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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룡기 197화

무료소설 광룡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6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광룡기 197화

 

197화

 

 

 

 

 

 

 

 

꼬맹이와 함께 있는 걸 알고 슬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비룡도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혹시 아버지가 도 뭔 일을 저지른 거 아냐?

 

도무지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무환은 침상에서 다리를 내리고, 팔꿈치를 허벅지에 올린 채 손으로 턱을 받쳤다.

 

‘후우, 누구한테 해몽이라도 해달라고 해볼까?’

 

그때 남궁산산이 슬그머니 뒤로 다가왔다.

 

그녀는 이무환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생각에 잠겨 있자,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우히히, 감히 나를 놔두고 딴생각을 하다니! 어디 혼나 봐라!’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있던 이무환이 침상을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와… 어……!”

 

이무환의 등을 덮친 남궁산산은 갑자기 이무환이 사라지자 침상 밑으로 처박혔다.

 

이무환이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남궁산산의 둥근 엉덩이가 보였다.

 

“너 뭐 하냐?”

 

얼굴이 바닥에 부딪치는 것을 겨우 면한 남궁산산은 침상 아래에 꼬꾸라진 채 버둥거렸다.

 

“왜 그러고 있어? 자다가 떨어졌냐?”

 

“오, 오빠, 그, 그게……. 헤헤헤…….”

 

“근데… 그러고 있으니까, 우리 꼬맹이 엉덩이가 생각보다 크네?”

 

남궁산산이 겨우 상체를 일으키며 배시시 웃었다.

 

“아기도 낳을 수 있다니까요?”

 

“인마, 아기를 엉덩이로 낳냐? 배로 낳지?”

 

“…….”

 

남궁산산이 대꾸도 못하고 멍하니 이무환을 바라보았다.

 

이무환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저, 정말 그렇게 알고……?’

 

그때 이무환이 까불지 말라는 투로 몇 마디 더하고 고개를 돌렸다.

 

“자식이 말이야.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알아? 얌전히 자고 있어, 잠깐 형님 좀 만나고 올 테니까.”

 

남궁산산의 입이 딱 벌어졌다.

 

‘어쩐지……. 아이구, 이 멍청한 오빠야!’

 

그러다 이무환이 방을 나가자, 이불에 머리를 처박고 어깨를 들썩였다.

 

“끄으……. 깔깔깔깔깔깔.”

 

 

 

방을 나선 이무환은 힐끔 뒤를 돌아다보았다.

 

‘저게 왜 미친 망아지처럼 웃어대지?’

 

다시 들어가서 물어보기도 어정쩡한 상황.

 

이무환은 혀를 차며 걸음을 옮겼다.

 

“저렇게 홀쭉한 배로 어떻게 아이를 낳는다고……. 쯔쯔쯔.”

 

안에서 들리던 웃음소리가 꺽꺽거리며 울음처럼 변했다.

 

이무환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건너편 건물로 향했다.

 

‘근데 아이가 어디로 나오는 거지? 어머니가 분명히 나를 배에서 낳았다고 하긴 했는데…….’

 

그렇게 이십여 장 떨어진 건물로 다가갈 때였다. 이무환은 서서히 걸음을 늦추고 힐끔 정문 쪽을 바라보았다.

 

‘어쭈?’

 

입구 쪽에서 은밀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제법 강한 기운이었다. 절정의 경지를 훌쩍 건너뛴 기운.

 

이무환은 몸을 띄워 정원 한가운데 있는 나무에 몸을 숨겼다.

 

곧 한 줄기 흑영이 건물의 그림자에 몸을 숨긴 채 안으로 들어왔다.

 

놀라우리만치 은밀한 몸놀림.

 

발자국 소리는커녕 스치는 바람 소리마저 나지 않았다.

 

이무환은 나무 위에서 흑영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고는, 곧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베어 물었다.

 

‘으흥. 난 또 누구라고.’

 

그때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 움직이던 흑영이 갑자기 정원의 가운데를 향해 몸을 날렸다.

