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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 연비강 122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2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22화

제122화. 여장부(3)

 

 

 

“독고 대협, 한 잔 하시오.”

육선풍은 비강의 잔에 술을 채웠다.

“어깨는 괜찮소?”

비강이 술잔을 받으며 물었다.

“상단에 있는 의원에게 대충 치료는 받았소. 그리고 산채에서도 의원도 내려올 거요. 그때 치료하면 되오.”

“산채에 의원도 있소?”

하하…….

“젊은 돌팔이 의원이 하나 있는데, 실력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소. 뭐, 치료가 안 돼 왼쪽 어깨를 못 쓰게 되어도 오른쪽 어깨가 남아 있지 않소.”

원래 성격이 낙천적인지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정도가 아주 심한 사람이었다.

“육 두령은 어떻게 산채에 들게 된 거요?”

“원래는 강호로 나가려 했으나 그때 마침 채주를 만나게 됐지 뭐요. 같이 산채에 들자 하더이다. 해서 나를 이기면 산채의 소두령이 되어 주겠다고 헛소리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소. 사실 나는 산적이 무척 싫소. 어차피 도적들 아니오.”

비강은 흐릿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술잔을 비웠다.

“산채에는 육 두령보다 강한 고수들이 몇이나 있소?”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 질문이었다.

아무리 구명지은을 입었다고는 하나 해서는 안 될 말도 있었다.

그러나 육선풍은 머뭇거리지 않고 사실을 털어놓았다.

“채주 외에 둘이 더 있소. 한 사람은 나도 잘 모르겠고, 또 한 사람은 감숙에 있는 명문 무가의 후손이오. 십여 년 전 도적에 의해 가문이 멸문했을 때 밖에 있었던 덕분에 혼자 살아남았다고 하오. 원수들을 찾아 감숙을 떠돌아다니다가 채주를 만나게 되었다 하오.”

육선풍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채주라는 자에게 깊은 호기심이 생겼다.

‘되도록이면 피는 보고 싶지 않은데.’

“한 잔 더 받으시오.”

육선풍이 술을 채워 주고 있을 때, 용 단주가 그릇 두 개를 직접 가져왔다.

“드셔 보십시오.”

“고맙습니다.”

비강과 육선풍은 요리가 가득 담겨 있는 그릇을 받아 들었다.

그릇 속의 요리로 배를 채우던 비강은 어둠 속을 흘깃 쳐다보았다.

수십 개의 기운이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기운 중에 하나가 몹시 기이했다.

‘채주까지 내려온 것인가?’

비강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멀리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육 두령님!”

“왔나 보네. 아, 저 등신 새끼. 이렇게 불까지 환하게 밝히고 있는데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야.”

육선풍은 그릇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용히 좀 해! 여기 모닥불이 안 보이냐?”

 

잠시 후, 모닥불을 향해 수십 명의 산적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먼저 용 단주와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를 끝낸 산적들이 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육선풍은 치료조차 마다하고 비강을 채주 앞으로 데려갔다.

비강은 채주를 향해 다가가며 겉모습부터 살폈다. 상대편에서도 비강의 겉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채주는 나이가 이십 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장신의 여인이었다.

살은 찌지 않았으나 아주 단단해 보였고, 붉은 입술과 오뚝한 코에 더하여 약간은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오른쪽 눈썹에서부터 뺨 위까지 흉터가 있다는 것이었다.

“채주님, 여기 독고 대협이 없었다면 청해공왕에게 죽임을 당했을 겁니다. 그자는 우리를 앞세워 산채까지 공격할 생각이었던 같습니다.”

“이미 시신들을 보고 왔어요. 청해공왕을 잡았다면 평범한 고수는 아닐 터. 대협의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독고일입니다.”

비강은 먼저 정중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반가워요, 독고 대협. 저는 백계산을 맡고 있는 추옥민이라고 해요.”

“앉아서 말씀을 나누십시오.”

인사를 나눈 비강과 추옥민은 용 단주의 주선 아래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용 단주는 손수 차까지 끓여 내왔다.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앉은 추옥민은 조용히 차를 마시며 비강을 살폈다.

검은 털옷을 입고 노루 가죽신을 신었으며 한쪽에는 가죽으로 싼 창을 놓아두었다.

