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살마신 90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흑살마신 90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7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90화

90화. 천진악

 

 

"야. 들었어?"

"뭘?"

사백동굴에서 훈련을 하던 아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교관들의 단체 사망사건 이후, 훈련에 매진하느라 수다라는 걸 잘 하지 않는 그들이었으나 왜인지 오늘은 제법 시끄러웠다.

"이번에 쥐 굴 졸업하고 새로 들어올 신참 애가 있는데, 실력이 장난 아니라더라."

"어느 정도인데 그래?"

"천강 들어올 때와 거의 비슷하다던데?"

"에이. 말이 안 되지. 천강 걔는 이제 2년차인데 벌써 초절정이잖아? 그런 괴물이랑 같다고? 비교가 될 걸 비교해라."

그때 옆에서 그 이야기를 같이 듣던 다른 아이가 끼어들며 말했다.

"야. 나도 동기한테 들었는데 진짜 장난 아니래. 이번에 3년차 대표가 걔 손 좀 봐주려다가 역으로 탈탈 털려서 지금 암운곡에서 요양하고 있다잖아."

"정말로?"

"어."

아이들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언제나 새로운 동료의 유입은 즐거운 법이다. 실력도 있다면 더더욱.

"다만 걔 실력만큼이나 성깔도 장난 아니라던데?"

"뭐 어때. 실력만 좋으면 됐지. 천강이 알아서 해주지 않겠어?"

"하긴. 그 악독한 소운 선배도 천강 덕분에 완전 개과천선해서 사람 됐잖아."

아이들은 은근히 신입 실력이 매우 뛰어나길 바랐다. 그건 곧 그들의 전력이 되기 때문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암운곡의 최강자인 천강의 실력을 다시 엿볼 수 있을까 해서였다.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

 

***

 

"987, 988……."

늦봄. 따스한 바람이 부는 천산 어느 중턱.

한 소년이 검을 들고는 머리 위에서 아래로 내리긋고 있다. 특이하게도 소년 주위로는 검 6개가 둘러싸, 마치 관전이라도 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소년의 검 끝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997, 998……."

상황을 보아하니, 검을 998번 내리그은 모양.

겨우내 열 살배기에 불과한 어린애가 진검을 들고 그 정도 휘둘렀으면 땀이라도 한 방울 날 만하건만, 그런 게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년의 얼굴엔 그저 지루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999, 1000! 아, 드디어 끝났다!"

털썩. 땅바닥에 드러눕는 소년.

기초 훈련을 마친 천강의 얼굴은 말 그대로 죽을상이었다.

'아, 더럽게 재미없네. 원래 검을 휘두른다는 게 이리 재미가 없었던 건가?'

- 수고했어요, 소년.

- 참네. 그 몇 번 흔들었다고 드러눕고. 용케도 현경에 도달했구만?

- 그러게. 그 정도 인내심으로 어떻게 안 죽고 살아남았지?

쏟아져 나오는 질문들에 천강도 마땅히 할 말이 없었다. 스스로도 이해가 잘 안 간 것이다.

"아니, 근데 천 번씩 휘두르는 걸 꼭 해야 해?"

- 자고로 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일단 친숙해져야 하고 이후엔 익숙해져야 한다. 네 몸이라 인식이 될 때까지 말이다.

- 그리고 그것에 제일 적합한 것이 휘두르는 거지. 암!

"야. 친숙해지는 거야 매일 껴안고 자면 되는 거고, 익숙해지는 것도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오는 깨달음 아니겠어?"

- 미안하지만 거부한다. 남자 품속에서 자는 취미는 없어서. 흠흠.

- 나 또한 같은 의견이니라.

이것들이? 나는 나름 진지하구만.

"아 몰라, 안 해. 안 해! 20년 만에 다시 기초부터 시작하라니! 검 따위 때려치우고 만다!"

- 응? 20년?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소년?

- 포기하지 마세요. 처음 검을 잡아보는 것 치고는 매우 훌륭합니다. 아니,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신동이에요.

- 흠흠. 그렇긴 하지. 좀 인내심이 없고 게으른 것만 빼면, 검의 궤적도 힘 배분도 깔끔하다. 이런 재능은 나도 처음 볼 정도다.

어련하시겠어.

뭐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전생에 암운곡 시절 내내 검을 휘둘렀으니까, 무려 5년간 연습한 게 어딜 가겠는가?

- 그뿐 아니에요. 운용도 다루는 형(形)도 탁월합니다.

그거야 하도 검 쓰는 애들에게 당하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거고.

- 그러니 힘내세요, 소년!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냐.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보았지만, 역시 검 수련은 아닌 것 같다.

"그냥 투파창귀 악기 하나당 너희 둘씩 붙고, 나머진 내가 다 처리하고. 얼추 그럼 이길 수 있지 않겠어?"

- 크흠! 우리는 신병이기들 중에서도 매우 뛰어나, 역사에 그 이름이 남겨진 이들이다. 근데 2대1이라니!

