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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룡기 185화

무료소설 광룡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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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광룡기 185화

 

185화

 

 

 

 

 

 

 

 

그때부터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뒤따라가는 사람들 모두가 잘되었다는 듯 더욱 속도를 냈다.

 

 

 

순식간에 안산을 지나친 일행은 쉬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빨리 걷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서서히 날이 어두워지는데 큰 마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무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창으로 갈 때도 엇비슷한 길로 올라갔었다.

 

그때 큰 마을을 봤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당시 그가 본 것은 호수와 갈대뿐이었다.

 

“눈발, 얼마나 가야 객잔이 있는 마을이 나오지?”

 

이무환은 이 장 앞에서 신기영과 나란히 걷는 엽상에게 물었다.

 

일행을 이끌던 엽상의 얼굴이 굳어졌다.

 

‘제길, 안산에서 걸음을 멈췄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미 십 리를 지나왔다. 이제 와서 다시 돌아가기도 어정쩡했다.

 

그때 신기영이 대답했다.

 

“함녕까지 가야 할 것 같은데요?”

 

함녕까지 남은 거리는 백여 리. 빨리 간다 해도 한밤중이나 되어야 도착할 듯했다.

 

날만 좋다면야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함녕까지 가는 길은 호수와 호수 사이에 난 진흙길이었다.

 

말라 있을 때야 딱딱해서 걷기가 좋지만, 비라도 온다면 질척거려 걷기가 훨씬 힘들어질 터였다.

 

엽상은 운을 하늘에 맡기고 계속 가기로 했다. 아주 당연한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다투는 일이니 이대로 함녕까지 갔으면 합니다, 단주.”

 

이무환은 엽상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괜찮겠군. 도착할 때까지 비가 안 오면 좋겠는데…….”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움찔했다.

 

광룡이 비를 싫어한단 말인가? 그럼 괜히 빨리 걸었잖아!

 

그러나 후회하기에는 이미 때늦은 뒤였다.

 

그렇게 이십 리를 더 가자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리고…… 비가 내렸다.

 

봄비치고는 제법 굵은 비여서, 땅은 순식간에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쓰벌!”

 

누군가의 입에서 쌍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모두가 못 들은 척 공력을 끌어올린 채 묵묵히 걸음만 옮겼다.

 

 

 

오이삼은 굳은 얼굴로 바삐 발을 놀렸다. 빗물이 얼굴에서 흘러내리고 온몸이 젖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뭐가 그리 급해서 비 오는 밤에 쉬지도 않고 걷는 거지?’

 

구룡성의 고수들이 낮밤을 안 가리고 걸음을 재촉한다. 비를 맞으면서. 그 사실만으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급한 일이 있다는 말이겠지. 후후후, 느낌이 좋아. 제법 큰 건을 건질지도 모르겠어.’

 

벌어진 거리는 이삼백 장 정도.

 

다행히 발자국이 남아 있어서 뒤를 쫓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비로 인해 그 발자국들도 곧 지워질 터, 멀리 떨어질 수는 없었다.

 

상대가 쉬지 않는 한, 그도 쉴 수 없다는 말.

 

쉬지 않고 추적한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건수가 큰 거라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잘하면 이번 일로 흑우령이나 사유전의 코를 뭉갤 수 있을지도…….’

 

 

 

4

 

 

 

이무환 일행이 함녕에 도착한 것은 해시가 넘어갈 무렵이었다.

 

일행 대부분이 비를 튕겨낼 정도의 고수였지만, 의외로 대다수가 비에 젖은 상태였다. 절대고수가 아닌 이상 몇 시진 동안 호신강기를 운용할 수는 없었으니까.

 

물론 이무환의 보살핌을 받은 남궁산산은 단 한 방울의 비도 맞지 않았다.

 

“하, 하. 정말 일찍 도착했는데?”

 

이무환은 기분 좋게 웃으며 함녕으로 들어갔다.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야 기분 좋은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함녕으로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비가 멎었다.

 

“조또!”

 

누군가가 또 욕지거리를 씹어서 뱉어냈다.

 

 

 

천상객잔은 함녕에서 제일 큰 객잔으로, 음식과 술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엽상은 일행을 이끌고 곧장 천상객잔으로 안내했다.

 

방이 있을지, 자리가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맛 타령을 하는 이무환의 성화에 어쩔 수 없었다.

 

“음식 맛있기로는 함녕에서 이곳이 제일 유명합니다, 단주.”

 

“성하루보다 맛있을까?”

 

“그거야 먹어보면 알지 않겠습니까?”

 

약간 까칠한 말투. 이무환은 힐끔 엽상을 째려보고는 천상객잔의 주렴을 걷고 안으로 들어갔다.

