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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55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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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혈하마제 155화

혈하-第 155 章 사해맹의 부맹주

 

창백한 얼굴을 가진 노인은 안색이 변했다.

특히 그는 용사린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노부는 무림에서 너 같은 검수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너는 누구냐?”

용사린은 상대가 오만한 만큼 오만했다.

“그렇게 말하는 너부터 신분을 밝혀라.”

노인의 안면이 가볍게 경련을 일으켰다.

“흐흐흐……, 건방진 놈, 좋다. 말해주마, 노부는 사해맹의 부맹주 풍사다.”

용사린의 안색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네가 백경사신이라고?”

 

백경사신(白鯨死神) 풍사(豊師)!

 

사해맹의 제이인자.

원래 사해맹이란 바다를 누비는 해적단들이 하나의 연맹을 맺음으로써 기인된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강한 무리를 이끄는 자를 맹주로 추대하고, 그 아래로 한명의 부맹주를 둔다.

백경사신 풍사는 현 사해맹주인 사해마제의 오른팔이며 동시에 남해를 누비는 해적 백경단의 단주다.

뜻밖이었다.

이곳에서 사해맹의 이인자를 만나게 될 줄은.

용사린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좋다. 그렇다면 내 정체를 알려주겠다. 나는 바로 100년 전 너희들로 인해 죽음을 당한 남해검문의 건곤검제 용륭의 손자인 광룡비검 용사린이다.”

“뭣이!”

풍사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뿐만 아니라 사해맹의 전 인물들도 크게 술렁거렸다.

용사린은 살기 띤 음성으로 말했다.

“이번에 내가 중원에 나온 것은 바로 네놈을 비롯한 사해맹의 잡배들을 모두 모조리 제거하기 위해서다.”

풍사의 안색이 몇 번이나 변화했다.

그는 곧 괴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크흐흐…… 사라진 줄 알았던 남해검문의 고수가 다시 나타날 줄은 정말 몰랐다. 허나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이곳에 네놈의 무덤이 될 테니까.”

풍사는 두 눈에 교활한 빛을 번뜩이더니 다시 말했다.

“허나 네놈이 나를 상대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용사린은 눈을 치떴다.

“무슨 뜻이냐?”

풍사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우선 이곳에 있는 나의 부하들을 물리쳐 보아라. 그런 후 네놈의 도전을 받아 주겠다.”

용사린은 그 말에 분광을 폭사했다.

풍사는 주위를 돌아보며 냉랭하게 외쳤다.

“모두들 혈해대진(血海大陣)을 펼쳐라.”

사해맹 고수들은 즉시 괴성을 지르며 위치를 이동했다.

스스슥……

그들은 이미 고도의 수련을 거친 듯 삽시간에 진세를 형성했다.

그러자 주위에는 하늘을 찌르는 무서운 살기가 고조됐다.

용사린은 분노의 외침을 발했다.

“비겁한 놈, 다수의 힘으로 누르려 하다니……”

풍사는 어느 틈에 진법 속으로 들어가 광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이 혈해대진은 100년 전 무림을 피바다로 몰아넣었다. 또 남해검문의 모든 고수들을 몰살시킨 죽음의 대진이다. 그 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마.”

풍사는 음성을 높여 외쳤다.

“사해맹의 형제들아. 놈들을 처참히 죽여라.”

사해맹인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와아-!”

“죽여라-!”

드디어 엄청난 살기가 몰아쳤다.

공포의 절진 혈해대진은 서서히 죽음의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용사린과 사군보, 영호윤은 각기 등을 맞대고 결전태세를 갖췄다.

바야흐로 피의 혈전이 전개되기 직전이었다.

헌데 바로 이때다.

“풍사, 멈춰라.”

“형제들, 공격을 멈춰라.”

쩌렁- 저렁-

느닷없이 우렁찬 호통이 들려왔다.

진중에 있던 풍사는 크게 놀랐다.

“어떤 놈이냐?”

휘이익-

장내에 두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그들을 본 순간 풍사의 입에서 이 갈리는 것 같은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니, 네놈들은……바랄! 바응봉!”