 

‘어잉?’

 

이무환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나무 위로 내려앉은 명위종은 심장이 떨어지는 충격에 눈을 부릅떴다.

 

‘허억!’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해맑은 웃음. 조금도 악의가 없는 표정.

 

평상시라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단숨에 목숨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너무 급작스런 상황에 명위종은 미처 손을 쓰지도 못하고 몸만 뒤로 뺐다.

 

바로 그때, 알 수 없는 기운이 그의 몸을 다시 잡아당겼다.

 

동시에 들려오는 목소리.

 

“일찍 왔네?”

 

한 번 들어본 목소리다. 진현의 초원에서 들었던 그자의 목소리와 똑같다.

 

“다, 당신은?”

 

“그런데 어쩌죠? 차를 마시려면 조금 기다려야 하는데.”

 

명위종의 눈빛이 찰나간 흔들렸다. 하지만 흔들림도 잠시, 눈빛을 차갑게 가라앉힌 그는 번개처럼 손을 뻗었다.

 

쉬익!

 

일 장의 거리. 천하의 누구도 자신의 손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자신감이 깃든 일수였다.

 

손가락을 쫙 편 그의 손이 이무환의 목을 움켜쥐었다 싶은 순간! 눈앞에 있던 얼굴이 환영처럼 스르르 사라졌다.

 

덥석!

 

허공을 움켜쥔 명위종의 안색이 급변했다.

 

분명 상대의 목을 잡았다 생각했는데, 손에 잡힌 것은 흘러가던 바람뿐이었다.

 

“성격이 급하군. 나는 성격이 급한 사람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머리 위에서 들리는 짜증난 목소리.

 

명위종은 번쩍 고개를 쳐들며 몸을 낮추었다.

 

이무환이 그의 바로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다.

 

“한 번만 더 손 휘두르면 손목을 부러뜨리고 이야기를 나눌 테니, 그리 아쇼.”

 

명위종은 더 이상의 공격은 생각도 못하고 입술만 깨물었다.

 

이무환은 무심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고는 슬쩍 나뭇가지를 차고 몸을 날렸다.

 

“따라오쇼.”

 

명위종은 거미줄에 걸린 날파리처럼 이무환을 따라 신형을 날렸다.

 

 

 

“이보쇼, 여기 주방이 어디요?”

 

이무환은 경비를 도는 무사를 만나자 주방의 위치를 물었다.

 

경비무사는 이무환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처음 보는 놈이군.’

 

오늘 밤 처음 보는 사람은 오직 한 종류의 사람들밖에 없었다.

 

“천응표국의 표사요?”

 

일단은 그렇게 알려져 있는 상황. 이무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경비무사는 ‘천응표국도 참 사람 없군’이란 생각을 하며 슬쩍 고갯짓을 했다.

 

“저곳으로 가보쇼. 밤이 늦긴 했지만, 상주하고 있는 하인이 있으니 식은 밥 정도는 얻어먹을 수 있을 거요.”

 

이무환은 씩 웃어주고, 경비무사가 가리킨 주방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명위종은 입을 꾹 다문 채 뒤만 따라갔다.

 

경비무사의 말마따나 주방에는 마침 하인이 있었다.

 

갑자기 많은 손님이 몰려오는 바람에 언제 어떤 음식을 만들지 모르는 일. 하인을 밤새 상주시킨 듯했다.

 

하인은 불씨를 보전하는 화로 앞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후다닥 일어났다.

 

“누, 누구신지요?”

 

“아이고, 이거 조는데 미안합니다. 찻잔 두 개만 좀 얻죠.”

 

하인은 얼떨결에 두 개의 찻잔을 내주었다.

 

“물도 좀…….”

 

“물은 저기에 있습니다요.”

 

이무환은 하인이 가리킨 물독에서 바가지로 물을 떠 찻잔 두 개를 채웠다. 그러고는 손으로 움켜쥐고 잠시 기다렸다.

 

“됐군.”

