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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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56화
혈하-第 156 章 은원의 수레바퀴
이때다.
긴 장소가 울렸다.
“하하하…… 네놈은 내가 상대하겠다.”
그것은 용사린이 발한 것이었다.
용사린은 쏜살같이 앞으로 쏘아 나왔다.
“……”
풍사는 긴장하여 장검을 수평으로 뻗었다.
용사린의 검에서 검기가 수척 가량 뻗었다.
“건곤혈비(乾坤血飛)!”
그것은 남해검문의 절세검법인 건곤삼식의 제1식이었다.
츠츠츠츠츠-!
엄청난 검기가 뻗어나가 풍사를 양단할 듯 했다.
“웃!”
풍사는 전신의 문호가 크게 갈라지는 것을 느끼며 안색이 급변해 장검을 기괴하게 휘둘렀다.
번쩍-
차차차창-
무수한 불꽃이 일고 사방으로 날카로운 검기가 갈라져 나갔다.
중인들은 피부가 갈라지는 것 같은 경풍의 여파에 모두 가슴이 싸늘해 급급히 뒤로 물러났다.
용사린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건곤혈란(乾坤血亂)!”
제2식이 전개되었다.
위이이잉-
파파파팟-
엄청난 검기의 파도가 사방 4, 5장을 뒤덮으며 풍사를 집어삼켰다.
그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엄청난 검의 절학이었다.
짧은 순간에 풍사는 열여덟 번이나 검법을 바꾸었다.
허나,
쏴아-
천지를 가득 메운 검기가 그의 장검이 뿌린 검막을 산산이 부시며 파고들었다.
“차앗-”
“애송이 놈, 죽어랏!”
호통과 함께 돌연 풍사의 뒤에 서 있던 다섯 명의 노인 중 세 명이 몸을 날려 용사린을 공격하려 했다.
허나 그 순간.
“잡졸들은 끼어 들지 마라!”
영호윤이 세 노인들을 막으며 검기를 날렸다.
그의 일갈과 함께 검광이 어지럽게 세 노인을 휘감아 버렸다.
“아악-!”
“크악-!”
“으악-!”
세 노인은 피 보라를 뿜으며 그대로 전신이 수십 토막이 되어 날아갔다.
그와 때를 같이 하여 용사린의 검법이 급변했다.
“건(乾) 곤(坤) 파(破) 천(天) 황(荒)!”
드디어 그의 최후의 검초가 펼쳐졌다.
용사린의 신형이 팽이처럼 맴돌았다.
다음 순간,
파파파팟-!
쏴아-
그것은 검의 바다였다.
수천수백 갈래의 검광이 용사린의 몸에서 뻗어나갔다.
차차창-! 콰쾅-!
풍사의 검과 그 수백 갈래의 검기는 드디어 격돌했다.
“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하늘을 흔들었다.
백경사신 풍사의 모습은 형체도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전신에서 수백 줄기의 핏줄기가 치솟고 있었다.
놀랍게도 짧은 순간에 풍사의 몸에는 365검이 가해진 것이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검법!
그러나 사실이었다.
“으으으……”
풍사는 전신에서 피분수를 뿜으며 비틀거렸다.
그의 손에는 오직 검 자루만이 들려있었다.
검은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다.
그의 눈은 경악에 충혈 된 채 튀어나와 있었다.
허나 그는 검을 늘어뜨린 채 멍하니 서 있는 용사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뒤에 남아있는 두 명의 노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원래 다섯 명의 장로들이 있었다.
그 중 세 장로는 풍사를 돕기 의해 나서다가 영호윤의 검에 죽어 버렸다.
남은 자는 두 명의 장로들.
헌데 싸늘하다.
마치 남 보듯 두 장로는 풍사를 보고 있었다.
“으…… 왜 공격하지 않았느냐?”
두 장로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한 명은 음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 한 명은 노인답지 않게 곱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노인이었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본 순간 입가에 음음한 미소를 담았다.
“흐흐흐…… 이렇게 된 이상 너는 백경단주의 위치를 잃었다. 그러니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됐다.”
“네놈들이 이제 와서 나를 배반하다니……”
풍사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그는 최후의 힘으로 두 장로를 공격하려 했다.
허나,
“윽!”
