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살마신 239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흑살마신 239화

무료소설 흑살마신: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9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흑살마신 239화

239화. 환상

 

 

"대장군이라……. 그렇군요. 자세한 소식은 아직 전해 듣지 못한 거로군요."

청루의 루주가 자신의 볼을 검지로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일종의 고민을 할 때 나오는 본연의 습관인 듯했다.

"몇 달 전, 태감(太監)이 자리를 비웠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마교 습격 때?"

"예."

묵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장군은 그런 함정에 낚일 자가 아니다."

많은 게 생략되었지만, 그만큼 더욱 선명히 느껴지는 확신.

"예. 대장군은 그런 미끼에 낚일 인물이 아니죠."

그녀의 말은 이러했다.

태감이 자리를 비웠다는 소식이 돌자, 대장군 밑으로 모인 이들 중 몇몇이 반란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꼬투리를 잡지 못해 안달이던 동창(東廠)으로서는 매우 큰 희소식.

돌아온 태감은 그것을 빌미로 대장군과 그 세력을 모조리 잡아들였고, 실시간으로 그 목이 날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일가족까지 다 처형하는 거라 시간이 제법 걸리고는 있지만, 대장군 본인 순번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만나시려면 빨리 만나셔야 할 겁니다."

"대장군이 지금 어디 수감되어 있는지 아나?"

고개를 젓는 여인.

"그러나 아는 이를 알고 있습니다."

"누구지?"

"대장군 세력 중 운 좋게 동창의 덫을 피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몇 차례 대장군을 만나러 갔으니, 함께 움직이시면 될 겁니다."

"그들을 불러줄 수 있나?"

"물론입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이 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루주가 방긋 웃으며 상을 쾅 내리친다.

그러고 이어지는 말.

"그럼 이제 정산 시작하겠습니다. 받은 질문이 총 6개, 그와 관련하여서는 전 명확하리만치 다 대답을 들려 드렸습니다."

"어이. 왜 여섯 개냐? 너와 홍랑과의 관계랑, 대장군과 그 똘마니들 이야기밖에 제대로 들은 게 없는데."

"그럼 더 자세히 들려 드릴까요?"

천강과 루주 사이에 말 없는 시선이 교차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천강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손을 저었다. 괜히 정보상하고 싸워봤자 득 볼 게 없기에.

루주가 입가에 활짝 미소를 띠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동의하신 걸로 알고, 금액은 금원보 6개가 되겠나이다."

"……."

"후훗. 설마 흑살마신 정도나 되신 분께서 돈을 떼먹진 않으시겠죠?"

하. 홍루의 루주보다 더한 년일세.

예산이 넉넉할 만하구만.

천강이 품속에 손을 넣자, 묵현이 제지하고는 본인이 내어놓았다. 다람쥐 도토리 가져가듯 조그마한 손으로 그걸 싹 긁어가는 여인의 눈엔 물욕이 넘실거렸다.

그걸 본 천강이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대체 미오왕은 너희 같은 애들을 어디서 데리고 오는 거야?"

"그 질문, 답변해 드릴까요?"

"……아냐, 됐어."

여인이 생긋 웃는다. 그러나 곧 천강의 한마디에 그 미소는 봄날의 아지랑이마냥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건 그렇고, 내 두 눈으로 봐버렸으니 미오왕에겐 나중에 이 일을 말해야겠네."

"예?"

"무려 미오왕의 얼굴로 장사놀음을 하다니."

루주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무림에서 사칭은 아주 큰 범죄다. 그 하나만으로도 평생 은원관계가 성립할 정도로.

"그냥 외모만 닮은 게 아니고 이건 뭐 내기까지 따라 했으니, 빼도 박도 못하겠네."

"……원하는 게 뭐죠?"

천강이 손을 내민다.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루주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정말 이러기에요?"

"왜 이래? 장사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뻔히 미오왕의 소개로 온 걸 알면서 거기서 장난을 쳐?

흑살마신의 철칙. 받은 건 돌려주기.

날 호구로 보고 덤터기를 씌웠으니, 그 대가는 받아내야겠지.

천강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에 결국 루주가 움직인다. 그녀는 손을 달달 떨며 천강의 손 위에 금원보 하나를 올려놓았다.

"돼, 됐죠?"

"어이. 장난해?"

"윽. 그, 그럼……."

두 눈을 질끈 감고는 하나 더 올려놓는 루주.

"진짜 지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해."

"아, 알았어요!"

루주가 세 번째 금원보를 내어놓는다. 이제는 아예 술중독자마냥 손을 부들부들 떨어대는 꼴이 대충 이쯤이 한계로 보였다.

