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살마신 249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흑살마신 249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6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249화

249화. 활로

 

 

"지, 지금 무림맹주의 자리를 힘으로 정하잔 말이오이까?"

"맞아. 어때?"

여기 모인 이들 대부분은 용봉지회에 참여했다. 어떤 이는 구경꾼으로, 또 어떤 이는 직접 참가를 하여.

그들 모두 천강의 무위를 직접 보았다. 단 일격에 숱한 고수들을 제압한 그 신위를.

"흠흠."

천강의 시선에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는 사람들. 우편에서부터 슥 움직인 천강의 눈동자가 마지막으로 소림의 방장을 향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우리 모두의 목숨을 이름도 없는 문파의 사람에게 맡기기엔……."

"그럼 네 계획을 말해봐."

"그게 무슨?"

"내가 맹주 자리를 욕심내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을 타파하려면 그 정도의 권력이 필요해서다. 만약 네게 더 좋은 계획이 있다면 언제든지 물러나 주지."

즉, 사심이 아닌 오로지 필요에 의해서라는 뜻.

"그 말 진심이오……?"

"물론. 근데 지금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적들은 코앞에 와 있어. 수천이 움직이고 준비하는 데 있어 십 일은 적은 시간이다. 빨리 결정하고 움직여야 해."

소림의 방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름 천강에게서 진심이 느껴지기도 했고, 이렇다 할 방도가 없는 와중에 어찌 됐든 계획이 있다고 하기에.

무엇보다 언제든지 내려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일종의 뒷구멍이 되어준 모양.

'하지만 한 번 자리에 오르면 끌어내리기는 웬만해선 힘든 법이지.'

천강이 좌중을 둘러보고는 확인한다.

"그럼 다들 내가 맹주에 오르는 것에 동의한 거다?"

"맹주가 된 것을 축하드리오, 천 대협."

"축하드립니다."

하북팽가의 가주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축하 인사가 날아오고, 천수향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강에게 의자를 내어주었다.

천강이 자리에 앉아 붓을 들어 올렸다. 내기로 들어 올린 그 모습에 새 장문인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천강이 설마하니 현경이라고는 생각 못한 것이다.

자, 그럼 무림맹을 이끄는 맹주가 되었으니 우리의 활로를 열어봐야겠지.

"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이오, 맹주?"

소림 방장의 질문에 천강이 씨익 입가에 미소 지으며 붓으로 한 지점을 콕 찍었다. 지도를 내려다보던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도 그럴 게…….

"지금부터 우린 사천을 들러 그곳에서 정비를 한 뒤, 청해를 거쳐 둔황으로 간다. 그게 내 계획이다."

 

***

 

둔황.

서역에 자리한 도시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천산이 내다보이는 곳으로, 쉽게 말해 마교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다.

서방 나라들과 교류를 하는 비단길의 핵심 도시 중 하나로, 녹주(綠州)가 있는 도시이기도 했다.

천강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걱정을 표했다.

"맹주. 그 이야기는 지금 마교를 토벌하는 일을 강행하겠다는 겁니까?"

"이 시국에 전쟁이라니요?"

"자칫 양쪽에 끼어 이도 저도 아니게 될지 모릅니다."

"대량 학살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은 그 의견에 긍정하고 나섰다. 천강이 흑살마신인 걸 아는 자들이었다.

"좋은 생각이군요. 사천당가에서는 그 의견에 지지하고 나섭니다."

"저 남궁선 또한 지지합니다."

"화산에서도 지지하는 바이오."

심지어 제갈세가의 새 가주로 올라선 제갈현 또한 동의하고 나서자, 하북팽가와 아미파도 따라나서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천강을 신임하지 못하는 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천강이 웃으며 설명을 더했다.

"일단 내 계획대로 움직인다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하나는 명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지."

명분이라는 말에 모든 이들의 귀가 움찔했다. 특히 소림의 경우에는 그 누구보다도 눈을 빛냈다.

솔깃할 거야. 잘 들으라고.

"저들이 우리를 치려는 이유가 마교와 반란군과 합세해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원을 정비해 마교 쪽으로 향하면 민심은 의아함을 갖게 될 터."

"과연…… 황실에서 들고 나선 명분에 대해 의문을 품겠군요."

"그걸 위해 사천에 들르는 거다. 거기서 전쟁 물자를 구입하며 그 목적을 이야기한다면, 민심은 금세 우리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오오. 듣고 보니 충분히 일리가 있는지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그럼 다른 하나의 이유는 무엇이오?"

