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연비강 211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마 연비강 211화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2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211화

제211화. 세월은 흐르고(7)

 

 

 

“그런…… 사람은 이 마을에 없어요.”

마치 쇳가루를 한 움큼 집어삼킨 것 같은 노파의 탁한 목소리였다.

“그럴 리 없습니다. 분명 이 마을에 이사 온지 일 년쯤 정도 되는 젊은 여인이 홀로 살고 있을 겁니다.”

노파는 지팡이를 짚어 가던 길로 천천히 걸었다.

“작년에…… 젊은 아낙이 이사를 오기는 했는데, 그 아낙에게는…… 아들이 있어요.”

‘아들이라……, 그럴 리가 있나.’

비강은 노파의 뒤를 따라붙으며 물었다.

“그 집이 어디입니까?”

“제일 위에 있는 집으로 가보세요.”

“고맙습니다.”

비강과 담혁수는 서둘러 경사진 길을 올라갔다.

여러 초옥들을 지나 마지막 초옥에 도착한 비강은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 놓은 담장 위로 집안을 들여다보았다.

마당 안쪽에서 네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작은 강아지와 놀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얼굴을 확인한 비강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도야, 이 자식아…….’

비강의 눈이 붉어지며 눈물이 고였다.

눈이 큰 아이는 아주 귀여웠다.

그리고 큰 눈과 눈매는 북궁도의 눈과 눈매를 빼다 박아 놓은 것 같았다.

비강은 한참 동안이나 아이를 지켜보았다.

강아지와 놀고 있던 아이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문득 고개를 돌렸다.

아이의 눈과 비강의 눈이 마주쳤다.

“엄마.”

아이가 급히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초옥의 문이 열리며 젊은 여인이 얼굴을 드러냈다.

고생이 심한지 얼굴을 푸석했으나 여인은 홍매가 틀림없었다.

“저기…….”

아이는 손가락으로 담장밖에 서 있는 비강과 담혁수를 가리켰다.

홍매와 비강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비강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지 몹시 당황스러워하며 허둥거렸다.

“어서…… 어서 안으로 들어가.”

홍매는 아이를 황급히 집 안으로 들여보냈다.

비강은 나뭇가지로 엮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나를 기억하시오?”

잠시 고개를 푹 숙인 채 어쩔 줄 몰라 하던 홍매는 곧 예를 표했다.

“연 대협을 뵈어요.”

비강도 고개를 숙여 그녀의 예를 받았다.

홍매는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두 손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렇게 겁먹을 것 없소. 그냥 얼굴이나 보러 온 것이니까.”

“죄송합니다, 연 대협. 아,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그녀는 아이가 있는 방안으로 비강을 청했다.

“아니오. 안에 아이가 있지 않소? 평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소.”

비강이 먼저 마당 한쪽에 놓여 있는 평상에 가 앉자 홍매도 조금 거리를 띄워 조심스럽게 앉았다.

비강과 홍매는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침묵만 지켰다.

“저…….”

“혹시…….”

결국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먼저 말씀하시오.”

“아니요. 먼저 하세요.”

비강은 긴장으로 손가락을 주무르고 있는 홍매를 곁눈질하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혹시…… 방 안의 아이는 도와 그대의 아들이오?”

“……네.”

홍매는 무슨 죽을죄라도 지은 사람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도가 알고 있었소?”

“아니요. 그분은 아무것도 모르셨어요. 그냥 제가 그분의 아이를 낳고 싶어 낳았고 그분께는 비밀로 했어요.”

“나중에 도가 알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소?”

“그분이 나중에 알게 된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분을 목숨보다 더 사모했으니까요. 설사 그분이 혼인을 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그때가 되면 저는 아이를 데리고 멀리 떠날 생각이었으니까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홍매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손을 적셨다.

하아…….

비강의 입에서 탄식 섞인 한숨이 흘러나왔다.

홍매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자격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이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안타깝기만 했다.

‘불쌍한 놈. 아들 한번 안아보지 못하고 떠난 거냐.’

북궁도를 떠올릴 때면 가슴에 불덩이를 품게 된다.

두고 보아라. 언제가 가슴에 품고 있던 불덩이를 강호에 쏟아 낼 것이다.