천강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걸 챙겨 묵현에게 건넸다. 마치 자기 자식을 떠나보내듯 루주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걸 끝까지 지켜보았다.

미오왕의 얼굴로 저러니 기분이 묘하네.

"그럼 정산은 이것으로 끝이다?"

"네에에……."

털썩. 루주가 양팔을 쭉 펴고는 그대로 탁자 위로 엎어졌다. 꽤 내상이 심했던 모양이다.

묵현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천강과 루주,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

 

청루의 객실 중 하나에 배정받은 천강과 묵현. 조금 있자 그들에게로 음식들이 나왔다.

홍루 때보다도 더 고급스러운 음식에 천강의 눈엔 이채가 돌았다. 이제껏 이 정도의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루주께서 전하라 하셨습니다. 한 시진만 기다리시면, 아까 약속했던 이들과 만날 수 있을 거랍니다."

"그래. 알겠다."

"혹 술 시중을 드는 이들은 필요 없으십니까?"

천강이 과감히 손을 저었다. 아까 루주와 협상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그녀의 모습을 본 탓이다.

천을 깨물고는 매섭게 치켜뜬 눈이…… 괜히 문제가 될 만한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좋아 보였다.

"그럼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그렇게 여인들이 물러나고 천강은 음식들을 마음껏 맛보기 시작했다.

하. 과연 청루라 해야 할지.

"그렇게 맛있나?"

"뭐 그렇지?"

"천강 너라면 이런 음식들을 언제든 먹어볼 수 있었을 텐데?"

"나 때는 이런 음식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거든. 그저 쌀을 물에 불려 먹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지."

뭐 그 쌀조차도 진짜 있는 집 이야기지만. 대부분이 풀떼기로 허기진 속을 채우곤 했었다.

그러나 그런 천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묵현.

'아, 얘는 내가 환생했다는 사실을 모르지.'

천강은 적당히 얼버무렸다.

"그 뒤로는 쭉 산속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말이야. 뭐 그렇게 됐다."

"그렇군."

"그건 그렇고 대장군 세력이 다 처형되고 재산을 몰수당했으니, 이제 더 이상 지원은 못 받는다고 봐야겠네."

급히 돌린 화제에 묵현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상 그들이 있었기에 황위와 명예 회복을 노려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묵현의 머릿속은 꽤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 바로 길게 터져 나오는 한숨.

천강이 묵현에게 과일을 내밀었다.

"큰 고민은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수밖에 없어. 자, 먹어. 나 혼자 먹기엔 너무 많다."

"아니, 난 괜찮……."

"먹어, 짜샤. 배고플 때 나오지 않은 답 중엔 의외로 배가 차올라야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천강의 시선이 바로 옆 연못으로 향했다. 연못의 중앙에는 꽉 차오른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고 있었다.

천강이 검은 안개에서 개구리를 꺼내고, 연못의 물을 퍼 그 위에 뿌려주었다.

그러자 녀석이 끔벅끔벅 눈을 감았다가 뜨더니, 이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 먹잇감을 찾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건 뭐냐?"

"아아. 내가 생사경에 올라서는 데 도움을 줄 녀석이지."

"고작 개구리가?"

"고작 개구리가 아니라고. 무려 이 흑살마신과 이십여 일의 여정을 함께한 개구리니까."

천강이 녀석을 관찰하며 머리를 흔들흔들 흔든다.

그 행태에 묵현이 픽 웃음을 흘렸다.

본능적으로 물을 보고는 그곳으로 나아가는 녀석. 그러나 연못으로 나가려니 천강이 막아 세우고, 방 안에서 뭔가를 찾아보려 해도 먹을 게 없다.

그로 인해 힘이 빠진 개구리가 제자리에 몸을 움츠리고 앉았다. 천강이 줄곧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

"묵현. 근데 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일 생각이냐?"

그 사람들이란 바로 대장군의 소재지를 알고 있다는 이들이다.

"왜 그러지?"

"좀 찜찜해서 말이야."

반란의 죄목으로 묶여 일가친족까지 다 끌려갔다. 그런데 그 속에서 살아남다니…… 솔직히 말이 안 되지 않은가?

그걸 묵현이 생각하지 못했을 리는 없을 터.

"고민 중이다. 일단 급한 건 우리고, 대답을 들은 뒤 따로 움직여도 괜찮겠다 싶기도 하고."

"우리를 만나러 올 즈음에는 이미 적들에게 다 정보가 넘어간 뒤일지도 몰라. 만약 너만 괜찮다면 이쯤에서 무림맹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천강은 정치하는 자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권력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다. 권력을 얻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족속들.

그런 이들에게는 등을 맡기지 못한다. 비밀 공유는 당연히 말이 안 되지.

