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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살마신 1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1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1화

1화. 흑살마신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죽어랏!"

"죽엇!"

살아생전엔 조금씩은 다를지 몰라도,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

"뭐하는 거야? 이 미친 새끼야! 똑바로 좀 해!"

"탈백연마, 너나 잘……. 끄아아악!"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이다.

천산 어느 공동. 수십 구의 시체가 나뒹구는 곳.

수많은 살기들이 한 곳을 향한다. 마교에서 교주를 제외하곤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고수들. 그들은 한 남자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끝은 금세 찾아왔다.

"커헉."

"괴, 괴물 같은 놈……."

분명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독에 중독돼 다 죽어가는 천마의 목만 치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분명 그리 생각했거늘.

열 명 중 일곱이 벌써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람에게 이리 당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그 강하다던 서열 1-10위 마두들이 한 남자를 넘어서지 못하고 지금 이렇게 죽임을 당하고 있었다.

"저것이 바로 흡성대법……."

"추혼살개, 뭘 멍하니 있는 거야?! 그냥 이대로 뒈지고 싶어?"

"허나, 저 괴물을 대체 어떻게……."

그런데 그 때,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그들의 적이 몸을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걸 놓칠 그들이 아니었다.

남은 세 마두들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약속했다는 듯 한꺼번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랏!"

비틀거리던 남자의 몸이 우뚝 멈춰 선다. 숙여 음영이 진 입술이 작게 달싹인다.

"단전은 공허히 비우고. 깊이는 깊은 계곡같이……."

술에 취한 듯 잠깐 비틀거리던 남자의 신형이 움직였다. 그는 눈 깜짝할 새에 한 마두 앞으로 나타나, 장법으로 놈을 강하게 날려 보냈다. 그 틈에 양쪽에서 두 마두가 달려들었다.

"네 이놈!"

"과연 이것도 막을 수 있나 보자!"

머리로 짓쳐드는 두 개의 날붙이. 하나 같이 강대한 기운이 품어져 있다. 단단한 성벽조차도 단번에 부숴버릴 만큼 가공할 힘이.

그러나 남자의 행동은 지극히 단순했다.

강기가 둘러진 손으로 두 공격을 비스듬히 흘린다. 그리고 그는 당황해 하는 두 마두의 몸에 손을 가져다댔다.

"큿. 젠자아앙!"

"끄아아악!"

손바닥을 통해 맹렬히 파고드는 마기. 두 마두는 어떻게든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발악을 하며 날붙이로 남자의 몸을 사정없이 내려쳤으나 헛짓거리였다.

갑자기 기가 빨려나가면서 기맥이 흐트러지더니, 돌연 기운용이 잘 안된 것이다. 그 상태에서 팔을 휘둘러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마치 새 부리에 잡힌 벌레가 살고자 발버둥치는 몸부림에 불과했다.

"컥…… 커억……."

"끄으윽……."

그렇게 둘은 그에게 모든 내공을 빼앗긴 채 마른 장작으로 변모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남자가 고개를 들어 하나 남은 마두를 바라본다. 그의 진한 미소에 재빨리 전장으로 복귀하던 놈은 걸음을 멈추고는 주춤거렸다.

남자가 한 발짝 나아간다. 놈이 뒤로 두 발짝 물러난다. 남자가 다시금 한 발을 내딛자, 녀석은 뒤로 자빠져 네 발로 기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살려줘, 흑살마신……!"

흑살마신 천강.

마교 순위 11위. 흡성대법 무공의 소유자.

그에게 기를 빨린 피해자는 하나 같이 피부가 시커멓게 변해버린다 해서 붙여진 칭호.

정파인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하지만, 이곳 마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는 말 그대로 공포 그 자체.

살아만 있다면 그 생명의 기운을 모조리 가져가고 마는 죽음의 사신.

마두는 무릎을 꿇고는 그 앞에 싹싹 빌었다.

"흑살마신. 응? 제발 한 번만……."

"후우……. 자네, 공자님께서 뭐라 하셨는지 아나?"

