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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 연비강 10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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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0화

제10화. 북림에 들어가다(2)

 

 

 

구파일방과 육대세가는 자신들의 멸망을 직감하고는 무공비급을 전부 살아남은 가인들과 제자들에게 나눠 주어 후일을 도모하게 했다.

그중의 많은 수가 황곡의 고수들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했으나 살아 도망친 자들도 있었다.

지금 부단주의 손에 들어온 서책은 사라진 무공비급 중에서도 고절한 무공이 수록된 것들이었다.

“혹시 무공에 욕심을 내 필사를 해 두었다면…….”

부단주의 눈이 살벌한 빛을 발했다.

“아무리 은운곡에 강호제일의 낭인들이 몰려 있다지만 감히 북림에 비할 바이겠습니까. 우리 또한 목숨 아까운 줄 알고 있으니 그런 걱정일랑 붙들어 놓으십시오.”

껄껄껄…….

“행여나 하는 노파심에 짚어 본 것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시오.”

부단주가 기분 좋게 웃어 젖히자 총관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염화영입니다.”

염화영이 방문을 알리는 소리에 부단주는 급히 비급을 감추었다.

“어서 들어오게.”

방 안으로 들어온 염화영은 먼저 총관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인사를 올리고 부단주에게도 인사를 올렸다.

“염 여협이라면 서패의 일로 명성은 익히 들었소.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소이다.”

“허명일 뿐입니다.”

“서천에서 분탕을 치던 광검마(狂劍魔)를 잡아 죽인 산천낭검(産天浪劍)의 명성을 어찌 허명이라 하겠소.”

염화영은 강호에서 ‘하늘이 낳은 낭인의 검’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제법 그럴듯한 명성을 얻고 있었다.

서패에서도 그런 그녀를 욕심내 낭인이 아닌 서패의 정식 무인으로 끌어들이려 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녀는 서패의 제안을 거부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자 바로 은운곡으로 돌아왔다.

염화영과 부단주가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비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비강입니다.”

“들어오게.”

안으로 들어온 비강은 총관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끄응…….

미소가 가득했던 총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가 펴졌다.

“이분은 북림 순찰단의 부단주이신 엄숭하 대협이시네. 어서 인사 올리게.”

총관은 나무람을 섞인 말투로 부단주를 소개했다.

“연비강입니다.”

“반갑소.”

부단주는 자신을 향해 살짝 고개만 숙이는 연비강의 모습이 적잖게 당황스러웠으나 태연하게 인사를 받았다.

염화영이라는 이름은 여러 번 들어 본 적이 있으나 연비강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 보았다.

‘가만, 옥돈조 공손황의 보고에 분명 연비강이라는 이름이 있었어.’

“혹시 옥돈조의 공손황을 알고 있소?”

“연안에서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역시.’

흔들림 없는 비강의 눈망울을 주시하던 부단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황의 입에 오르내린 인물이라면 보통은 아닐 것이었다.

“나가들 보게.”

 

비강과 화영이 밖으로 나가고 난 후 총관이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저 녀석을 알고 계십니까?”

껄껄껄…….

“연안에 순찰을 나갔던 공손황의 보고서에 연비강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었소. 무공이 뛰어난 신진고수를 발견했는데 성정이 아주 차갑다고 하더이다.”

‘성정이 차갑다?’

총관은 부단주의 대답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살펴본 바로는 비강이가 강호의 경험이 없어 사람을 대하는 일에 서툴고 말이 없기는 했지만 성정이 차가운 녀석은 아니었다.

일례로 심부름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모습은 너무도 따뜻해 차가운 성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제 계약에 관한 흥정을 해야 하지 않겠소? 염화영은 이 년, 연비강은 일 년 동안…….”

부단주의 목소리가 들리자 총관은 퍼뜩 정신을 차리며 만면에 미소를 지어냈다.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 * *

 

다그닥…… 다그닥…….

낭인들과 순찰단의 부단주, 그리고 부단주를 호종하는 북림 무인 다섯 명을 태운 수레가 서안으로 향했다.

