘놀랍다. 무림에 이런 고수가 있었다니……’
용사린은 흑의복면인과 부딪친 후 기혈이 뒤집히는 것을 느낀 것이다.
용사린은 신형을 뒤로 옮기며 검을 뽑았다.
천이 풀리는 즉시 그는 기습공격을 했다.
“건곤혈비(乾坤血飛)!”
츠츠츠-
“웃!”
흑의복면인은 엄청난 검기가 쓸어오자 다급히 몸을 곤두박질하며 간신히 피해냈다.
이어 그는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날려 도주하려 했다.
용사린은 호통했다.
“도망가려고? 어림도 없다. 너의 정체를 밝히고야 말겠다.”
용사린은 대갈하며 신형을 떠올리며 건곤이식인 건곤혈란(乾坤血亂)을 전개했다.
우우웅-! 쏴-!
가공할 검기의 파도가 흑의복면인을 휩쓸었다.
“윽!”
흑의복면인은 허공에서 연달아 열두 번이나 곤두박질하며 몸을 피했다.
실로 절묘한 경공신법이었다.
허나 가는 핏줄기가 허공에서 뻗쳤다.
흑의복면인은 왼쪽 어깨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용사린은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허공에서 떨어져 내렸다.
허나 바로 그 순간, 흑의복면인이 몸을 빙글 돌리자 한 줄기 은빛 지력이 소리도 없이 직선으로 뻗었다.
용사린은 대경실색했다.
“은섬탄지(銀閃彈指)?”
용사린은 전력을 다해 신형을 움직였다.
너무도 가까운 거리 찰나적으로 뻗은 지풍이었다.
“윽!”
그는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그 순간 다시 흑의복면인에게 무엇인가가 날아왔다.
용사린은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었다.
“흐흐흐! 그것을 사가 놈에게 전하라. 나는 이만 가겠다.”
흑의복면인은 유령 같은 신법으로 허공에서 빙글 돌더니 사라져버렸다.
용사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중에 잡힌 물체를 보니 한 장의 종이였다.
용사린은 멍하니 서서 내심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한 놈이다. 특히 경공과 지법은 나보다 몇 수 위다. 대체 그자는 누구일까?’
용사린은 한동안 의혹 속에서 서 있다가 문득 몸을 날렸다.
사군보에게 가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