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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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06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75화
혈하-第 175 章 천강무원대진
사군보가 대경하는 순간,
“하하하…… 천강무원대진에서 발출되는 천강에 걸리면 천하의 금강불괴지신이라 해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것은 남궁혁의 득의에 찬 비웃음이었다.
사군보는 천만근도 더 되는 무게의 오른손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일장을 밀었다.
바로 코앞에 종남 신무도장의 장력이 밀려온 것이었다.
펑!
거센 폭음과 함께 두 장력은 격돌했다.
허나 그 순간,
“윽!”
사군보는 뜻밖에도 가슴을 둔중한 쇳덩이로 얻어맞는 충격을 느끼며 뒤로 네 걸음이나 밀려났다.
그는 그만 안색이 크게 변했다.
‘믿을 수 없다. 종남 신무도장의 공력은 나보다 몇 단계 아래다. 헌데 내가 밀려나다니……’
허나 더 이상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가 물러나는 순간,
스슥!
그림자같이 옥면검룡 남궁혁이 따라 붙었던 것이다.
쉬익-!
사군보는 남궁혁의 장검을 간신히 피해냈다.
허나 그 순간 사방에서 엄청난 압력이 계속 그를 몰아붙여 그는 비틀거렸다.
파앗-!
청미서생 성육운의 소맷자락이 사군보의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사군보는 가슴을 쇠몽둥이로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펑!
‘단포공(段袍功)이군!’
사군보는 심하게 비틀거렸다.
그의 앞가슴은 옷자락이 찢어지고 붉은 선혈로 물들기 시작했다.
다시 안개 속에서 몇 개의 인영이 나타났다.
휘이익!
조금 전 공격했던 3인은 벌써 자취를 감춘 것이다.
“흐흐흐…… 과거 묵혈대제 사악이 다시 살아난다 해도 이 진법에서는 10초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탈명혈하! 네가 비록 강하다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안개 속에 나타난 인영들은 청미서생 성육운과 그리고 두 명의 노인이었다.
쌔액-!
위잉-!
청미서생 성육운의 웅후한 장력이 사군보를 휩쓸었다.
사군보는 이를 악물고 쌍장을 떨쳤다.
우웅-!
묵 빛 장영이 일어났다.
펑펑!
“윽!”
사군보는 역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양팔이 부러져 나가는 것 같은 고통에 기혈마저 들끓었다.
더구나 사방에서 몰려오는 압력에 전신의 경맥은 유통이 잘되지 않았다.
바로 이때 두 명의 노인이 일제히 장력을 날렸다.
그것은 도저히 피할 틈이 없었다.
그들의 장력은 그대로 사군보의 어깨와 가슴을 강타했다.
펑펑!
“우욱!”
사군보는 기혈이 마구 들끓으며 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는 뒤로 물러나며 참담하게 변했다.
허나 바로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그렇다! 이 진법을 전개하는 36인은 진법의 변화와 작용에 의해 각자의 내공이 상대방에게 자유자재로 이동되고 있다. 결국 이들은 몇 명의 내공을 한 사람이 모아 발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군보가 이것을 깨달은 순간 가슴이 더욱 서늘해졌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천강무원대진이야말로 실로 무서운 진법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다시 두 번째 공격자들이 사라졌다.
동시에 자욱한 안개 속에서 번쩍 새로운 공격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무학과 태을천강 봉단양, 천력패 장충이었다.
“죽어랏, 탈명혈하!”
천력패 장충의 웅장한 일장이 무섭게 뻗어왔다.
위잉-!
사군보는 도저히 그 장력을 피할 수가 없었다.
사방에서 압력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생사탄공을 펼쳤다.
꽈꽝-
그의 가슴에 천력패 장충의 장력이 거센 폭음을 내며 작렬했다.
“윽!”
허나 그 순간 사군보는 오히려 다시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뒤로 다섯 걸음이나 밀려났다.
가슴의 기혈이 마구 들끓고 목구멍이 비릿해지며 선혈이 올라왔다.
원래 생사탄공은 공격하는 상대의 내공이 강하면 자신은 더욱 타격을 받기 때문이었다.
