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연비강 121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마 연비강 121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7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21화

제121화. 여장부(2)

 

 

 

날이 밝고 멈췄던 말과 수레들이 다시 움직였다.

비강은 행렬 뒤끝에서 말을 몰았다.

용 단주와 나란히 앞서가던 육선풍이 문득 고개를 돌리더니 비강이 있는 후열로 말을 몰아 왔다.

“독고 소협, 강호에서 달리 할 일이 없다면 산채에 올라 녹림의 형제가 되는 것은 어떻소?”

“육 두령, 호의만 고맙게 받겠소.”

만약 육선풍이 여느 산적들 같았으면 벌써 비강의 손에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산적이라기보다 강호의 협객에 가까웠다.

비강이 단번에 거절했지만 육선풍은 그리 섭섭해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사실 그는 비강이 산적 무리에 섞이지 않을 것임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다만 비강이 너무 마음에 들어 말이나 건네 본 것이다.

“산채의 채주는 어떤 분이오?”

이번에는 비강이 먼저 말을 걸었다.

“지금까지 감숙을 벗어나 본 적이 없긴 하지만, 그만한 분을 만나 보지 못했소. 비록 나이는 나보다 어리나 산채의 채주로 모자람이 없는 분이오.”

“내가 만나 볼 수 있겠소?”

육선풍은 의아한 눈으로 비강을 쳐다보았다.

산채에 들기를 거부하면서 채주를 만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몹시 궁금했다.

비강은 앞날을 위해 백계산의 채주를 한번 꺾어 놓고 싶었다.

아무리 호협한 산적들이라 하지만 십만대산에 담노가 자리를 잡게 된다면 충돌은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미안하오, 독고 소협. 아무리 내가 독고 소협을 좋게 본다지만 그 일은 불가능할 것 같소.”

“알겠소. 괘념치 마시오.”

육선풍이 거절했으니 이제 남은 방법은 백계산에 몰래 숨어들어 가는 것밖에 없었다.

흐음…….

계속하여 말을 몰아가던 비강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잠시 후, 육선풍도 안색을 굳히더니 급히 앞쪽으로 말을 달렸다.

“용 단주, 속도를 늦추시오!”

육선풍의 외침 소리에 용 단주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신호에 따라 말들이 속도를 늦추고, 수레도 그에 맞춰 움직임을 멈췄다.

“무슨 일이십니까? 육 두령.”

용 단주의 물음에 잔뜩 안색을 굳히고 있던 육선풍이 대답했다.

“앞에 적들이 있소.”

육선풍의 대답을 들은 용 단주도 안색이 굳어졌다.

그러나 그는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강한 적들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도 뒤에는 백리혈이라는 별호로 불리고 있는 연비강이 있다.

‘이번 상행은 운이 좋았군…….’

 

* * *

 

“다들, 진형을 갖춰라.”

산적들이 상단보다 앞서 나가고 육선풍은 그들보다 조금 더 앞쪽에 서서 말을 몰았다.

낮은 언덕을 돌아가자 멀리 삼백 명이 넘는 자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중에는 전에 육선풍이 살려 보내 주었던 외팔이 사내도 끼어 있었다.

“청해공왕…….”

육선풍은 단번에 무리들 가운데 서 있는 자를 알아보았다.

청해공왕을 직접 목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이 정도의 살기를 풍기는 자가 그 외엔 존재하지 않을 것이었다.

상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수한 칼날들이 날아와 몸에 박혀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말 위에 고요하게 앉아 있는 자.

하얀 눈썹이 귀밑까지 걸쳐 있는 자.

저자가 바로 청해공왕이었다.

‘결국 용 단주의 짐작이 맞았군.’

점점 무거워 가는 속마음을 애써 무시한 육선풍은 일부러 가벼운 목소리를 내놓았다.

“아무래도 오늘 거하게 도끼질 한번 해야 할 것 같다. 혹시 놈들이 산채를 칠지 모르니 너희 중 몇 명은 미리 돌아가 알려 주도록 하라.”

하하하…….

“육 두령, 우리는 두령보다 무공이 많이 약하기는 하지만 눈치라는 게 있어.”

“나는 두령과 함께할 거니까 먼저 산채로 돌아가라는 말은 하지 마. 어이, 막내 둘이 산채로 달려가.”

“알겠습니다.”

산적들은 웃으며 소두령의 말을 받았고, 막 산채에 올라 산적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막내 둘이 말 머리를 돌렸다.

“저놈들은 끝까지 잘 살아남을 거야.”

말을 몰아 달려가는 막내들을 돌아보며 아홉 명의 산적은 히죽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들도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었다.