몸을 완전히 천강에게 기울인 채 귀를 기울이는 소림 방장의 모습에, 천강이 의자에 몸을 깊게 파묻고는 미소 지었다.

"싸움의 시기를 우리가 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

당장의 화를 피해 천산 쪽으로 도망을 치면 황군은 산서 혹은 사천 중 한 군데에 주둔하게 될 것이다.

청해는 10만 대군을 수용할 만한 곳이 없으니까.

문제는 10만 대군이 자리를 잡는 순간, 그 지역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수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럼 어찌 될까? 안 그래도 명분이 없어 민심을 등에 업기를 실패한 시점에, 주민들의 생활까지 피폐해진다면?

"원성은 점차 커지고, 떠난 민심은 자연스레 우리 무림맹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그때 움직일 생각이다."

설명을 마치자 모두가 천강의 계획에 찬성하고 나섰다.

사실 민심이라는 게 힘이 되어주지는 않지만 정파인들은 하나같이 협에 목맨 자들.

전대 장문인들이 사망하고, 황군의 출병 소식에 바닥까지 내려앉은 분위기는 단번에 반전되었다.

"그럼 다들 바로 움직입시다! 시간이 없습니다!"

줄곧 반대하던 소림 방장이 가장 먼저 일어나 천강의 계획에 힘을 실었다.

'역시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에는 그들이 원하는 걸 내어주는 게 최고지.'

무림맹이 빠르게 이동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봤나?"

"봤다."

"이동할 생각이더군."

"사천으로 이동한다고 들었다."

사신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무림맹을 주시했다.

비록 동료 여섯을 잃었지만, 각 문파의 장문인들을 거의 다 갈아치우는 데 성공한 그들은 무림맹이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사실상 바람 앞에 촛불에 불과했기에.

독만 없다면, 지금 그들의 전력으로도 저들을 얼마든지 몰살시킬 자신이 있었다. 한 사신이 합류해 그들에게 이야기했다.

"방금 연락이 왔다. 황군이 출발했다고 하더군."

"그래서 저리 움직이는 거로군."

"도망가려는 거지."

"301호. 우린 어떻게 할 건가?"

삼십여 명의 사신들이 한 남자를 돌아본다. 그는 무림맹을 가만 지켜보다 나직이 대답했다.

"길에 오르면 야음을 틈타 급습한다. 음존과 사천당가들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도록."

 

***

 

북적거리는 인파 속.

막 도시로 들어선 묵현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는 발을 옮겨 거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내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천강."

"여어, 묵현. 무사히 왔네?"

"그래. 중간에 습격이 있었지만, 네가 건네준 신병이기 덕분에 살 수 있었다."

천강은 일전에 묵현을 보내며 그 손에 비파 하나를 쥐여 주었었다. 대부분의 악기 신병이기들은 경공에 도움을 주는바 묵현에게도 도움이 됐었던 모양이다.

"근데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천강과 묵현이 만난 장소는 저잣거리 한복판이었다. 천강이 거지에게 은화 하나를 던지고는 한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보여?"

"저건…… 신선환이로군."

"그래."

현재 황군은 무림맹을 정벌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공교롭게도 저잣거리 곳곳에서 신선환을 사고파는 이들이 확 늘어나고 있었다.

거래를 하는 주민들 사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가관.

"주인장. 갑자기 뭔 신선환을 그리 파는가?"

"글쎄 말이오. 이 신선환이 일반인에게도 그렇게 좋다 하지 않겠소?"

"그게 무슨 말인가?"

"먹기만 해도 몸속의 노폐물들을 깡그리 제거해 준다 안 하오?"

"그게 참말이오?"

"암만! 한번 잘 생각해 보시오. 무려 초절정을 환골탈태 시켜주는 영약인데, 일반인이 먹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뭔가 말이오? 심지어 환골탈태 실패하면 하나 더 먹는 건 알고 있소?"

그러면서 나오는 이야기의 핵심은 이거였다.

"먹기만 하면 시야가 확 밝아지고, 혈색이 좋아지는 건 물론 온몸에 기운이 넘친다오. 그에 나도 어제 하나 먹은 것 아니겠소."

저잣거리와 객점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온통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는 신선환이었다.

천강이 눈썹 한쪽을 슥 들어 올렸다.

