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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 연비강 14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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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4화

제14화. 마고(1)

 

 

 

화르르르…….

시신들을 태우는 검은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올라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흘러갔다.

조원들은 초옥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잔을 나누는 중이었다.

카아.

“좋다. 전리품을 이렇게 많이 챙겨 보기는 낭인으로 살면서 처음이야.”

“복 받은 거지. 새로 들어온 연 조원이 이렇게나 강한 줄은 어찌 알았겠냐고. 이런 식으로 서너 번만 더 하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을 거야.”

흑견조는 수중으로 들어온 전리품에 즐거워하고 있는 반면 적룡조는 납치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울지 마라. 이럴수록 씩씩해야지.”

“며칠만 참아. 곧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특히 적룡조의 지선방이라는 여인은 마치 동생이라도 대하듯 아이들을 돌봤다.

일일이 아이들의 얼굴을 닦아 주고 밥까지 챙겨 주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비강은 기둥에 묶여 있는 포로를 향해 다가갔다.

아이를 건드리는 자는 살려 둘 만한 가치가 없었다.

“더 이상 남길 말은 없나?”

“왜…… 왜 이러시는 겁니까?”

기둥에 묶인 젊은 고수는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비강을 올려다보았다.

“연 소협.”

막 젊은 고수의 숨통을 끊어 놓으려던 비강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손을 멈췄다.

“연 소협이 그자를 죽이면 온 조장의 입장이 많이 곤란해질 거요.”

“이유는?”

“우리 남선에서는 백건적이 연류된 사건을 다른 사건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소. 아마 북림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수뇌부에서 직접 이자를 취조하고자 할 거요. 이자를 죽이고 아무리 입단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북림의 귀에 전해지게 되어 있소.”

그 말에 젊은 고수의 머리 위에 놓여 있던 비강의 손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조장에게 들으니 연 소협이 이 석아산을 도적들의 소굴로 점찍었다고 하던데…… 어찌 아셨소?”

“그러는 북궁 소협은 이곳에 어찌 오게 된 거요?

초옥의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던 북궁도가 비강을 향해 다가섰다.

“우리 적룡조도 전부터 백건적을 쫓고 있었소. 최근 남선의 흑견조 조장이 이르길, 여기서 이십여 리쯤 떨어진 오불산이 의심된다 하더이다. 해서 오불산을 수색해 봤는데 이놈들의 종적도 찾지 못했소. 그냥 돌아가려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주변에 있는 석아산에 올라오게 된 거요.”

“운으로 이곳을 찾아냈다는 거요?”

하하하하…….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오.”

비강은 북궁도의 환한 웃음을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나도 그냥 찍었소. 북궁 소협처럼 운이 좋았다고나 할까.”

흐음…….

슬쩍 인상을 찌푸리던 북궁도의 안색이 다시 펴졌다.

“뭐, 일단은 믿어 드리리다. 한데 연 소협은 왜 항상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소? 방금 그 미소는 남자인 내가 봐도 아주 매력적이던데.”

“간섭은 사양하오.”

칼같이 답하며 등을 돌린 비강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쩝…….

“까칠하기는…… 거, 좀 친하게 지냅시다!”

 

* * *

 

이튿날 새벽 자리에서 일어난 비강은 초옥을 나와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안개가 자욱한 숲속을 걷는 비강의 눈앞에 넓적한 바위 하나가 나타났다.

‘이곳이 좋겠군.’

바위 한가운데 앉아 운기행공을 시작하자마자 안개가 몸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비강의 몸에서 흘러나온 안개는 주변의 안개들을 밀어내며 공간을 넓혀 갔다.

 

짙은 안개가 한참 동안이나 비강의 몸을 휘감고 돌다가 점점 흐려졌다.

“뭔 놈의 안개가 왜 이리 자욱해?”

비강은 조금 먼 곳에서 들려오는 북궁도의 구시렁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 먼저 와 있었구려.”

숲을 나서던 비강의 앞에 북궁도와 적룡조의 조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기조식을 하러 나온 것 같은데 조금 더 가다 보면 적당한 장소가 있소.”

비강은 그 말을 끝으로 조원들을 지나치려 했지만 북궁도의 황망한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아니. 벌써 운기행공을 끝낸 거요? 이렇게 일찍? 이상하게 막 억울하네.”

“그러게. 조장의 말을 들으니 우리가 엄청 게을렀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리 그래도 나는 여기서 더 이상 일찍 못 일어나.”

“그건 그렇지.”

조장이 엉뚱하면 조원들도 전부 그런 것인지 다들 이상한 일에 목을 매고 있었다.

“연 소협, 우리와 함께 운기행공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어떻소? 내공이 더 빵빵해질 게 아니오?”

