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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97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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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혈하마제 197화

혈하-第 197 章 헛된 욕망의 끝

 

쾅-!

휙휙!

여기저기서 문을 박차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인영들이 각 건물 안에서 뛰쳐나왔다.

그들은 바로 대하교의 고수들이었다

숨 몇 번 들이킬 사이, 벌써 그들을 사군보가 서 있는 전각 주위를 철통같이 에워쌌다.

사군보는 등 뒤에서 명왕검을 뽑았다.

다수를 상대함에 있어서, 내공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그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검을 쓰기로 작정했다.

이곳은 용담호혈.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곳에서 내공 소모는 자살행위다.

 

휘리릭-!

허공으로 솟구쳤다.

허공에 떠있는 사군보의 입에서 앙천광소가 터져 나왔다.

“하하하…… 악의 온상이여, 마의 무리들이여.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라.”

사군보의 왼손에서 가공할 광풍이 쏟아졌다.

쾅-!

콰콰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주위 전각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장풍의 위력에 휘말린 대하교의 수하들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으아악-!”

“크아악-!”

“하하하하……!”

무서운 광소성과 함께 사군보의 인영이 대하교의 수하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피가 솟는다.

밝은 월광사이로 수십 수백 줄기의 혈선이 무지개를 수놓는다.

“으아악-!”

창자를 쥐어뜯는 것 같은 비명이 어두운 창공을 울린다.

“크악-!”

챙-! 츠츠츠츠-

귓청을 찢을 것 같은 호곡성과 예리한 금속음, 그리고 난무하는 피 보라.

천 년 전, 그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대지신궁과 백해-

오행 중 흙의 기운인 토와 물의 기운인 수의 정기가 맞부딪친다.

 

**

 

피피피-

천황의 양손에서부터 십여 가지의 악독한 암기들이 우산처럼 펼쳐지며 사군보를 덮쳤다.

‘헉! 대단하다!’

사군보는 자신의 앞으로 날아오는 일곱 줄기의 청광을 향해 적령장을 뻗었다.

꽈르르릉……!

장력을 받은 일곱 개의 청광, 즉 칠성혈리표는 호선을 그리더니 더욱더 빠른 속도로 공격해 왔다.

마치 바람을 탄 연 같았다.

‘위험하다.’

그는 설마 이 암기가 그토록 무서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는 묵혈의 후예 사군보다.

칠성혈리표가 그의 몸에 격중 되려는 찰나,

츠츠츠츠츠츠……

그의 몸에 검은 묵기가 서렸다.

파파파팍-!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금속성과 함께 칠성혈리표가 그대로 가루로 변하는 것이었다.

쓔슈슈슈슈슈-!

피리리링!

나머지 아홉 개의 암기들, 차라리 그것은 암기들의 비였다.

사군보를 향해 제일 먼저 발출된 칠성혈리표는 사군보의 몸을 둔화시키기 위한 역할을 충분히 했다.

사군보는 지금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보호하려고 했다.

그 즉시 천황 송주행의 입에서 득의의 괴소가 어렸다.

“어리석은 녀석, 대지신궁의 십대암기는 어떤 호신강기도 꿰뚫는다는 것을 모르냐…… 으잉……?”

모르긴 모른다, 만은?

이건 또 뭔가?

파파파팟-!

팅-! 티티팅!

사군보의 몸이 고슴도치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고슴도치는커녕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기를 뚫지 못한 암기들이 튕겨져 나오는 게 아닌가.

튕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암기들은 날아오던 속도보다 더 빨라 튕겨져 사방으로 비산했다.

천황 송주행은 귀로 처절한 비명이 연속 터져 나오는 것을 들었다.

“으아악-!”

“아악-!”

“크악-!”

천황 송주행은 대경실색하여 주위를 바라보았다.

그의 안색이 대변했다.

사군보가 발출한 암기에 의해 자신의 수하들이 처참하게 죽어 나뒹굴고 있었다.