네 필의 말이 이끌고 있는 커다란 수레에는 열한 명의 낭인이 앉아 있었다.

“연 소협과 함께라니, 안심이 되는구려.”

수레 난간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던 비강은 옆에 앉아 있는 모중악의 목소리에 슬며시 눈을 떴다.

“은운곡에 들어오자마자 한 달도 안 되어 계약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연 소협은 어지간히 운이 따르는 모양입니다. 저는 은운곡에 처음 들어왔을 때 네 달 동안이나 일이 없었소이다.”

“그랬구려.”

다른 낭인들 역시 서로 대화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이제 북림의 한솥밥을 먹게 된 동료들이라 그런지 마치 소풍이라도 나가는 모습이었다.

그런 와중에 신참으로 보이는 낭인 한 명이 목소리를 떨며 모중악에게 말을 건네 왔다.

“저…… 모중악 소협, 강호의 한 축을 지배하고 있는 북림이 우리를 고용한 이유가 뭡니까요?”

신참의 떨리는 목소리에 다른 낭인들의 대화까지 일제히 끊어졌다. 그들 역시 내심 북림이 왜 낭인까지 부른 건지 그 사정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하…….

낭인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모중악은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사실 임무의 뒷배경을 묻는 건 낭인들에게 있어 금기였다.

하지만 모중악은 신참의 근심을 못 본 체할 수 없었다.

“그래…… 궁금한 모양이니 말해 줌세. 우리는 흑견조나 은계조에 편입되어 북림에서 추격하는 마인과 흉적을 잡기 위해 투입된 걸세. 분명 험하고 지저분한 일이 될 터이니 옆에 있는 동료를 잘 지키도록 하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염화영이 맞은편에서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신참. 입 닫고 창이나 잘 들고 있으라고. 그리고…… 북림에 들어가게 되면 모르는 건 묻지 말고 아는 것도 모르는 척하도록 해. 죽기 싫다면 말이야. 정히 걱정되면 내 뒤나 따라다니도록 하고.”

“감…… 감사하오, 소협. 폐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비강은 수레 난간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아무리 낭인들이라지만 나름대로 전우애가 있었다. 자신을 배신하지만 않는다면 굳이 이들을 적대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 * *

 

낭인들을 태운 수레는 열흘을 넘게 이동해 북림의 본거지가 있는 서안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저잣거리 외곽을 돌아 나아가던 수레는 작은 산을 관통하는 큰길로 접어들었다.

“저기가 북림입니다. 원래 저곳에는 예전에 무림맹 서안 지부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북림이 들어서면서 규모를 크게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비강은 모중악의 설명을 들으며 눈앞으로 펼쳐진 웅장함에 작은 경탄을 쏟아냈다.

후아…….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곳이로구나.’

수레가 들어서고 있는 양옆 산꼭대기에는 경비 무인을 위한 작은 규모의 전각들이 서 있었고, 완만하게 경사를 이루는 정면 큰 산에는 고루거각들이 아래쪽에서부터 정상까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수레는 넓은 길을 통해 북림의 거대한 정문으로 다가갔다.

활짝 열린 정문 양옆으로 무인들이 서 있었고 문루에서도 무인들이 큰길을 통해 다가오고 있는 말과 수레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복귀를 축하드립니다, 부단주님.”

무인들의 인사를 받으며 부단주를 태운 말이 북림 안으로 들어섰고, 낭인들을 태운 수레가 그 뒤를 따랐다.

지난한 여정 끝에 천하를 사분하는 북림에 도착했다.

비강이 날 선 눈빛으로 북림의 면면을 살피기 시작했다.

 

* * *

 

“다 왔소, 내리시오.”

부단주의 지시에 낭인들이 수레에서 내려서자 연무장 한가운데 서 있던 무인 둘이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부단주님.”

무인들의 인사를 받은 부단주는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연무장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전각으로 걸어갔다.

