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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6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화

학문에 조예가 있고, 도교 경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을 본산에 추천해 주기 바랍니다.

 

추천을 받은 자가 본산에 고용될 경우, 그에 대해 장문인께서 친히 치하를 하실 것입니다.

 

어찌 보면 대단히 짧고 무성의한 공문.

 

하지만 이 공문을 받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무성의한 공문이 아니었다. 공문이 날아온 곳이 바로 무당산, 무당파였으니 말이다.

 

제1-1장 죽대 선생의 반찬 투정

 

호북 방헌현.

 

방헌현은 대나무로 유명한 마을이다. 대나무로 만든 죽기가 유명했고,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죽엽청, 대나무를 이용한…….

 

어쨌든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파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곳이 바로 방헌현이다.

 

그런 방헌현에 몇 해 전, 한 가지 명물이 자리를 잡았다. 이름 하여 방헌학관.

 

한림원 대학사를 지낸 죽대 선생 박현이 낙향을 한 후, 제자 한 명을 데리고 중원을 떠돌다 방헌현의 대나무들을 보고 이곳에 정착했다.

 

세상 사람들이 박현 자신을 보고 대나무를 뜻하는 죽대, 높여서 죽대 선생이라고 칭하니. 대나무가 우거진 방헌현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박현을 죽대 선생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그가 진정한 군자이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지니고 있어서라기보다는, 그가 늘 차고 다니는 죽대, 즉 대나무 허리띠의 영향이 컸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매를 아끼는 것은 그들을 잘못 가르치는 것이라는 엄사지도(嚴師至道)를 걷던 박현은 언제 어느 때라도 제자들을 훈계할 수 있는 도구, 즉 죽대를 항상 차고 다녔다.

 

그것을 본 사람들이 박현을 죽대 선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현은 죽대 선생이라는 칭호를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죽대라는 의미가 대나무를 뜻하니, 군자를 일컫기에 부족함이 없는 호인 것이다. 그래서 박현은 아예 자신의 호를 죽대로 바꿨다.

 

그런 그이니 당연히 방헌현의 대나무 숲이 마음에 들 수밖에.

 

방헌현 외곽의 대나무 숲에 죽대 선생이 세운 방헌학관이 위치해 있었다.

 

방헌학관의 문지기 오진이 학관 입구를 쓸고 있다.

 

스스슥! 스스슥!

 

작은 소리와 함께 입구 근처에 흩어져 있던 대나무 잎들이 한 군데로 모여졌다.

 

대나무 잎들을 모아서 대나무 숲에 가져다 버린 오진은 문 옆에 빗자루를 내려놓고는 허리를 폈다.

 

휘이익!

 

한 줄기 바람이 부는 것과 함께 대나무 숲이 출렁거렸다. 대나무 숲에서 흘러나오는 청아한 선향에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은 오진이 중얼거렸다.

 

“시발.”

 

작게 욕설을 내뱉은 오진은 방금 내려놓은 빗자루를 다시 집어 들었다.

 

대나무 숲에서 흘러나오는 선향을 맡는 것은 오진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단지…….

 

후두둑!

 

바람이 불고 난 후 대나무 잎들이 비처럼 쏟아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하늘에서 누가 쏟아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떨어지는 대나무 잎들을 보며 오진은 한숨을 쉬고는 다시 빗질을 하기 시작했다.

 

방헌학관 입구를 지나 조금 들어가면 넓은 마당이 나온다.

 

원래는 방헌학관에 수학(修學)하러 오는 인재들의 건강을 위해 아침에 간단한 운동을 시킬 생각으로 만들어진 마당이지만, 현재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죽대 선생과 제자, 그리고 몇몇의 고용인들뿐이었다.

 

마당을 지나면 진정한 방헌학관이라고 할 수 있는 네 개의 방이 딸린 건물이 나온다.

 

각각 매난국죽(梅蘭菊竹)의 이름이 붙은, 학사들이 수학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사용하지 않은 지 십 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즉, 죽대 선생이 정착하고 난 후 학사들이 이 방에 들어 온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얘기다.