흑살마신은 무공도 괴이하지만, 성격 또한 상당히 괴짜였다. 살인을 밥 먹듯이 하면서 꼭 어디서 읽고 주워들은 걸 학자 마냥 이리 이야기한다.

그러다 기분이 좋으면 살려주곤 했는데, 마두는 그것에 희망을 걸며 조심스레 물었다.

"뭐라…… 하셨던가……?"

"공자님께선 말씀하셨지. 내가 원하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 난 그대가 살기를 바라네. 그러나 공자님 말씀이 그러지 말라하니 내 어쩌겠나?"

"그…… 혹시 공자님께서 살생을 자제하란 말씀은 안 하셨는가?"

마두가 굉장히 비굴한 얼굴로 물었다.

"음……. 글쎄. 그런 글은 읽은 기억이 없어서 말이야. 그럼 잘 가시게!"

"야, 이 씨발 새……."

콰드득.

마지막 마두는 곧바로 모가지가 세 바퀴 돌아가며 절명했다. 천강은 시체들 앞에서 가슴을 부여잡고는 비틀거렸다.

"큭."

몸 곳곳에 자리한 이종진기들이 한 차례 출렁이는 게 느껴진다. 방금 놈들과 싸우며 새로이 흡수한 막대한 기들이 기존에 몸속에 있던 반란군에 합세해 그의 진기를 몰아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젠장. 더럽게 힘들구만. 그동안 고생 좀 했겠어, 천마 나으리."

한 몸속에 있는 진기도 주인 말 안 듣고 이렇게 반발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데, 수많은 마인들을 다스리는 교주는 얼마나 힘들까.

"믿고 따라주는 이들이 있어 감내할 수 있는 거네."

"스승을 제외하곤, 일평생 혼자였던 나로선 이해 못할 소리로군."

천강은 몸을 비틀거리며 어둠 속으로 나아갔다. 마교 서열 상위 열 놈을 처리하는 동안 상처 따윈 단 하나도 입지 않았으나, 그의 걸음걸이는 큰 부상을 당한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어둠 속으로 두 인영이 보인다. 한 명은 이곳 천산의 주인이자 모든 마인들의 우두머리, 천마. 다른 이는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소교주.

천강은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생명의 빛이 거의 꺼져가고 있었다. 중후하고 강대한 그의 기운은 꺼져가는 촛불마냥 활활 마지막 불길을 태우고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래서 한때는 사람이 태어난 목적은 죽기 위해서인가란 엉뚱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도 아니면 고통 받기 위해서라든지. 어찌됐든 중원이란 곳은 늘 배고프고 굶주리는 곳이니까.

천강은 그에게 나아가 손을 내밀었다.

"자, 약속은 지켰다. 그러니 이만 비급을 내놔."

"……쓸모없을 텐데. 다른 걸 받아가는 게 어떠한가?"

"그냥 줘."

천강은 말하는 것도 힘들어 그냥 짧게 응대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언제 온몸에 피를 쏟아내며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천마가 그 아들을 바라보자 소교주가 책 한권을 내어주었다. 그곳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북명신공

 

"하하하. 드디어……!"

이걸 얻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던가. 지금 자신이 익힌 흡성대법은 강하긴 해도 문제가 많은 무공이었다.

적의 기를 흡수해 금방 강해질 수 있으나, 자신이 가진 진기보다 외부에서 들어온 기가 너무 많아질 경우 자칫 폭주할 수 있었다.

지금 천강의 몸 속 이종진기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은 상태. 천강은 자리에 앉아 빠르게 비급서를 훑었다.

"아, 아버지!"

귓가로 소교주의 비명이 들려온다. 천마 또한 사람. 그 생이 다한 것이리라. 원래대로라면 앞으로 몇 십 년은 거뜬했을 것이나, 아까 죽인 놈들이 반란을 꾀하면서 천마를 음독시켰다.

회복이 불가능한 걸 깨달은 그는 자신의 후계를 위해 천강의 최대 관심사인 북명신공의 비급서를 꺼내들었고, 천강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팔락.

비급서를 빠르게 읽어 내려간다. 그 원리의 구결부터 해서 몸속에 하나로 자리를 잡는 것까지. 다양한 흡수 방법과 그 운용법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독을 세 번이나 한 천강은 그걸 바닥에 내려쳤다.

