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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살마신 9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9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9화

9화. 너 정체가 뭐야

 

 

"야, 66번! 너 이 새끼? 진짜 대단하더라? 와아……. 난 맞고만 있길래 꼼짝없이 지는 줄 알았어?"

"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맷집이랑 힘은 있잖냐? 처음부터 상대가 실컷 공격하다 지치기를 기다렸지."

2번 패거리는 이곳 마교로 들어오기 전부터 같은 또래들 사이로 주먹질 좀 하던 애들이다. 그래서 상대를 보면 대략 어떤 식으로 싸워야 하는지 정도는 다들 알고 있었다.

요령도 근성도 있는 이들에게 부족한 건 그저 내공과 전문기술을 가르쳐줄 스승 뿐.

"와. 근데 다시 생각해도 대단하네. 분명 저 녀석 기를 썼을 텐데."

"응? 뭐야. 내가 상대한 녀석 기를 사용할 줄 아는 녀석이었어?"

그냥 쉽게 이겨, 별 볼일 없는 놈인 줄 알았더니 그리 대단한 놈이었다니…….

66번의 어깨가 으쓱으쓱 거린다.

그렇게 초상집 분위기였던 2번 패거리는 단번에 잔칫날이 되었다.

그리고 반대로 마교 자제 무리 내로는 암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13번 괜찮아?"

"놔."

탁. 11번의 손길을 뿌리치고는 성큼성큼 공동 밖으로 나가는 소년.

"야, 13번! 야!"

"놔둬."

"아니 그래도……. 그냥 저렇게 보내도 돼?"

"머리 좀 식힐 필요는 있겠지."

13번은 다섯 명 중 제일 약했다. 제일 강한 5번하고는 그 차이가 상당할 정도로.

그래도 분명 마공을 사용할 줄 아는 아이였다. 그런데 졌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꽤 컸다.

'혹시 녀석도 마교 출신인가?'

 

***

 

66번이 13번을 쓰러뜨리면서 쥐 굴 내엔 다시 무거운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마교 자제들을 열성적으로 추종하던 이들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레 주위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치 저들을 따르면 금세 고수가 되어 마교 내에서 출세를 할 것처럼 선전을 해오던 극성 추종자들은 다들 꼬리를 말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부정적인 기운은 쉬이 전달되는 법이지.'

천강은 떴던 눈을 슥 감았다.

현재 있는 곳은 제2훈련장.

하루 두 시진. 심법을 훈련하는 곳이다.

이제 졸업관문까지 15일밖에 남지 않아서 일까? 많은 아이들이 단전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생존자는 277명. 단전은 만드는데 성공한 아이들은 103명이다.

'이전에 비해 확실히 수준이 올라갔어.'

단순히 마교의 수준이 높아진 게 아닐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다들 70년 전에 비해 체격도 좋고 건강한 걸 보면 말이다.

'중원이 살만 해진 건가?'

천강이 쥐 굴에 처음 들어왔던 70년 전은 극심한 기근으로 다들 죽어가는 시기였다. 당시 천강은 고아로 도둑질을 하며 전전긍긍하다, 정말 운이 좋아 마교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 기근은 천강이 죽기 직전인 50년 전까지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사람들은 앞으로 50년은 더 흘러야 상처가 아물지 않을까 추측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애들 상태를 보면 아무래도 잘 해결이 되었나보군.'

천강은 잡념을 떨치고 가만 집중했다.

손끝으로 공기 중의 기가 흘러들어온다. 쭉 어깨까지 타고 올라와, 임맥에 자리를 잡고 그 안에서 유영한다.

'지금 이 방법이 흡성대법과 똑같아 망정이지, 전생의 경험이 없었다면 비급 구결만으로는 한 세월이었겠어.'

북명신공은 다른 심법으로 단전을 만든 이는 익히지 못한다.

주변에 있는 자연의 기를 먼저 느낄 줄 알아야하고, 그걸 엄지부터 임맥을 통해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근데 처음 무공에 들어서는 이가 어찌 자연의 기를 느낄 수 있을까? 설령 그걸 성공해도 기가 다니는 통로를 어찌 알 수 있을까?

'이건 원래 일인 전승이었던 게 분명해. 스승이 되는 자가 도와줘야만 했던 걸 거야.'

그러나 지금 그는 혼자. 천강은 꾸준히 지속했다.

마치 돌 틈 사이로 소량의 물줄기가 흘러가듯, 그의 좁은 통로로 기가 소량씩 이동해 임맥에 머물다 흩어진다.

