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살마신 24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흑살마신 24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24화

24화. 능력검정

 

 

"형님. 이게 뭔가요?"

상의를 벗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채취해온 이끼들을 올려놓자, 무진이 옆으로 와 조심스레 묻는다.

천강은 그것을 손질하면서 찬찬히 대답해주었다.

"사실 이것의 정확한 명칭은 나도 몰라. 그냥 아는 사람들끼린 이걸 흑이끼라고 불렀어."

"흑이끼요?"

"그래."

졸업 이후. 궁금증이 돋아 이런 저런 기록을 찾아봐도, 이것들에 대한 정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약초꾼들에게 물어도 몰랐고, 이것들은 특이하게도 이곳 암운곡 지하수로에만 서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체는 알 수 없어도 효과는 확실.

이걸 한주먹만 먹어도 몸에 내한성이 생겨난다. 천강을 그것을 먹기 적당한 크기로 나누기 시작했다. 그때 두 사람의 방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여기들 있었구나? 너희들 찾느라 한참 걸렸다고."

"아, 초아 누님 오셨어요?"

"근데 너 왜 홀딱 젖었어? 어?"

천강에게 다가왔다가 흑이끼를 본 초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흑이끼네? 너희들 이거 어디서 났어? 이게 뭔 줄은 아는 거야?"

천강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아뇨. 그냥 먹어보려고 가져왔어요. 밑에서 물놀이 중에 발견했는데, 왠지 맛있어 보여서요."

"흐응~ 정말로?"

초아가 천강의 옆에 붙어 의미심장한 미소와 눈빛을 보냈다. 어서 이실직고해라 뭐 그런 뜻이리라.

그러나 뻔뻔하기로 치면 마교에서도 손꼽히는 전생의 흑살마신에겐 통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 여자도 알고 있다니……. 이거 모르는 사람이 없는 거 아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초아의 스승을 떠올리자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다. 눈앞에 소녀는 주태 녀석 사문의 소속이었다.

"뭐……. 천강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초아가 의심을 거두고는 방긋 웃는다.

정말이지 이 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점이 참 좋다. 불편해 하는 것 같으면 적당히 넘어가주는 그런 부분.

"아무튼 잘 됐네. 이거 그냥 먹으면 하루 종일 몸이 으슬으슬 춥거든. 최하급 영약하고 같이 먹으면 좀 덜할 거야."

과연…….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최하급 영약은 양기. 어느 정도 냉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그럼 누님이 일단 무진이 흡수하는 거 도와주세요. 이따 연화도 부탁하고요."

"알았어~"

천강이 흑이끼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입을 크게 벌려, 단숨에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큭……."

만년설의 눈을 집어먹은 것 같은 차가움과 촉촉하고 매끄러운 식감이 혀를 지나 목구멍 뒤로 스르륵 넘어간다.

천강은 안쪽에서부터 얼어붙듯 퍼져나가는 한기를 가만히 놔두었다. 그것은 빠르게 뻗어나가 금세 온몸에 퍼져나갔다.

그에 따라 서서히 들어오는 오한.

'젠장. 더럽게 춥네. 오늘 저녁 먹기는 글렀다고 봐야겠군…….'

그래도 남들 다 개고통 받을 때, 편히 훈련 받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천강이었다.

그때였다.

"어? 어어?"

흑이끼의 냉기가 몸 구석구석 퍼져나가는 걸 가만히 느끼고 있는데, 초아의 당황어린 목소리가 천강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왜 그래요, 누님?"

"아니, 그게……. 하? 이 애…… 완전 난놈이네?"

"네?"

"보통 영약을 쓰면 그걸 온전히 흡수하는 게 어렵잖아?"

초아가 눈을 감고는 무진의 운기를 도와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 애 별 힘을 들이지 않고 몸이 알아서 기운을 흡수하고 있어…!"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영약을 흡수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분수에 맞지 않게 조금 더 흡수해 보겠다고 욕심을 부리다가 주화입마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이 정도면 9할……. 아니, 거의 완벽하게 흡수하겠는데?"

일단 그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끝난 것인지, 초아가 눈을 뜨고는 한 발짝 물러났다. 그런 그녀의 눈에는 놀람이 부러움이 그득했다.

1할도 흡수 못하는 그녀와는 정 반대 체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허……. 이거 내가 엄청난 아이를 아우로 두었었군.'

 

***

 

"에잉. 정말이지, 좀 쉬려고 했더니 하늘이 도와주질 않는구먼!"

쥐 굴에서 암운곡으로 향하는 길목 한 쪽.

거대한 바위 앞에서 한 노인이 투덜거리고 있다. 그는 비밀통로 입구를 매만지다 이내 욕설을 바가지로 쏟아냈다.

