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연비강 250화 (완결)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마 연비강 250화 (완결)

무료소설 신마 연비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7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마 연비강 250화 (완결)

제250화. 신으로 남다

 

 

 

이곳을 또다시 방문할 줄은 몰랐다.

그때 이곳을 또다시 방문할 줄 미리 알았다면 절벽 곳곳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전각들을 남김없이 파괴하고 불을 질렀을 것이다.

본산을 되찾은 전진은 서패가 주인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웅장한 전각들을 세워 놓았다.

전진의 본산을 주시하던 비강은 그곳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물길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다보니 물가에 허연 배를 보이며 죽어 있는 물고기가 눈에 들어왔다.

물가에 죽어 있는 물고기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비강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전진의 본산을 올려다보았지만 사람처럼 생긴 형체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적막하기만 한 그곳에서 느껴지는 것은 음습한 죽임의 기운이었다.

다리를 건너 절벽으로 다가가던 비강은 바닥에 뿌려져 있는 하얀 돌가루 같은 것들을 발견했다.

그것들은 마치 한겨울의 싸라기눈처럼 보였다.

쉬이……

그때 하늘 높이 불화살이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절벽 사이로 수많은 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여 대의 불화살은 비강과 주변을 향해 떨어져냈다.

순간 비강은 땅을 박차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화르르르……

불화살이 땅에 닿자마자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절벽 앞쪽에 펼쳐져 있던 넓은 돌바닥 전체가 불길에 타올랐다.

쏴아아아……

하늘로 치솟아 오른 비강을 향해 화살비가 쏟아졌다.

따다다다당!

비강은 화살비를 쳐 내며 공중에서 방향을 틀었다.

돌다리 위에 내려선 비강은 절벽 위로 빼곡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전진의 무인들을 응시했다.

푸른색 무복과 자색 무복을 입고 있는 자들이 비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당가? 그렇군. 당가가 와있었어.’

원래 당가를 먼저 방문하려 했었다.

하지만 전진의 기습으로 인해 순서를 바꾼 것이다.

아니, 저들이 그렇게 하게끔 자신을 유인한 것이었다.

크크크크…… 크하하하하하……!

비강의 웃음소리가 전진의 본산을 뒤흔들었다.

웃음을 그친 비강은 치솟는 불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쉬아아악!

하얀 악마가 검에서 튀어나와 치솟고 있는 불길을 반으로 가르며 절벽을 향해 날아갔다.

콰콰쾅!

하얀 악마는 절벽과 충돌했다.

절벽에서 부서져 나온 돌가루와 돌멩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전진의 본산을 오르는 계단 옆 절벽에는 악마의 형상이 깊게 새겨졌다.

비강은 반으로 갈라진 불길사이로 몸을 날렸다.

절벽 위에서도 절벽으로 접근하는 비강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휘이이이……

그 순간 전진과 당가 무인들 눈앞으로 바람이 일며 비강의 모습이 사라졌다.

크아아악! 아아악! ……!

당황한 전진과 당가 무인들 귀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절벽 중턱에 오른 비강이 전진의 제자들과 당가의 가인들을 무지막지하게 베어 내고 있었다.

“죽여라!”

“신마를 죽여라!”

전진과 당가의 무인들이 비강을 향해 달려들고 쏘아진 암기들과 검영이 사방을 가득 메웠다.

휘황한 빛을 뿜어내며 휘몰아치는 강기다발에 의해 목이 잘려 떨어지고 팔다리가 날아다녔다.

무인들을 베어 낸 강기들은 전각의 기둥과 지붕까지 부숴놓았다.

꽈드드드…… 꽈릉! 쿠쿵!

부서진 전각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 내렸다.

비강의 머리 위로 독화살이 비처럼 쏟아지고 바윗돌이 굴러 떨어져 내렸다.

쏟아져 내린 독화살과 바윗돌은 당가와 전진문 제자들의 머리를 뭉개고 어깨를 꿰뚫었다.

그들은 비강을 죽일 수 있는 짓이라면 제자들과 혈족들의 목숨조차 돌보지 않았다.

절벽을 오른 비강은 눈앞에 보이는 적들을 향해 검을 뿌렸다.

콰콰콰…… 콰쾅!

하얀 악마들이 튀어나와 적들을 휩쓸고 웅장하게 서 있는 전각까지 삼켜버렸다.

찢어지고 갈라진 시신들이 흘린 피는 절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새로 지어진 전각 앞에 앉아 있는 중년사내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했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도 더욱 짙어졌다.

