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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룡기 70화

무료소설 광룡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9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광룡기 70화

 

70화

 

 

 

 

 

 

 

 

천천히 숨을 고른 이무환이 재빨리 사방을 둘러보았다.

 

보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방에는 단둘뿐이었으니까.

 

“너, 한 번만 더 그러면…….”

 

남궁산산은 그의 위협에 눈썹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해요, 오빠?”

 

“뭘?”

 

“아이, 그가 딴살림을 차리고 있다니까요?”

 

“외로웠는가 보지 뭐.”

 

이무환이 별것도 아니라는 듯 툭 쏘아붙였다.

 

그러자 남궁산산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누가 후처를 얻었대요? 그가 다른 세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죠.”

 

그때서야 이무환의 눈빛이 조금 진지해졌다.

 

“다른 세력? 구룡성 안에?”

 

“아뇨, 밖에요.”

 

안도 아니고 밖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건 내통이다. 구룡률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짓을 와룡부주가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어떤 곳이지?”

 

“수주의 비월산장이에요.”

 

“어느 정도 세력이야?”

 

“그 일대에서 제법 명성이 높은 문파예요. 간단히 말해서, 호북에서 열 손가락에 들어가는 문파죠.”

 

“흠…….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새로운 둥지를 만들어놓은 것인가?”

 

“그렇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아니다?”

 

“그곳에서 길러진 무사들을 암암리에 구룡성에 끌어들이고 있어요. 일지에 나오는 숫자만 해도 삼십 명이 넘어요. 그것도 일류 이상의 고수들만으로요.”

 

이무환은 어느새 남궁산산의 기습적인 입맞춤을 잊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채 무심코 물었다.

 

“또 다른 것은?”

 

남궁산산이 슬며시 옆 자리로 다가가며 소곤거리듯 말했다.

 

“이리 가까이 와봐요, 오빠.”

 

 

 

잠시 후.

 

“멋쟁이! 다 어디 갔어? 일하러 가야지?!”

 

이무환의 고함 소리에 영호승 등이 번개처럼 뛰어나왔다.

 

네 사람은 이무환과 남궁산산을 향해 다가가다 말고 급히 돌아섰다.

 

“준비됐으면 가자고.”

 

이무환이 그들 옆을 스쳐 갈 때다. 영호승이 슬며시 귀 옆을 가리켰다.

 

“저… 총대주, 여기에 뭐 묻었는데요?”

 

“음? 어디, 여기? 뭐가 묻었는데?”

 

이무환이 손으로 쓱쓱 문질러 귀 옆을 닦아냈다.

 

그러자 단우경이 턱 쪽을 가리켰다.

 

“여기도… 묻었습니다.”

 

“그래? 뭐가 묻었지? 이상하네…….”

 

쓱쓱, 싹싹.

 

소매로 턱을 닦는 이무환에게 혁수린이 입을 가리며 말했다.

 

“저기, 입술 옆에도 닦으십시오, 총대주.”

 

“나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그때 눈치도 없는 막위가 요기조기 쳐다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꼭 입술 자국 같은데요?”

 

입술 옆을 닦던 이무환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궁산산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씻고 온다더니, 구룡성에 들어와 처음으로 분칠을 했다. 게다가 어디서 연지(홞脂)를 얻었는지 입술도 조금 붉게 칠한 듯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너… 어쩐지 그동안 안 하던 짓을 하더니……!”

 

남궁산산이 종종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이제 다 닦아졌으니까 빨리 가요, 오빠.”

 

거리가 멀어지자 남궁산산의 입꼬리가 슬쩍 말려 올라갔다.

 

‘헤헤헤, 이제 변명해 봐야 소용없다구요!’

 

그랬다.

 

확실하게 도장까지 찍어 사람들 앞에 나타났으니, 이제 말로 변명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었다.

 

이무환은 억울했지만,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영호승 등이 이해해 줄 것 같지도 않았다.

 

“두고 보자, 꼬맹이. 오늘의 복수는 확실하게 해주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들으라는 듯 입술을 씹으며 복수를 다짐하는 게 다였다.

 

그럴수록 영호승 등 네 사람은 생각을 굳혔다.

 

대체 저걸 어떻게 복수한단 말인가?

 

연인들끼리의 복수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던가!

 

‘대주가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가?’