"이런 지랄 맞은 것! 대체 언놈이야, 이걸 부숴 먹은 건? 쓸 줄 모르면 가만 놔두던가. 완전 제대로 고장을 내놓았네!"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몰라도, 마치 회오리 폭풍에 빨려 들듯 진법이 산산조각이 나 가운데로 몰려 있었다.

수리는 불가능하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

'그러기엔 족히 두 시진은 일해야 한단 말이지……. 끙.'

그때 누군가 다가온다. 그를 본 노인의 얼굴이 단번에 활짝 피었다.

"맹익님."

"오! 그래그래. 일할 애는 데리고 온…. 아니, 왜 너 혼자야?"

"그게…… 다들 바쁜 관계로 올 수 없답니다."

"지랄! 다른 앤 몰라도 장비수염 새끼, 걘 볼 것도 없이 대낮부터 술 처먹고 있어! 그러니 당장 데려와!"

"안 그래도 저도 그분부터 찾아갔는데, 천암 쪽 진법 수리 중이었습니다. 오히려 맹익님을 불러 달라 하던 걸요?"

"젠장맞을. 그러고 보니 그쪽 일도 있었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노인이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 그의 옆에서 남자가 조심스레 묻는다.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까?"

"내가 빠듯하게 움직여도 한 시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완전히 부숴 먹은 모양이네요?"

"그래. 킁. 대체 어떤 녀석이 그런 건지…. 자네는 좀 아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듣기론 이번 쥐 굴 출신이 그랬다는군요."

"쥐 굴? 설마 계집애는 아니지?"

"하핫. 맹익님의 손녀 분 아닙니다. 풍문에 의하면 바깥에서 쥐장수들이 데려온 아이라고는 했습니다."

"바깥에서? 조금 수상쩍구먼."

남자 또한 곧바로 동의를 표한다.

"그렇지요. 아무래도 요 근래 외부인 출신이 워낙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놈 이름이 뭐래?"

"왜요? 가서 화풀이라도 하시려고요?"

"암! 안 그래도 바쁜 이 몸을 개고생하게 만들어놓았으면, 다리몽둥이라도 하나 부러뜨려 놔야 셈이 맞을 거 아냐?"

노인의 심술궂은 표정에 남자가 작게 웃었다. 그러나 섣불리 말은 못한다.

"빨리 말 안하고 뭐해? 뭘 뜸 들여?"

"근데 이름이 좀…… 그렇습니다."

"뭔데 그래?"

"천강이랍니다."

"천……강?"

맹익의 얼굴이 뻣뻣이 굳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말없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나직이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좀 그런 이름이구먼."

 

***

 

"자, 그럼 모두 준비하도록."

이틀간의 휴식이 끝나고, 마침내 다가온 본격적인 훈련의 시간.

암운곡에서의 고난이 시작됨에 따라 아이들의 얼굴엔 다소 긴장감이 역력했다.

6명의 조교가 둘로 나뉘어 반은 아이들 후미에, 반은 전방에 가 선다. 조교 소용은 장치 하나를 손에 들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부터 훈련지역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능력 검정이 있다."

능력검정.

암운곡에 막 들어선 신입들만 할 수 있는 일종의 연례행사다.

암운곡의 훈련 장소인 사백동굴은 암운곡으로부터 약 2리 정도 떨어져 있는데, 그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천산을 가로지르는 지하수로를 이용해야만 한다.

그걸 측정하는 것이다. 그곳에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를.

"1등하는 이에게는 하급 영약 하나를 줄 것이다.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역대 최단 기록을 갱신하는 이가 있다면 천산의 보고에서 물건 하나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니 열심히 노력을 해보도록."

아이들의 눈에 욕망의 빛이 어른거린다.

거기엔 천강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오호. 천산의 보고라고?'

천산의 보고.

천마신교의 모든 보물들을 모아놓은 곳.

거기엔 세상의 온갖 진귀한 게 가득 들어있다.

세상을 놀라게 할 전설적인 무기부터 해서, 일반인조차도 단번에 고수의 반열에 들게끔 해주는 영약까지.

그곳에서 쥐 굴 출신이 물건 하나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외부인이 남궁세가에 직계로 입양돼 소가주가 되는 것만큼이나 낮은 확률이라 볼 수 있었다.

'분명 50년 전에는 없었던 보상인데. 흥미롭네.'

당시엔 1등이건 기록 갱신이건 상관없이 보상이 동일했다. 하급 영약 하나로.

'이거…… 간만에 힘 좀 써봐야겠는데?'

