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연비강 145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마 연비강 145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4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45화

제145화. 십만대산의 신(9)

 

 

 

허어…….

비강은 십만대산으로 이어진 길을 어이없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수많은 수레가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수레를 끄는 상인 외에 양민도 꽤 많이 섞여 있었다.

“저곳이 정말 당신의 거처로 들어가는 길인가요?”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비강의 대답과는 달리 선두에서 상인들을 이끌고 가는 사람은 다름 아닌 단주 용중연이었다.

이 의원은 상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쯤 천천히 그 뒤를 따라 마차를 움직였다.

살몽의 화살에 부상을 당해 정신을 잃고 있던 살가도 그때쯤은 깨어나 있었다.

비록 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마차에 등을 기대고 있던 그는 구석에 앉아 있는 비강을 몰래 훔쳐보았다.

‘살아생전에 신을 두 번이나 마주할 줄은 몰랐거늘.’

첫 번째는 자신의 팔을 잘라 간 북림의 풍천양이었고, 두 번째가 바로 눈앞에 앉아 있는 백리혈이었다.

살몽이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저 청년에게 당했다.

오래전의 자신도 제대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풍천양에게 당했었다.

‘어찌 중천과 삼패를 제외하고 저런 인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런 인물인 줄 알았다면 진즉에 보아 두었을 것을.’

예전 북림의 백리혈과 남선의 남협이 흑산도에 찾아왔을 때 살가는 자리에 없었다.

하오문주는 백리혈과 남협을 크게 보아 안쪽 깊숙한 곳에 숨어 있으라 했었다.

살가와 하오문의 관계를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오문주의 눈보다 백리혈은 훨씬 더 대단한 인물이었다.

아니, 하오문주로서는 저 인물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그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없었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비강과 눈을 마주치게 된 살가는 얼른 시선을 피했다.

“아니…… 아닙니다.”

비강은 마부석을 난 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예전에는 없던 길이 새로 나 있었고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그들은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양민들 같았는데, 짐 보따리를 지거나 이고 십만대산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었다.

마차는 점점 더 십만대산 안으로 들어갔다.

길을 넓히느라 농기구를 들고 일하는 이들이 보였고, 상인들의 수레는 그 앞에 떼를 지어 멈춰 있었다.

“아직 길이 준비되지 않아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하겠습니다.”

의원의 말에 비강이 먼저 수레의 문을 열고 내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섰다.

멀리 수많은 이들이 산과 산 사이를 돌로 쌓아 성곽을 세우고 있었다.

저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사람들이란 말인가?

“연 대협.”

마차 안에서 장경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미안하오. 어서 내리시오.”

장경주가 먼저 내리고, 강무화와 제자들이 이어서 마차에서 내렸다.

뒤늦게 아이 이용이 숨을 헐떡이며 일행을 따라붙었다.

성벽 너머로 보이는 산 중턱에는 여러 채의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 건물들을 세우는 일에도 많은 일꾼이 동원된 상태였다.

“들어갑시다.”

비강이 먼저 걷고, 일행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뒤를 따라 걸었다.

여러 물건과 양곡들을 나르고 있는 상인과 일꾼들을 지나자, 용 단주가 먼저 비강을 알아보았다.

“이런! 연……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용 단주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지 비강을 안으로 이끌었다.

“강호의 소문에 연 대협께서 큰일을 당하셨다고 해서 이곳에 계신 분들이 크게 걱정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저도 여러모로 알아보려 했으나, 도무지 그 소문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 방도가 없어서…….”

“그것보다 어떻게 된 겁니까?”

하하…….

“보시는 대로입니다. 담노라는 분께서 많은 자금을 풀어 목수와 일꾼들을 데려오게 하였습니다. 그 일에 필요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은 저의 몫이었고요. 한데 뒤늦게 연 대협께서 보내셨다는 녹원선인이라는 신선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담노께서 그 신선 노인을 받아들이셨는데, 그 노인의 재주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듣고도 비강은 대강의 사정을 알아차렸다.

‘빌어먹을 사기꾼.’

“참으로 그 신선 노인은 사람들을 꾀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인근의 유랑자들이 먼저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배고프고 가난한 자들까지 모여들어 마을을 만드는 중입니다.”

용 단주의 말대로 산 아래쪽으로 여러 채의 집이 들어서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산세가 거칠어 논과 밭이 들어서지 못하리라 여겼던 곳에 지금 양민들이 나무를 베어 내고 논과 밭을 만들고 있었다.