어느 순간 끊임없이 들려오던 비명 소리조차 뚝 끊기고 죽음과 같은 고요가 찾아왔다.

그리고 중년 사내 앞에 비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이 찢어지고 갈라진 무복은 붉은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중년사내는 저 피의 대부분은 비강의 피가 아닌 다른 자들의 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년사내의 앞으로 다가온 비강은 검을 내려놓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대가 문주인가?”

중년사내는 평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제는, 죽었느냐?”

전진의 문주가 말한 사제는 아마도 무림맹의 맹주 오진권을 뜻하는 것일 게다.

“둘 다. 소림승들까지.”

“결국…… 사제는 꿈을 이루지 못했구나.”

사제 오진권은 늘 무림 영웅을 꿈꿨었다.

강호를 어지럽히는 악인들을 처단하며 호호탕탕 무림을 호령하는 영웅이 되고 싶어 했다.

이제 악인을 처단하는 영웅이 되고 싶어 했던 사제는 오히려 악인에게 죽어 영어의 몸이 되어 버렸다.

문주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신마여…… 언젠가 강호 무림이 너를 죽일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마음 편히 눈을 감.”

스걱.

문주의 머리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비강은 문주의 헛소리를 끝까지 들어 줄 마음이 없었다.

지이잉……

검신이 진동을 하며 핏물이 튀었다.

검을 검집에 집어넣은 비강은 마지막 남은 전각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안쪽에 불씨를 던져 넣었다.

 

***

 

다리가 잘린 일월신교의 무인은 악착같이 기어가 적의 다리에 한칼을 먹였다.

크아악!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적의 가슴에 기어이 칼을 박아 넣은 무인은 또 다른 적을 기어갔다.

“제발 죽어!”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무인의 목을 쳐버린 사련의 고수, 냉사도는 일월신교의 지독함에 치를 떨었다.

일월신교의 무인들은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양팔이 잘리면 이로 물어 버렸고 양다리가 잘리면 양팔로 기어 다니며 자신들을 괴롭혔다.

사련의 고수들도 지독하기로 남달랐으나 일월신교의 지독함은 그들을 질리게 만들 정도였다.

스걱! 서걱!

눈앞으로 달려드는 적들의 목을 베어 버린 냉사도는 또 다른 적과 마주했다.

까깡!

단 한번 병기를 부딪쳤을 뿐인데 손아귀가 쓰리고 팔이 뒤틀렸다.

상대가 대단한 고수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냉사도는 황급히 물러났다.

그가 물러나는 순간 앞섬이 서늘한 예기에 의해 잘려 나갔다.

‘빌어먹을. 틀렸어.’

냉사도는 순박해 보이는 젊은 고수와 맞서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도대체 일월신교에는 절대고수들이 어찌 이렇게 많단 말인가.

까깡! 깡! ……!

정신없이 날아드는 검날을 쳐 내고 패해 내던 냉사도는 왼쪽 손바닥이 써늘한 느낌을 받았다.

냉사도는 비명조차 느낄 겨를도 없이 마구 소리를 질렀다

“막아! 저놈을 막아!”

 

콰쾅! 쾅!

휘황한 빛에 휩싸인 검과 도가 부딪쳤다가 떨어졌다.

“절대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다, 두궁천.”

되돌아 날아온 검을 거머쥔 담정천이 이죽거렸다.

두궁천은 말없이 뒤로 물러섰다.

그가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는 순간 담정천과 담수연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콰쾅!

목과 허리를 베어 오는 검을 쳐 낸 두궁천의 신형은 뒤로 날아올랐다.

쉬아아아악!

두궁천이 나룻배 위에 발을 딛자마자 눈앞으로 휘황한 강기들이 날아들었다.

콰쾅! 콰콰쾅!

강기의 막을 펼쳐 강기들을 막아 낸 두궁천은 도를 사선으로 그어 올렸다.

강물을 박차며 나룻배로 뛰어들던 담정천과 담수연은 강기에 부딪쳐 제자리로 날아 돌아갔다.

“후퇴하라!”

근처에서 일월신교의 신도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던 냉사도가 소리쳤다.

거의 일천에 달하는 사파 무인들은 냉사도의 외침소리에 빠르게 강가로 물러나 배에 올랐다.

하지만 일월신교는 순순히 그들을 보내 주려 하지 않았다.

곧 배에 오르는 사련과 그들을 따라잡은 일월신교 사이에 피가 튀는 혈전이 벌어졌다.

