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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룡기 214화

무료소설 광룡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2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광룡기 214화

 

214화

 

 

 

 

 

 

 

 

절대고수 넷이 펼치는 공격은 하늘을 무너뜨리고 땅을 뒤집었다. 

 

다른 고수들도 그들에 비해서 크게 뒤지지 않았다.

 

우르르릉! 콰아아아!

 

태풍이 방원 이십 장 안에 갇혀서 광란을 하는 듯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토록 강력한 공격에도 사령천마인의 진세는 무너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긴 천마교를 집어삼키려는 사우천이 아닌가. 이 정도의 힘도 없고서야 어찌 그런 욕심을 냈을까.

 

그러나 그토록 강한 철벽도 한계를 넘는 공격에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가공할 위력이 실린 이무환의 공격이 한곳에 집중되자 방어진이 출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음하하하! 이 정도도 안 되면 재미가 없지!”

 

이무환이 광소를 터뜨리며 만천묵린우를 펼쳤다.

 

콰아아아!

 

묵빛 유성우가 폭류처럼 쏟아지며 진세의 축을 부수었다.

 

진세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자, 소요홍이 악을 쓰며 백 명의 고수를 독려했다.

 

“절대 뚫리면 안 된다! 놈들을 막아! 죽여!”

 

 

 

고후량과 모용장호는 대경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저, 저놈들이……!”

 

“으음, 예상보다 훨씬 강한 놈들이군.”

 

“진세가 무너지려고 합니다, 천주!”

 

고후량이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앙천마존 순우천과 천마궁의 비밀고수들을 처리하기 위해 키워진 사령천마인이다. 그들 백 명이 펼치는 사령천마백인진은 결코 인간의 힘으로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 사령천마백인진이 무너지고 있었다.

 

고후량은 불안한 표정으로 모용장호를 바라보았다.

 

‘빌어먹을!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나 모용장호의 눈은 이무환에게 고정된 채 움직이지를 않았다.

 

뭔가가 생각날 듯 말 듯했다.

 

‘저놈의 무공, 분명 들어본 것 같은데…….’

 

바로 그때 이무환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진세의 간극이 틈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무환은 틈이 보인 순간, 묵린도를 좌수로 옮겨 잡고 무영뢰를 꺼냈다.

 

찰나였다.

 

쒜에에엑!

 

두 발의 무영뢰가 실낱같은 틈을 찾아 파고들었다.

 

“크억!”

 

백 명의 사령천마인 중 둘이 꿰뚫린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넘어갔다.

 

순간 이무환의 우수에서 밝은 빛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천광뇌벽과 천광무벽이 연이어 펼쳐졌다.

 

“이제 끝내자!”

 

콰아앙!

 

일성 굉음이 울리며 신마전이 우르릉 흔들렸다.

 

“케엑!”

 

“크아악!”

 

비명과 함께 네 명의 사령천마인이 허공으로 튕겨지고, 그토록 강력하던 방어진에 구멍이 뻥 뚫렸다.

 

동시에 모용장호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설마… 천광주?”

 

구슬의 형태는 갖추지 않았다. 그러나 전설로만 들었던 천광주와 너무도 흡사했다.

 

‘아니야, 말도 안 돼! 천광주가 나타났을 리가 없어!’

 

모용장호가 천광수뢰공을 보고 마음의 혼란을 겪는 사이, 이무환은 뻥 뚫린 구멍을 향해 몸을 날리며 묵린도를 휘둘렀다.

 

한 번 진세가 허물어지자 다른 곳도 빠르게 무너졌다.

 

까가강! 쩌저정!

 

진세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령천마인은 이무환의 상대가 아니었다.

 

묵빛 도강이 번쩍이며 순식간에 서너 명이 더 쓰러졌다.

 

팔다리가 꺾어지고, 묵빛 도강에 혼이 잘려 나간 사령천마인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쓰러졌다.

 

그사이 이무환의 뒤를 따라 진세를 빠져나온 광룡단이 사령천마인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마침내 밀천회의 고수들이 공격하던 쪽도 진세가 깨졌다.

 

콰르르릉!

 

일장에 사령천마인의 머리통을 부순 호연청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뚫렸다! 놈들을 쳐라!”

 

황보광도 전력을 다한 권세를 쏟아내며 주의를 주었다.

 

“정상적인 놈들이 아니다! 완전히 죽이기 전에는 안심하지 마라!”

 

자신들의 무위에 회의감이 들게 한 자들이다. 그만큼 분노도 컸다.

 

그러나 사령천마인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광룡단에 맞섰다.