일행이랑 적당히 함께 움직이려던 천강의 눈이 강하게 빛났다.

"그럼 다들 준비해라."

조교의 말에 하나둘 물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아이들. 천강 또한 자세를 잡으며 연화와 무진에게 말했다.

"이번엔 나 먼저 달려갈 테니까, 천천히들 와."

"훗. 그럼 나랑 일대일 제대로 경쟁할래?"

팔다리를 쭉쭉 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 연화.

확실히 이번 기수에서 천강의 상대가 될 만한 이들은 2번 아니면 1번이었다.

그러나 2번과 싸워본 천강은 그를 경쟁 대상에서 제외했다. 2번은 1번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뒤떨어졌기에.

"그럼 무진아. 너 혼자 잘 올 수 있지?"

"예. 걱정 마십시오, 형님."

"그래. 무리는 하지 말고 체력 배분 잘 해서 따라와라."

"알겠습니다!"

천강과 연화가 자세를 잡는다. 그 외 아이들도 모두 자세를 잡는다.

서서히 팔을 들어 올리는 조교. 그녀는 손에 든 장치를 작동시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출발!"

소용과 조교 셋이 선두로 쭉쭉 나아간다. 그 뒤를 아이들이 재빨리 따라간다.

그에 질 새라 뛰쳐나가는 2번 패거리와 마교 자제들. 그리고 천강 일행.

"아하핫! 내가 1등이닷!"

"젠장. 무슨 여자애가 저리 힘이 넘쳐?!"

천강은 가만히 호흡을 고르고는 제자리서 대기했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지는 순간, 단번에 도움닫기를 해 몸을 날렸다.

파바박.

"악!"

"아악!"

"앗. 누, 누구야?! 내 머리를 밟은 게!"

미안, 친구들. 조금만 실례하자고.

반원으로 뚫려 있는 지하수로. 그 안에서 경쟁하듯 나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머리를 밟고, 거침없이 쭉쭉 앞으로 뛰어간다.

갈수록 머리 숫자가 줄고 거리가 벌어져 난이도가 올라갔지만, 천강은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듯 능숙하게 선두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아악! 어떤 개잡놈이 감히 이 몸의 머리를!"

"미안~"

"99번, 너 이 자식!"

66번의 비명이 날아오고.

"꺄악. 누, 누구야?!"

"어이쿠. 이런 실수."

"너어어……!"

7번 매화의 앙칼진 목소리 또한 귀에 들려온다.

천강은 능숙하게 5번, 2번의 머리 또한 밟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두 사람.

그러거나 말거나 천강은 물 수면을 기를 이용해 두 번 튕기듯 밟고는 단숨에 최선두인 연화의 머리에까지 올라섰다.

그리고는 꾸욱 힘을 줘 그 10보 앞에 폴짝 착지하면…!

"후에엥?!"

"1등!"

뒤를 돌아본다. 아이들이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장자리가 물이 얕은데도 불구하고 허리 가까이까지 닿는 까닭에 아이들은 쉽게 속도를 내지 못했고, 그나마 기를 사용할 줄 아는 이들만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느린 건 느린 것.

선두를 잡은 그를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으리라. 특히나 이 중에서 천강 자신이 내공 양도 가장 많지 않은가?

목표지점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모르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힘 배분을 제대로 하면서 나아가는 천강.

연화가 그 뒤를 따르며 빽 소리친다.

"야! 치사하게 다른 사람들 머리 밟고 가는 게 어딨어!"

"너도 해. 하면 되잖아?"

"그게 말이야, 방구야! 그리고 숙녀의 머리를 밟다니!"

"흠. 그건 미안하게 됐네. 솔직히 내가 연화 너인 줄 몰라서 밟은 거야. 내가 너인 걸 알았으면 밟았겠어?"

“이익……! 얄미워! 너 잡히기만 해봐!”

그때 동굴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지하수로를 흐르는 물의 흐름 또한 약간이지만 강해진 게 느껴진다.

‘여기부터가 진짜지.’

천강은 발끝에 감각이 사라지는 걸 느끼고는 앞으로 쭉쭉 헤엄쳐 나아갔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1999 흑살마신 958
1998 흑살마신 901
1997 흑살마신 999
1996 흑살마신 944
1995 흑살마신 927
1994 흑살마신 918
1993 흑살마신 1018
1992 흑살마신 922
1991 흑살마신 980
1990 흑살마신 916
1989 흑살마신 951
1988 흑살마신 964
열람중 흑살마신 975
1986 흑살마신 923
1985 흑살마신 907
1984 흑살마신 850
1983 흑살마신 994
1982 흑살마신 928
1981 흑살마신 906
1980 흑살마신 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