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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 연비강 38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6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38화

제38화. 의지가 꺾이다

 

 

 

“다 되었소.”

“이것으로 우리 청마조의 조사가 완전히 끝이 난 건가요?”

벽사군은 면사 너머의 심유한 눈으로 비강을 바라보았다.

“그렇소.”

“그렇다면 이제 임무를 받고 밖으로 나가도 되겠군요.”

“며칠 안으로 그렇게 될 거요.”

“연 소협.”

벽사군은 면사를 걷어 올리며 비강과 눈을 마주했다.

환한 얼굴과 반짝이는 눈빛이 비강의 눈을 채웠다.

“나는 앞으로도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 새 길을 찾아주고 싶어요. 연 소협도 그런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어요. 연 소협이 나를 도와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억울한 죽음이 정당할 수는 없소.”

비강이 무심한 눈으로 신형을 돌리자 벽사군의 눈빛은 살짝 흔들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연비강이라는 자는 자신과 얼굴을 가까이에서 마주했지만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벽사군이 당황하는 와중에도, 비강은 계속 걸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을 거듭했다.

심증은 있지만 증거나 증인이 없었다.

‘그렇다면, 역시 그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군.’

 

* * *

 

“전날은 고마웠소.”

순찰단으로 되돌아 올라가던 비강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한조가 정중하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전했다.

“별말씀을. 이제 돌아다녀도 되는 거요?”

“가볍게 움직이는 것은 상관이 없소. 몸이 다 낫거든 내가 술 한잔 사겠소. 소문을 들으니 연 소협은 비싼 기루에서 술 마시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고 하더구려.”

끄응…….

도대체 어디까지 소문이 퍼진 건지.

흐릿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한조를 보고 있노라니 슬쩍 치밀던 짜증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술은 됐고,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소?”

“부탁? 어서 말해 보시오.”

한조도 비강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성 밖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는 숲의 번개 맞은 커다란 소나무를 알고 있소?”

“알고 있소. 가끔 그곳으로 산책을 나가니까.”

“그럼, 내일 점심때 그곳으로 나와 그 근처에서 숨어 있으시오. 내가 그곳에 도착하더라도 아는 척을 해서는 안 되오. 아, 그리고 비밀외다.”

하하…….

한조의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무슨 일인지 알아야 부탁을 들어줄 것이 아니오.”

“내일 알게 될 거요. 헛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좋지 않은 일이오?”

“그렇소.”

한조와 헤어지고 순찰단 집무실로 돌아온 비강은 약철빙에게도 똑같은 말을 전했다.

“내일 점심때 시간 좀 내주십시오.”

“무슨 일로?”

“범인을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 *

 

이튿날 점심때가 되자 비강은 성을 나와 숲으로 향했다.

이미 동평지를 통해 청마조의 부조장에게 숲으로 나오라고 전해 두었다.

숲으로 난 길을 통해 벼락 맞은 소나무 밑에 도착한 비강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어쩌면 이 일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겠는데.’

하지만 우선은 일을 진행해야 하기에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청마조의 부조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청마조의 부조장 원사호가 숲길을 통해 걸어 들어오더니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비강과 마주했다.

“나를 이곳까지 불러낸 이유가 뭐요? 연 부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따로 불렀소.”

“조사는 이미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소만.”

“끝났소. 부조장을 불러낸 이유는 다른 일 때문이오.”

“그렇다면 나는 더 이상 연 부관과 할 말이 없으니 그만 돌아가겠소.”

원사호는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바로 신형을 돌렸다.

“혹시 좋아하는 여인이 있소?”

비강의 질문에도 원사호는 걸음만 옮겼다.

“벽사군 소저를 좋아하고 있지 않소? 아주 끔찍하게 말이오.”

이어지는 비강의 말에 원사호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졌다.

“어느 누가 벽사군 소저를 좋아하지 않겠소? 아름다운 얼굴에 마음씨도 고우니 말이오. 거기다가 몸매도…….”

“그만!”

갑자기 비강의 말을 자르며 목소리를 높인 원사호가 몸을 돌렸다.

“모중악과 양당원은 벽사군 소저를 특히 흠모했소.”

석아산에서 벽사군을 만났을 때의 모중악과 양당원을 잊지 못했다.