천황 송주행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허나 그것은 곧 무서운 분노로 바뀌었다.

무림제패의 야욕도!

천하통일의 야망도 그에게는 필요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사군보의 목숨이었다.

“죽어랏!”

천황 송주행의 전신이 핏빛 안개로 뒤덮었다.

사군보 역시 전신이 이미 묵 빛으로 변해 있었다.

검고 붉은 두 덩이의 물체가 허공에서 교차됐다.

“묵혈사령신공(墨血死靈神功)-!”

“천황멸멸쇄혼곡(天荒滅滅碎魂哭)-!”

꽈우우우웅-꽈우우우웅--!

휴류류륭……휴류류륭……

천지가 일시에 무너질 것 같은 파공성이 일어났다.

일진광풍에 주위 고루거각들이 맥없이 무너져 내린다.

그것이 끝이었다.

단 일초(一招)-

그것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꽈아아아앙--!

 

괭렬한 폭음이 이는 가운데,

“으윽!”

사군보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토해져 나왔다.

사군보는 자신의 가슴에 찍힌 혈인을 보며 피를 울컥 토했다.

천황 송주행은 안색이 완전히 백지장이었다.

그는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묵혈사령신공……과연……과연이다……”

천황 송주행의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

“세상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끝이었다.

천황 송주행은 고목처럼 거꾸러졌다.

쿠웅-!

일세의 거마 천황 송주행은 그렇게 생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사군보도 멍하니 그의 시체를 응시했다.

‘이번의 결투는 실상 나의 승리가 아니다. 황보 낭자가 준 두루마리 속에는 이미 천황 송주행의 급소가 적혀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사군보는 창백한 안색을 들어 하늘을 응시했다.

달은 이미 서편으로 기울고 있었다.

사군보는 문득 피곤함을 느꼈다.

졸음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었다.

‘자면 안 되는데……’

그는 이미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무릎을 꿇고서 서서히 고꾸라지고 있었다.

‘후후후……송주행의 마지막 수법은 강했다. 나도……나도 당했군……’

정신이 차츰 몽롱해졌다.

이때 은형곡이 쩌렁쩌렁 울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와--와-!”

“대하교를 쓸어버려라!”

“묵혈방의 무서운 분노를 깨워주자!”

사군보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는 힘겹게 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여명 속으로 군림성의 고수들이 허공을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형님!”

“아우!”

맨 앞으로 달려오는 사람은 용사린과 지옥혈제였다.

그들을 본 순간 그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그는 깊은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깊은 나락으로……

 

***

 

중원무맹첩(中原武盟帖).

 

풍운을 일으키며 첩지(帖紙)가 전 무림에 뿌려졌다.

발송자는  대정맹의 구천대제 청허자.

바로 그였다.

전 무림은 들끓었다.

무맹첩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의 탈을 쓴 악마 탕멸귀마 사군보를 제거하자는 것이다.

탈명혈하는 뇌정보를 피로 씻었으며, 또한 대하교 역시 하늘이 놀랄 만큼 엄청난 피의 지옥도로 만들었다.

뇌정보와 대하교는 모두 사도의 집단이었다.

허나 탈명혈하의 행동은 전 무림을 경악했다.

 

-탈명혈하는 인간이 아닌 악마다.

-탈명혈하는 피에 굶주린 수라귀다.

-탈명혈하는 대하교에 이어 정파조차 피로 물들여 유아독존(唯我獨尊)의 독행천하(獨行天下)를 이루려한다.

 

무림인들은 무맹첩을 받아들고 모두 검에 자신의 피를 묻혔다.

비장한 각오로 그들은 태산으로 향했다.

 

**

 

중추절(中秋節)-

사람들은 달을 사랑한다.

그것도 특히 보름달을 사랑한다.

밝은 보름달에 무병을 빌고 장수와 행운을 축수한다.