 

찻잔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하인은 잠이 싹 달아난 눈으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무환은 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더니, 그 안에서 찻잎을 조금씩 꺼내 찻잔에 집어넣었다.

 

곧 맑은 향이 주방에 퍼졌다.

 

이무환은 찻잔 하나를 명위종의 손에 쥐어주고는, 자신도 찻잔을 들고 주방을 나왔다.

 

주방 옆의 정원에는 작은 정자가 하나 지어져 있었다. 이무환은 반색하며 명위종을 향해 턱짓을 했다.

 

“어? 저기 좋은 데 있군. 저리 가서 이야기하죠.”

 

이무환과 명위종이 나가자마자 하인은 즉시 찻잔을 하나 꺼내 물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손으로 감싼 후 나직이 중얼거렸다.

 

“데워져라, 데워져라, 데워져라…….”

 

 

 

정자에는 칠이 벗겨진 나무 의자가 네 개 놓여 있었다. 이무환은 나무 의자에 앉자마자 정자 일대를 진기로 감싸 소리를 차단했다.

 

아마 경비무사들이 바로 옆을 지나가다 보더라도 두 사람이 앉아서 말없이 차나 마시고 있는 줄 알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차단한 이무환은 차로 입술을 적시며 힐끔 주방을 바라보았다. 하인이 찻잔을 감싸고 중얼거리는 게 보였다.

 

이무환은 혀를 차며 명위종에게 물었다.

 

“쯔쯔쯔. 이보쇼, 저 사람이 뜨거운 차를 마실 수 있다고 보쇼?”

 

명위종은 이무환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고개만 저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요?”

 

“저 사람은 당신만 한 능력이 없소.”

 

자신도 찻잔을 덥혀 물을 데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토록 빠른 시간에, 그것도 장난하듯이 물을 끓게 할 수는 없다. 그야말로 극성에 이른 삼매진화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거늘 일개 하인이 어찌 찻잔의 물을 데울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이무환은 빙그레 웃었다.

 

“물론 나하고 똑같은 방법을 쓸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저 사람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차를 마실 거요. 차를 마시는데, 꼭 같은 방법으로만 마시라는 법은 없잖수?”

 

명위종의 눈빛이 또 한 번 흔들렸다.

 

그냥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에 대해 하는 말이 아니다.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결과는 같다는 말인가?’

 

이자는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그때 이무환이 차를 후루룩 반쯤 마시고는 물었다.

 

“낮에 싸울 때 일양신마라는 노인장이 하는 말 들었죠?”

 

명위종의 눈매가 잘게 떨렸다.

 

물론 그도 들었다. 너무나 생생하게.

 

 

 

“네놈은 명 형이 왜 그리되었는지 정녕 몰라서 사우천에 몸을 담은 것이더냐?!”

 

“어리석은 놈! 네놈 때문에 명 형이 지하에서 울겠구나!”

 

 

 

일양신마가 그 말을 했을 때, 비록 짧은 순간이나마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래도 웃기는 소리라 생각했다.

 

그 일에 대해 형과 자신만큼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인가!

 

‘위현이도 그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집안이 붕괴된 십팔 년 전, 그 아이는 두 살에 불과했으니까.’

 

이를 지그시 악문 명위종이 입을 열었다.

 

“나는… 그의 말에 대해서 조금도 신경 쓰지 않소.”

 

이무환은 무심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명위종을 직시했다.

 

“때로는, 당사자가 미처 모르는 일이 있을 수도 있죠.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돌아가신 분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하는 것보다는, 확인 차원에서 한 번쯤 뒤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소만.”

 

명위종은 악다문 이가 으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로 씹어뱉듯 말했다.

 

“당신은… 모르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연히 모르죠. 그런데 말입니다,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 온전한 사실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그렇소.”

 

“천마교주가 단지 시기심 때문에 명가를 멸문시켰다, 그 말이죠?”

 

“물론.”

 

“천마교의 주인조차 겁을 먹어야 할 정도로 명가가 대단했다, 그 말이군요. 천마교의 교주는 그만큼 형편없는 사람이고 말이죠.”