이때 사군보가 채 신형을 세우기도 전에 무학의 송문고검이 백광을 뿌렸다.
스스스-
‘흑!’
사군보는 송문고검의 끝에서 발출된 흰 기류가 가슴을 스치는 순간 화끈함을 느꼈다.
좌라락-!
파팍!
“윽!”
사군보는 다시 태을천강 봉단양의 섭선 끝에 왼쪽 옆구리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 순간 가슴과 옆구리에서 선혈이 뿌려졌다.
위기는 계속됐다.
슈슈슈슈-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리는 순간 그의 안색은 창백하게 변하고 말았다.
바로 불과 대여섯 자 앞에서 다섯 자루의 비검이 날아드는 것이었다.
도저히 피하거나 막아내기는 불가능했다.
사군보는 급히 전력으로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파파팍-!
소용이 없었다.
다섯 자루 비검 중 세 자루만이 조금 방향이 빗나가 그를 스쳤을 뿐 나머지 두 자루는 그의 호신강기를 뚫고 복부와 왼쪽 허리에 깊숙이 박히고 만 것이었다.
‘커흑!’
사군보는 휘청거렸다.
허나 그는 이를 악물고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안개 속에서 냉면신룡 비여래가 튀어나오며 음산하게 웃었다.
“흐흐흐…… 탈명혈하, 이젠 끝이다.”
그의 긴 소맷자락이 펄럭였다.
슈슈슈-!
그의 소맷속에서 세 줄기 은광이 쏘아 나왔다.
그것은 세 자루의 비검이었다.
독이 발라져 있는 듯 비검 끝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일었다.
사군보는 전력으로 손을 뻗어 연속 오지(五指)를 날렸다.
어떤 호신강기도 종잇장처럼 뚫는 천뢰지였다.
허나,
쨍쨍!
두 자루의 비검만이 지력을 맞고 튕겨냈을 뿐 나머지 한 자루는 사군보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
사군보는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틀었다.
그 순간,
찌이익-!
비검은 그의 목 피부를 찢고 스쳐지나갔다.
뜨거운 피가 목을 적셨다.
“흐흐……”
냉면신룡 비여래는 다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사군보의 몸은 이미 완전히 혈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진법의 무서움을 절실히 실감했다.
‘놈들은 개개인으로 덤빌 때보다 무공이 몇 십 배나 증진된 것 같구나.’
사군보의 몰골은 실로 처참했다.
그는 가슴에 긴 상처를 입었으며 혈육이 뒤범벅된 상태에 복부와 옆구리엔 두 자루 비검이 박혀있다.
그밖에도 상처는 수십 군데에 이르렀다.
어느덧 숨 막히는 혈전은 20여 차례나 계속 되었다.
그동안 사군보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는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려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는 공격을 받을 때마다 반격은커녕 자신의 몸을 지키기에도 벅차 무수한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펑!
쐐애앵-!
위잉!
사군보는 대정맹 고수들의 무서운 공격에 이제는 단지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몸은 더욱 찢어지고 피를 펑펑 쏟았다.
한편,
천강무원대진의 밖에서 이 피비린내 나는 혈전을 낱낱이 보고 있던 가마 속의 난자영은 그만 안색이 창백해질 대로 창백해져 있었다.
원래 진법의 밖에서는 안의 상황이 그대로 보였다.
난자영은 절망하여 내심 부르짖고 있었다.
‘바로 같은 사람……기어코 저렇게 될 것을……’
그녀의 옆에 있던 황보경은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탄식했다.
“아……! 정말 대단한 사내군요. 천강무원대진의 모든 살수를 전개했는데도 저렇게 죽지 않고 버티다니.”
그녀는 동의를 구한 듯이 난자영에게 물었다.
“저자의 상처는 보통사람 같았으면 죽어도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거예요. 하나 저자는 마치 불사신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난 언니.”
“……”
난자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몸을 가늘게 떨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대답을 듣지 못하자 황보경은 탄식했다.