- 맞다. 그런 불명예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 무조건 일대일이니라!

"근데 너희들도 들었잖아. 사용자의 숙련도와 깨달음에 영향을 받는다고."

- 그러니까 더더욱 우리를 잘 다룰 수 있게 연습해야지요!

- 그러하다!

"아, 몰라. 배 째!"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녀석들.

그렇게 한참을 녀석들과 입씨름을 하고 있는 그때, 누군가 수풀 속에서 나타나 소년에게 다가왔다. 그는 천강이 익히 아는 얼굴이었다.

"천강. 잘 지냈나?"

"예, 흑철마괴님. 저야 늘 잘 지내지요. 그런데 이곳엔 무슨 일이십니까? 교관들 일로 바쁘실 텐데."

"새 교관들은 왔다."

"그럼 더 바쁘신 것 아닙니까?"

전에 일귀에게 내가 진짜 소교주가 아니란 걸 밝힐 즈음 전해 들은 게 있다.

암운곡에 교관이 빨리 배치되지 못하는 것은, 교주 쪽에서 이쪽에 배치할 만한 인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향후 들어올 소교주 때문에라도 대충 할 수는 없을 테고. 그렇다고 잡은 권력을 내줄 수는 없을 테니,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미검증된 인력들을 배치했겠지.

그런 상황에서 교주의 최측근이 이곳까지 와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이제 슬슬 암운곡으로 한 번 돌아와야 할 듯싶다. 외부에서 네가 어디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 그렇군.

"하긴. 너무 자리를 오래 비우긴 했죠."

교주와 협상해 천산의 보고에 들어온 걸 들킬 경우, 마교 전체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

들통나기 전 슬슬 돌아가는 게 좋을 것이리라.

'그럼 어디…… 나 없는 동안 상황이 얼마나 재미있게 돌아가게 됐는지 확인 좀 해볼까?'

 

***

 

암운곡 밑바닥.

약 백여 명의 신입들이 중앙에 모여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그 주위로는 사백동굴에서 막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선배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워워. 신입들 치고는 제법 기세가 등등한데?"

"그러게. 나 때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네."

그랬다. 낯선 장소에 처음 들어오면 잔뜩 기세가 눌릴 만하건만, 쥐 굴에서 막 졸업하고 넘어온 신입들에겐 하나같이 자신감이 그득했다.

그도 그럴 게, 원체 잘난 동기를 둔 탓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동기 중 하나가 3년차 대표를 쓰러뜨렸으니, 어찌 어깨에 힘이 안 들어가겠어."

"결판이 나기까지 채 일다경(一茶頃)이 안 걸렸다던데?"

"정말로?"

"어. 듣기로는 움직임은 평이한데, 공격을 받아내려는 순간 내기 폭발이 말이 아니라더라."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가자, 자연스레 신입들의 허리가 더욱 꼿꼿해졌다. 선배들의 얼굴엔 흥미가 돋고.

그리고 그 모든 시선은 이내 한곳으로 모였다.

그곳엔 한 아이가 바닥에 걸터앉아, 암운곡 지하수로에서 들어오는 이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야야. 쟤야? 그 3년차 대표 선배를 때려눕혔다는 게?"

"맞아. 장난 아니지?"

"와아……. 아니, 내기 양이 웬만한 4년차들보다 많은 것 같은데?"

"내가 전에 말했잖아. 천강과 얼추 비슷할 거라고."

"그런 그렇고, 그거 정말이야? 자기랑 동기들은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규칙 따르지 않겠다고 한 거?"

"어. 그거 때문에 3년차 선배랑 싸운 거 아냐. 지금 그거 농성한다고 저러고 있는 거야. 봐봐. 우리가 지나가도 인사 하나 하는 애들이 없잖아."

그때 지하수로에서 암운곡으로 소운이 막 들어섰다.

곧바로 문제의 신입을 알아본 그는 그 앞으로 나아가 자신을 소개했다.

"만나서 반갑다. 난 이곳 암운곡의 5년차 대표 소운이다. 네가 3년차 대표를 쓰러뜨렸다는 신입인가?"

"그렇다면?"

……요새 애들은 왜 이렇게 말이 짧고 싸가지가 없는지.

진짜 옛날 같았으면 반 죽여 놓았을 것이나, 나름 천강을 만나고 겸손의 미덕을 깨달은 소운은 화를 한차례 억눌렀다.

"후배에겐 들었다. 규칙을 따를 수 없다고 했다며? 그래도 선배를 보면 인사는 해야지?"

"풉. 나보다 약한 놈들에게 왜 그래야 하지? 내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등신들에게?"

신입대표의 한마디에 좌중으로 서늘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입이 걸걸하고 한 성깔 한다는 건 미리 전해 들었지만, 면전에서 들으니 느낌이 완전 다른 탓이다.

"하. 미리 전해 듣긴 했지만, 너 정말 성격 좆같구나?"