 

매난국죽의 건물을 지나면 죽대 선생과 그의 제자가 머무는 별채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 별채에서 죽대 선생과 하나밖에 없는 그의 제자, 호현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

 

*

 

*

 

백발과 백염이 무척 잘 어울리는 노학사와 열여덟 소년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젓가락을 들 생각은 하지 않고 얼굴이 굳어져 있는 죽대 선생을 향해, 제자이자 방헌학관의 총관을 맡고 있는 호현이 말을 걸었다.

 

“스승님.”

 

호현의 부름에 죽대 선생이 눈을 찡그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느냐?”

 

“심기가 불편해 보이십니다.”

 

호현의 말에 죽대 선생이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밥상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죽순, 죽순, 죽순. 왜 찬이 모두 다 죽순 요리인 게냐! 죽을 날 얼마 남지 않은 노인네는 아무거나 처먹으라는 것이냐!”

 

죽대 선생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요 근래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들이 모두 죽순으로 된 요리들뿐이었던 것이다.

 

한림원 대학사를 지냈을 정도로 대단한 학식과 인격을 가진 죽대 선생도 맛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혓바닥을 가진 인간이다.

 

거기다 죽대 선생은 대단한 미식가였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 반찬 투정이나 하는 것 같아 그동안 참고 지냈지만, 죽순만 올라오는 밥상을 열흘 가까이 받자 더는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었다.

 

“내 너를 스승에게 죽순이나 먹이라고 가르쳤느냐!”

 

반찬을 가지고 가르침까지 운운하는 죽대 선생을 보며 호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이놈! 지금 스승이 말하는데 한숨을 내쉬어! 이제는 네 학문의 경지가 나를 비웃을 경지에 오른 것이냐! 이제는 스승인 내가 우습게 여겨지느냐!”

 

죽순 요리에 맺힌 것이 많았는지 죽대 선생은 학문과 스승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화를 냈다.

 

“스승님, 제가 어찌…….”

 

“그럼 왜! 반찬이 죽순 요리 하나뿐이냐!”

 

죽대 선생의 일갈에 호현이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돈이 다 떨어졌습니다.”

 

“돈? 무슨 돈?”

 

“휴우~ 스승님, 이제 학관에 돈이 없습니다. 여기 있는 죽순도 저와 철이 아줌마가 대나무 숲에 가서 직접 캐온 것들입니다.”

 

호현의 말에 죽대 선생이 말이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낙향할 때 가지고 온 돈이 꽤 있을 터인데? 그게 벌써 다 떨어지다니, 말이 되느냐?”

 

“스승님, 저희가 이곳에 정착한 지가 십 년입니다. 십 년 동안 들어오는 것은 없고 나가기만 하니…….”

 

잠시 말을 멈췄던 호현이 이번 기회에 할 말은 해야겠다는 듯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스승님께서 모으신 고서적들을 구입하느라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어허! 어찌 학사라는 자가 서적 구입에 들어가는 돈을 아까워하는 기색을 보이느냐!”

 

“그 서적 구입에 들어가는 돈만 아꼈어도 죽순 요리가 아닌 스승님이 좋아하시는 고기 요리를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호현의 말에 죽대 선생이 눈을 찡그렸다.

 

‘이 놈이 머리가 컸다고 이제는 대들어? 현이를 키울 때 매를 아끼지 말았어야 했음이야.’

 

호현이 들으면 ‘언제 매를 아끼셨습니까? 그 죽대로 맞다가 살이 터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라고 따질 만한 말을 속으로 중얼거린 죽대 선생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언제쯤 돈이 들어오겠느냐?”

 

죽대 선생의 물음에 호현이 한숨을 쉬었다.

 

“스승님…… 돈 들어올 곳은 없습니다.”

 

학관이 돈을 벌려면 학생들이 있어야 하는데, 수학하고 싶다며 찾아왔던 학사들을 죽대 선생이 마음에 안 든다며 모두 쫓아 버린 것이다.

 

그래서 방헌학관에 학사라고는 현재 죽대 선생이 낙향을 하면서 데리고 온 자신뿐이었다.

 

물론, 학생들 말고도 방헌학관에 돈이 들어오는 구멍이 한 군데 있기는 하다.

 

방헌현과 인근 현에 현관이 바뀌거나 호북성에 고위 관리가 임명되어 내려오면, 그들이 죽대 선생에게 인사를 드리러 온다.

