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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룡기 69화

무료소설 광룡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2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광룡기 69화

 

69화

 

 

 

 

 

 

 

 

“그런 말 마슈. 저 꼬맹이는 제 말이 재미없어서 졸고 있잖습니까?”

 

책 읽는 시간이 길어지자 졸기 시작한 남궁산산이, 침상 끝에 앉아서 떨어질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지금의 웃음은 조부도, 사부도 이해해 주시겠지.

 

의기투합.

 

악귀 이무환이 의형을 얻은 날이니까. 의숙이 아닌 의형을.

 

 

 

“숙부? 에이, 싫어요. 어른은 아버지도 지겨운데… 그냥 형이라고 하죠 뭐, 싫으면 말고요.”

 

“그럼 그렇게 하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자네처럼 능글능글한 조카를 두고 싶지는 않아. 동생이라면 몰라도.”

 

 

 

제8장. 소환(召喚)

 

 

 

 

 

 

 

1

 

 

 

해가 뜨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둥! 둥! 둥!

 

성문의 북이 백여덟 번의 타고를 시작했다.

 

비록 발톱 빠지고 여의주마저 잃은 데다 이제는 눈마저 멀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은 천룡이었다.

 

어쩌면 구룡무제 이건천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보다 저무는 태양, 천룡의 마지막을 구경하러 온 자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쨌든 수많은 절정고수들이 천룡전 앞 드넓은 연무장을 가득 메운 광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맥동치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장엄했다.

 

그 역시도 이곳이 천룡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둥! 둥! 둥!

 

끊임없이 울리는 북소리.

 

구룡무제의 가는 길을 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밀려들 고수들!

 

누가 부정하랴. 이곳이 바로 천하의 중심, 구룡성의 중심, 천룡부인 것을!

 

 

 

이무환은 천룡전의 삼층에서 그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당장 내부에서 더 조사할 것은 없었다.

 

설령 조사할 것이 있다 해도 장례가 시작된 이상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남궁산산과 유군명을 대동한 채 장례가 끝날 때까지 삼층에 머물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평소라면 얼굴조차 보기 힘든 자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살피기에는 이만한 장소도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이름을 모르는 자는 남궁산산과 유군명이 알려줄 것이었다. 그러라고 데려온 것이니까.

 

둥! 둥! 둥! 둥!

 

여든여덟 번의 북소리가 울릴 즈음, 마침내 구룡성 팔부의 주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저기 맨 앞에 들어서는 사람이 바로 주백천입니다.”

 

유군명의 말에 이무환의 눈빛이 빛을 발했다.

 

신룡부주, 천궁무조(天穹武祖) 주백천.

 

전신에서 은은히 신비한 기운이 흐르는 듯한 그는 열다섯 명의 장로와 호법, 그리고 머리가 허옇게 센 원로들을 대동하고 천룡부를 찾았다.

 

“그 뒤쪽에 오는 사람 중 붉은 장삼을 걸친 노인이 마룡부주 적혈마신(赤血魔神) 혁성화입니다, 총대주.”

 

그는 열세 명의 장로와 호법을 비롯해 마신위 넷을 모두 데리고 왔다.

 

그 뒤로도 유군명의 말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림으로만 본 것과 실물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유군명은 그 차이를 메워주기 위해 이무환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곧이어 나머지 부주들도 속속들이 도착했다.

 

검룡부주, 검왕(劍王) 동방휘는 검룡부 힘의 반에 해당된다는 십팔검자를 모두 대동했다.

 

창룡부주, 일수만천(一手滿天) 여후량 역시 장로와 호법은 물론이고, 다섯 명의 제자까지 이끌고 숙연한 표정으로 정문을 들어섰다.

 

금룡부주, 금룡왕(金龍王) 금화산도 금빛 얼굴을 반쯤 숙이고 원로들에 둘러싸여 연무장을 걷고 있고, 도룡부주, 천추도왕(天墜刀王) 구자천은 금화산과 반대로 고개를 뻣뻣이 들고, 나름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금화산의 뒤를 따랐다.

 

반면 다른 사람과 달리, 철룡부주, 무적철검(無敵鐵劍) 철군평은 똑같은 복장을 한 일곱 명만 대동했는데, 그들이 바로 그의 의형제들이라는 철룡칠의(鐵龍七義)였다.

 

맨 마지막으로 와룡부주, 귀천수사(鬼天修士) 제갈무진이 백의에 백건을 두른 채 방양고, 와룡십유와 함께 경건한 발걸음으로 연무장에 받을 디뎠다.

 

연무장에 들어서 있던 수백 명의 무사가 좌우로 갈라진 채 그들이 갈 길을 비켜주었다.