 

‘이제 겨우 열다섯이라고 들었는데……. 아니, 열여섯인가?’

 

‘대주가 올해 안에 아버지 되는 거 아냐?’

 

‘아버지가 되면 악귀 성질도 좀 가라앉겠지?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4

 

 

 

이무환이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한 채 마룡부의 정문으로 다가가자 위사가 앞을 가로막았다.

 

“무슨 일이오?”

 

“수룡단 특조대에서 왔소. 장옥조 장로님을 뵙고자 하오.”

 

마룡부의 정문을 지키던 정삼은 눈살을 찌푸렸다.

 

옷은 수룡단의 정복이 맞았다. 하다못해 뒤쪽에 서 있는 무사들은 수룡단처럼 보였다.

 

하지만 앞장서서 말하는 뺀질이 같은 젊은 놈이나, 그 옆에 서 있는 어린 소녀는 아무리 봐도 수룡단의 무사처럼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뭐? 특조대?!

 

‘심부름이나 하면 딱 맞을 것 같은 놈이……. 참나, 요즘 수룡단이 좀 잘나간다고 하니까 별놈이 다 설치는군.’

 

마음 같아서는 그냥 쫓아내고 싶었지만 뒤에 서 있는 무사들 때문에 꾹 참았다.

 

대신 어깨를 펴고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본 부는 아무나 들이지 않네, 패를 보여주게!”

 

순간, 이무환이 뒷짐 진 손에 들고 있던 수룡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딱!

 

정삼의 이마에 수룡패가 떨어졌다.

 

“억!”

 

“자, 실컷 봐!”

 

이마에 용 문양이 선명히 찍힌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정삼을 보고, 이무환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정삼은 투혼을 발휘해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이보… 시오!”

 

이무환이 다시 수룡패를 번쩍 쳐들었다.

 

흠칫한 정삼은 급히 몸을 뒤로 뺐다. 골이 아직도 멍했다. 이마가 깨진 것이 아닌지 걱정될 정도.

 

앞에 있는 뺀질이 같은 놈이 심부름꾼이든 아니든, 두 번 다시 수룡패에 맞고 싶지 않은 그는 보다 순화시킨 말투로 급히 말했다.

 

“장로님은 지금 내전에 계시지 않소.”

 

“그럼 어디 있지?”

 

“마련각에 있소.”

 

마련각. 마룡부의 연무관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 있다는 말은 그가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말. 남이 무공을 익힐 때는 찾아가지 않는 것이 예의였기에 정삼이 입을 연 것이었다.

 

물론 이무환은 그딴 것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가지, 마련각에 있다는군.”

 

거기다 남궁산산과 영호승 등 광룡대 역시 신경이 곤두선 이무환의 말을 거역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이무환과 정삼의 다툼을 본 마룡부의 무사들이 그런 이무환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무사의 예의도 모르는 무식한 놈! 수룡패를 믿고 거들먹거리는 건방진 놈! 그런 눈빛이었다.

 

이무환이 척, 수룡패를 쳐들었다.

 

“막는 사람은 무조건 압송할 거야. 그러니 알아서들 해!”

 

최근의 일을 모를 마룡부의 무사들이 아니다.

 

더러워서 놔둔다는 듯, 어디 마련각에 가서 혼나보라는 듯, 가소로운 표정을 지으며 길을 비켰다.

 

그 사이로 이무환이 수룡패를 높이 쳐들고 걸어갔다.

 

뒤따르는 사람들이 무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행이라면 이무환이 그렇게 수룡패를 쳐들고 가는 바람에 사람들이 시비를 걸지 않아서 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점이다. 대신 구경거리가 되었지만.

 

연무장을 빙 돌아서 유마각을 돌아가자, 단층의 커다란 건물에 높이 걸린 현판이 보였다.

 

그곳이 바로 마련각이었다.

 

 

 

덜컹!

 

마련각의 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에 십여 명의 눈이 문 쪽을 향했다.

 

이무환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자신을 주시하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두 명이 서 있고, 열한 명이 앉아 있었다.

 

단순 수련이 아니라 비무 수련인 듯했다.

 

서 있던 두 사람은 문이 열리는 바람에 동작을 멈춘 듯 어정쩡한 자세였다.

 

“무슨 일이냐?!”