성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담혁수도 비강을 알아보았다.

“주공!”

한달음에 달려온 담혁수는 비강 앞에 멈춰 서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만 일어나시오.”

비강은 담혁수를 안아 일으켜 세웠다.

담혁수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할아버님께서 주공이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앓아누우셨습니다.”

비강과 일행들은 담혁수를 따라 산 중턱으로 올라갔다.

이미 거의 완성이 다 되어 가는 산 중턱의 건물 한 채에 멈춰 선 담혁수는 비강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담노.”

비강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침상에 누워 있던 담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주인님!”

“담노, 이게 무슨 꼴입니까?”

으헝헝헝…….

“살아…… 계셨군요. 역시, 살아…… 계셨습니다.”

담노는 목 놓아 울었다.

“보기 민망합니다. 이제 그만 일어나십시오.”

비강은 담노를 안아 일으켰지만, 통곡은 쉽사리 그치지 않았다.

“담노의 마음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만하십시오.”

담노를 어르고 달랜 비강은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밖에는 이미 소식을 듣고 몰려든 제자들과 이곳까지 함께한 비강의 일행들이 서 있었다.

“주공을 뵙습니다.”

제자들은 일제히 바닥에 무릎을 꿇어 비강에게 예를 올렸다.

“오랜만이오. 그동안 마음고생을 시켜 미안하오.”

“아닙니다, 주공. 저희들은 주공의 생환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만 일어들 나시오.”

제자들을 일으킨 비강은 일행들을 소개했다.

“이분들은 나의 일행들이오. 앞으로 잘 부탁하겠소.”

“염려 놓으십시오, 주공.”

일행 중 장경주는 담노를 알고 있었다.

예전 비강이 북림에서 혈전을 벌일 때 그를 만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어르신을 뵙는군요.”

장경주가 예를 올리자 담노도 미소로 그 예를 받았다.

“또 뵙소이다.”

장경주는 강호에서 소문이 자자한 마동의 인물들이 누구인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비강이 사라지자마자 장원이 비었기에 확신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하오문에 보고하지 않았다.

“주인님, 오늘 조촐하게 잔치라도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 * *

 

밤이 되자, 산 중턱에 조촐한 잔칫상이 마련되었다.

담혁수와 제자들이 참석하고 용 단주와 장경주, 그리고 의원과 강무화도 자리했다.

“첫째와 둘째는 어디에 갔습니까?”

허허허…….

언제 앓고 있었냐는 듯 담노의 파면 얼굴에는 옅은 홍조까지 돌고 있었다.

“녹원선인과 밖에 나갔습니다. 아마 내일쯤이면 돌아올 것입니다.”

“담노, 그 녹원선인은…….”

“알고 있습니다. 하나 그 사람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어찌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은 이곳에 필요한 인재들을 골라 데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저와는 아주 좋은 말벗입니다.”

비강은 첫째와 둘째가 밖으로 나간 이유를 대강이나마 짐작했다.

아마도 자금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은자가 많다고 해도 이런 규모의 마을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담노는 아무래도 비강을 위해 큰 세력이라도 일으켜 세울 모양이었다.

“자, 다들 듭시다.”

비강이 잔을 들어 올리자 잔칫상에 둘러앉은 사람들도 전부 잔을 들었다.

“녹원선인이 이르기를 주인님은 일월성신의 화신이라 하였습니다.”

푸웁!

비강의 입안에 있던 술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이…… 미친 사기꾼이…….”

“하여 마을 사람들도 이곳의 주인을 일월성신의 화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그 사기꾼 신선을 이곳으로 보낼 때 이런 일이 벌어질 것까지 미리 짐작했어야 했다.

비록 술을 잘하지는 않지만, 술맛이 일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하하하…….

은근히 비강과 담노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무화가 소리 내어 웃었다.

“재미있습니까?”

비강이 쏘아보자 그녀는 웃음 띤 얼굴로 대답했다.

“네. 재미있어요. 운명이 저를 이곳으로 이끈 이유를 알게 되었거든요.”

“나는 운명이라는 것을 믿지 않소.”

“맞아요. 운명이란 것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 특히 저 같은 사람은.”