 

문득 제갈무진을 바라보는 이무환의 눈이 기광을 발했다.

 

“꼬맹이, 그 책을 얼마나 해독했지?”

 

남궁산산이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했다.

 

“조금요.”

 

솔직히 거의 다 했다. 하지만 그냥 넘겨줄 수는 없었다.

 

이무환은 웃고 있는 남궁산산을 슬쩍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요것이 또 뭔 꿍꿍이를 쓰려는 거지? 아무리 봐도 다 한 것 같은데…….’

 

눈치가 귀신같기는 그도 남궁산산 못지않았다.

 

문제는, 남궁산산은 해독했는데 자신은 해독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무환은 속으로만 끙끙거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수룡단주 호연청을 비롯해, 순찰과 경비의 책임자 적룡단주 곽가위, 구룡성의 물품을 움직이며 살림을 꾸려가는 화룡단주 장완이 보였다.

 

이제 시작이었다.

 

삼 일 이내에 십이지부장들이 모두 몰려올 터다.

 

삼십 년 전, 구룡무제 이건천이 구룡성주가 되었던 그날처럼 구룡성의 모든 간부들이 일제히 모이는 것이다.

 

그리고 천마교와 정천무림맹의 조문단은 물론이고, 천하각파의 조문단 역시 모습을 보일 터.

 

천하!

 

천하가 모두 이곳으로 모이는 것이다.

 

 

 

이무환은 장례가 끝날 때까지 천룡전 삼층에 머물렀다.

 

천하를 움직이는 자들이 모두 그의 눈에 들어왔다 사라졌다.

 

천마교의 부교주, 흑천마종(黑天魔宗) 고후량은 칠 일 만에, 정천무림맹의 부맹주, 무당의 현진자는 구 일 만에 천룡전에 발을 디뎠다.

 

 

 

―어떤 분쟁도 허락하지 않는다!

 

 

 

구룡률에 따라 누구도 천룡부 안에서는 다투지 않았다. 심지어 말다툼조차 벌이지 않았다.

 

며칠 전만 해도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누던 자들이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소리장도(笑裏藏刀).

 

그 모습을 보고 싶으면 천룡부에 오면 언제 어느 때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십일 일째 되던 날 아침, 엄숙한 장내에 구화산 화청사에서 초빙한 지장 대사의 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구룡무제 이건천의 장례가 끝이 났다.

 

동시에 구룡성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핏빛의 먹구름, 혈운이!

 

그 구름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뻗칠지는 아무도 몰랐다.

 

 

 

2

 

 

 

장례가 끝나자마자 신룡부주 주백천의 제의로 구룡부의 부주들이 한군데 모였다.

 

천룡부만 임시로 이충선이 공석인 부주 대신 참가했다.

 

“이렇게 급박하게 꺼낼 사안은 아니오만, 돌아가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부득이하게 여러 제위를 모셨소.”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마를 찌푸리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압니다만, 너무 급한 것이 아니오? 전대 성주님의 장례를 마치고 아직 향내도 다 가시지 않았는데 말이오?”

 

창룡부주 여후량이 질타하듯 입을 열자 검왕 동방휘도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예가 아니외다! 백 일도 아니고, 하루 만에 이런 회의를 열다니요?!”

 

“어허! 누가 예를 몰라서 이러는 건 줄 아시오?”

 

금화산의 일갈에 싸늘한 바람이 휘돌았다.

 

“예를 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 성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외다! 설마 본 성이 주인도 없이 이대로 흐르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자! 지금은 말싸움할 때가 아니외다! 의견을 모아보자고 모였는데 언성부터 높아지면 남이 뭐라 하겠소?”

 

웅성거리며 이 사람 저 사람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 주백천이 손을 들어 올리고 입을 열었다.

 

“어차피 오늘 하루에 결정 날 일이 아니란 것은 모두 알 것이오. 오늘은 그저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의견만 모으면 될 일, 너무 깊게 생각할 것 없소이다.”

 

그제야 구룡부의 주인들이 조용해졌다.

 

주백천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내 생각은 이렇소. 구룡률에 따라 결정하면 굳이 이러쿵저러쿵할 것도 없이 모든 것을 공평하게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성주를 뽑는 것도 구룡률대로 했으면 하오.”

 

 

 

3

 

 

 

광룡대로 돌아온 이무환이 투덜거렸다.

 

“지미, 눈알 빠지는 줄 알았네.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온 거야?”

 

그러자 남궁산산이 답했다.

 

“저는 목이 쉬는 줄 알았어요.”

 

유군명은 이삼 일만 바빴다. 그 뒤부터는 대부분 남궁산산의 몫이었다. 천하강호인들은 유군명보다 남궁산산이 훨씬 더 많이 알았으니까.