 

천상객잔의 일층은 생각보다 넓었다. 얼핏 봐도 탁자가 오십여 개는 되는 듯했다.

 

그런데 빈 탁자가 몇 개 안 되었다. 대충 봐도 예닐곱 개. 일행이 모두 앉기에는 현저히 부족한 숫자였다.

 

하지만 이무환은 서성거리지 않고 남궁산산과 함께 곧장 안으로 걸어갔다.

 

곧 그의 뒤로 광룡단이 따라 들어왔다.

 

우르르르…….

 

비 맞은 늑대 떼처럼 무사들이 들어가자, 다가오던 점소이의 몸이 굳었다.

 

“저, 저, 공자님, 몇 분이나…….”

 

“칠십 명.”

 

남궁산산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나마 남궁산산의 웃음에 용기를 얻은 점소이가 배에 힘을 주고 말했다.

 

“자, 자리가… 안 되는데…….”

 

이무환이 걸어가며 말했다.

 

“하루 종일 걸어서 다른 데 가기도 그렇고……. 흠, 없다면 기다리지 뭐.”

 

기다린다는데 뭐라고 할 건가.

 

더구나 상대는 모두 무인들. 점소이는 감히 안 된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

 

그사이 광룡단에 이어 황산검문의 제자들과 만겁궁의 고수들이 들어왔다.

 

비에 젖은 칠십 명의 무사는 탁자 사이를 걸어갔다.

 

그러다 앞서 걸어가던 사람이 걸음을 멈추자 어정쩡한 상태로 멈춰 섰다.

 

탁자 사이에 늘어 서 있는 칠십 명의 비 맞은 무인.

 

천상객잔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그때 구석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던 무사 둘이 눈을 부릅뜬 채 중얼거렸다.

 

“저, 저 사람은 만겁궁의 혈추가 아닌가?”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동정호의 살귀 마응조야.”

 

“맙소사, 저 사람들이 누구기에 만겁궁의 고수인 두 사람이 어깨도 못 편단 말인가?”

 

그들의 목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못 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잖아도 잦아들던 소란이 완전히 가라앉고, 주위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무환은 주위 상황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빈자리를 가리켰다.

 

“자, 일단 빈자리에 먼저 앉죠. 거기 나이 드신 분들부터. 나머지 분들은 조금만 기다렸다가 빈자리가 나면 앉으쇼.”

 

그때부터 앉아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것이 핏물에 젖은 것으로 보였는지, 일어나는 사람들 중 몸을 떠는 사람마저 있었다.

 

“어? 그냥 더 드시지. 그러면 우리가 미안하잖습니까?”

 

이무환이 무진장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을 말렸다.

 

빡빡 밀어댄 머리에 문신을 한 거한이 목을 자라처럼 쑥 집어넣고 얼버무렸다.

 

“아니, 저… 우리는 다 먹어서…….”

 

“하, 하. 이거 미안해서……. 근데 머리에 한 문신이 새 같은데, 무슨 새입니까?”

 

남궁산산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봉황 같아요, 오빠.”

 

“그래? 내 눈에는 참새로 보이는데.”

 

거한이 용기를 내 눈을 부릅떴다.

 

‘이 뺀질이 같은 놈이!’

 

그때 이무환의 뒤쪽에 서 있던 광룡사위가 동시에 대답했다.

 

“저희 눈에도 참새로 보입니다, 단주.”

 

“도끼로 쪼개보면 확실히 알 것 같은데…….”

 

“치울까요?”

 

거한이 눈을 떨며 황급히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사실 참새를 새겨달라고 했는데, 문신을 파는 놈이 멍청하게 이상한 새를 그려 넣었습지요. 헤헤, 그럼 저는 이만…….”

 

 

 

다행히(?) 자리는 금방 만들어졌다.

 

칠십 명의 식사를 만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터. 이무환은 함녕 특산 노청차(老靑茶)를 마시며 느긋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두 잔의 차를 비울 즈음, 나이 어린 점소이가 곁을 지나갔다.

 

이무환은 점소이를 불러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이 객잔은 방이 모두 몇 개나 되지?”

 

“예순두 개입니다요.”

 

“호오, 함녕에서 제일 크다더니, 방이 많네? 그럼 빈방도 많겠군. 얼마나 있지? 좀 많았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손님이 많아서 빈방이 별로 없…….”

 

“기다리지 뭐.”

 

그게 기다린다고 될 일인가?

 

사람들은 이무환을 흘겨보았다.

 

그래도 엉뚱한 소리한다며 타박하지는 않았다. 이리저리 빈방을 찾아다니고 싶지 않았으니까.

 

“주인장에게 한번 물어봐. 혹시 알아? 바로 나갈 손님이 있을지.”

 

이무환은 그 말을 하며 탁자 위에 살포시 한 냥짜리 은자를 올려놓았다.