 

―봄꽃이 만발할 때, 호북을 지나 하남을 거쳐 북쪽으로 올라가는 젊은 무인이 있을 것이다. 너의 운명은 바로 그 사람과 연관이 있느니라.

 

분명 머릿속으로 생생히 전해진 신의 목소리였다.

 

* * *

 

술자리가 파하고 장경주가 비강을 찾아왔다.

그녀는 아직까지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호로 나가 하오문과 아버지인 문주의 소식을 들어 보고 싶기도 했고 이곳에 머물고 싶기도 했다.

“연 대협,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시간은 많소. 천천히 생각하시오.”

“그래도 될까요?”

비강은 장경주의 얼굴에 어린 수심을 알아보았다.

“하오문주가 걱정이 되어 그렇소?”

“네.

“무사할 거요.”

“그렇겠죠?”

확신은 없었으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던 비강은 강무화를 떠올렸다.

그녀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비강은 문득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마치 신선 행세하는 무진도에 의해 세뇌된 양민과 같지 않은가.

비강이나 장경주나 서로 말없이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말이 있기는 했으나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윽고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들과 달을 올려다보며 비강이 중얼거렸다.

“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네요.”

그리고 다시 두 사람 사이는 기묘한 정적만 감돌았다.

 

* * *

 

이튿날 담노의 말대로 사기꾼 신선 무진도가 돌아왔다.

“주공을 뵙습니다.”

“주공을 뵈어요.”

첫째 담정천과 둘째 담수연이 비강을 향해 공손하게 예를 올렸다.

“고생이 많소. 들어가 쉬시오.”

두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낸 비강은 무진도와 마주했다.

무진도는 여전히 신선과 같은 모습이었다.

아니, 뺨에 도홧빛 홍조까지 도는 것이 전보다 더 신선 같았다.

허허허허…….

“오랜만에 뵈옵니다.”

남들은 다르겠지만 비강은 저 허허로운 웃음과 목소리가 가증스러웠다.

“사람들을 선동하는 짓은 그만하지 그래.”

허허허허…….

“일월성신을 위해 하는 일입니다.”

텁.

비강은 무진도의 목줄을 우악스럽게 움켜잡았다.

커억, 컥……!

“제발, 손을…… 손을…….”

무진도의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때쯤, 목에 가해진 힘이 풀렸다.

허억! 헉……!

바닥에 엎드려 숨을 몰아쉬던 무진도가 숨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세력을 일으켜 세우려면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들 중에는 문사가 있고 무사들도 있습니다. 또한 그 세력을 이끌어 가려면 충성심이 필요합니다. 충성심에 신앙만큼 좋은 것은 없지요.”

“세상 사람들은 늙은이의 생각처럼 그리 어리석지 않아. 언젠가 이 일에 대한 보복을 받게 될 거야.”

무진도는 완전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허허허허…….

“그건 일월성신께서 사람들을 너무 크게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일월성신께서 짐작하시는 것보다 사람들은 훨씬 더 어리석습니다.”

“늙은이를 이 자리에서 죽여 버리고 싶군.”

“그리한다면 담노가 매우 섭섭해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아저씨가 왜 이자를 자신에게 보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니. 대충이나마 짐작은 되지만, 과연 그리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 * *

 

여느 때와 똑같은 산천이지만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새로웠다.

도운패는 멀리 보이는 산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곳은 예전에 네 명의 사형제가 일 년에 한 번씩 만나 술잔을 나눴던 은운곡이었다.

그들 중 풍천양이 가고 셋이 남았다.

오늘은 아마도 둘이 남게 될 것이다.

“매번 천양이와 내가 가장 먼저 도착을 했었는데, 오늘은 어떨지 모르겠구나.”

바람을 흐르듯 산을 타고 오른 도운패는 멀찍이 서 있는 여인을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백요가 먼저 도착했구나.”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639 신마 연비강 656
2638 신마 연비강 734
2637 신마 연비강 747
2636 신마 연비강 796
2635 신마 연비강 619
열람중 신마 연비강 744
2633 신마 연비강 756
2632 신마 연비강 731
2631 신마 연비강 682
2630 신마 연비강 645
2629 신마 연비강 654
2628 신마 연비강 674
2627 신마 연비강 631
2626 신마 연비강 744
2625 신마 연비강 723
2624 신마 연비강 764
2623 신마 연비강 655
2622 신마 연비강 651
2621 신마 연비강 717
2620 신마 연비강 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