“됐소.”

어처구니없는 북궁도의 제안을 냉정하게 거절한 비강이 숲을 나와 산 아래 계곡을 찾아 내려갔다.

물소리를 따라 내려가 세안을 하고 입안을 씻어 낸 비강은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홀로 지내다 보니 누군가의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비록 속내가 음흉하기는 하지만 북궁도는 참으로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건 조원들이 그를 편하게 대하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강호는 참으로 불편해.”

계곡에서 올라온 비강은 그제야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서는 조원들을 지나쳐 아이들이 누워 있는 초옥 안으로 들어갔다.

밤늦게 잠이 들었는지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던 그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조원들은 연무장에 둘러앉아 운기행공에 빠져들고 있었다.

“자네는 언제나 일찍 일어나는군.”

조장 온조가 옆으로 다가와 가벼운 투로 말을 건넸다.

“버릇이 되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조장님은 언제 일어났습니까?”

“조금 전에. 다른 조원들은 운기행공을 하고 있으니 일 없는 우리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세.”

“그러죠.”

식사 준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백건적들은 쌀과 건육, 소금에 절인 생선, 채소 같은 식재료들을 초옥에 쌓아 놓고 있었다.

비강은 길어다 놓은 물로 쌀을 씻고 온조는 생선을 구웠다.

“조장씩이나 되어 조원들을 위해 식사 준비도 해 주는 겁니까?”

“원래 온 조장은 성격 좋기로 유명한 분이야. 다른 조장들이었다면 나는 석아산에 얼굴조차 들이밀지 못했을 거야.”

비강의 질문을 북궁도가 부엌으로 들어서며 온조 대신 받아넘겼다.

“저는 탕을 끓이겠습니다, 조장님.”

“우리가 친한 사이였던가?”

북궁도의 뻔뻔함이 짜증스러운 비강은 목소리에 슬쩍 날을 세웠다.

하지만 북궁도는 이에 아랑곳없이 밝게 웃었다.

하하하…….

“뭘 그렇게 꼬치꼬치 따져 묻고 그러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그냥 편하게 받아들여.”

비강은 가타부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것을 승낙의 표시로 받아들인 북궁도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조장님, 제가 또 탕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끓입니다.”

북궁도는 솥에 건육과 각종 채소들을 한꺼번에 쓸어 넣고 물을 부었다.

그러고는 소금과 향신료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대충 뿌려 넣는 것이었다.

식사 준비를 하던 비강과 온조가 그 모습을 어이없어하며 쳐다보았다.

 

* * *

 

북궁도가 대충 만들어 내놓은 탕이었지만 제법 맛이 좋았다.

“어때? 먹을 만하지? 조금 엉성해 보여도 수년간 강호를 떠돌며 갈고닦은 솜씨란 말이야. 나중에 시간이 나면 네게 내 요리 솜씨를 전수해 줄게.”

“필요 없어.”

“어허, 자고로 사람은 잘 먹어야 해. 특히 강호인이라면 끼니를 더욱더 잘 챙겨야 하고.”

아침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북궁도는 비강의 옆에 앉아 끊임없이 입을 놀려 댔다.

옆의 식탁에서는 지선방이란 적룡조 여인이 아이들에게 식사를 챙겨 주고 있었는데 그 광경이 참으로 따뜻해 보였다.

비강이 그녀를 흘깃 쳐다보자 북궁도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선방이는 동생들이 다섯이나 있어. 막내가 아마 저 아이들 정도쯤 될 거야.”

“좋은 누나로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저런 조원을 데리고 있는 조장이니 북궁도의 마음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식사가 끝이 난 후 적룡조는 하산을 준비했다.

“내려가는 거냐?”

초옥을 나서던 북궁도는 무심함 속에 따뜻함이 묻어 있는 비강의 목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하하하…….

“네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올 줄이야. 너무 놀랍고 황송해서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어.”

북궁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비강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북림의 무인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

무심한 비강을 향해 한쪽 눈을 찡긋한 북궁도는 뒤쪽에 서 있는 조장 온조에게 머리를 숙였다.

“고마웠습니다, 조장.”

“다음에 보세.”

“예, 다음에는 제가 술 한잔 사겠습니다. 기녀들이 있는 곳에서.”

온조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 북궁도가 갑자기 비강의 옷소매를 강하게 붙들었다.

“뭐 하는 거냐?”

“벗이 떠나는데, 최소한 한 마장은 배웅을 해 줘야지.”

북궁도는 비강의 옷소매를 억지로 잡아끌었다.

“배웅은 해 줄 테니 이것 놔.”

“소매를 놓으면 허리를 끌어안을 거다.”