 

순간 점소이의 눈에 갈등이 떠올랐다.

 

무려 은자 한 냥이다. 저 돈이면 병든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 다섯 식구가 열흘은 배불리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아껴 쓰면 한 달 동안 양식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꿀꺽, 침을 삼킨 점소이는 은자를 향해 손을 뻗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합죠. 분명히 일찍 나갈 손님들이 있을 것입니다요.”

 

그리고 이각이 지났다.

 

음식이 나올 즈음, 점소이가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

 

한쪽 눈 가장자리가 벌겋게 물들었지만 아주 밝은 표정이었다.

 

“공자님, 많은 분들이 양보해 줘서 빈 방이 스무 개쯤 될 것 같습니다요.”

 

그 정도면 충분했다. 이무환은 인심 좋게 한 냥을 더 던져 주었다.

 

“수고했어. 이건 치료비로 써.”

 

“감사합니다, 공자님!”

 

점소이가 허리가 부러져라 인사하며 잽싸게 은자를 낚아챘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사람들은 그런 눈으로 이무환을 보며 보다 즐겁게 식사를 했다. 칠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잠까지 자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모든 것이 마찰 한 번 없이 단숨에 해결된 것이다.

 

남궁산산이 놀랍다는 듯 감탄을 터뜨렸다. 식사와 잠자리를 해결한 것 때문이 아니었다.

 

“우와! 우리 오빠가 돈을 그렇게 팍팍 쓰다니.”

 

“인마, 나이 어린 애가 이 시간까지 일하는 게 대견하잖아.”

 

대답하는 이무환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걸렸다.

 

나이 어린 점소이를 보니 용아가 떠오른 것이다.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군. 섬으로 갈 때 들러봐야지.’

 

 

 

환비의 뒤를 추적하던 수룡단의 무사가 찾아온 것은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간 후였다.

 

엽상이 그를 이무환의 방으로 데려왔다.

 

수룡대원은 고양이 앞에 선 쥐처럼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놈들이 막부산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막부산이라면 호남 평강에서 강서의 여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맥을 통칭한다.

 

그들이 그곳으로 들어갔다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사우천과 천마교라는 이름을 대비하면, 그들이 갈 곳을 유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디까지 추적했지?”

 

“통산 동남쪽 사십 리 떨어진 산촌에서 흔적을 발견했는데, 놈들의 흔적이 구궁산 쪽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일부만 산속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연락망만 유지한 채 명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단주.”

 

구궁산(九宮山)이면 강서와 경계에 있는 커다란 산이다. 남궁산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바로 강서로 넘어가지 않고 구궁산으로 들어갔을까요?”

 

“또 모르지, 거기 숨어서 좀 쉬었다 가려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아예 거기다 터를 잡으려고 마음먹었든지.”

 

“그들도 추격대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쫓기고 있는 입장에서 근거리에 터를 잡는 어리석은 일을 할 정도로 환비라는 자가 멍청하다고 보세요?”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사람이 쉽게 찾지 못할 정도로 구궁산이 넓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그럼 네 생각은 뭔데?”

 

남궁산산의 눈빛이 싸늘하게 번뜩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럴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들이 구궁산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가.”

 

“우리를 산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 아닐까?”

 

“미리 함정을 파놨다면 몰라도, 저들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해요. 환비라는 사람은 절대 그걸 바라지 않을 거예요.”

 

“흠, 그건 그런데……. 대체 무슨 생각이지?”

 

“분명 이유가 있어요. 그 이유만 알면 생각보다 일이 쉬워질 거예요.”

 

“끄응, 골치 아프군. 그냥 지금 확 쫓아갈까?”

 

엽상이 움찔했다.

 

“단주, 비가 온 뒤라 힘만 들 뿐입니다. 아침에 가시지요.”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뭐. 그건 그렇고… 당분간 신기영에게 눈발 호위 맡겼으니까, 잘 대해줘.”

 

순간 엽상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저… 저는 호위 필요 없습니다.”

 

“아냐, 아냐. 이번 일만 끝나면 눈발도 부단주가 될 텐데, 호위가 있어야지. 무공이 좀 약한 것이 흠이긴 한데, 너무 걱정할 것은 없어. 내가 신법하고 간단한 무공을 가르쳐 줄 거거든. 적어도 위험을 경고하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그래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알리라고 했으니까, 그냥 써. 자, 그 일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힘이 없는 게 죄였다. 엽상은 울며 겨자 먹듯이 고개를 숙였다.

 

‘지미, 그놈이 방을 안 나가서 난경이 반 시진 동안 그냥 앉아 있다가 갔는데, 어쩐지 악착같이 안 나가더라니.’

 

‘흐흐흐. 약 오를 거다, 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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