그는 비틀거리다가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의 얼굴은 완전히 백지장이 되었으며 그는 몸을 마구 경련했다.
허나 다음 순간 그의 얼굴에는 후회의 빛이 가득 떠올랐다.
그는 대해멸존을 향해 입을 열었다.
“사부님, 용서를……”
쿵!
그는 머리를 땅에 박았다.
그가 쓰러지자 땅은 순식간에 선혈로 물들었다.
대해멸존의 흰 수염이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발갛게 변한 눈으로 배신한 제자의 주검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노안에는 안개가 어리고 있었다.
허나 곧 그는 시선을 두 장로에게 향했다.
“너희들은 남해오노가 아니다.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흐흐흐……”
두 노인은 괴악한 웃음을 흘리며 각자 인피면구를 벗었다.
그러자 즉시 음산무비하고 냉혹한 얼굴이 나타났다.
“나는 대하교 육혈 중 마혈이다.”
“모두들 날 지옥혈이라고 부르지.”
대해멸존은 물론 전 사해맹 인물들은 안색이 변했다.
마혈(魔血)!
지옥혈(地獄血)!
그러고 보니 대하교 사대천왕 가운데 백호천왕의 사해맹주인 사해마제를 보필하고 있다고 했다.
사해맹주 옆에 삼대천왕이 있으니 부맹주 옆에 육혈과 같은 고수가 그를 감시하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순간,
사군보는 두 주먹을 꽈악 움켜쥐고 있었다.
‘사해맹은 완전히 대하교의 꼭두각시가 된 것이냐!’
마혈은 음산하게 말했다.
“원래 풍사는 대하교의 조정을 받아 너희들을 이끌고 남쪽 무림에 풍파를 일으켜 중원의 쓰레기 같은 강호인들과 싸움을 시키게 하였다. 헌데 이제 그가 죽었으니 우리는 더 이상 변장할 필요가 없어졌다.”
“크흐흐…… 이제 너희들은 우리 대하교를 따르던지 죽음을 택하던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마혈의 말에 중인들은 모두 격분의 표정을 지었다.
영호윤이 호탕한 대소를 터뜨리며 나섰다.
“하하하…… 대하교의 두 괴물들아! 네놈들은 헛꿈을 꾸지마라. 너희들의 목도 지키지 못하면서 누구를 위협하겠다는 것이냐?”
“네놈은 누구냐?”
마혈이 노성으로 물었다.
“하하하…… 대하교를 때려잡는 염라대왕이다. 너희들은 모두 내가 지옥으로 보내주겠다.”
그의 행동에 용사린이 동조하며 몸을 날렸다.
“한 놈은 내게 맡겨 주세요.”
그들은 나란히 지옥혈과 마혈을 맞섰다.
**
“후우!”
용사린과 대치중인 마혈은 숨을 골랐다.
마혈은 느낄 수 있었다.
용사린은 자신이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염화도(炎火刀).
불사조의 열양지기가 담겨져 있는 전설의 칼.
마혈은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타핫!”
휘잉-
위에서 아래로.
하늘을 땅으로 거침없이 내려 그어지는 참격!
도세의 실체인 칼 자체보다 그 칼을 감싸고 있는 기파가 더 맹렬했다.
공격의 범위가 넓은 일격.
쾅!
폭음이 일어나는 자리를 피해 용사린의 몸이 뒤로 물러섰다.
가볍게 물러선 걸음이 지나는 자리로 위명한 일격의 흔적이 땅에 남았다.
팔꿈치까지 푹 담길 정도로 깊이 파이고, 터져나간 지면의 폭은 사람이 누워도 될 정도로 넓었다.
흙먼지가 회오리바람처럼 하늘로 솟구쳤다.
‘대단하다!’
휘잉-
두 번째 참격이 쇄도해 왔다.
용사린은 더 물러서지 않았다.
용사린의 검이 뻗어졌다.
뻗어지는 검에서 웅장한 기세가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일어났다.
허리를 노리고 가로로 베어오는 마혈의 참격에 곧장 마중 나가듯 뻗어지는 검기.
콰드드득.
도기와 검기가 충돌했다.
두 기운이 허공에서 서로를 잡아먹고 스러지자 비로소 마혈의 염화도 끝과 명왕검 검끝이 맞닿았다.
두 개의 꼭지가 하나로 부딪치는 부분으로 엄청난 인력이 작용했다.
