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연비강 134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마 연비강 134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134화

제134화. 동쪽의 악(惡)(4)

 

 

 

비강과 두궁천은 언덕길을 따라 올랐다.

귓가로 흐릿하게 물소리가 들려온다.

높은 언덕으로 오른 비강은 의자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내를 발견했다.

장신에 마른 몸을 가진 사내.

그가 바로 동천의 주인이자 검신으로 불리고 있는 남궁악이었다.

남궁악은 비강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데려왔습니다.”

“수고했다.”

머리를 조아린 두궁천은 다시 언덕을 내려가려 했다.

“지금이라도 네가 원한다면 저놈을 양보하마.”

“아닙니다. 천주께서 보고자 하시니 수하 된 자로써 마땅히 바쳐 올려야 합니다.”

남궁악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궁천은 멈췄던 걸음을 옮겼다.

두궁천이 언덕 아래로 내려간 후, 그때까지 시선 한 번 주지 않던 남궁악이 고개를 들어 비강을 응시했다.

“처음으로 사제를 보는구나.”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다.

예전 북림에서 시천세와 풍천양의 싸움이 있을 때, 두 사람은 처음 만났었다.

하지만 사제와 사형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는 당신의 사제가 아니야.”

남궁악은 비강의 부정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정까지 기쁘게 받아들였다.

“사부가 아니고서는 너만 한 놈을 키워 낼 수는 없지. 진즉에 말하지 그랬느냐. 그랬다면 내가 너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을 터인데.”

“나는 그분을 사부라 부르지 않았어.”

남궁악은 큰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시천세의 전서에 쓰여 있던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구나. 그래, 너는 사부님을 어떻게 불렀지?”

비강의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물었다.

“날 보고자 한 이유가 뭐지?”

하하하…….

남궁악의 웃음소리는 청명하고 쾌활해 사심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형이 너의 죽음을 원하고 있으니 어찌하겠느냐? 사제 된 도리로 들어줄밖에.”

“결국 나를 죽이기 위해 불러들였다는 말이군.”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나 나는 네가 자랑스럽구나.”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말투와 눈빛이었다.

그러나 비강은 남궁악의 말투와 눈빛 속에서 섬뜩함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너는…… 시천세보다 더한 놈이구나.”

크하하하……!

비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궁악의 입에서 높은 언덕을 울리는 우렁우렁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연…….”

웃음을 그친 남궁악은 서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비쩍 말랐던 몸은 어느새 곰이나 호랑이보다 더한, 마치 거대한 산악과 같은 모습으로 비강의 눈에 비쳐졌다.

“선택받은 놈이 이 정도는 되어야지. 과연 사부의 눈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구나.”

스아아앙……!

탁자 옆에 기대 놓았던 검이 빠져나와 삼 장 앞에 서 있던 비강의 목을 휘감고 돌았다.

그러나 검은 잔영을 베고 있을 뿐, 비강은 이미 남궁악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스악.

검신은 남궁악의 머리를 관통해 가슴과 복부를 거쳐 사타구니로 빠져나왔다.

쾅!

남궁악을 반으로 깨끗이 쪼갠 비강은 갑자기 뒤로 날아가 땅바닥에 처박혔다.

왼손은 철봉과 함께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 땅바닥에 처박혔냐는 듯 몸을 뒤집으며 날아올랐다.

후우우웅……!

지금까지 발현한 용아포보다 훨씬 더 대단한 크기의 용이 남궁악을 향해 날아갔다.

크크크크…….

거대한 용을 맞이하는 남궁악의 입에서 기이한 웃음을 흘러나왔다.

스각―!

푸른 광채가 깊고 흉포했던 용의 머리와 몸을 일직선으로 관통하며 지나갔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흉포했던 용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콰콰콰콰…… 쾅!

용 한 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다섯 마리가 튀어나와 언덕을 휩쓸었다.

하지만 용맹하게 언덕을 질주하던 용들도 반으로 갈라져 스러져 갔다.

“다 했느냐?”

남궁악은 처음과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비녀에서 삐져나온 약간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군데군데 잘려 나간 무복뿐이었다.

반면에 비강의 전신은 언제 남궁악의 검이 훑고 지나갔는지 자잘한 상흔들이 어지러웠다.

답답하다.

동천의 주인은 남선의 주인을 만났을 때보다 더 답답하고 막막한 느낌이었다.

기나긴 혈전으로 인해 이미 내공은 다했고 몸도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가문의 무공이었다.

촤르르…….