"젠장."

왜 천마가 쓸모없을 거라 말한 지 깨달았다. 다른 심법으로 단전을 만든 사람은 북명신공 자체를 익힐 수 없었던 것이다.

"하아……. 결국 북명신공의 비급도 해답은 못 되는 거였어?"

- 흡성대법의 원류인 북명신공의 비급을 찾아라. 그리하면 살 수 있다.

스승의 말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길이 달랐다니.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때론 어떤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걸 사람들은 천명이라 부른다.

"쿨럭."

"흑살마신!"

여기까지인가.

스승님의 말씀을 듣고,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폭탄을 맨 채 어떻게든 늦추고 잘 관리해 버텨왔는데……. 결국은 내 스승과 같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다니.

스승을 만나 입문한지 10년.

돌아가신 뒤 강호에 출두한지 5년.

내 나이 서른.

과거의 인연들과 사건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시야가 흐릿해졌다 맑아지길 반복한다.

'좆같은 인생. 그래도 좋은 스승 만나 잘 놀다 갑니다.'

천강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렇게 흑살마신의 인생은 끝이 났어야 했다. 그런데…….

짝.

볼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감각.

"야. 정신이 좀 들어?"

응?

눈을 뜬다. 왠지 눈에 익은 공간이 보인다. 여기는…….

'천산 쥐 굴……?'

 

***

 

마교에서는 주기적으로 강호에서 어린아이들을 데려다가 인력을 충원한다. 그 시작이 되는 초입부가 바로 천산 쥐 굴. 천강은 지금 그곳 치료실에 있었다.

"99번. 너 진짜 운이 좋구나? 나 이번엔 너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말하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그 99번이 날 가리키는 것 같은데.

고개를 내리자, 천강은 자신의 조그마한 손과 발을 볼 수 있었다.

'마교 10대 강자들과 싸우고 죽음을 맞이한 줄 알았는데……. 내가 아직도 주마등을 겪고 있는 건가?'

그러나 지금 그의 뒤통수를 만져대는 소년은 과거 기억에 없는 인물이었다. 워낙 어릴 때라도 힘들었던 만큼 천강은 당시 교관뿐만 아니라 같이 있었던 이들 얼굴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더럽게 아프네. 누가 내 뒤통수에 대고 비기라도 날렸나.'

천강은 신경질적으로 소년의 손을 쳐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데, 그 순간 그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음을 느꼈다.

감각이 너무 생생했다. 꿈이나 주마등이라고 하기엔 뒤통수의 통증이 너무 선명했다. 그런데 몸은 작아지고 몸속엔 내공이 한줌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대체…….

"이봐. 내 이름이 혹시 어떻게 되지?"

"99번이지?"

전생에 쥐 굴에서의 천강의 번호는 47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99번이다.

"지금 천마가 몇 대째지?"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해?"

"빨리 말해."

"글쎄……. 듣기론 27대째라는 것 같던데?"

27대……. 천강이 죽기 전 그보다 한발 먼저 뒈진 천마가 26대였다. 그런데 이놈 말로는 현재 천마는 27대란다.

'설마 나 환생한 건가?'

그에 이것저것 캐물으나 이 녀석 또한 아는 건 많지 않았다. 천강은 질문을 바꿨다.

"근데 내가 왜 여기 있는 거냐?"

"어이. 정말 기억 안 나? 너 오늘도 66번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기절해 왔잖아."

"내가 기절을? 자세히 말해봐."

녀석의 말은 이러했다. 현재 이곳 쥐 굴엔 애들을 괴롭히고 다니는 패거리 하나가 있는데, 그놈들에게 매일 맞아 입원하는 게 지금 이 몸의 일상이었다고.

"그러니까 나를, 기술을 연마할 목적의 살아있는 허수아비 취급했다 이거네?"

"음…….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네."

천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한 차례 움직여보곤 자신을 98번이라 소개한 소년에게 말했다.

"가자."

"어딜?"

어디겠는가. 천강은 목을 좌우로 뚜둑뚜둑 풀며 말했다.

"그 새끼들 조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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