“정말 아까운 일이예요. 저런 사람이 정파를 위해 일한다면 정말 원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을 텐데……”
일대의 기녀 황보경의 지혜가 충만한 눈 속에서 미친 늑대처럼 보이는 사군보는 왠지 자꾸만 그녀에게 기이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황보경의 눈빛은 알게 모르게 수십 번이나 변화했다.
허나 그것은 그녀의 깊은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라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버겁다. 젠장.’
사군보는 이제는 완전히 체념상태에 이르렀다.
그의 의식은 완전히 몽롱해졌다.
몇 차례의 대정맹 고수들의 공격에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자신도 모르게 생사에 초월해지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것은 생의 집착을 체념하자 더욱 마음이 맑아진 것이었다.
그러자 문득 그 순간 그의 머릿속으로 한 가지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떠올랐다.
그것은 자신이 익혔던 수많은 무공 가운데 술법에 가까운 기공이었다.
-역천천기도해(逆天天機圖解)!
그것은 바로 300년 전 신산혈뇌(神算血腦) 서문공(西門恭)이 남긴 것이다.
신산혈뇌는 사도제일의 귀재였다.
그는 천하의 모든 진법, 음모, 귀계 등에 능통한 인물로 자신이 얻은 그러한 방면의 기록도 비급에 남겨 놓았다.
그것을 얻은 자가 바로 묵혈방의 머리라는 삼뇌마자 막여천이다.
사군보가 모든 것을 체념한 순간 갑자기 그의 머리는 명경지수처럼 맑아졌다.
그러자 역천천기도해에 기재되었던 수많은 진법도해가 갑자기 영상처럼 그의 뇌에 떠올랐다.
“……”
그것은 실로 기적이었다.
사군보는 어느 순간 전광석화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다.’
사군보는 머리를 급히 회전했다.
천강무원대진에서 몇 명의 고수가 사군보를 공격할 때 그 밖의 다른 고수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공격하는 고수들에게 그들의 내공을 옮겨 전하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고수들은 그 순간 움직이지 않을 뿐더러 내공을 한 방향으로 옮기기 때문에 무공을 펼칠 수가 없었다.
허나 그 시간은 매우 짧다.
그것은 공격자가 초식을 펼치는 그 시간에 한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때 사군보는 순식간에 천강무원대진의 약점을 파악하고 말았다.
또한 그의 머릿속에서 역천천기도해에 기재된 수많은 괴진과 그 파해법들이 떠올랐다.
스팟-!
안개 속에서 세 명의 노인이 튀어나와 사군보를 각기 검과 도, 장력으로 공격했다.
꽈르르릉……!
슈슈슈슉!
사군보는 그들의 공격을 완전히 무시했다.
그는 머릿속으로는 진을 해부하며 무의식중으로 몸을 맡겼다.
“건문 오른쪽으로 삼보!”
그의 신형은 엉뚱한 곳으로 빙글 돌았다.
그러자 광경이 바뀌어졌다.
그의 앞에 그를 공격하던 세 노인이 안색이 급변한 채 공세를 멈추며 물러나는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얼굴은 창백했다.
또 ‘왜 사군보가 내 앞에 있어?’ 하는 의혹이 가득했다.
‘과연 추측이 맞았구나.’
사군보는 자신의 생각이 맞음을 확신했다.
허나 이때다.
츠앗-
안개 속에서 국제강과 무학이 나타나 그를 공격했다.
“천뢰참(淺賴斬)!”
“은하폭(銀河爆)!”
츄츄츄츅!
콰르르릉……꽈우우우우……꽝!
“하하하……”
사군보는 느닷없이 일진의 분노와 원한이 섞인 광소를 터뜨렸다.
그는 엉뚱하게도 그들의 공격을 무시한 채 좌측으로 돌려 쌍장을 뻗었다.
“구유현명장!”
위잉-
펑!
“으악!”
안개 속에서 폭음과 함께 비명이 들렸다.
“뭐야?”
“왜 우리 공격을 피해?”
국제강과 무학은 대경하여 공세를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이때다.
휙-
안개 속에서 다시 세 명의 노인과 옥면검룡 남궁혁이 나타났다.
그것은 진법의 어쩔 수 없는 변화순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싸움의 양상은 엄청나게 급변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