 

비웃음조의 말투가 이어진다.

 

명위종의 얼굴이 벌게졌다. 

 

당장 이무환의 얼굴을 향해 찻잔을 집어 던지고 싶은 표정.

 

형의 목숨이 이무환의 손에 달려 있지만 않았다면, 아마 찻잔이 아니라 검을 뽑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형의 목숨이 걸려 있는 한은 가슴에 바늘을 꽂아서라도 참아야만 했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오?”

 

이무환의 목소리가 고저없이 흘러나왔다. 왠지 차갑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명가가 정말 그 정도로 대단했냐고 묻는 거요. 천마교의 주인 된 사람이, 천마교를 두 쪽 낼 각오를 해야 할 만큼, 명가가 그리도 위대한 가문이었다 생각하쇼?”

 

“그건…….”

 

명위종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천마교도들의 신망을 얻어 순우가가 위협을 느낄 정도는 되었지만, 그렇다고 순우가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무환은 대답을 망설이는 명위종을 향해 한마디 더 물었다.

 

“일양신마에게 듣자 하니 명가의 신망이 대단했다고 하던데, 당시 명가를 따르던 사람들이 지금도 다 당신들을 따르고 있나요? 아닌가요? 얼마나 되죠? 반 정도 되나요?”

 

명위종의 볼살이 눈에 보일 정도로 떨렸다.

 

반이 아니라 이 할도 안 된다. 그나마도 적극적으로 돕는 사람은 일 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명위종이 답을 못하자, 이무환은 어깨를 으쓱 추켜올렸다.

 

듣지 않아도 뻔했다.

 

반은커녕 그 반도 안 되겠지. 

 

사우천에 몸을 담은 채 기회를 엿보는 걸 보면 뻔한 사실이었다.

 

“그들이 왜 당신들을 돕지 않는 걸까?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해 봤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지 배덕자라 여겼을 뿐.

 

그런데 이무환의 말을 자꾸 듣다 보니 뭔가가 가슴을 짓누른다.

 

절대불변이라 믿었던 믿음에 쩍쩍 금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명위종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내가 왜 당신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오?!”

 

이무환은 한마디로 대답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니까.”

 

“이 일은 우리 집안의 일이오! 왜? 왜 당신이 우리 일에 관여하는 것이오?!”

 

이무환은 한숨을 내쉬며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후우… 내가 워낙 마음이 여리다 보니, 지켜보기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요.”

 

그러고는 찻잔에 남은 차를 단숨에 털어 넣었다.

 

광룡단원들이 들었다면, 아마 기가 막혀서 뒤로 넘어가고도 남을 말이었다.

 

하지만 명위종에게는 정말 그런 마음인 것처럼 들렸다.

 

정말 형과 자신이 잘못 알았던 걸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명위종의 마음이 혼돈에 빠진 것처럼 뒤죽박죽 엉켰다.

 

그때 이무환이 타이르듯이 말했다.

 

“한 번쯤 알아본다고 해서 거짓이 사실로 바뀌지는 않을 거 아뇨? 그러니 눈 딱 감고 자세히 알아보쇼. 돌아가신 분들 눈에서 피눈물이 나면 안 되지 않겠수?”

 

명위종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지 않고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무환은 마지막 점을 찍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

 

“원한다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당신의 명예도 확실하게 회복시켜 주고 말이죠.”

 

 

 

이무환과 얼굴을 마주친 지 이각 후.

 

명위종은 이무환을 따라 장원의 구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의 침상에는 한 사람이 죽은 듯 누워 있었다. 형인 명위진이었다.

 

명위종은 침상에 누워 있는 명위진을 내려다보았다.

 

가슴에는 피로 붉게 물든 천이 둘러져 있고,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가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들썩이지 않았다면 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몸.

 

‘형님, 형님의 말씀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을 보다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형님이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입니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십시오.’

 

명위종은 눈앞이 뿌옇게 가려지자, 눈에 힘을 주고 고개를 들었다.

 

“그냥 도와주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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