강물은 일월신교와 사련의 무인들이 흘린 피로 인해 벌겋게 물들어갔다.

“물러서라!”

담정천의 명령이 떨어지자 일월신교의 신도들은 일사불란하게 물어났다.

사련의 무인들이 배를 타고 뭍과 멀어져 가자 담정천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쏴라!”

그의 명령에 맞춰 일월신교의 진영에서 화살들이 날아올랐다.

타타탁! 타탁! ……!

하늘을 검은 점으로 수놓았던 화살들은 사파무인들의 방패에 꽂히거나 강물로 떨어졌다.

크하하하……!

“또 보자, 두궁천!”

담정천은 멀어져 가는 두궁천을 향해 검을 든 손을 치켜 올렸다.

저 멀리 사련의 근거지에서 불빛 하나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가 사라졌다.

배꼬리에 서 있던 두궁천은 언덕 위에서 웃고 있는 담정천을 암울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일월신교의 빠른 움직임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약림을 칠 때만 해도 주변을 정리하느라 꽤 여러 날을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두궁천은 일월신교가 정파와 먼저 싸움을 벌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무림맹을 멸망시키자마자 사련을 치기 위해 곧장 남하해 사련을 에워쌌다.

이미 일월신교가 사련을 포위한지도 두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사련의 고수들은 거의 매일같이 살수들에 의해 죽어 나갔다.

결국 참다못한 두궁천은 수많은 고수들을 이끌고 새벽에 기습을 감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담정천이라 했던가…….’

무시 못 할 고수였다.

그자뿐만 아니라 담수연이라는 여고수도 무공이 대단했다.

그 외에 담혁수라는 자와 추옥민, 육선풍이라는 이름의 절대고수들이 더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두궁천은 옷을 찢어 왼손을 감싸고 있는 냉사도를 내려다보았다.

“괜찮으냐?”

“다행히 손은 잘리지 않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련주님.”

걱정을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시간만 축내다가는 사련은 기어이 멸망을 하고 말 것이었다.

‘저자들이 몰려오기 전에 이 근거지를 일찍 버렸어야 했는데…….’

 

어두컴컴한 이른 새벽 두궁천과 고수들의 출전을 배웅하고 돌아온 벽사군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군사의 말을 받아들여 사련으로 후퇴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공의 또한 일월신교가 이렇게 빨리 사련을 포위할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곡주님.”

“들어와요.”

벽사군의 허락이 떨어지자 어두운 얼굴의 공의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으로 들어선 공의는 면목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곡주님. 이곳을 나가셔야 합니다.”

“어디로 간단 말인가요? 이곳에서 나갈 수는 있고요?”

그녀의 말투에는 원망의 감정이 들어 있었다.

공의도 벽사군의 속내를 알아차렸는지 더욱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외부의 도움만 있다면 일월신교를 물리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정파가 사련을 도와 일월신교의 배후를 공격할리 없을 뿐 아니라 신마를 두려워해 본산과 본가를 지키는 일에만 급급했다.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던 공의가 갑자기 풀썩 쓰러졌다.

“왜 그래요?”

깜짝 놀란 벽사군은 쓰러져 있는 공의를 살폈다.

그의 이마에 붉은 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곧 뒤통수에서 핏물이 흘러나와 그녀의 손을 적셨다.

스가각!

순간 벽사군을 검을 뽑아 방문을 잘라 냈다.

방문이 잘려 나가고 바깥의 모습이 그녀의 눈 안에 들어왔다.

새벽의 어둠 속으로 사내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리고 사내들 중에 한 명은 그녀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연…… 비…… 강.”

모든 것이 저자로 인해 엉켜버렸다.

저자만 아니었다면 자신은 강호의 검후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노보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사련을 포위하고 있는 일월신교였으나, 물고기를 잡아 삶을 연명하고 있는 어부들만은 통제하지 않았다.

어부들의 입을 통해 전해 들은 강호의 여러 소식들 중 벽사군을 가장 충격에 빠뜨린 것은 연비강의 행보였다.

차례차례 정파의 무가와 무문을 멸절시키고 있는 연비강의 무공은 이미 천하제일인이었던 시천세를 상회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호에서는 ‘신마’라 부른다고 했었다.

“나는 너와 크게 원한을 진 일이 없으니 목숨만은 살려 줘.”

벽사군의 목소리는 차분하기 그지없었으나 눈빛은 거친 격랑을 만난 돛단배처럼 흔들렸다.

그녀는 비강을 잡아 죽이기 위해 사냥개까지 동원했던 사실조차 잊은 모양이었다.