순식간에 수십으로 불어난 비강이 남궁악을 향해 검을 뻗어 냈다.

순간 검은 사라지고 무형의 기운이 남궁악의 가슴을 꿰뚫었다.

남궁악은 여유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가슴을 꿰뚫린 남궁악의 신형이 스러지고 그 앞에 또 다른 남궁악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강은 급하게 땅을 발로 차며 뒤로 물러났다.

“잘 보거라, 사제야.”

남궁악의 말과 함께, 공간이 갈라지며 가느다란 선이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그 선은 검고 짙어 선 안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아…….

어릴 때 아저씨가 보여 주었던 그 일섬(一閃)이 또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산서의 동굴에 이어져 있던 공간을 가르는 선이 비강의 몸을 가르고 있었다.

하늘을 반으로 가르는 선을 지켜보는 비강은 언뜻 무아지경으로 빨려 들어갔다.

콰콰쾅!

어떻게 그 가늘고 검은 공간을 막아 냈는지 모른다.

퍽!

왼손에 쥐고 있던 철봉은 저 멀리 튕겨 나가고 가슴에는 피가 솟구쳐 올랐다.

털썩.

비강은 그대로 땅바닥에 몸을 누였다.

“훌륭했다. 과연 그분의 눈은 틀리지 않았어.”

남궁악은 흐릿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누워 있는 비강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비강의 눈은 남궁악이 아닌 다른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강은 여전히 하늘을 반으로 가르며 다가오던 검은 공간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비강의 눈망울이 흐릿해져 가자 남궁악은 허리를 굽혀 발목을 잡았다.

비강의 몸을 질질 끌고 간 그는 언덕 끝에 서서 아래로 몸을 던졌다.

언덕 아래는 양자강이 흐르고 있었다.

첨벙!

언덕 아래로 떨어지던 비강의 몸이 작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강물과 부딪쳤다가 밑으로 떠내려갔다.

비강을 던져 버린 남궁악은 잠시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흥취를 이어 가고 싶구나.”

그 말이 흘러나오자마자 영파가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용아포 천멸후에 의해 가루가 되어 사라진 탁자와 의자가 새로 마련되고, 그 위에 술과 술잔이 올려졌다.

모든 준비가 끝이 나자 남궁악은 그 자리에 가 앉았다.

쪼르르…….

술잔에 술이 채워지고, 남궁악은 단번에 술잔을 비웠다.

그가 직접 술잔을 채우는 사이 두궁천이 언덕 아래에서 걸어 올라왔다.

두궁천은 잠시 엉망이 된 언덕을 둘러보다가 언덕 가장자리에 떨어져 반짝이고 있는 철봉을 집어 들었다.

철봉을 휘돌아 감싸고 있던 파도 문양은 상흔으로 인해 중앙이 깊게 파여 있었다.

무언가 철봉을 반으로 가르며 지나간 것 같았다.

“마음에 드느냐?”

남궁악의 물음에 철봉을 살피던 두궁천은 급히 그의 앞으로 달려가 철봉을 바쳐 올렸다.

“네 것이다. 원수의 머리 대신 그것을 주마.”

“감사합니다.”

두궁천은 연비강의 시신이 이곳에 없는 이유를 묻고 싶었으나 묻지 못했다.

그의 그런 마음을 짐작이라도 했는지 남궁악의 입이 열렸다.

“연비강은 몸이 반으로 갈라져 강으로 떨어졌다.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면 그리하도록 해라.”

시신을 찾아 목을 베고 사지를 찢어 사방에 흩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사련의 부흥을 위해 절대로 남궁악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된다.

“시신은 필요 없습니다.”

“그만 내려가 봐.”

두궁천은 철봉을 두 손으로 바쳐 들고 언덕을 내려갔다.

이제 비강의 병기였던 백파의 절반은 두궁천의 병기가 될 것이다.

두궁천이 언덕을 내려가고 난 후, 남궁악은 기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좋구나. 사형의 앞을 막아설 또 다른 사냥개를 얻었으니…….”

 

* * *

 

강물로 떠내려가던 비강의 몸이 뒤집혔다.

비강은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빚을 졌다.

남궁악은 자신을 충분히 죽일 수 있었으나 죽이지 않았다.

일부러 죽이지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비강의 몸은 격랑을 만나 뒤집히고 휩쓸리며 아래로 떠내려갔다.

격랑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비강의 몸은 은은한 빛에 휩싸여 있었다.