“누가 초특급 낭인인가?”

삼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무인이 낭인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저는 염화영이라 하고 이쪽은 연비강이라 합니다.”

염화영이 앞으로 나서며 자신과 비강을 소개했다.

평소엔 보지 못하는 염화영의 진중한 모습이었다.

“그렇군. 나는 은계조의 조장이고 이쪽은 흑견조의 조장일세. 지금부터 각 조에 필요한 인원을 나눌 것이니 특급 낭인들과 상급 낭인들은 양옆으로 나누어 서게.”

은계조의 조장이 먼저 염화영을 비롯해 특급 낭인 둘과 상급 낭인 넷을 골라 데려갔다.

비강을 비롯한 나머지는 자연스레 흑견조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 그대들과 함께할 흑견조의 조장 온조이네. 잘 지내보세.”

온조라는 이름을 밝힌 흑견조의 조장은 삼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눈매가 서글서글한 사내였다.

그는 일일이 낭인들의 이름을 묻고는 흑견조의 숙소로 안내했다.

“저기 저 숲에 가려진 건물이 우리 흑견조가 지내고 있는 숙소라네. 순찰단의 숙소 외에 다른 곳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게. 특히 금지에는 절대로 가까이 가서는 안 되네.”

조장이 가리킨 곳에는 숲으로 가려진 작은 건물이 하나 자리 잡고 있었다.

지붕이 기와가 아닌 나무껍질로 덮여 있었고 나무로 된 외벽도 무척이나 허름해 보였다.

“겉보기에는 저래 보여도 안은 무척 아늑한 곳이라네. 옆으로 작은 개울도 흐르고 있고.”

 

* * *

 

숙소에 도착한 조장은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신입 조원들이 왔으니 인사들 나눠.”

숙소 안에 앉아 있던 일곱 명의 조원이 일어나 비강을 비롯한 네 명의 조원을 맞이했다.

“어서들 오시오. 우리 또한 은운곡에 소속된 낭인들이니 한 식구가 아니겠소. 아, 모중악 소협과 양당원 소협이 오셨구려.”

흑견조의 조원들은 비강을 제외하고 서로들 잘 아는 모양이었다.

“연비강입니다.”

조원들의 시선을 받은 비강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소, 연 소협. 난 은운곡에서는 초특급 낭인이었고 흑견조에서는 부조장을 맡고 있는 왕준이오.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비강은 왕준을 시작으로 다른 낭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낭인 중에는 여인들도 둘이나 있었다.

“신입 조원들이 들어왔으니 오늘 저녁은 밖에 나가 환영식을 하는 것이 어떻겠나?”

조장 온조의 제안에 조원들은 일제히 반색을 하며 기뻐했다.

하하하.

“좋지요. 그렇지 않아도 그 말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날이 저물기를 기다리던 조원들의 귀로 뜻밖의 명령이 날아들었다.

“내일 아침 일찍 호남으로 출발하라는 단주님의 명령입니다. 백건적(白巾賊)이라는 도적들의 분탕질이 심해 관에서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세력이 만만치 않으니 먼저 도적들의 본거지를 찾으라 하십니다.”

조장 온조는 신입 조원들과 술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술자리를 만들자고 한다면 못 만들 것도 없겠으나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니 오늘은 조원들을 쉬게 해야 했다.

“방금 단주님으로부터 호남으로 출발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술자리는 다음에 가져야 할 것 같으이. 조원들은 길 떠날 채비를 끝내고 일찍 쉬도록 하게. 나는 순찰단 행정각을 찾아가 경비를 받아 오겠네.”

조장의 명령이 하달되자 조원들은 길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여벌의 옷을 챙기고 숫돌로 병장기의 날을 세웠다.

“웬일로 이십여 일간이나 우리를 편하게 쉬게 하나 싶었더니 신입 조원들을 기다리고 있었구먼.”

“투덜거릴 시간이 있으면 검이나 잘 벼려 놔. 구명줄이 될 거라고는 날카로운 병기밖에 없으니까.”