천강은 쉬지 않고 공기 중의 기를 빨아들이는데 전념했다.

 

***

 

"야."

"어, 왜?"

"진짜 말 안 해줄 거야?"

"뭘?"

천강이 고개를 들자, 1번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말했다.

"네 정체 말이야. 아무리 봐도 너 뭔가 수상해!"

"또 그 이야기냐……."

요즘 시시콜콜 천강을 괴롭히는 1번의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 네 정체가 뭐냐? ]

아마 1번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아이들의 공통된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디로 고개를 돌리든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진짜로 별다른 뒷배가 없는 천강은 언제나처럼 같은 대답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별 거 없어. 그냥 바깥에서 들어온 고아라니까?"

"그럴 리가! 그런 녀석이 저 돼지를 한 대도 안 맞고 이긴다고? 심지어 뭐라고 했더라, 98번?"

"으응. 얼마나 맞았는지 나중에는 쓰러져 손가락 하나 까딱 못했어."

"와아. 그런데 그저 그런 고아 출신이라고?"

1번이 검지로 한쪽을 슥 가리킨다. 화장실을 가던 66번은 자신을 정확히 콕 짚어 중얼거리는 1번을 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런 쌍년이?! 야, 1번! 너 왜 기분 나쁘게 손가락질을……."

그러나 천강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꽁지 빠지게 도망간다. 그걸 본 1번의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너어……. 어서 말해! 어디 신비주의 문파의 제자라던가 그런 거야?"

"그런 거 아니래도."

"그럼 역시 그거네."

1번의 확신에 찬 표정에 98번이 다가와 묻는다.

"그게 뭔데?"

"바로 마두의 자녀인거지!"

"에, 에엑?! 마, 마, 마두의 자녀?!"

98번의 비명에, 주위에서 함께 귀를 쫑긋하고 있던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천강은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태를 수습했다.

"아, 나 마두 자식 아니라니까. 그냥 평범한 고아라고!"

그러나 주변 아이들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이다. 오히려 저 멀리까지 마두의 자녀라고 퍼지는 걸 보며 천강은 그냥 사태 수습을 포기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때 갑자기 식감을 자극하는 묘한 향기.

"오. 식사 왔다!"

"읏챠. 그럼 밥이나 먹어볼까."

아이들이 줄을 선다. 천강 무리는 당당하게 제일 앞으로 갔다.

의도치 않게 명성이 높아지면서 천강이 득보는 게 몇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이 배식이었다.

"99번, 98번! 빨리 와!"

"응!"

"알았다."

매 끼니 감자 하나. 이것은 불문율이다. 그러나 감자 크기는 각기 제각각 아닌가?

그래서 처음에는 먼저 줄을 선 이들이 큰 걸 가져갔단다. 일명 선착순.

그러나 힘 있는 이들이 그 꼴을 두고 볼 리 없었고, 결국 암묵적으로 규칙이 생겨났으니…….

'강한 순서대로 감자를 가져간다.'

처음엔 반발이 심했으나 그걸 주장하고 나선 이는 바로 2번 패거리.

선착순으로 먼저 후다닥 가져간다쳐도, 몇 명을 본보기로 손을 봐주자 아이들은 그 규칙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천강 일행이 이리 맨 앞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현재 쥐 굴 내에서 제일 강한 세력 중 하나였기에.

배식하는 곳으로 가자, 2번 패거리와 마교 자제들이 감자를 고르고 있는 게 보였다. 그들은 제일 큰 감자를 골라 하나둘 뒤로 갔다.

"어디보자. 좋아! 오늘은 너로 정했닷!"

"그럼 난 이걸로."

1번과 98번도 하나씩 고른다.

그에 천강도 하나 고르려는데 누군가 슥 알맹이 큰 걸 건넨다.

고개를 든다. 조교 초아가 생글생글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다. 천강은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그걸 받아들었다.

"99번. 오랜만! 내가 너 주려고 미리 빼 논 거야."

"예, 감사합니다……."

"호호호. 별 말씀을. 근데 혹시 이따 잠깐 시간 돼?"

왜 그러지. 불안하게.

조교의 얼굴을 슥슥 살핀다. 그저 해맑게 웃고 있어 무슨 생각인지를 알 수가 없다.

같이 일하는 다른 두 조교의 얼굴을 봐도 역시 모르겠다. 이유는 몰라도 그들은 천강에게 감자를 건네준 여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서열상 그녀보다 아래인 게 분명했다.