"왠지 익숙한 상황이지 않아?"

익숙하다 뿐이랴. 신선환을 통해 태감의 움직임을 늘 추격한 묵현에겐 익숙하다 못해 친숙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천강."

"일단 도망가기로 했어."

"언제?"

"반 시진 후."

 

***

 

황궁의 동쪽 끝자락.

사주를 경계하며 주위 사람이 없나 확인한 한 환관이 빈 건물에 조심스레 들어간다. 그 안에는 한 인영이 앉아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붕대를 감은 인물.

그 앞에 환관이 조아리며 이야기했다.

"태감(太監). 지시하신 대로 대역은 세워두었고, 금의위 또한 곧 정리될 예정이옵니다."

금의위는 총 백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중 열 명이 전쟁을 위해 나가고, 팔십이 흑살마신을 잡으러 갔다가 사망했다.

그로 인해 사실상 금의위는 명실공히 이름뿐인 조직이 되어 버렸으니, 동창은 이 기회를 이용해 금의위를 먹어 치운 것이었다.

현 황제는 이제 노쇠해 전장에 나가지를 못하니, 이제 앞으로 금의위는 동창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허울뿐인 조직에 불과하리라.

태감이 잠잠한 목소리로 물었다.

"흑귀는 어찌 됐지?"

"지금 오고 있답니다. 곧 도착할 것입니다."

태감의 시선이 허공을 응시한다. 그의 눈앞으로는 천강과의 일전이 선히 그려지고 있었다.

갑자기 몸을 숨기고 도망을 쳐 쫓았더니, 불쑥 살아 움직이는 옷자락에 붙잡히고. 그다음에 검은 몽둥이에 명치를 맞고…….

단 일격에 몸이 이리 넝마가 되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가장 놀라운 건 흑살마신이 가지고 있던 내기의 양이었다.

그건 몇백 년간 자리에 앉아 내기만 모아야 가능한 양.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양이었다.

'흡공이 있기에 가능한 거겠지.'

흡공, 기이한 무구, 숱한 싸움 경험. 놈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지금 수준으로는 안 된다. 태감이 이를 바득 갈았다.

그때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태감. 흑귀가 왔답니다."

"들여보내라."

"예."

흑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태감의 몸 상태를 확인한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사경의 경지에 사신 시술까지 받은 그가 온몸이 너덜너덜해졌으니, 흑귀로서는 묻지 않을 수 없는 셈.

"혹 신수와 싸우셨습니까?"

"알 필요 없다. 내 물어볼 것이 있어 너를 불렀다."

"하문하시지요."

태감의 시선이 방 한쪽 구석을 향했다. 그곳에는 무언가가 천으로 덮여 있었다.

"가능한가?"

흑귀가 의아함을 품고는 그것을 치워보았다. 그 안에는 운철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 이건……."

"가능한가 물었다."

"이걸 다 몸에 심으실 생각이십니까?"

일전에 태감의 몸에 심은 것의 두 배의 양. 태감은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했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태감. 살아도 더 이상 사람이라 부를 수 없게 됩니다."

"걱정하지 마라. 난 절대 죽지 않는다."

"예?"

"녀석을 만나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는다."

실성했군. 흑귀는 태감이 누구에게 패한 지 유추할 수 있었다.

흑살마신이 그렇게 대단한 자였단 말인가?

뭐 투파창귀를 죽일 정도니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지만…… 생사경에 사신 시술까지 받은 태감을 저리 만들다니.

'쯧쯧. 그건 그렇고, 안 됐군.'

흑귀가 티 나지 않게 혀를 찼다. 그는 태감이 흑살마신에게 패배한 충격으로 막 허세를 지껄이는 걸로 치부했다.

그러나 태감의 눈은 어둠 속에서 형형히 빛나 번들거렸다.

'그때까지 더 강해져야 한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더.'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219 흑살마신 949
2218 흑살마신 841
2217 흑살마신 813
2216 흑살마신 809
2215 흑살마신 782
2214 흑살마신 952
2213 흑살마신 855
열람중 흑살마신 863
2211 흑살마신 867
2210 흑살마신 765
2209 흑살마신 896
2208 흑살마신 914
2207 흑살마신 920
2206 흑살마신 840
2205 흑살마신 789
2204 흑살마신 940
2203 흑살마신 843
2202 흑살마신 892
2201 흑살마신 895
2200 흑살마신 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