그때가 되면 살아 있는 자들보다 죽은 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북궁도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자들은 전부 죽을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이 된 자들도 전부 죽을 것이고, 풍천양의 죽음에 관련된 자들 또한 죽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칼을 들이밀었던 자들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 홍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대접할 것을 찾아볼게요.”

“되었소. 대신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겠소?”

“네.”

방 안으로 들어간 홍매는 잘생긴 꼬마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꼬마 아이는 엄마 뒤에 숨어 비강을 훔쳐보았다.

“괜찮아. 저분은 아빠의 친한 친구분이란다.”

홍매의 말에 놀랐는지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다.

“정말이에요? 엄마.”

“그래. 나는 네 아빠의 친구야.”

홍매를 대신해 비강이 대답했다.

“아빠는 멀리 가셨다고 하던데…….”

아이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비강의 눈치를 살폈다.

“이리와 봐.”

비강이 두 팔을 벌리자 홍매는 아이의 등을 살짝 밀었다.

아이는 쭈뼛쭈뼛 비강에게 다가왔다.

와락.

비강은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빠랑 아주 많이 닮았구나. 이름이 뭐냐?”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았어요. 그냥 집에서는 일랑이라고 불러요.”

홍매의 대답에 아이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끄덕인 비강은 곧 아이를 품에서 풀어 주었다.

“이제 들어가 봐.”

아이를 다시 방으로 들여보낸 비강은 평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혹시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소? 원한다면 내가 사는 곳으로 그대와 아이를 데려가고 싶소.”

홍매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저 아이만은 강호와 관련이 없는 삶을 살게 하고 싶어요.”

이 여인의 의지가 그렇다면 억지로 데려 갈 수는 없었다.

“알겠소. 담 대협.”

울타리 밖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담혁수가 부름을 받고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하명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교주님.”

“전낭을 줘보시오.”

“예.”

담혁수는 등에 지고 있던 봇짐을 풀어 안에서 커다란 전낭을 꺼냈다.

전낭을 건네받은 비강은 안에 들어 있는 전표 몇 장을 꺼내 홍매에게 내밀었다.

“집안에 숨겨 두었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쓰시오. 신교로 돌아가면 사람을 통해 더 많은 재물을 보내드리겠소.”

홍매는 전표를 받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차분한 눈빛으로 비강을 응시했다.

“제 아이는 제힘으로 키우고 싶어요. 그러니 이 전표는 받을 수 없어요.”

“그대의 마음은 잘 알고 있소. 하나 그대가 병이라도 나면 아이는 굶게 되오. 그대가 사고로 죽기라도 하면 아이는 고아가 되오. 그러니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받아두시오.”

비강이 이렇게까지 말을 하자 홍매는 머뭇머뭇 전표를 받았다.

전표는 은자 이백 냥짜리 네 장이었다.

은자 팔백 냥이면 어지간한 집은 물론이고 땅까지 구입할 수 있었다.

홍매는 전표의 액수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는지 세 장을 돌려주려 했다.

“액수가 너무 많아요. 그러니 이건 도로 가져가세요.”

“나는 한번 준 것은 받지 않소. 아이를 생각해 받아두시오.”

그렇게 억지로 홍매의 손에 전표를 쥐어 준 비강은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럼 잘 사시오. 혹시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감숙 너머에 있는 십만대산으로 나를 찾아오시오. 믿을 만한 사람을 통해 서신을 전해도 좋고.”

그러나 홍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힘든 일이 있어도 비강에게 연락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녀는 강호인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북궁도가 강호에서 죽었으니 그럴만했다.

“갑시다.”

비강과 담혁수가 길을 떠나려는데 홍매의 목소리가 발을 잡았다.

“잠깐만요.”

비강이 고개를 돌리자 홍매는 잠시 우물우물 하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이의 이름을 짓고 싶어요.”

“그대가 사모했던 그 녀석의 이름을 다시 쓴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소.”

“……네. 그렇게 할게요.”

홍매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인 비강은 걸음을 옮겨 마을을 떠나갔다.

 

비강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후에야 홍매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 앉아 있던 아이가 그녀를 붙잡고 물었다.