팡! 파파파팡-
용사린은 힘의 여파를 흘리며 몸을 뒤로 물렸다.
마혈은 다시금 기합을 토해냈다.
“타합!”
기세가 변했다.
짜자자장-
열기가 몰아쳐왔다.
천지를 불타오르게 하는 열기는 용사린의 검기까지 잡아먹을 듯 가열찼다.
창! 창! 창! 창!
마혈은 수를 교환할 때마다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처음부터 용사린의 무위를 인정한 그였지만 이번에는 또 달랐다.
‘밀린다!’
아주 미세하지만, 분명 밀리고 있었다.
‘어차피 승패에 여분이란 없다.’
단전을 모두 개방했다.
짜짜자장-
마혈의 도에서 새빨간 기운이 솟구쳤다.
두툭! 두툭! 두툭!
순간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대기 중에 좁쌀만 한 불꽃이 수없이 생성되어 땅에 떨어지는 것이다.
공기를 태우는 열기.
그것은 염화지옥도다.
“음……”
츠츠츠츠츠.
용사린은 수중에 검에 자신의 모든 정기를 불어 넣었다.
강맹한 도세에 깃든 염화지기를 막아서는 용사린.
그러나 피부로 느껴지는 지독한 열기에 그는 침음을 삼켰다.
스슥.
마혈의 자세가 또 변했다.
두 다리 폭이 넓게 벌려졌다.
‘뭔가 온다!’
용사린의 머릿속에서 경고가 울렸다.
‘위험하다!’
마혈의 몸이 그 자리에서 허리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렸다.
하체는 굳건하게 상체를 받치고, 상체는 유연하게 흐른다.
그 반원이 정점에 다다랐을 때 엄청난 염화지기가 열 두 개의 줄기로 나뉘어져 염화도에서 폭사되어 나왔다.
콰르르르릉!
콰콰콰콰콰콰!
천지가 뒤집혔다.
열 두 줄기의 기운은 각기 따로 하나, 하나씩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들이 제각각 지대를 훑고 지나고, 대지를 파먹는 광경은 천지종말을 보는 것 같았다.
쿠쿠쿠쿠쿠……
지진 난 듯 울어대던 땅의 울음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마혈의 앞에는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은 거대한 구덩이가 열두 개가 생겨났다.
“피했어?”
마혈은 허망한 신음을 흘렸다.
용사린이 없다.
마혈은 기척을 찾아 시선을 돌렸다.
열두 개의 구덩이 건너, 그곳에 용사린이 서 있었다.
마혈이 용사린에게 날린 것은 최후의 한 수다.
그건 마혈 자신도 알고, 용사린도 안다.
“……”
용사린의 눈에 불안해 보이는 마혈이 비쳤다.
모든 것을 놓은 자의 모습.
하지만 그 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용사린은 단전에 막아두었던 건곤의 기운을 풀어냈다.
하나하나 제어할 필요가 없이 온전하게 드러내는 힘.
쩍! 쩍! 쩍!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에 대지가 용사린을 중심으로 쩍쩍 갈라지며 퍼져 나갔다.
마치 그 모습은 거미줄이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편히 보내 주지.”
어떤 무공이든 시작은 하체다.
발이, 걸음이 나가고 뒤이어 몸이 움직인다.
용사린의 한 걸음이 나아갔다.
강대한 힘이 실린 한 걸음이 땅을 찼다.
공간을 접으며 다가가는 용사린의 신형은 한 줄기 바람이었다.
한순간에 거리를 좁힌 용사린을 보며 마혈은 염화도를 몸 앞으로 세우며 그 뒤로 자신을 감추었다.
쩡! 쩌쩌저-
염화도에서 다시금 염화지기가 일어나 용사린의 쇄도에 대항했다.
용사린은 검기에 집중했다.
용사린은 거침없이 염화지기 안으로 검을 뻗었다.
화르르!
쩌어엉!
다시금 격돌하는 검과 도.
“크흑!”
고통을 참지 못한 마혈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강한 일격이 올 것이라 예상하며 준비를 했건만, 손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은 그의 준비가 무색할 정도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혈은 그 순간 자신의 몸이 가볍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다리가 허공에 떠 있었다.
충격파에 떠밀려 무려 10장의 거리를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