사군보는 그들의 뜻밖의 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잠해용왕(暫海龍王) 바랄.

혈해살작(血海殺爵) 바응봉.

 

그들은 백경단의 장로다.

원래 전대 단주였던 남해왕(南海王) 바류기의 형제이다.

그러나 10년 전 남해왕 바류기가 돌연 급사하자 그 뒤를 이어 당시 총관에 불과했던 백경사신 풍사가 단주의 위를 계승했다.

동시에 전대 단주의 친형제였던 바랄, 바응봉 장로가 홀연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다.

많은 억측이 난분분했다.

하지만 사해맹주인 사해마제의 적극적인 지지로 백경사신 풍사는 지금의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 10년 전 돌연 실종되었던 두 장로가 나타났다.

이때.

장내에 내려선 잠해용왕 바랄은 풍사를 향해 분노에 가득 찬 노성을 내질렀다.

“백경사신 풍사, 가증스러운 놈, 단주인 남해왕을 음모로 살해하고 뿐만 아니라 백경단의 형제들을 대하교에 팔아버려 자신의 야욕만 채우려 하다니 실로 네놈의 죄는 백번 죽어 마땅하다.”

그의 말은 사해맹의 인물들에게 엄청난 파문을 던졌다.

“뭣?”

“무엇이?”

“그럴 수가……”

사해맹의 인물들은 돌연 나타난 바랄의 말에 대경하여 크게 웅성거렸다.

풍사는 안색이 무섭게 일그러지며 노성을 내질렀다.

“놈들의 말을 믿지 마라. 그것은 모함이다. 노부는 백경단의 단주다. 또한 사해맹의 부맹주다. 너희들은 나의 말을 믿느냐? 아니면 사해맹에서 10년 동안이나 사라졌던 저 두 놈의 말을 믿느냐?”

“대체 누구 말이 옳은 거야?”

“두 장로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이상하고?”

웅성웅성.

사해맹의 인물들은 다시 술렁거렸다.

사실 바랄, 바응봉은 백경단의 장로라는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10년 전 돌연 실종되어 있었음으로 풍사의 말은 어느 정도 사해맹의 인물들에게 설득력이 있었다.

바랄은 노성을 질렀다.

“풍사, 끝까지 비열하구나. 그렇다면 여기 이것을 보아라.”

바랄은 품속에서 한 개의 패(牌)를 꺼내 높이 쳐들었다.

백경령(白鏡令).

그것은 바로 백경단의 무상권위를 나타낸다.

“백경단의 제자들은 모두 백경령 아래 무릎을 꿇어라.”

바응봉의 호통이 터졌다.

“백경령이다!”

“저게 왜 장로 손에 있어?”

“설마 장로 말이 사실인거야?”

사해맹의 인물들은 모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허나 그중 절반가량은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자들은 사해맹의 제자이기에 앞서 백경단에 소속되어 있었던 자들이었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다.

비록 백경단 소속이었다 해도 풍사를 따르는 자들은 무릎을 꿇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풍사가 외쳤다.

“저것은 가짜다! 속지마라. 백경령은 사해맹주인 사해마제가 갖고 있는데 어찌 저놈들이 가질 수가 있느냐?”

그 말에 사해맹의 인물들은 모두 우왕좌왕했다.

사해맹-

그들은 분명 서로의 길이 다르나 대륙정복이라는 꿈은 같다.

보다 단단한 결속력을 갖기 위해 각 해적단들은 자신들 방파의 무상권위를 사해맹주에게 인계했다.

물론 백경단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풍사의 말마따나 바랄이 지닌 백경령은 가짜일 확률이 높다.

 

한편.

사군보와 용사린, 영호윤은 이 너무도 돌변한 괴이한 상황에 어리둥절하여 사태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였다.

어디선가 한 줄기 카랑카랑하며 창노한 노성이 들려왔다.

“풍사. 이 죽어 마땅한 놈! 진정 네놈이 이토록 엄청난 음모를 꾸미다니…… 네가 노부의 제자였는가가 의심스럽구나.”

숲속으로부터 한 명의 백발이 성성한 백의노인이 걸어왔다.

그는 얼핏 보아도 100살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었다.