 

죽대 선생이 비록 관직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한림원에서 그에게 수학한 학사들이 중앙 각부 요직에 남아 있었고, 그들과의 인맥 또한 살아있었다.

 

그러니 죽대 선생과 안면을 트려는 관리들이 가끔 방헌학관을 찾아왔고, 뇌물이라고 볼 수도 없는 작은 성의를 표시하고 갔다.

 

하지만 문제는, 요즘은 인사이동 시기가 아니라 선물을 들고 올 관리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죽대 선생에게 경제관념이 없다는 것이었다.

 

들어오는 돈보다 죽대 선생이 고서적 구입비로 쓰는 돈이 더 많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것이다.

 

“뭐라? 그럼 계속 이런 죽순이나 씹어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

 

그렇지 않아도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대 선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던 호현이 슬며시 입을 열었다.

 

“스승님, 그래서 말인데…… 사형들에게…….”

 

사형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죽대 선생이 손으로 식탁을 쳤다.

 

탁!

 

방금 전까지는 투정 비슷하게 화를 냈지만, 지금 죽대 선생은 진정 화가 난 듯했다.

 

“너에게…… 사형들은 없다.”

 

싸늘하게 가라앉은 죽대 선생의 음성에 호현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런……. 스승님께서 사형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걸 알면서, 내가 실수를 했구나.’

 

“죄송합니다.”

 

호현이 고개를 숙이자 죽대 선생은 한숨을 쉬고는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먹자꾸나.”

 

죽대 선생이 죽순볶음을 집어 들자 호현도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조용히 밥을 먹던 죽대 선생이 문득 호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학관에 돈이 다 떨어졌다고?”

 

“그렇습니다.”

 

“그럼 오씨 부부의 급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

 

오씨 부부는 학관에 기거하면서 허드렛일을 하는 고용인이다. 남편인 오진은 학관 문지기였고, 아내인 철이 아줌마는 음식 장만과 집안 청소를 하고 있었다.

 

“이번 달 급여를 주지 못했습니다.”

 

호현의 말에 죽대 선생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근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허! 오씨 부부에게는 이곳에서 버는 돈이 수입의 전부인데, 그것을 못 주었다니 어찌한다…….”

 

“스승님, 그렇지 않아도 제가 저희 학관의 재정을 늘릴 수 있는 방도를 생각한 것이 있는데, 말씀을 드려도 되겠는지요?”

 

“그런 생각이라면 어서 말해 보거라.”

 

“스승님도 아시다시피 이제 두 달 후면 원시(院試)가 열립니다.”

 

명나라의 과거 제도는 동시(童試), 원시(院試), 향시(鄕試), 회시(會試), 전시(殿試)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지는데, 원시는 이 중 두 번째 단계의 시험이다.

 

“그래서?”

 

“원시를 준비하는 동생(童生, 동시 합격자)들에게서 수업료를 받고 원시를 대비한 교육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과거 준비를 시키자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호현의 답에 죽대 선생이 말없이 눈을 감았다. 호현은 그 모습을 조마조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곳에 정착한 지 십 년, 그동안 스승님에게 사사하고 싶다며 찾아온 학사들의 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찾아온 학사들은 모두 돌아가야만 했다. 찾아온 학사들 중 죽대 선생의 눈에 차는 자들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고작 원시나 준비하는 학사들을 받아들이라니. 그것은 죽대 선생의 자존심을 꺾으라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저희도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속으로 죽대 선생을 향해 중얼거린 호현은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죽대 선생이 천천히 눈을 떴다.

 

“가르치겠다.”

 

일단 말을 하기는 했어도 죽대 선생이 승낙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호현은 깜짝 놀라 중얼거렸다.

 

“헉! 스승님, 진정이십니까?”

 

“어쩌겠느냐.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삶이기는 하지만, 내 자존심 살리자고 밑에 있는 식구들을 굶길 수는 없는 일이니……. 또한 죽으면 사라질 지식, 지금이라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해야겠지.”

 

잠시 말을 멈춘 죽대 선생이 다시 말을 이었다.

 

“허나…… 배움에 대한 열의가 없는 자들은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없는 자는 저희 방헌학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동생(童生)들을 모아 보거라.”

 

“알겠습니다.”

 

죽대 선생의 허락에 호현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앉으며 젓가락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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