 

이무환은 전면이 완전히 뚫리고 광룡단이 사령천마인을 몰아붙이자 삼층 전각을 올려다보았다.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핏빛을 머금은 금포를 입은 노인.

 

이무환은 그를 향해 도를 들어 올렸다.

 

“늙은이가 세 마리 악귀 중 하나인가!”

 

제아무리 모용장호의 정신력이 굳건하다 해도 이무환의 그 말에는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네 이놈! 새파랗게 어린놈의 주둥이가 시궁창이로구나!”

 

“흥! 당신은 그런 대접을 받아도 싸!”

 

이무환은 한 소리 내지르고 신형을 날렸다.

 

모용장호가 있는 삼층을 향해서가 아니라 건물의 기둥을 향해서였다.

 

쾅!

 

일 장에 아름드리 기둥이 뚝 부러지며 신마전 전체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콰광! 우르르릉!

 

이무환은 좌우로 오가며 묵린도를 휘두르고 장력을 내려쳐 다섯 개의 기둥을 모조리 부러뜨렸다.

 

끼기기기긱!

 

신마전의 삼층 전각이 한쪽으로 기울며 비명을 내질렀다.

 

“저, 저 미친 자식이……!”

 

고후량이 눈에 불을 켜고 이무환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그러나 욕을 퍼붓는다고 해서 한 번 기울기 시작한 건물이 똑바로 서지는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기울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끝내 지붕의 기와가 한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무환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내려와, 늙은이!”

 

“오냐, 이놈!”

 

어차피 건물이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는 상황. 모용장호는 대갈을 터뜨리며 몸을 날렸다.

 

그와 함께 고후량을 비롯해 이십여 명의 회의인이 신마전에서 쏟아져 나왔다.

 

모용장호를 암암리에 호위하던 사우천의 고수들이었다.

 

이무환이 기둥을 부러뜨린 이유는 그들 때문이었다. 건물 안에 제법 많은 자들이 은신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는데, 건물이 무너지면 밖으로 기어나올 것이 아닌가 말이다.

 

‘흥, 그럴 줄 알았지.’

 

이무환은 내심 쾌재를 부르며 고후량과 금포노인을 바라보았다.

 

고후량이 약간 뒤로 처져 있었다. 

 

복종의 자세. 천하에서 고후량을 복종시킬 사람이 얼마나 되랴.

 

‘저 늙운이가 사우천의 천주인가 보군.’

 

조금 이상한 점이라면, 보일 거라 생각했던 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환비는 어디 있지? 이쯤 되면 나타나야 맞는데…….’

 

하지만 지금은 그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앞에 있는 금포노인을 때려눕히는 것이 급선무였다.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시작하자고.”

 

시간이 아깝다는 듯 이무환은 몸을 날리며 곧바로 묵린도를 휘둘렀다.

 

동시에 금포노인의 좌우에 서 있던 회의인들이 일제히 몸을 날려 금포노인의 앞을 막았다.

 

무설강과 제갈신걸, 유철상, 공손척, 광룡십조가 회의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저놈들은 우리가 맡겠네!”

 

이무환은 묵린도를 휘둘러 두 명의 회의인을 도세에 가두었다.

 

쩌적!

 

팔성의 내력이 실린 단천묵린월이 회의인을 쓸고 지나갔다.

 

피분수가 뒤늦게 솟구치며 두 명의 회의인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무너졌다.

 

그사이 모용장호가 광룡십조 중 천귀쌍도와 한무귀를 향해 두 손을 휘둘렀다.

 

“어림없는 짓!”

 

과르릉!

 

천둥소리와 함께 핏빛 강기가 세 사람을 휩쓸었다.

 

한무귀는 대경하며 다급히 두 손을 휘둘러 맞섰다. 천귀쌍도도 도막을 펼쳐 모용장호의 장력을 막았다.

 

“흐읍!”

 

“커억!”

 

답답한 신음을 토해낸 세 사람이 힘없이 튕겨졌다. 특히 천귀쌍도 중 잔도는 가슴이 뭉개진 채 바닥에 떨어져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이무환이 벼락같이 소리치며 묵린도를 휘둘렀다.

 

“물러서! 그대들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쉬이익! 서걱!

 

단숨에 두 명의 회의인을 처리한 이무환은 극성의 수류보를 펼쳐 모용장호를 향해 날아갔다.

 

“나하고 놀자, 늙은이!”

 

이무환은 묵린도를 비틀며 전면을 향해 열십자로 그었다.

 

단천묵린월이 다시 펼쳐지면서 두 사람 사이의 대기가 묵선에 의해 쩍 갈라졌다.

 

“건방진 놈!”

 

순간 일갈을 내지른 모용장호가 두 손을 들어 위아래로 흔들었다.