세상에 일부러 죽고 싶은 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령과 함께하는 것은 지금까지 받은 은혜가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육 두령이 없었다면 자신들은 진즉에 시신이 되어 늑대들의 먹이가 됐을 것이다.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외팔이 사내가 말을 달려왔다.

“금방 나를 다시 볼 거라고 했지? 내 경고를 우습게…….”

퍽!

외팔이 사내는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한 채 머리가 쪼개져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천천히 말을 몰아간 육선풍은 손을 뻗어 외팔이 사내의 머리에 박혀 있는 도끼를 빼냈다.

“새끼가 말이 많아.”

하지만 삼백 명의 적들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들의 얼굴만 마주 보다가 새하얀 머리카락의 노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노인은 깊은 눈으로 육선풍을 지켜보다가 자신의 오른쪽에 서 있는 자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랴!”

그러자 오른쪽에 서 있던 자가 바로 말을 몰아 달렸다.

낄낄…….

“이거, 졸개 놈들만 자꾸 나타나네. 자존심 상하게.”

육선풍은 말을 몰아 달려오는 자를 비웃었지만, 속마음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탁!

말을 몰아 달려오던 자가 갑자기 말 등을 박차며 날아올랐다.

탁!

그에 맞춰 육선풍도 육중한 몸을 띄워 올렸다.

까강! 깡……!

창과 도끼가 공중에서 불꽃을 튀기며 부딪쳤다.

땅에 내려선 적이 몸을 회전시키며 창을 내지르자, 육선풍도 급히 신형을 회전하며 도끼를 휘둘렀다.

까강! 까가강! 깡……!

창과 도끼는 뿌연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렸다.

육선풍의 도끼가 어지럽게 쏟아지고, 적의 창날도 분주히 도끼를 맞받아쳤다.

‘이놈, 보통이 아니야.’

어느 순간, 어지럽게 쏟아지는 도끼를 막아 내던 창날이 기묘한 변화를 일으켰다.

변화가 일자마자 수세에 몰려 있던 적이 육선풍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들었다.

이마, 눈, 목, 가슴, 복부로 연달아 날아드는 창날을 막아 내는 육선풍의 신형이 점점 뒤로 밀려났다.

까강! 깡!

육선풍이 뒤로 물러날수록 적의 공격은 점점 강하게 밀려들었다.

헉!

간신히 창날을 막아 내던 육선풍이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비틀거렸다.

뒤로 물러나다가 땅바닥에 박혀 있던 커다란 돌을 잘못 밟은 것이다.

적은 그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번뜩이는 창날이 육선풍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다.

순간 육선풍의 상체가 급하게 꺾이고, 창날이 그의 어깨에 박혀 들어갔다.

히죽.

육선풍의 입가에 가는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상체를 그대로 들이밀며 적의 머리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퍽!

머리가 갈라지며 창을 쥐고 있던 적이 그대로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생사투에서 승리했으나, 그 대가로 창날이 육선풍의 왼쪽 어깨를 깊숙이 관통해 뒤쪽까지 삐져나와 있었다.

“제법이구나.”

하얀 머리카락에 하얀 눈썹을 가진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리가 이십여 장이나 되었음에도 노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또렷했다.

우직…….

“얼른 빼.”

육선풍은 나무로 된 창대를 한 손으로 잡아 꺾어 버리고는, 부하들에게 일러 뒤쪽으로 빠져나온 창날을 뽑게 했다.

창을 뽑아내는 가운데에도 육선풍의 시선은 노인을 향하고 있었다.

“광부(狂斧) 위청일의 제자였더냐?”

이어진 노인의 말에 육선풍은 진정으로 놀랐다.

광부 위청일은 수많은 무인 중에서도 손에 꼽을 고수였으나, 평생을 낭인으로 살아 위명이 드높진 않았다.

“어떻게 내 사부를 알고 있는 것이냐?”

육선풍의 물음에 노인의 흰 눈썹이 살짝 흔들렸다.

아마도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삼십 년 전에 강호에서 광부와 일전을 겨뤄 보았느니라. 그자의 코가 왜 그 모양인지 아느냐?”

언제나 호탕하고 두려움이 없던 육선풍의 몸이 거친 풍랑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다.

사부는 코가 없었다.

아니, 콧구멍만 남아 있었다.

그렇게 만든 자는 청성의 제이 고수라 불린 이산백이었다.

“어찌…… 청성의 고수가 도적질을 하고 있느냐!”

클클클…….

노인 이산백의 입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산백은 말 등에서 내려 육선풍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사부에 이어 제자의 코까지 베어 낼 수 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네놈은 특히 코를 베고 입을 찢은 뒤 팔다리까지 잘라 놔야겠구나.”

“벌써 땅속으로 들어갔어야 할 영감탱이가 개소리까지 늘어놓고 있구나!”