허나 이날 중원무림들은 생사를 걸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태산(泰山) 천도봉(天都峰).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천하의 영봉(靈峰).

정상에는 수많은 군웅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모두 안색이 굳어져 있으며 무기를 휴대하고 있었다.

천도봉의 북쪽에는 누대와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차일이 쳐진 자리에는 이미 대정맹의 영수급 인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극히 무거운 표정이었다.

가운데 자리에는 무맹첩을 발송한 장본인, 구천대제 청허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담황색 도포를 입고 있었다.

맹주의 신분을 상징하는 맹주령(盟主令)을 목에 걸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대정육기가 앉아 있었다.

지난 날 대정구기라 불리던 그들이었으나 사군보에 의해 세 사람이 죽어 이제는 대정육기라 불린다.

그밖에, 상석에는 나이가 100살이 훨씬 넘어 보이는 두 노인이 앉아 있었다.

도성 태극진인.

유성 만해대학사 장기룡.

그들 두 명은 현 무림의 최고 배분의 원로였다.

도성 태극진인의 옆에는 안색이 창백한 평범한 무명옷을 입은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바로 다름 아닌 황보경이었다.

황보경은 지난날보다 훨씬 성숙해져 있었다.

허나 그녀의 지혜와 선심이 가득 깃든 큰 눈에는 짙은 불안과 근심이 차있었다.

이윽고 약속한 군웅회전(群雄會戰)의 시각이 다가왔다.

군웅들의 얼굴은 점차 흥분의 혈기가 떠올랐다.

둥-!

어디선가 한 차례 북소리가 울렸다.

정오가 된 것이다.

군웅들의 시선은 일제히 맹주석에 앉은 구천대제 청허자에게 집중되었다.

“……”

구천대제 청허자는 관옥같이 청수한 얼굴에 담담한 신광을 담고 있었다.

그는 정의 수호신이요, 정의지존(正義至尊)이었다.

무림의 정기는 그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전 무림인들은 굳게 믿었다.

구천대제 청허자가 몸을 일으켰다.

“와아-!”

“와-!”

군웅들은 천도봉이 떠나갈 것 같은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

“무량수불, 빈도의 첩지에 응해주신 여러 군협들께 빈도는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구천대제 청허자는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결코 오만하지 않은 맹주.

청허자들은 청아하고 낭랑한 음성으로 군웅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강호를 피로 물들인 탈명혈하를 심판하기 위해 모인 자리입니다.”

군웅들은 숨을 죽였다.

구천대제 청허자의 청아한 음성은 그들의 귓전에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히 전달되었다.

“탈명혈하가 저지른 엄청난 혈풍은 무림사상 초유의 살겁입니다.”

“……”

“……”

군웅들은 모두 안색이 굳어졌다.

구천대제 청허자는 정기가 번쩍이는 시선으로 군웅들을 조용히 뚫어보았다.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탈명혈하는 분명 이 자리에 있을 겁니다.”

그 말에 군웅들은 일제히 안색이 변해 술렁거렸다.

그들은 서로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렇다.

사실 사군보는 그곳에 있었다.

등에 명왕검을 멘 채 그는 구천대제 청허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구천대제 청허자는 침중하게 외쳤다.

“무량수불, 시주, 나와 주시는 게 어떻습니까?”

“진짜 있어?”

“설마 왔겠어?”

그의 외침에 좌중은 소란이 일었다.

이때 난자영의 얼굴은 초조하게 변했다.

그러나 내심 부르짖고 있었다.

‘아, 제발 나타나지 말아요……’

또한 상석에 앉아 있는 만해대학사 장기룡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황보경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만약 그가 나타난다면 노부는 그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황보경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는 결코 어리석지 않아요. 허나 그는 반드시 나타날 거예요.]

 

이때였다.

“내가 왔다!”

군웅들이 갑자기 좌우로 좌악 갈라졌다.

그리고 그들이 터준 길 사이로 한 백의청년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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