거친 물결은 다시 잔잔해지고, 잔잔한 강물 위로 고깃배들이 떠다녔다.

촤아악…….

어부는 배 위에서 그물을 던져 그물에 걸린 고기들을 끌어 올렸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아무래도 큰 놈들이 여러 마리 걸린 모양인 게로구나.”

기분이 좋은 덕인지 절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그물을 잡아당기던 어부는 물 위로 시커먼 것이 떠오르자 기겁을 하며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어이쿠! 이게 뭐야?”

놀란 것도 잠시, 어부는 강물 위로 떠오른 시커먼 것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검은 옷의 시신이었다.

“우라질! 재수가 없으려니 물고기 대신 시체가 그물에 걸렸구나.”

푸념에 이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온갖 욕설까지 내뱉던 어부는 뭔가 깨달은 것이라도 있는 듯 힘을 다해 시신을 끌어 올렸다.

 

잠시 후, 배 위에 시신을 끌어 올린 어부는 품속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가슴이 갈라져 살과 뼈가 보이는 시신은 보기에도 끔찍했으나 어부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곧 전낭이 나오고 전낭 안에서는 은자 몇 낭과 물에 젖은 전표가 몇 장 나왔다.

“횡재를 했구나. 횡재를 했어.”

기쁨에 겨워 몸까지 벌벌 떨던 어부의 눈은 다시 시신이 쥐고 있는 검으로 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부가 보기에도 검은 참으로 특이하고 아름다웠다.

물결무늬가 어지러운 것이 명검이나 보검처럼 보였다.

“이…… 이게 왜 이렇게 안 빠져.”

아무래도 시신의 손가락이 완전히 굳은 모양이었다.

억지로 시신의 손을 벌려 검을 빼내려던 어부는 검이 빠지지 않자 선창에 걸려 있던 낫을 빼 들었다.

낫으로 손을 잘라 검을 빼내려 한 것이다.

막 낫으로 시신의 손목을 찍으려던 어부는 귓가로 들리는 희미한 외침 소리에 인상을 구겼다.

“수적이 나타났다!”

“빌어먹을.”

몇 달 전부터 이 양자강에도 이십 년 동안 사라졌던 수적들이 다시 출몰하기 시작했다.

동천에서도 몇 번 무인들을 내보냈으나 전부 잡아들이지는 못했다.

더군다나 최근에 출몰하고 있는 수적들은 아무도 모르는 은신처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첨벙!

시신을 다시 물속에 던져 넣은 어부는 급히 노를 저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행여 시신이 발견되어 배 안에 숨겨 놓은 은자와 전표까지 들키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젠장…… 젠장…… 젠장.”

노를 저어 가던 어부는 배에 묻어 있는 핏자국을 발견하고는 얼른 물을 길어 씻었다.

물로 배를 씻자마자 작은 어선 서너 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 어선들은 어부가 타고 있는 어선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며 포위하듯 둘러쌌다.

“아이고, 호걸님들. 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요?”

어부는 여느 때처럼 너스레를 떨며 수적들을 맞이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물세나 내놔.”

수적 중 하나가 그렇게 윽박지르자 어부는 철전 열 닢을 꺼내 공손하게 바쳐 올렸다.

이곳에서 뱃일을 하는 이들이 수적에게 걸린다면 무조건 물세라는 것을 내야 한다.

양자강의 사용료를 내라는 것인데, 말도 안 되는 억지에도 불구하고 워낙 잔인하고 흉한 자들인지라 잘못 걸리면 팔 하나 잃는 일은 우스울 정도였기에 세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

“물고기도 커다란 놈으로 몇 마리 내놓고. 술안주나 해야겠어.”

어부는 이번에도 군소리 없이 그물로 끌어 올린 물고기 중 커다란 놈으로 세 마리를 바쳐 올렸다.

물고기까지 받아 낸 수적들은 포위를 풀고 되돌아가기 위해 노를 저었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639 신마 연비강 656
2638 신마 연비강 734
2637 신마 연비강 748
2636 신마 연비강 797
2635 신마 연비강 620
2634 신마 연비강 744
2633 신마 연비강 756
2632 신마 연비강 731
2631 신마 연비강 682
2630 신마 연비강 645
2629 신마 연비강 654
2628 신마 연비강 674
2627 신마 연비강 631
2626 신마 연비강 744
2625 신마 연비강 723
2624 신마 연비강 764
열람중 신마 연비강 656
2622 신마 연비강 651
2621 신마 연비강 717
2620 신마 연비강 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