키가 크고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었으며, 뺨에는 흐릿한 흉터가 있었다.

차를 마시는 오른손과 왼손 모두 강호인답지 않게 깨끗했는데 손가락이 길었다.

‘강호에 이런 사내가 있었나? 이만한 무공을 지니고 있는 사내라면 내가 듣지 못했을 리가 없을 텐…… 백리혈 연비강?’

추옥민은 차를 마시고 있는 비강의 손가락을 살폈다.

‘연비강은 언제나 손가락에 악마 형상을 하고 있는 반지를 끼고 다닌다고 했는데, 반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자는 아니야. 그렇다면 남은 자 중에 누가 있을까? 새로 등장한 강호의 신성인가?’

그녀가 비강을 살피고 있는 것처럼, 비강도 차를 마시며 그녀를 살피고 있었다.

장검을 옆에 놓아둔 채 차를 마시고 있는 추옥민은 여느 평범한 고수가 아니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넓어 어떤 인물이 갑자기 튀어나올지 예상조차 하지 못하겠구나.’

비강은 이 추옥민이란 채주를 서패의 여문탁이나 동천의 오기륭보다 더 높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기운이 왠지 꺼림칙해.’

예전이라면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이렇게까지 미세하게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평요 태청산에서 아저씨의 유산을 경험하고 나서부터 조금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독고 대협의 가문이나 사승을 알 수 있을까요?”

“제 사부님께서는 은거고인이셨습니다. 강호에서 활동하실 때 별호가 벽우창이라고 하셨습니다.”

벽우창(霹雨槍).

그는 대략 사십 년 전 강호에서 활동하던 창의 고수였다.

강호를 종횡하며 비무를 즐겼는데, 어느 날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벽우창에 관한 이야기는 비강이 예전 은운곡에 있었을 때 서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렇군요. 벽우창이라면 독고 대협의 무공도 이해가 갈 만하죠.”

“채주님의 사승은 어떻게 됩니까?”

이번에는 비강이 질문을 던졌다.

“저 또한 은거고인이셨어요. 하나 사부께서는 별호나 함자를 말씀해 주지 않으셨어요.”

“그렇습니까?”

비강과 추옥민은 서로 거짓을 입에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그에 대해서는 캐묻지 않았고, 내색하지도 않았다.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으니 채주 된 입장에서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산채로 함께 올라가신다면 큰 재물로 보답해 드리겠어요.”

“재물은 필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습니까?”

원래는 채주를 꺾고 강압적으로 뜻을 관철시키려 했다.

하지만 육선풍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본래의 뜻을 거둔 것이다.

“말씀해 보세요.”

“십만대산에 자그마한 산채를 열어 볼까 합니다. 채주님의 영역과 겹쳐질 수 있어 먼저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독고 대협께서 산채를 열겠다고 하셨나요?”

“네.”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지? 정체가 뭐야?’

추옥민은 너무 혼란스러웠지만 별다른 내색 없이 비강을 응시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의 추측으로는 이 독고일이라는 사람은 절대로 산적질이나 할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야 목적이 있기에 산채를 열고 있지만, 이 독고일이란 사람은 산채를 열 만한 목적 같은 것이 없어 보였다.

비강도 추옥민과 눈을 맞췄다.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는 비강의 눈과 마주한 추옥민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이런 자는 의지가 굳세, 쉽게 자신의 뜻을 꺾지 않을 것이다.

“굳이 십만대산에 산채를 차리려 하는 이유를 알고 싶네요.”

“산세가 웅장하고 깊어 적들의 공격도 어렵지 않게 막아 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더군다나 그곳은 수십 개의 봉우리가 있어 마음먹고 숨는다면 어느 누구도 찾아내지 못할 겁니다.”

“반대로 그곳은 산세가 깊고 험해 농사조차 짓지 못해요. 양곡을 전부 먼 곳에서부터 조달해야 해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좋아요. 적이 아니라면 괜찮겠지요. 백계산에서 먼저 십만대산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나 또한 먼저 백계산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 *

 

“악추산이 가문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련주님.”

