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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살마신 219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2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219화

219화. 하남으로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고, 홍루의 곳곳에 오색빛깔의 등이 피어오르는 시간.

화려한 불빛과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피어나는 다른 곳과는 다르게, 최상층 다섯 사람이 앉아 있는 상 주위로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남자 세 사람 사이에서 나오는 게 아니요, 두 여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었다.

왠지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천강은 마른침을 삼켰다.

'기회를 봐서 도망갈 수 있으면 그리하도록 하자.'

말없이 서로의 눈만을 바라보던 두 여인 중 천수향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천강의 팔을 잡아 자신 쪽으로 홱 잡아당겼다.

"인사해. 이모랑 혼례 올릴 남자."

"50년간 이모가 기다린 정인은?"

"언제까지 한 사람만 붙잡고 살 순 없잖니. 살았는지도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이젠 보내줘야지."

찻잔을 조용히 기울이던 천강이 저도 모르게 풉 웃음을 터뜨렸다.

그로 인해 천강은 옆구리를 심하게 꼬집힘 당해야만 했다.

'젠장. 강기를 실어 꼬집다니. 더럽게 아파.'

- 당해도 싸요, 소년.

그 이야기를 듣고는 갈증이 난다는 듯 목을 축인 당소여가 말한다.

"그렇긴 한데, 이모하고 나이 차가 너무 심한 거 아녜요?"

"뭐?"

"대충 어림잡아 계산을 해봐도 이모랑은 50년 넘게 차이 나지 않나?"

그러면서 한사와 남궁선에게 시선을 주는 당소여.

"그쪽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너무 나이 차가 심하다고 생각 안 해요?"

당소여에게 푹 빠져있는 한사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다가 남궁선에게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이제 무림 초출에 뭘 모르는 한사와는 달리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힌 남궁선은 지금 이게 여인들 간의 암투와 마찬가지라는 걸 깨달았다.

여기서 대답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골로 간다는 것과 지금 눈앞의 색목인이 무려 다섯 존자 중 하나인 음존이라는 사실도.

- 한사. 오래 살고 싶으면 그냥 입 다물고 계세요. 아니면 저쪽 금색 머리 분 편을 들던지.

- 나는 죽으나 사나 옆쪽에 계신 우리 당소여 편이오만.

- 그러다 오늘 진짜 초상 치릅니다. 제 말 따르십시오.

남궁선의 말을 따라서 손해 본 게 없다는 걸 떠올린 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한사가 고개를 끄덕이고 남궁선이 가만히 있음으로써 반반의 지지를 받게 된 두 여인은 더욱 분위기를 매섭게 만들어 나갔다.

"소여. 넌 이모가 늦게나마 시집을 간다는데 그게 기쁘지 않은 모양인가 보구나."

"이모가 시집을 가는 것이야 기쁜 일이지만, 당사자의 의견과 상황도 헤아려야지요. 이모 입장에서야 영계를 잡은 꼴이지만 당사자는…… 흠흠. 솔직히 강제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할까요."

빠직. 천수향의 이마 위로 힘줄이 섰다.

그 시선이 이내 천강에게로 향했다.

"천 대협. 지금 내가 힘으로 억지를 부리는 거야?"

어.

물론, 천강은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천수향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자, 이번엔 당소여가 반대로 물었다.

"천 대협. 그럼 강제성이 없었나요?"

이번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천강. 당소여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올라온다.

그렇게 활활 두 여인 사이로 불길이 타오르는 그때, 똑똑 문을 두드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홍연이었다.

"어멋. 천 대협. 정말로 복귀하셨군요. 무사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귀한 차를 가져왔어요. 한잔 따라 드릴게요."

"너 지금 근무 시간 아냐?"

"은인에게 대접하는 일인데요 뭘. 잠깐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왔어요."

그러고는 찻잔을 채우자 이내 코끝으로 진한 녹차 향이 물씬 풍겼다. 천강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오. 용정차네."

"일전에 들었어요, 루주님께. 천 대협께서 이 차를 좋아하신다고."

"하핫. 매번 정말 고마워. 잘 마실게."

"그럼 전 이만."

홍연이 허리를 한 차례 숙이고, 천강이 팔을 들어 크게 호응해준다. 그 모습에 홍연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며 밖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봄날의 따스한 기운은 이내 사라지고, 곧바로 한겨울의 한기가 방안으로 내려앉았다.

눈치 없는 한사까지 뭔가를 느끼고는 딸꾹질을 할 정도로.

찻잔을 기울이던 천강의 시선이 두 여인에게로 향한다. 두 눈에서 지옥의 불꽃이 일고 있다.