"……그들에게 들어야 할 것들이 있다. 일단 만나볼 생각이다."

"뭐 그렇다면야."

그때 개구리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강의 주의를 이끈 녀석이 살금살금 몸을 움직이고, 흘끗 천강을 쳐다보더니 후다닥 연못을 향해 돌진했다.

그런 녀석을 가만 놔주는 천강. 녀석의 신형이 연못 위에 떨어졌다.

풍덩.

머리만 내밀고는 천강을 바라보는 녀석.

천강의 머릿속으로 진한 만족스러움이 올라왔다.

- 소년, 또 성공했군요.

- 축하한다!

'어. 그래. 고마워, 다들.'

하다 보니 이젠 요령이 점점 생기는구만. 이 속도면 2년 안에는 끝을 볼 수 있겠는데?

천강이 검은 안개를 향해 손을 펼쳤다. 그러자 누리끼리한 책 한 권이 슥 그 안에서 삐져나왔다.

'자, 그럼 무제(武帝)의 사념님! 앞으로 얼마나 남았습니…….'

그러나 질문을 하려던 순간, 천강의 시야가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마치 눈에 무언가가 낀 듯 뿌연 시야.

환한 태양 빛을 손으로 가렸다가 말았다가 하는 것처럼 눈이 부시다가 어두워지길 반복하고, 그 기이한 현상에 천강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도 시야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어떤 한 장면이 천강의 눈앞에 선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달빛이 은은히 비치는 밤.

마당 좌편으로는 각종 도구의 자루들이, 오른편으로는 녹이 슨 쇠붙이가 잔뜩 쌓여 있다.

코끝으로는 쇠와 곰팡이의 썩은 내가 느껴지고, 한 줄기 불어오는 미풍에 어디선가 날아온 이파리 하나가 볼에 달라붙어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그 마당과 건물 사이 음영이 진 곳에는 한 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었는데…… 뒤돌아 있어 얼굴을 볼 수 없었으나,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천강은 그자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왔나?

시야가 다시 뿌예진다. 불빛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길 반복하고, 흐려졌던 형상들이 점차 제 모습을 갖추고 말끔해진다.

그것이 모두 끝났을 때, 천강은 다시 본인이 있던 세계로 돌아와 있었다.

천강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묵현에게 물었다.

"묵현, 방금 내가 얼마나 멍때리고 있었냐?"

"무슨 소리지?"

"조금 전 말이야."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하는군. 넌 줄곧 연못 속 개구리의 신형을 쫓고 있었다. 내가 네 눈동자를 살피고 있었으니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게 대체…….

묵현이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면, 아주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단 소리인데.

'야. 너희들은 이상한 거 못 느꼈어?'

천강의 질문에 신병이기들의 반응도 동일했다. 도통 무슨 의도로 질문을 건네는지 이해 못 하겠다는 어투였다.

결국 답을 찾지 못한 천강이 천해지경을 펼쳐 들었다. 이 녀석이라면 뭔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러나 그 순간,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

"손님이 도착했다 합니다. 바로 만나시겠습니까?"

"그래."

묵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별수 없이 천강 또한 따라 일어나며 천해지경을 검은 안개 속에 집어넣었다.

유유자적 연못 위를 노니는 개구리를 잠시 바라보던 천강이 서둘러 묵현의 뒤를 따랐다.

 

***

 

지붕 위에서 청루를 조용히 염탐하던 두 명의 복면인 중 하나가 사라졌다.

조금 있자, 복면인은 그 수가 둘에서 무려 스물로 불어났다.

"일합무신은 어찌 되었나?"

"그대로다. 안에 들어가서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동료의 정체는?"

"아직 신원불명이다."

지휘자로 보이는 이가 생각에 잠겼다. 그 주위로 사신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하나씩 피력했다.

"255호, 어떻게 할 것인가?"

"일합무신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다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산서 쪽으로 합류해야 한다."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동료들의 대답에 고개를 젓는 255호.

"저곳은 청루. 늙은 여우가 둥지를 튼 곳이다. 위에선 이곳에서 사고 치길 원치 않는다."

"그러면?"

"기회가 오길 기다린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219 흑살마신 949
2218 흑살마신 840
2217 흑살마신 813
2216 흑살마신 809
2215 흑살마신 782
2214 흑살마신 952
2213 흑살마신 855
2212 흑살마신 862
2211 흑살마신 867
2210 흑살마신 765
2209 흑살마신 896
2208 흑살마신 914
2207 흑살마신 920
2206 흑살마신 839
2205 흑살마신 789
2204 흑살마신 940
2203 흑살마신 843
열람중 흑살마신 892
2201 흑살마신 894
2200 흑살마신 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