육선풍은 이산백의 말을 호기롭게 맞받아쳤다.

하지만 좌우에 서 있는 산적들을 돌아보는 그의 눈엔 슬픔이 가득했다.

저자를 상대로 도망은 불가능하다. 필시 떼죽음을 면치 못할 터…….

“일 년 동안 즐거웠다, 이놈들아.”

“우리도 두령을 만나 즐거웠어.”

그때.

크아아악!…… 아악!

죽음을 각오하며 마음을 다잡는 와중에 적들의 후미에서 비명 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한가롭게 걸음을 걸어오던 이산백도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동시에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가고, 놀란 눈동자가 밖으로 드러났다.

대쪽을 쪼개듯 후미에서부터 길을 만들며 목과 팔다리가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산백은 곧바로 신형을 공중으로 박차 올랐다.

붉은 피안개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지이잉―

붉은 피안개 속에서 시퍼런 광망이 번뜩이더니, 흐릿한 창날이 폭풍을 뚫고 빠져나왔다.

‘위험하다―!’

위력을 직감한 이산백은 폭풍 속에서 날아오는 창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까깡! 크흡!

창을 후려치자마자 휘몰아친 막강한 경력은 이산백의 검과 함께 몸까지 튕겨 냈다.

타다, 탁!

땅으로 내려선 이산백은 뒤로 대여섯 걸음이나 밀려났다.

그러나 밀려나는 와중에도 창날은 계속 날아들고 있었다.

크아압!

이산백의 입에서 비명과도 같은 기합 소리가 터져 나왔다.

콰쾅!

창날과 검이 부딪치자마자 강기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휘이이이…….

폭발해 퍼져 나갔던 강기가 사라지고, 밀려났던 공기들이 순식간에 비강의 창날을 향해 몰려들었다.

“이, 무슨.”

휘몰아친 바람은 무수한 창날이 되어 이산백을 향해 쏟아져 들어갔다.

이산백은 자신의 전신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무수히 많은 창날들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퍽!

그러나 어느새 쏟아진 창날 중 하나가 그의 어깨를 가르며 지나가고 있었다.

퍼퍼퍽……!

뿐만이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창날이 그의 얼굴과 목, 가슴, 복부, 팔다리까지 뚫고 지나갔다.

이산백은 흐릿하게 변하는 시야로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주 젊은 사내였다.

‘죽…….’

털썩.

뒤로 넘어간 이산백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 * *

 

산중의 호랑이가 맞았다.

육선풍은 경이로운 눈으로 비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신형을 좇기조차 버거웠다.

수십으로 늘어난 비강은 양 떼 속의 호랑이처럼 적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뒤쪽에 남아 있던 용 단주도 어느새 그의 옆으로 다가와 비강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었다.

“용 단주, 강호 무림에는 정말 저렇게나 강한 고수들이 많은 거요?”

“그럴 리가요. 독고 대협은 강호 무림에서 아주 특별한 분이지요.”

삼백이나 되는 적들은 이미 싸울 의욕을 잃었는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고 있었다.

비강은 그들을 버려둔 채 부상을 당해 땅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자를 향해 다가갔다.

“아직도 후방에 구파일방과 육대세가가 남아 있는 것이냐?”

팔이 잘린 사내는 이산백의 왼쪽에 서 있던 자였다.

으으으으……!

사내는 비강이 다가오자 남은 팔과 다리로 땅을 끌고 밀며 뒤로 도망치려 했다.

“저, 저는 모릅니다. 우리들이 재물과 양곡을 모아 오면, 어디선가 수십 명의 고수가 나타나 그것들을 가져갔습니다.”

“그럼, 지금도 재물과 양곡을 모으기 위해 약탈을 하고 있는 것이냐?”

으으으으……!

“예. 사부님께서 약탈을 멈추지 말라고 하셨…….”

사내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창날이 그의 가슴에 박힌 것이다.

끄르륵…… 끄륵…….

사내는 피를 게워 내다가 곧 고개를 떨어뜨렸다.

“강호에 나온 구파일방과 육대세가는 전부가 아니었군.”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619 신마 연비강 714
2618 신마 연비강 771
2617 신마 연비강 717
2616 신마 연비강 684
2615 신마 연비강 666
2614 신마 연비강 686
2613 신마 연비강 663
2612 신마 연비강 716
2611 신마 연비강 629
열람중 신마 연비강 679
2609 신마 연비강 677
2608 신마 연비강 729
2607 신마 연비강 603
2606 신마 연비강 638
2605 신마 연비강 796
2604 신마 연비강 672
2603 신마 연비강 705
2602 신마 연비강 713
2601 신마 연비강 697
2600 신마 연비강 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