 

쏴아아아아!

 

소나기 내리는 소리와 함께 핏빛 바람이 불었다.

 

콰과과광!

 

두 사람의 기운이 정면으로 충돌하자, 땅거죽이 갈가리 찢긴 채 사방으로 밀려났다.

 

“어디, 이것도 받아봐라!”

 

주춤 뒤로 두어 걸음 밀려난 이무환은 묵린도를 들어 힘껏 내려쳤다.

 

일 장 이상 쭉 뻗어나간 도강이 묵빛 낙뢰가 되어 떨어졌다.

 

묵린유성도의 마지막 삼초, 파천묵린광(波天墨鱗光)이었다!

 

고오오오!

 

하늘을 가린 거대한 묵빛 도가 온몸을 짓누를 듯이 떨어져 내린다.

 

“오냐, 이놈! 누가 이기나 해보자!”

 

모용장호는 모든 공력을 끌어올린 채 쌍장을 내밀었다.

 

금포가 펄럭이고,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뻗쳤다. 내밀어진 쌍장에서 짙은 핏빛의 광채가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절대사천좌 중 우(雨)의 무공. 혈우천승(血雨天昇)이 펼쳐진 것이다.

 

콰아아앙!

 

이무환은 파천묵린광이 혈우천승에 막히자, 좌수로 천광수뢰공을 펼쳐 모용장호의 방어벽을 연달아 두들겼다.

 

콰과광! 콰광!

 

거대한 기운의 충돌은 주위의 대기를 진공으로 만들며 압축시켰다. 그러더니 찰나간에 터지며 주위의 모든 것을 부수었다.

 

쩌저저저적!

 

“두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회의인 하나의 심장을 부수어놓은 무설강이 대경하며 소리쳤다.

 

천룡전에서 야율모궁과 이무환의 싸움을 본 그였다. 강기의 회오리에 휘말리면 그라 해도 성할 수 없었다.

 

광룡단의 고수들도 무설강을 따라 다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멋모르고 서 있던 세 명의 회의인은 강기의 회오리에 휘말려 피를 토하며 삼 장 밖으로 튕겨졌다.

 

이무환은 일 장을 훌쩍 뒤로 물러난 뒤 묵린도를 바닥에 꽂았다.

 

그러고는 두 손을 가슴까지 들어 올리고 천광지령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순간, 그의 두 손 사이에서 휘황한 광채가 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역시 일 장가량 물러난 모용장호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설마가 현실로 드러나자 몸이 떨렸다.

 

“역시 천광주였구나!”

 

“알면 됐어, 늙은이! 이제 끝내자고!”

 

찰나였다!

 

번쩍! 눈부신 광채가 이무환의 두 손 사이에서 회오리처럼 일어나더니, 하나의 형상을 갖췄다.

 

순간이었다. 두 주먹을 합친 것만 한 빛의 구슬이 모용장호를 향해 쭉 날아갔다.

 

파천삼법 중 천광회회탄과 천광폭멸주가 십성의 공력으로 펼쳐진 것이다.

 

고오오오오!

 

대기가 진저리를 치며 희열에 흐느꼈다.

 

눈을 부릅뜬 모용장호의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구치고, 금포가 찢어질 듯이 펄럭였다.

 

빛의 무공이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혼신의 공력을 끌어올린 채 파천삼법에 대항했다.

 

‘이놈! 누가 죽나 해보자!’

 

일순간, 모용장호의 전신에서 핏빛 광채가 번쩍였다.

 

쿠구구궁!

 

휘황한 광채의 천광주와 핏빛 소나기가 뒤엉킨 순간, 둔중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 사이에 있던 모든 것이 가루로 변했다.

 

석등도 가루로 변해 무너지고, 사람 몸뚱이보다 훨씬 큰 정원석도 모래처럼 스러졌다.

 

사람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 광채는 셋을 세기도 전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곧이어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대지를 울렸다.

 

쿵, 쿵, 쿵…….

 

모용장호가 땅이 푹푹 파이는 걸음으로 천천히 물러서는 소리였다.

 

한 걸음 물러설 때마다 그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세 걸음 째에서 핏물이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욱!”

 

그는 결국 다섯 걸음에서 피를 쏟아냈다. 한 바가지의 핏물이 쏟아지며 그의 금포를 적시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그도 잠시, 두 걸음을 더 옮기던 그는 다시 한번 핏물을 쏟아냈다.

 

“우웩!”

 

이번에는 자잘한 내장의 조각마저 보였다.

 

동시에 신마전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한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와르르르…….

 

천둥소리가 신마전 일대를 울리며 먼지구름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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