노인은 수염이 배 아래까지 이르고 손에는 용두괴장(龍頭槐杖)을 짚고 있었다.

그가 나타나자 사해맹의 인물들은 부르짖으며 일제히 바닥에 엎드렸다.

“대해멸존……”

“태상을 뵙습니다.”

 

-대해멸존(大海滅尊)!

 

사해맹의 살아있는 신화!

100년 전 사해맹이 대륙을 정벌하기 위해 출정할 당시 부맹주의 위치에 있었던 인물.

사해맹의 야망이 실패로 끝났을 때 사해맹은 무수한 고수들을 잃어야만 했다.

하나 그 와중에서도 살아남아 사해맹의 잔당들을 이끌고 다시 바다로 돌아온 자가 바로 대해멸존이다.

그 후, 대해멸존은 바다의 패권을 훌훌 털어버린 채 무인도로 들어가 칩거해 버렸다.

그러길 무려 100년.

새로운 맹주 사해마제가 대해멸존을 찾아갔다.

하지만 대해멸존은 사해마제의 방문을 거절했다.

그렇게 이날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죽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그가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가 나타나자 풍사의 창백한 얼굴은 더더욱 하얗게 질렸다.

“사부님……”

백경사신 풍사가 대해멸존의 제자였다니.

이 순간 사해맹의 수하들은 놀란 눈으로 백경사신 픙사와 대해멸존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다.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대해멸존에게 백경사신이란 제자가 있었다는 것은 모두 금시초문이었다.

백경사신도 자신이 대해멸존의 제자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놈이 진정 내 제자란 말이냐?”

“사부님……”

“정녕 아직도 노부를 스승으로 생각한다면 스스로 자결하여 너의 죄를 씻어라.”

대해멸존의 말은 추상과 같았다.

“……”

풍사의 몸은 부르르 떨렸다.

허나 그는 곧 이를 악물었다.

이미 그는 모든 것이 틀렸음을 깨달은 것이다.

사해맹의 인물들은 모두 대해멸존에게서 기울은 뒤였기 때문이었다.

일의 앞뒤가 어찌 되었건 대해멸존의 존재는 사해맹에 있어선 하늘이다.

풍사가 아무리 떠들어봐야 그 누가 하늘을 거역하랴?

풍사는 돌연 안색이 험악해졌다.

그는 대해멸존에게 거칠게 말했다.

“사부, 좋아하지 마라. 나는 너 같은 늙은이를 사부로 둔 적이 없다.”

“뭣이라고?”

대해멸존은 이 뜻밖의 말에 분기탱천하여 백발을 파르르 떨었다.

“내가 너 같은 배은망덕한 놈을 사해맹의 법도로 징계하겠다.”

대해멸존은 풍사의 머리를 내리쳐갔다.

휘잉!

100년 이상의 내력이 실린 용두괴장은 웅후한 파공성을 일으켰다.

족히 천 근 이상의 무게로 떨어지는 용두괴장.

“흥!”

풍사는 코웃음을 치며 재빨리 괴장을 향해 장을 날렸다.

우르릉-!

폭음과 함께 용두괴장은 튕겨나갔다.

“헉!”

대해멸존은 달아나려는 괴장을 간신히 잡고는 휘청휘청 뒤로 세 걸음 물러났다.

풍사는 다시 한 걸음 반을 물러났을 뿐이었다.

대해멸존은 대경하여 외쳤다.

“그것은 광혼무(狂魂武)! 네가 언제 그런 무공을……”

곧 대해멸존은 이를 갈았다.

“이놈! 백경단을 팔고 그 따위 마공을 익혔구나! 백경단을 판 댓가가 고작 그거란 말이냐, 고작!”

광혼무(狂魂武)!

대성을 하게 되면 인성이 마비되는 극마공이다.

풍사는 돌연 이를 부드득 갈며 외쳤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모조리 없애주겠다.”

스르릉-!

그는 허리에 찬 긴 검을 뽑아냈다.

그가 검을 한 차례 휘두르자 용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우우우웅-

그것은 실로 100년 이상의 내력을 주입시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현상이었다.

중인들은 그 광경에 모두 안색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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