 

그렇게 며칠을 조잘댔으니 목이 쉴 만도 했다.

 

“그래도 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거냐? 나이도 어린 게 그 쬐끄만 머리로.”

 

남궁산산이 슬쩍 이무환의 머리를 올려다봤다.

 

“머리만 크면 뭐 해요? 속을 채워야지.”

 

“뭐? 이게!”

 

하지만 남궁산산은 혀를 쏙 내밀고 자신의 방으로 내빼 버렸다.

 

그리고 두 시진 뒤. 수리를 마치고 옛 모습을 찾은 광룡대의 회의실에 광룡대원들이 모여들었다.

 

“소환할 사람들 조사는 다 되었겠지?”

 

이무환의 말에 엽상이 힘차게 대답했다.

 

“예, 총대주!”

 

“좋아, 그럼 일을 시작하자고.”

 

“지금 바로 말입니까?”

 

엽상이 어색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무환이 영호승을 돌아다봤다.

 

“멋쟁이, 오늘이 며칠째지?”

 

“십일 일째입니다!”

 

막위에게도 물었다.

 

“도끼, 언제까지 분쟁 금지지?”

 

“열흘간입니다!”

 

단우경에게도, 혁수린에게도 물었다.

 

“쌍칼, 분명 분쟁 금지 날짜 지났지? 꼬챙이, 움직여도 상관없겠지?”

 

“당연히 지났습니다!”

 

“총대주님께서 움직인다는데 감히 누가 말립니까?!”

 

이무환이 엽상을 다시 바라보았다.

 

“설마 대주라는 사람이 그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무, 물론입니다.”

 

“그럼 시작하자고. 놈들은 우리가 설마 이렇게 바로 움직일 줄 생각도 못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가서 잡아와!”

 

마지막 말은 거의 고함에 가까웠다.

 

엽상이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예! 총대주!”

 

이무환이 홱 고개를 돌려 북리웅 등을 바라보았다.

 

움찔한 세 사람에게 이무환이 사근사근 말했다.

 

“그대들은 구룡수호단을 셋으로 나누어서 세 명의 대주를 지원해 주시오. 오지 않으려는 자들은 대충 몇 군데 부러뜨려서 데려오시오. 구룡률에 따라서.”

 

그러더니 마지막 말에 힘을 주었다.

 

“아직은 특조대가 해체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그제야 삼대주와 구룡수호단의 수장들이 눈을 크게 떴다.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워낙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깜박했다.

 

그렇다. 아직 특조대는 해체되지 않았다. 당연히 특조대의 권한 역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범인을 잡을 때까지 유지될 것이었다.

 

 

 

광룡대가 텅 빈 듯했다.

 

세 명의 대주가 구룡수호단과 함께 도룡부와 금룡부의 사람들을 소환하러 떠난 지 일각이 지났다. 남은 사람은 이무환과 남궁산산과 영호승 등 여섯 사람뿐.

 

그제야 이무환이 남궁산산에게 물었다.

 

“이제 그거에 대해 말해봐.”

 

남궁산산은 어물거리며 딴 짓만 했다.

 

“말해보라니까?”

 

“일단 제 부탁을 들어준다고 약속해요.”

 

이무환이 대답을 망설이며 손가락으로 톡톡, 탁자를 쳤다. 그걸 신호라 생각했는지 영호승과 혁수린이 막위와 단우경을 슬그머니 끌어당겼다.

 

이무환이 힐끔 그들을 보더니 물었다.

 

“어디 가려고?”

 

“잠깐 볼일이 있어서요.”

 

“그래? 갔다 와. 대신 빨리 와야 돼. 우리도 일하러 가야하니까.”

 

“예, 총대주.”

 

네 사람이 나가자 남궁산산이 배시시 웃으며 이무환의 옆자리로 옮겼다.

 

“어? 이게, 저리 안 가?”

 

하지만 오늘만큼은 남궁산산의 고집이 더 셌다.

 

“책에는 총 열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더구나 남궁산산이 입을 열자 오히려 이무환이 귀를 쫑긋 세우고 머리를 더 가까이 댔다.

 

“열다섯 가지 이야기?”

 

“예, 그중 하나……. 귀 대봐요, 오빠.”

 

이무환이 눈을 반쯤 감은 채 바짝 귀를 가져다 댔다.

 

순간, 쪽!

 

눈을 번쩍 뜬 이무환이 불에 덴 듯 펄쩍 뛰며 옆자리로 날아갔다.

 

“너, 너, 너 정말……!”

 

손가락을 쳐들고 허공을 더듬대는 이무환을 향해 남궁산산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가 딴살림을 차리고 있다는 거예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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