"좆같은데 보태준 건 있고?"

요 근래 인(仁)과 덕(德)을 쌓아올리며 인자해진 소운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그는 요 싹퉁머리 없는 신입에게 교육을 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어나라. 너 같은 건 말보단 행동이 낫겠지."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딱 빈사 상태까지만 패자 마음을 먹은 소운이었다.

그러자 녀석 왈.

"선배. 그냥 가라. 괜히 후배들 앞에서 털려서 쪽팔리지 말고."

……이것이? 싸가지 밥 말아 먹은 녀석의 행태에 소운은 간만에 살해충동을 느꼈다.

그에 검을 빼들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그의 등을 두드렸다. 그녀는 연화였다.

"소운 선배."

"어? 왜."

"선배가 나서면 모양 안 살잖아. 1년 선배인 우리들 선에서 해결할게."

"뭐…… 그 말도 일리가 있긴 하네."

5년차 대표인 자신이 신입 교육에 나설 경우 영 모양새가 안사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그렇게 싸우게 된 두 사람.

천강이 도착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인파 속. 무진의 옆으로 슥 다가가자, 깜짝 놀라 돌아본다.

"형님, 오셨군요!"

"쉿. 그동안 기감 훈련을 열심히 했구나. 바로 알아보고."

"당연하지요. 누구의 지시인데요."

"근데 무슨 상황이야?"

"그게 말입니다."

대략의 사정을 무진에게서 전해들은 천강은 연화와 싸우는 저 신입이 교주의 자녀임을 깨달았다.

'근데 내기 양이 진짜 어마어마하네.'

아버지가 교주 아니랄까봐 얼마나 영약을 처먹였는지, 내게서 만년하수오를 얻어먹은 연화보다도 내기 양이 많을 정도였다.

"이거 잘못하면 연화가 질 수도 있겠는데……."

"그 정도인가요? 저 신입이?"

무진이 놀란 눈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재 연화의 실력은 천강을 제외하고는 제일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소운과 필적했기 때문이다.

연화가 팔다리를 풀기 시작한다. 상대가 누구든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는 그녀다웠다.

그에 반해 심드렁한 표정으로 연화를 바라보는 이번 쥐 굴 기수 최강자이자, 마교의 진짜 소교주 천진악.

'3년차 대표도 꺾었는데, 그보다 한 단계 밑인 2년차…… 그것도 대표도 아닌 일개 훈련생이라니.'

별 거 없을 것 같은데, 대충 처리하고 아까 그 선배 콧대나 꺾어 놓자.

그리 마음을 먹은 진악은 단숨에 튀어나가, 검을 내질렀다.

'천마신공 환검결 제 1식, 춘풍낙화!'

내기로 강화된 근육과 그것에서 파생된 일격이 공기를 가르고 날카로운 비명을 만들어낸다.

소년의 팔 움직임에 따라 화려하게 나부끼는 검 끝은 이내 사방으로 활개 해, 상대를 향해 일제히 쇄도해 나갔다.

'이것으로 끝!'

여러 개의 검격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좌측에서 쏘아져 나가는 게 진짜 움직임.

그러나 실제로는 그마저도 속임수다. 그걸 분석해낸 상대가 공격을 막거나 회피하면, 미풍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검이 그것을 넘어 공격하는 꽤 고급 기술이었다.

아직 싸움에 대한 경험이 적은 이들이라면 당할 수밖에 없는 기술.

설령 경험이 있더라도, 천마신공의 특성상 속임수로 보이는 그 공격조차도 기세가 상당하기에 속지 않기가 정말 쉽지 않은 공격법이었다.

그걸 본 천강의 입에서조차 나직이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로.

'고작 열 살짜리가 저런 기술을 사용한다고?'

다른 건 몰라도 무(武)에 대한 재능은 타고 났다고 봐도 좋으리라.

'그건 그렇고 괜찮으려나?'

은근 환검 계열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 왔던 연화가 돌연 걱정되기 시작했다. 저것은 아직 경험이 미숙한 암운곡 수준에선 절대 피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그에 싸움을 중단시키기 위해 앞으로 나서는 그때였다.

퍽.

"어?"

천강과 진악의 예상을 깬 결과가 나타났다.

달려들던 진악이 역으로 허공에 붕 떠오른 것이다. 그것도 단 일격에.

'방금 그것은?!'

연화의 움직임을 본 천강의 안광이 강하게 번뜩였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059 흑살마신 935
2058 흑살마신 925
2057 흑살마신 900
2056 흑살마신 913
2055 흑살마신 958
2054 흑살마신 916
열람중 흑살마신 880
2052 흑살마신 863
2051 흑살마신 904
2050 흑살마신 888
2049 흑살마신 941
2048 흑살마신 934
2047 흑살마신 877
2046 흑살마신 895
2045 흑살마신 887
2044 흑살마신 928
2043 흑살마신 783
2042 흑살마신 961
2041 흑살마신 933
2040 흑살마신 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