'어, 음. 이럴 땐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도 방법이지.'

그에 후다닥 방 밖으로 도망을 치자, 한사와 남궁선도 따라 도망을 나왔다.

"천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저 선녀께서 눈을 저리 매섭게 뜨는 건 처음 보오. 여자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더니 참말인 듯하오."

왠지 얘들에게는 자초지종을 좀 설명해 주는 게 좋겠다 싶어 천강이 입을 벌렸으나, 그 순간 문이 쾅 열리고.

천수향의 등장에 한사와 남궁선은 곧바로 멀찍이 도망을 갔다.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본 천수향이 문을 닫고는 천강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저 조카랑 이야기 좀 할게요. 잠시 일행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계세요, 낭군님."

"알겠어. 이야기 잘 마치고 와."

천강의 손 위에 금원보 하나를 올려놓은 천수향이 방 안으로 도로 들어갔다.

도망갔던 한사와 남궁선이 다가와 물었다.

"천 형, 결혼하셨소?"

"한사, 듣고도 모릅니까? 저희가 눈치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냐. 너희들이 뭔 잘못이 있겠니.

"근데 형수님이 정말 멋진 분이시오. 외모는 휘황찬란하시고, 벗들과 시간 보내라 돈도 주시고."

그러게. 참 멋지긴 한데…….

왠지 오늘은 길흉이 좋지 않은 직감이다. 묘하게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자꾸만 눈앞에 초아와 연화가 아른거리는 것이 특히 더더욱.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는 그때, 최상층에서 일을 마치고 지나가던 암룡과 천강의 눈이 마주쳤다. 암룡이 후다닥 다가와 공손히 예를 갖추었다.

[ 주군. 언제 오셨습니까? 전혀 기운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

그럴 것이다. 천강이 천잠보의로 명명한 탐(貪)이 주변으로 흘러나가는 천강의 내기를 몽땅 먹어 치운 탓이다.

이제는 암운신공을 쓰지 않고도 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게 된 천강이었다.

"방금. 나 없는 동안 특이한 점은 없었지?"

[ 특이한 점은 없었사오나……. ]

말을 하던 암룡이 시선을 바깥으로 준다. 지상에서 그녀를 찾는 목소리가 사람들 웃음소리 사이로 나직이 들려왔다.

"암룡님! 암룡님!"

"바쁜 것 같은데 어서 가 봐."

그러자 머뭇머뭇하다 천강의 손바닥에 파바박 손을 놀리고는 내려가는 암룡.

[ 무진, 청청, 초아, 연화가 여기 와 있습니다. 주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천강의 눈이 크게 뜨였다.

단숨에 누각 난관으로 달려가 주변을 살피고, 이내 천강의 눈은 더더욱 커졌다.

진짜로 보인 것이다. 무진 일행 네 사람이.

"천 형? 왜 그러시오?"

"천님?"

"……너희들도 용봉지회 참여할 거지?"

"그럼. 물론이오!"

"예. 참여할 생각입니다."

천강의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잘됐다. 그럼 지금 바로 짐 싸서 나와라."

"예?"

"오늘 밤 출발한다."

"이 늦은 시간에 말이오?"

서로를 쳐다보는 한사와 남궁선. 그러나 뼛속까지 무인인 그들은 이 화려한 홍루의 누각보다는 용봉지회가 열리는 그곳에 마음이 더 쏠렸다.

"그럼 바로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준비 마치는 대로 여기로 오지 말고, 사천성 동문 앞으로 와라."

이번 용봉지회는 소림사에서 열린다.

매회 주최지가 달라지고 보통은 예선전을 주관하는 곳에서 열리는데, 올해 예선 주관은 제갈세가와 소림사였다.

그에 둘 중 소림사에서 열기로 한 것이다.

소림은 하남에 있으니 사천에선 동북 방향. 한사와 남궁선이 후다닥 자신들의 짐을 가지러 내려갔다.

그리고 그사이 가만히 무진 일행을 바라보던 천강은 당소여와 천수향이 있는 방을 한 번 바라보고는 밤하늘 위로 몸을 날렸다.

'당소여 하나만으로도 이 상황인데, 저 둘은…… 안 되지.'

천강의 신형이 스르륵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예? 언니, 정말이에요?"

[ 응. ]

암룡에게서 천강이 돌아왔단 소식을 들은 초아와 연화는 후다닥 루주가 있는 곳으로 쳐들어갔다.

이리 쳐들어온 게 한두 번이 아닌지라, 이제는 당황하지 않고 차를 내주며 루주가 물었다.