조원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비강도 병기를 손질하기 위해 검을 뽑았다.

하얀 물결이 넘실거리는 백파의 검신은 처음 만났을 때와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검을 손질하고 있던 양당원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비강의 검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검은 어디서 얻은 거요?”

놀란 양당원의 목소리에 조원들도 고개를 돌려 비강을 검을 쳐다보았다.

후아…….

“보검 중의 보검으로 보이는군. 그 검을 어디서 얻었소?”

“강호 경험이 적지 않은 나조차도 처음 보는 검이로군. 이보시오, 연 소협. 내게 그 검을 팔 생각은 없소?”

부조장 왕준은 물론이고 다른 조원들도 비강이 들고 있는 검에 욕심을 드러냈다.

“내게 파시오. 은자 사십 냥을 쳐드리겠소.”

“나는 은자 육십 냥을 드리리다. 내게 넘기시오.”

“나는 일백 냥을 드리겠소.”

비강은 조원들이 시끄럽게 값을 매기는 소리를 흘려들으며 기름 묻은 천으로 검을 닦아 냈다.

검을 집어넣고 봉을 뽑아 들자 방 안에는 묘한 정적이 찾아왔다.

조원들은 하얀 물결이 어지러운 철봉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꿀꺽…….

조원들의 목구멍마다 침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자들의 눈빛을 보니 자칫하다가는 자다가 뒤통수를 맞을지도 모르겠어.’

천으로 철봉을 닦아 내고 있는 와중에 행정각에 갔던 조장 온조가 돌아왔다.

온조 또한 다른 조원들과 마찬가지로 철봉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러나 그는 다른 조원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귀물은 잘 간수해야 하네. 욕심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으니까.”

“알고 있습니다.”

백파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조원들이 백파에 욕심을 내 목숨까지 노린다면 망설임 없이 베어 버릴 것이다.

병기 손질을 끝내고 길 떠날 채비를 마친 조원들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 * *

 

식당은 백여 명의 조원이 한꺼번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아주 넓었다.

조원들과 함께 막 식당 안에 들어선 비강은 낯익은 젊은 고수와 마주쳤다.

“역시, 이곳에서 보게 되는군. 반갑소, 연 소협.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그럽시다, 공손 소협.”

공손황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니 온조가 자리로 돌아가는 공손황을 흘깃 바라보며 물었다.

“연 조원은 공손 소협과 깊은 친분이 있었던 모양이군.”

“아닙니다. 연안에서 잠깐 인사만 나눈 사이입니다.”

“그럴 리가? 공손 소협은 친분이 깊지 않거나 어지간히 뛰어난 고수가 아니라면 말도 잘 섞지 않는 사람인데.”

“공손 소협이 북림에서 대단한 고수인 모양이군요?”

하하하.

온조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순찰단 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우리 순찰단에서 가장 강한 고수들을 보유한 순찰조는 적룡조와 청마조라네. 그다음이 바로 공손 소협이 조장으로 있는 옥돈조라 할 수 있지. 적룡조의 한조와 청마조의 벽사군은 강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젊은 고수들이고, 그다음이 바로 옥돈조의 공손황일세.”

순찰단의 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던 온조는 손가락을 들어 비강의 등 뒤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다음이 악 대협의 아들인 악추산, 바로 저 소협이라네. 아직 나이는 열여덟밖에 되지 않았지만 홀로 이양천이라는 전진파의 고수를 죽여 이름을 알리게 되었네.”

비강은 슬쩍 고개를 돌려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악추산이라는 젊은 사내를 살폈다.

푸른빛의 화려한 비단 무복은 잘생긴 얼굴을 돋보이게 했고 여유로운 걸음과 오만한 미소는 그의 자존심이 무척 강하리라는 것을 짐작케 했다.

‘콩가루 집안의 콩가루 자제로군.’

피식하고 비웃음을 지은 비강은 고개를 돌려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빚은 갚아야겠지. 아주 처절하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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