후우…….

괜히 이놈과 친분을 나누었다.

비강은 소매를 잡힌 채 산 아래로 끌려 내려갔다.

 

한참이나 소매를 잡아 이끌던 북궁도는 평지가 보일 즈음이 되어서야 손을 놓았다.

“배웅해 줘 고마워.”

“됐다. 나를 이곳까지 끌고 내려온 이유나 말해.”

비강의 대꾸에 북궁도는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며 웃었다.

크하하하하…….

비강이 살펴본 바로 북궁도는 농담과 어이없는 짓을 잘하긴 하지만 쓸데없이 일을 벌이는 사내가 아니었다.

분명 이곳까지 끌고 내려온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연, 웃어 대던 북궁도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곤 비강의 앞으로 걸어와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조장을 조심해라. 짐작보다 더 음흉한 사람일지도 몰라.”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의미 모를 말을 전한 그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곤 바쁘게 멀어져 갔다.

비강은 북궁도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한 말을 곱씹어 보다가 신형을 돌렸다.

‘조장이 음흉한 사람이라…… 충분히 느끼고 있지.’

 

* * *

 

“조장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 어찌하여 처음 보는 연비강이라는 자를 그리 중하게 여기는지 모르겠어. 무공은 대단한 것 같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자야.”

북궁도의 뒤를 따르던 조원 이경운이 생각한 바를 밝혔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자는 속을 알 수 없어.”

하하하…….

조원들의 불만에 북궁도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시원스레 웃어 젖혔다.

“팔십여 명의 적들을 홀로 쓸어 버렸으니 대단한 고수라 하겠고, 전리품에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탐욕에 물든 자가 아니며, 납치된 아이들을 측은하게 여기니 능히 협객이라 불러야 할 것이야. 또한 조원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니 겉치레에 구애받지 않은 넓음을 알고, 나의 마음을 알아주니 어찌 벗이라 여기지 아니할까.”

조원들은 잠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조장이 어느 누군가를 이 정도로 높게 평가하는 것은 처음 들어 보았다.

강호의 이름난 고수들조차 박한 평가를 내리던 그가 처음 보는 신진고수와 막역지우를 맺고 싶어 한다.

“이거, 괜히 질투가 나려고 하는데?”

“어허, 너희들은 항상 나와 함께하잖아. 그러니 괜한 일에 마음 쓸 필요 없어.”

처음 산 위에서 자신을 무심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연비강과 마주할 때부터 묘한 이끌림을 받았다.

그래서 비강이 어떤 사람인지 계속 관찰을 하고 능청스런 말로 떠보기까지 했다.

묵묵하기만 하던 그의 ‘내려가는 거냐?’라는 말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도대체 우리 순찰단의 부단주는 뭐 하는 인간인지 몰라. 낭인을 데려오려면 비강이를 데려와야 할 게 아냐? 그럼 벌써 우리 조에 끌어들여 항상 나와 함께하고 있을 것인데.”

“부단주님 앞에서는 절대 그런 말 하지 마. 잘못했다가는 잔소리에 맞아 죽어.”

“에잇!”

짜증이 치솟는지 툴툴거리며 걸음을 옮기던 북궁도는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쳤다.

“아, 깜빡했네. 비강이에게 북림이가(北林二家)를 조심하라는 말을 까먹었어. 그 녀석과는 맞지 않은 자들인데.”

 

* * *

 

다음 날 아침, 비강은 조원들과 함께 석아산으로 빠르게 달려 올라오고 있는 북림의 무인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단숨에 성을 점령하듯 넓게 퍼져 올라오고 있는 그들의 손에는 이미 병장기가 쥐여 있었다.

북림 무인들의 선두에서 길잡이를 서고 있는 자는 흑견조의 부조장 왕준이었다.

“북림에서는 우리가 백건적을 토벌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일세. 내가 내려가 저들에게 이곳을 이미 점령했음을 알리고 같이 올라오겠네.”

조장 온조는 선두에서 길잡이를 하고 있는 부조장 왕준을 향해 달려 내려갔다.

넓게 퍼져 올라오고 있던 무인들도 온조를 발견했는지 빠르게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잠시 대화가 오가고, 온조는 왕준을 대신해 무인들을 이끌고 산을 올랐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백건적의 산채로 올라온 북림의 무인은 오십 명이 넘었다.

그들은 초옥 안을 전부 수색하고 조장으로부터 전후 사정을 듣더니 곧 소리 나는 화살 한 대를 하늘로 쏘아 올렸다.

삐이익……!

비강은 저들이 하는 행동을 조용히 살폈다.

소리 나는 화살을 쏘아 올린 것을 보아 후발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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