“엄마. 아빠는 언제 와요?”

“응. 아빠 친구 분이 그러는데 아빠가 일이 많아 조금 더 늦어진대. 그러니 우리 도는 밥 잘 먹고 공부 열심히 해.”

“도가 누군데요?”

“우리 씩씩한 아들, 새 이름.”

히잉…… 

“나, 아빠 보고 싶어요.”

홍매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얼른 아이를 끌어안았다.

“그래…… 그래…… 엄마도 아빠가 보고 싶어.”

 

***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해가 진 깊은 밤중까지 이어졌다.

중천의 무인들도 예외가 아니라 깊은 밤중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마차에 짐을 싣고 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중천의 고수들 일부는 이곳을 떠나 호북으로 간다.

중천은 지금 짐을 싣고 있는 무인들로 인해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모든 전각에는 불이 켜 있고 모든 무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오직 시천세의 처소만 불만 밝힌 채 조용했다.

시천세는 방 안에 없었다.

그는 지금 풍천양의 무덤 앞에 앉아 술잔을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이 한 잔을 마시면 다른 한 잔은 풍천양의 무덤에 뿌렸다.

“사제, 나는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 새로운 나의 집으로 들어갈 거다. 강호를 평정했으니 새로운 곳에서 새로 시작해야겠지. 새집은 호북에 있다. 그곳은 사제들과 내가 살던 황곡과 아주 흡사한 곳이지. 사제도 그곳을 보았다면 아주 좋아했을 텐데 많이 아쉽구나.”

이야기를 마치고 술잔을 비운 시천세는 풍천양의 무덤에 술을 뿌리고 술을 새로 채웠다.

“대충 정리를 끝내고 자리를 잡게 되면 사제들을 전부 그곳으로 옮겨갈 생각이다.”

그토록 원했던 강호제왕의 자리였다.

사제들을 전부 죽이고 강호의 제왕이 되었건만, 남은 것은 영광보다 쓸쓸한 고독이었다.

“올해 초에 막내 사제를 찾아갔었다. 연비강이라는 놈 말이야. 우리와 함께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사부의 제자이니 사제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녀석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풍 사제와 닮은 구석이 많더군. 음흉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오랜만에 꽤 좋은 시간을 보냈어.”

풍천양과 이야기를 나누던 시천세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마음이 상했다.

“무슨 일이냐?”

시천세가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그의 기분을 알아차린 종예는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약추완이 급하게 뵙기를 청합니다.”

“버러지보다 못한 놈. 데려와.”

시천세의 허락이 떨어지자 종예는 황급히 산 아래로 내려가 약추완을 데려왔다.

배신을 밥 먹듯 하지만 처세술이 남다른 약추완은 대번에 시천세의 기분을 알아차렸다.

저녁때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게 된 이유는 바로 중천 무인들 때문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 젊고 유능하며 충성심이 강한 자들 대부분이 시천세를 따라 호북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호북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무인들 중에는 혈연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가문의 무인들도 있었다.

약추완은 그들이 시천세의 명령에 의해 자리를 옮기는 것이라 추측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차가운 목소리가 엎드려 있는 약추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예. 다름이 아니오라 호북으로 옮겨 가는 이들 중에 저의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너의 사람들?”

“예. 그들은 우리 약가나 악가와 혈연으로 묶여 있습니다.”

술잔을 비우며 약추완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던 시천세가 종예에게 시선을 돌렸다.

“부천주와 혈연으로 묶여 있는 자들 중에 호북으로 옮겨 가는 놈을 데려오라.”

“전부 데려올까요?”

“한 놈만 데려와.”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719 신마 연비강 504
2718 신마 연비강 561
2717 신마 연비강 605
2716 신마 연비강 513
2715 신마 연비강 561
2714 신마 연비강 502
2713 신마 연비강 575
2712 신마 연비강 510
2711 신마 연비강 500
2710 신마 연비강 512
2709 신마 연비강 521
2708 신마 연비강 597
2707 신마 연비강 604
2706 신마 연비강 525
2705 신마 연비강 528
2704 신마 연비강 547
2703 신마 연비강 527
2702 신마 연비강 478
2701 신마 연비강 513
열람중 신마 연비강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