그 두 사람은 마치 평생의 소원이라도 풀어 버린 양 벽사군을 보게 된 것을 좋아했다.

“손이라도 한 번 잡아 봤으면 소원이 없다고 하더구려. 뭐 둘 다 혈기 넘치는 사내이니 손을 잡으면 다른 곳도 잡아 보고 싶고, 또 다른 곳을 잡아 보면 알몸을…….”

“닥쳐!”

원사호는 핏발 선 눈으로 비강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비강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나 또한 벽사군 소저를 흠모하고 있었소. 그녀와 부부의 연을 맺기라도 한다면 소원이…….”

“닥쳐라! 연비강!”

원사호는 살기까지 뿜어내며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비강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분은…… 벽사군 소저는 내게 있어 새 삶을 찾아준 은인이자 신과 같은 분이시다!”

“신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여인으로 보고 있었겠지. 너만의 여인. 그렇지 않나? 그래서 모중악과 양당원을 죽인 거야.”

“그놈들은 술에 취해 벽 소저를 향한 추악한 말들을 지껄였다!”

“그게 죽을죄인가?”

“죽어야지! 당연히 죽어야 한다! 그래서 죽였다!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았지!”

“그렇군. 잘들 들으셨소?”

비강은 그루터기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곧 나뭇가지와 풀들이 흔들리며 숲속 이곳저곳에서 한조와 약철빙, 엄숭하 그리고 감찰단주인 약추명이 걸어 나왔다.

“이, 이게…… 어떻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살기를 뿜어내고 있던 원사호는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증인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뒷말은 없겠군.”

스각.

비강의 허리춤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원사호의 팔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끄아아아악……!

“죽이면 안 돼! 그자는 우리 감찰단이…….”

원사호의 비명 소리와 함께 약추명의 화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스걱.

하지만 비강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원사호의 목을 쳐 냈다.

쯧.

“조금 더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건만.”

검신에 피가 묻었는지 확인한 비강은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이제 윗대가리를 잡으러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내가 분명히 죽이지 말라고…….”

크게 화를 내는 감찰단주 약추명을 바라보는 비강의 눈빛은 싸늘하기만 했다.

“나는 림주님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따지려면 림주님께 따지십시오.”

싸늘한 눈빛으로 약추명을 노려보던 비강의 눈길이 한조에게 옮겨 갔다.

“고마웠소, 한 소협.”

“연 소협…….”

한조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설마 이 자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연비강의 검은 벽사군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원사호의 허리에서 검을 빼낸 비강은 북림을 향해 걸었다.

“기다려!”

“기다리게, 연 부관!”

약철빙과 엄숭하가 급하게 뒤를 쫓았지만 비강의 앞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벽사군을 죽여서는 안 돼. 그녀는 죄가 없잖아?”

아랫사람이 저지른 일이다. 어찌 죄가 없는가.

“애초에 저런 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계집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저 자신만의 협의에 빠져 모르는 척했을 뿐입니다.”

 

* * *

 

북림 안으로 들어온 비강은 바로 청마조의 숙소로 향했다.

벌컥!

숙소의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자 안에 앉아 있던 조원들이 놀란 눈으로 비강을 쳐다보았다.

“벽사군은 어디에 있나?”

“뭐…… 뭐요? 벽사군이라니? 아무리 부관이라지만 벽 조장님을 그렇게 함부로 불러도 되는 거요?”

“다시 묻겠다. 벽사군은 어디에 있나?”

“이자가 감히!”

화가 치민 조원 하나가 빠르게 검을 뽑아 들었다.

“안 돼!”

서걱.

약철빙이 급하게 소리를 쳤지만 이미 비강의 검은 그의 목을 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벽사군은 어디에 있나?”

꿀꺽.

또다시 이어지는 질문에 조원 하나가 침을 삼키며 급하게 대답했다.

“총관의 부름을 받고 가셨소.”

“빌어먹을.”

숲에서 부단주와 감찰단주가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비강은 바로 청마조의 숙소를 나와 총관의 거처를 찾아 움직였다.

“그만!”

그런 그의 앞을 약철빙이 양팔을 벌리며 막아섰다.

“단주님이 이번 일을 부단주에게 흘리지만 않았다면 벽사군을 손쉽게 죽여 없앨 수 있었을 겁니다.”

비강의 눈에서는 얼음장 같은 한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일은 미안하게 됐어.”