"이번엔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천강 돌아왔다며."

"어딨어?"

"아…… 저도 그분 소식은 막 들었습니다만."

"들었는데? 뭐?"

이제는 천강이 흑살마신인 걸 안다.

그리고 그 동료인 이 두 소녀와 함께 다른 두 남녀, 그리고 암룡도 모두 마교 사람이라는 것도.

마교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질이 급하고 직선적이라는 걸 알게 된 루주가 눈웃음을 지으며 붓을 치켜들었다.

"다시 곧장 자리를 비우셨다는군요. 이번에는 두세 달 비우신다는 것 같던데……."

"뭐?"

"어디로 갔는데!"

"후후.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초아와 연화의 얼굴이 구겨졌다. 대충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안 것이다.

"이번에는 얼마나 일해야 하는데?"

"한 20일씩 어떠십니까?"

"너무 길어. 그동안에 천강이 다른 데로 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두세 달간 한곳에 머문다 하셨거든요."

"……확실한 정보지?"

"거짓이면 돈을 돌려 드리거나 새 정보로 드리겠습니다."

초아와 연화의 시선이 마주쳤다.

술주정 부리는 남자들 처리.

종종 음식상 치우고 설거지하기.

솔직히 여기서 일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데다가, 매일 같이 진수성찬의 음식을 대접받았다.

천산의 쥐 굴과 암운곡에서 구르다가 나온 이들에게 이곳은 말 그대로 무릉도원과도 같았다.

"좋아. 이번에도 루주를 믿어보겠어."

"대신 식비는 공짜지?"

"예, 아무렴."

연화의 식비 언급에 루주의 얼굴 옆으로 주름이 살짝 생겼다가 사라졌지만, 그렇게 무진 일행은 홍루에 20일간 더 체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시각. 사천성 동문.

한 나무 아래 앉아 기다리는 천강에게 한사와 남궁선이 뛰어왔다. 그들은 천강에게 다가와 보따리 하나를 건네주었다.

"일찍들 왔네. 그런데 이건 뭐야?"

"그 홍연이란 분 있지 않소? 그분이 천 형에게 전해주라 하였소."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이 음식 같습니다."

보따리를 풀어본즉 과연…… 밤참을 싸 보낸 거였다.

"산꼭대기에 올라, 뜨는 해 바라보며 먹으면 딱이겠네. 자, 그럼 이만 가자고."

천강이 앞장을 서고, 그 뒤를 한사와 남궁선이 따라붙는다.

천강은 발을 옮기며 한사에게 물었다.

"근데 의외야."

"뭐가 말이오?"

"내가 아까 가자고 할 때, 솔직히 한사 넌 안 따라올 줄 알았거든. 홍루에 미련이 좀 많을 것 같다고 할까."

"하하핫. 내 스승께서 돌아가시기 전 뭐든 현재에 충실하라고 하셨소. 그에 최선을 다해 즐긴 것이외다."

좋은 마음가짐이다.

술과 미녀, 이 두 개에 미련 하나 남기지 않고 발을 옮긴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대신 다른 게 아쉬움에 남는 모양이다. 작게 중얼거리는 걸 들어보면.

"우리 선녀님과 인사도 못 나누고 헤어지는 게 좀 아쉬울 뿐."

"당소여 걔가 그렇게 예쁘냐?"

방중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정신을 못 차리네.

"솔직히 예쁘오. 진심으로."

"뭐 너무 아쉬워하지 마. 걔도 용봉지회는 참여하지 않겠냐."

"오오!"

한사가 신나 소리를 지른다.

그 모습에 남궁선과 천강이 작게 웃고. 천강 일행을 포함 중원의 무림인들은 모두 한 달 뒤 있을 용봉지회를 위해 하남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음지에서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다.

 

***

 

짙은 어둠 속. 한 남자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앞으로는 수십의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막 걸음마를 떼는 것처럼 불안정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엔 자부심이 그득했다.

화경 경지의 사신을 양산해내는 데 성공한 흑귀의 입가에서 나직이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그 음색엔 희열이 있었다.

"너희는 누구지?"

그러자 일제히 움직임을 우뚝 멈추고는 대답하는 자들.

"우리는 괴물. 사신. 어둠을 삼키는 더 큰 어둠. 무림인들을 이 세상에서 없앨 유일한 존재."

"그렇다. 그대들은 사신이다."

흑귀가 천장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달빛이 내려와 그들의 얼굴을 환히 비쳤다.

"일어나라. 무림인들을 박멸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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