 

앉아 있던 자들 중 하나가 벌떡 일어서더니 이무환을 향해 소리쳤다.

 

이무환도 마주 소리쳤다.

 

“장옥조 장로가 어느 분이시오?!”

 

서 있던 두 사람 중 등을 돌리고 있던 자가 천천히 돌아섰다.

 

짧은 흑염, 쉰 가량의 나이. 그가 마룡부의 칠장로 중 한 사람, 구패도(求覇刀) 장옥조였다.

 

“내가 바로 장옥조네. 수룡단에서 왜 나를 찾는 건가?”

 

“조사할 일이 있어서요. 함께 가주셨으면 합니다.”

 

장옥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다 곧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피식 웃었다.

 

“나더러, 수룡단에 가자는 말인가? 조사를 받으러?”

 

“그렇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못 가겠다면?”

 

장옥조가 그 말을 함과 동시,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이무환의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 숫자로 밀어붙여서 구룡률을 어기겠다는 겁니까?”

 

장옥조와 마주 서 있던 삼십대 무사가 앞으로 걸어왔다.

 

“구룡률을 어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장 못 가시겠다고 하지 않나?”

 

“호오, 그럼 언제 가시겠다는 말입니까?”

 

“글쎄, 한 십 년 후쯤?”

 

안에서 왁자지껄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와하하하!”

 

“크하하! 십 년이 뭔가? 한 백 년 후라고 하게나.”

 

이무환이 여전히 웃음을 지우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으흥, 구룡무제 시해 사건을 조사하는 특조대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

 

특조대.

 

그 말에 사람들이 서서히 웃음이 멎었다.

 

수룡단이 자체적으로 하는 조사와 특조대의 조사는 차원이 달랐다. 막는 자는 무조건 압송. 그것마저 거부하면 즉참해도 할 말이 없었다.

 

웃음을 멈춘 사람들을 바라보던 이무환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남궁산산과 영호승과 단우경과 막위와 혁수린이 뒤따랐다.

 

총 인원이 여섯이라는 것에 사람들의 표정이 다시 풀어졌다.

 

“험, 그래, 뭘 조사하겠다는 말인가?”

 

장옥조가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이무환이 그의 이 장 앞까지 다가가 서서 나직이 말했다.

 

“뭘 조사하든, 그건 가봐야 알겠지요. 다시 한번 묻지요. 가시겠습니까, 가시지 않겠습니까?”

 

장옥조가 멈칫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갈 수가 없네. 나중에 시간을 내지.”

 

이무환이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영호승을 불렀다.

 

“멋쟁이!”

 

“예, 총대주!”

 

“문 걸어 잠가!”

 

 

 

일각 후.

 

마련각의 문이 열리더니 이무환이 남궁산산과 함께 걸어나왔다.

 

막위가 머리가 풀어헤쳐진 채 정신을 잃은 장옥조를 들쳐 메고서 뒤따르고, 영호승과 단우경과 혁수린이 질린 표정으로 바짝 뒤따라서 걸음을 옮겼다.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기던 이무환이 힐끔 뒤를 돌아다보았다.

 

“건물을 잘 지었군. 방음이 잘되는 거 같아. 부서진 곳도 별로 없고.”

 

막 마련각을 나서던 영호승 등도 고개를 돌려 건물 안을 쳐다보았다.

 

“으으으…….”

 

“끄어어어…….”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바닥을 박박 기고 있는 서너 명의 마룡부 무사가 보였다. 나머지는 정신을 잃었는지 움직이지도 않았다. 개중 몇 명은 팔다리가 거꾸로 꺾어져 있었다.

 

조금 전 그들의 비명이 마련각 내에 울려 퍼졌는데도 누구 하나 문을 열고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 수련을 하는 곳이다 보니 비명과 신음을 당연하게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이무환의 말대로 방음 처리가 잘된 건물이어서인지는 몰라도.

 

덕분에 더 이상의 소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지?”

 

이무환이 실컷 두들겨 맞고 밖으로 던져지기만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상황에 눈만 크게 떴다.

 

이무환이 그들을 불렀다.

 

“이보쇼, 안에 다친 사람들이 좀 있으니까 들어가 보쇼.”

 

어정쩡하니 서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갔다.

 

이무환은 마련각 안에서 벌어진 일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고갯짓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가자고. 붙잡으면 귀찮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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