“그럼, 내 앞을 막지 마십시오.”

“벽가의 가인을 죽여서는 안 돼.”

“웃기지도 않는군.”

코웃음을 치며 약철빙의 오른팔을 젖힌 비강은 그대로 총관의 거처를 찾아 산을 돌아 올랐다.

림주가 있는 곳까지 오르고 있는 비강의 눈에 수십 명의 무인이 잡혔다.

‘저곳이군.’

이미 총관은 단단하게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벽사군을 찾으러 왔소.”

오십 명이 넘는 무인들 앞에 선 비강이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없소.”

“안으로 들어가 확인해 봐도 되겠소?”

“우리를 뚫고 들어가시오.”

역시나 우려한 대로였다.

비강이 검파에 손을 가져가자 무인들도 허리로 손을 가져갔다.

“벽 총관! 너무 비겁하지 않은가!”

비강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전각을 울렸다.

이들을 전부 죽이고 들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먼저 말로 저들을 불러내고 싶었다.

삐걱…….

전각의 문이 천천히 열리며 벽하원이 어두운 얼굴로 걸어 나왔다.

벽하원은 무인들 사이로 걸어 나와 비강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주 섰다.

“미안하게 되었소, 연 소협. 하지만 같은 피를 받고 태어났으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오.”

“나는 림주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소. 설마 림주의 명까지 거역하겠다는 거요?”

“내가 동생을 대신해 림주께 대신 벌을 받겠소.”

“기가 막히는군.”

비강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벽사군! 잘나 빠진 네년의 얼굴을 보여라!”

“사군은 이미 이곳에 없소. 연 소협이 안으로 들어가 찾아봐도 좋소.”

“총관이 그년 대신 죽겠소?”

“죽이시오.”

 

* * *

 

“벽 총관! 너무 비겁하지 않은가!”

벽사군은 산 아래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외침 소리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양옆에는 한조와 악추산이 말없이 서 있었다.

“벽사군! 잘나 빠진 네년의 얼굴을 보여라!”

뒤이어 들려오는 외침 소리에 벽사군은 고개를 푹 숙였다.

“연비강이 청마조의 처소에 난입해 조원 한 사람을 살해했습니다.”

젊은 무인 한 사람이 급하게 달려 올라와 보고를 올렸다.

세 사람 앞에 앉아 조용히 술잔만 기울이고 있던 풍천양의 입이 열렸다.

“누가 먼저 병기를 뽑았느냐?”

“청마조의 조원이었습니다.”

“부림주에게 정당한 죽음이라 전하라.”

“존명.”

젊은 무인이 되돌아 달려 내려가고 난 후, 풍천양은 앞에 말없이 서 있는 세 사람을 둘러보았다.

“나는 저 녀석에게 중요한 직책을 내리려 했었다. 하지만 저 녀석은 직책 대신에 이번 일을 조사할 권한을 달라고 하더구나. 결국 저 녀석은 이번 사건을 저지른 범인들도 밝히고 권력까지 얻어 갔다. 의도한 일이든 의도하지 않은 일이든 이번 일로 인해 북림에서는 저 녀석의 앞을 막아설 자가 얼마 없을 것이다.”

껄껄껄…….

“북림의 세 번째 권력이라는 총관 앞에서도 저렇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자를 어느 누가 막아서겠느냐.”

풍천양은 기분이 몹시 좋아 보였다.

“사군아, 어찌 생각하느냐?”

“비록 제자의 잘못이 크다고는 하나 연비강이라는 자의 무도함은 치가 떨릴 지경이옵니다.”

“무도하다?”

“예, 사부님. 제자는 강호 무림에 협의를 세우고 싶었습니다.”

풍천양의 무심한 눈은 한조에게 옮겨 갔다.

“너의 생각을 말해 보아라.”

“사군은 합당한 벌을 받거나 연 소협의 손에 죽어야 했습니다, 사부님.”

한조의 대답에 벽사군과 악추산은 이를 악물었다.

“사군아, 너는 이제 강호 무림에 얼굴을 드러내지 말거라.”

“사부님…….”

벽사군은 억울했다.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원래의 길을 찾아준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협의라고 했느냐. 진정한 협객은 자신의 입으로 협의를 말하지 않는 법이다. 너는 그저 협객 놀이를 했을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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