“무슨 소리냐? 분명 홍죽에게 푹 빠져 있어 곧 서안 외곽까지 그놈과 나들이를 나올 수 있을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죄송합니다, 련주님. 갑자기 결정을 내려 소첩이 미처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두궁천은 한 달을 넘게 서안 외곽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

서안 중심부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도 있었지만 하오문과 중천의 눈을 꺼려 했기 때문이었다.

“돌아가 홍죽에게 전하라. 그 아이의 잘못이 아니니 기루에 그대로 머물며 중천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전부 수집하도록 하라.”

“존명.”

젊은 사내가 급히 밖으로 나가고 난 후, 두궁천은 길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악추산이 가문으로 돌아가겠다면, 중간지에서 미리 잠복해 있다가 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방에서 나오자 객잔 주인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

“어찌하여 벌써 떠나시려 하시옵니까?”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나는 일을 마친 후 동천으로 돌아갈 것이니, 다른 명령이 있을 때까지 지금처럼 하던 일을 계속 이어 가도록 하라.”

“련주님의 영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

 

허름한 객잔을 나온 두궁천은 하남 정주로 길을 서둘렀다.

경공까지 사용해 가며 길을 서둔 덕분에 늦은 저녁쯤에는 서안과 정주 사이에 있는 객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객잔으로 들어가 먼저 요리를 시켰다.

“이곳에서 며칠 묵어가고 싶은데 방은 있느냐?”

“함께 묵는 방은 다 나갔고, 홀로 묵는 방이 남았습니다.”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냐?”

“예. 방에서 관도를 훤히 내다볼 수 있습니다.”

“잘됐다. 그 방에 나흘 정도 묵을 것이다.”

두궁천은 선금에다가 수고비까지 듬뿍 얹어 내놓았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손님.”

점소이가 방을 치우는 동안 두궁천은 요리로 배를 채웠다.

‘남궁악의 야망을 이용한다면 사련이 다시 강호에 나설 길이 열릴 것이다. 하나 연비강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구나.’

무공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가고 있었다.

영악한 남궁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이 끝난 후에 솥에 삶아질 사냥개는 사양하마, 남궁악.’

식사를 끝낸 두궁천은 점소이의 안내를 받아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점소이의 말대로 벽에 난 작은 문을 여니 저 멀리 관도가 훤히 보였다.

두궁천은 작은 문을 열어 놓은 채, 침상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원래 사련 대대로 내려오는 련주의 무공은 약하지 않았다.

이를 대성할 인재가 없었던 탓일 뿐, 무공 자체만 놓고 본다면 능히 남궁악의 무공과 수위를 다툴 만할 터였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긁어모은 정파의 무공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었다.

그것 중에 하나만 제대로 익혀도 강호에서 이름난 고수가 될 것이다.

오랜 준비와 수련 끝에, 두궁천은 무공의 대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자 방 안으로 흐르던 찬 공기가 순간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내 두궁천을 중심으로 빠르게 휘돌았다.

파르르르……!

문풍지가 바람에 부딪쳐 몸을 떨었고, 차가웠던 공기는 열풍이 되어 두궁천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후우…….

두궁천이 길게 숨을 내쉬자 입속에서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빠져나왔다가 콧속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곧 두궁천의 얼굴에는 시퍼런 핏줄이 툭툭 튀어나왔다.

흉측한 얼굴을 하고 있던 그가 눈을 뜨자 눈알은 온통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뒤이어 튀어나왔던 핏줄이 점점 사그라졌고, 적광을 뿜어내던 눈도 원래의 검은색과 흰색을 되찾아갔다.

가부좌를 풀고 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한밤중이었다.

두궁천은 천으로 감싸고 있던 대도를 들고 방을 나갔다.

 

* * *

 

“육 두령은 독고일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보나요?”

“여태까지 그만한 무공을 지닌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의 정체는 밝혀내지 못했으나 이익에 따라 배신할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독고 대협을 처음 보았을 때, 산중의 호랑이가 떠올랐습니다. 채주님.”

육선풍은 소두령에 지나지 않았으나 추옥민이 총애하는 사람이었다.

“협객이란 말씀이군요.”

“네.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그럼, 육 두령이 그 독고일이라는 사람을 맡아 줘요. 그 사람을 산채에 초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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