'이년 성격상 싱글벙글 쪼개는 게…… 딱 봐도 골치 아픈 일이구만.'

그에 바로 거절한다.

"아뇨. 아주 바빠요. 매우 바쁩니다. 예쁜 누나 얼굴을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너무 바빠서……."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암실에서 주운 네 물건을 버릴 수밖……."

뭐? 암실? 내 물건?!

"시간 남아요!"

"응? 방금 매우 바쁘다고 안 했어?"

"아, 그래도 누나 보는 건데 어떻게든 만들어야죠."

"그래? 그럼 이따 데리러 올게. 딴 데 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네……."

하아……. 이 여우 같은 년. 대체 내 육포를 어떻게 알아챈 거지? 분명 다가오는 발소리도 신경 쓰고, 숨기기도 잘 숨겼는데…….

천강은 이마를 부여잡고는 일행에게 돌아갔다.

1번이 천강의 손에 들린 감자를 보고는 눈을 크게 뜬다.

"야! 너 그거 뭐야?! 왜 내거보다 하나 반이나 더 커?!"

"아, 그게…… 저 밑에서 찾았……."

"너 솔직히 말해. 그 정도 크기면 나나 다른 애들이 못 볼 리 없거든?!"

멱살을 잡고는 흔들어대는 1번의 행태에 천강은 그냥 생각을 놓기로 했다.

가끔 인생은 이렇게 아무 생각 없는 게 편하다.

감자 한 입 베어 물고.

"야, 99번! 너 지금 내 말 무시……. 웁웁?"

감자 한 입 넣어주고.

"이제 됐지? 너도 이제 나랑 한 배 탄 거다."

"……."

"음? 뭐야. 너 어디 아프냐? 얼굴이 갑자기 왜 이리 빨ㄱ……?"

천강이 손을 내밀자 재빨리 한 발짝 떨어지는 1번.

그녀는 붉게 물든 얼굴로 그를 노려보더니, 감자를 입에 문 채로 후다닥 공동 밖으로 달려 나갔다.

"야, 어디가! 내 감자는 주고 가야지! 야?!"

그러나 뛰어가는 그녀의 머릿속엔 그 말이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아니, 본인 입이 닿았던 걸 주다니!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혹시…… 이것은 혼례를 올리라는 하늘의 뜻……?'

그렇게 당사자가 들으면 기염을 토할 엉뚱한 상상을 하는 1번이었다.

 

***

 

"빨리 좀 뛰어, 99번!"

"헉. 허억……. 야. 너 먼저 가……. 나 너 따라가다간 뒈지겠다……."

"아, 더 팍팍 좀 뛰어 봐!"

천강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1번이 눈을 매섭게 뜬 채 그를 쳐다보고 있다.

'뭐지? 얘 갑자기 왜 이렇게 날 달달 볶아?'

밥 먹고 난 뒤로 무슨 바람이 분지는 몰라도, 마치 그의 스승이라도 된 것 마냥 겁나게 다독여줬다.

1번은 천강보다 다섯 발짝 앞에서 그의 속도에 맞춰 뛰며 그를 더욱 채찍질했다.

"빨리! 그러고도 남자야?"

"야! 아니…… 아무리 남자라도 뭐 먹은 게 있어야 뛰지! 어후. 숨차……."

아까 조교의 말을 듣고 난 이후 천강은 곧바로 암실로 뛰어갔다. 제발 그녀가 말한 그의 물건이 육포가 아니길 간절히 빌면서.

그러나 없었다. 그의 특식인 고기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빡세게 훈련하고 늘 배부르게 먹다가 졸지에 강제 금식을 하게 된 천강은 두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운 걸 느꼈다.

'이건 훈련하면 손해야. 근손실이라고!'

그러나 아까 천강의 감자를 물고 달아났던 1번. 그 말을 오해하고는 어깨가 축 처진다.

"미, 미안……. 나도 그러려던 건 아닌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 감자까지 다 먹어버리게 된 그녀. 1번이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걸 본 천강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얜 또 왜 이래? 금방까지는 못 잡아먹어 안달이더니, 이젠 기가 팍 죽었네?

"야야. 너 거기 서서 뭐해? 빨리 뛰어 와. 늦게 오면 놓고 간다?"

"으응. 아, 알았어."

항상 저 앞 선두에서 폴짝폴짝 신나 날뛰던 애가 오늘 따라 기이한 행동을 하는 걸 보며, 천강은 생각했다.

'아,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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