“기회가 온다면 너는 나를 또 죽이려 하겠지. 그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쉬아아악!

비강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벽사군은 검신을 번뜩이며 방 안에서 밖으로 날아 나왔다.

콰콰콰쾅!

그러나 순식간에 몰아치는 휘황한 빛줄기들은 그녀를 방 안으로 되돌려놓았다.

뒤이어 하얀 악마가 부서진 방문을 더욱 넓히며 방 안으로 되돌아들어간 벽사군을 휩쓸었다.

콰콰쾅! 쾅! 쿠쿵!

하얀 악마는 웅장한 전각 하나를 완전히 부숴놓고 스러져 갔다.

끄으으으……,

비강은 전각의 잔재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들었다.

우우웅,

손에 들려 있던 검은 휘황한 빛에 휩싸여 거대하게 변해 갔다.

쾅!

비강은 거대한 검을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는 잔재를 향해 내려쳤다.

어지럽게 쌓여 있던 잔재들이 사방으로 비산을 하며 길을 만들었다.

벽사군을 반으로 갈라 버린 비강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수많은 은운곡의 무인들과 사련의 무인들이 멀찍이 둘러서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적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교주님.”

살가가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그러나 비강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활과 불화살을 주시오.”

살가는 손에 들고 있던 활과 불이 붙은 불화살을 차례로 비강에게 건넸다.

비강은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아 올렸다.

바로 바깥에 있는 일월신교에게 보내는 신호였다.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는 적들을 잠시 응시하던 비강은 전각의 잔재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살각주의 꿈은 무엇이오?”

“꿈……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살가는 머뭇머뭇 거리다가 말을 받았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살수들만의 은신처를 만들고 그곳에서 죽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오. 사련이 멸망하고 나면 제자들을 데리고 일월신교를 떠나도 좋소.”

“교주님……?”

얼른 비강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 살가가 뒤늦게 크게 놀랐다.

하하…….

비강은 가벼운 웃음으로 놀란 눈을 하고 있는 살가를 쳐다보았다.

“남은 싸움은 순수하게 나만의 싸움이오. 그러니 애써 끝까지 나를 따라다닐 필요는 없소. 사련에서 나오는 재물들 중에 가져갈 수 있는 만큼 가져가시오.”

살가는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비강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제가 떠나고자 할 때 떠나겠습니다, 교주님.”

“그렇게 하시오. 하나 재물은 먼저 챙겨 두시오. 아시겠소?”

“예.”

답답했던 가슴 한쪽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두궁천이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비강은 사련에서 가장 큰 전각으로 걸음을 옮겼다.

앞을 막고 있던 적들은 비강이 다가서자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을 넘어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개중에는 벽사군의 복수를 위해 몸을 내던지는 자들도 있었다.

스걱. 스걱……

비강에게 달려들던 자들의 목으로 검은 어둠이 스치고 지나갔다.

깔끔하게 적들을 베어 낸 살가가 매서운 눈으로 적들을 노려보았다.

독사 같은 살가의 눈과 마주친 적들은 주춤주춤 물러서며 길을 만들었다.

적들은 망설이고 있었다.

공격을 하자니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고, 그렇다고 마냥 지켜보고 있자니 결국에는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

그러나 상대는 신마라 일컬어지는 절대자였다.

적들의 망설임을 알아차린 비강은 주저 없이 검을 뿌렸다.

곧 하얀 악마들이 검에서 튀어나와 적들을 집어삼키며 질주했다.

콰콰콰콰…… 콰쾅!

 

물결무늬가 아름다운 하얀 빛의 철봉을 손에 쥐었다.

그것은 남궁악에 의해 두궁천의 손으로 넘어간 백파의 반쪽이었다.

깊은 흉터를 가지고 있던 백파의 반쪽은 두궁천에 의해 원래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은 상태였다.

끼릭 끼릭……

검을 뽑아 철봉과 결합한 비강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련주의 전각을 나온 비강은 돌계단에 앉아 두궁천을 기다렸다.

살아남은 적들은 아직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감히 비강이 행하는 바를 막지 못했다.

그저 멀리 물러서 지켜보기만 할뿐이었다.

잠시 후 적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 두런두런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수많은 무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중앙에는 두궁천이 자리하고 있었다.

두궁천은 비강이 앉아 있는 돌계단을 향해 똑바로 걸어왔다.

“천하를 떨쳐 울리고 있는 신마가 주인도 없는 집에 쥐새끼처럼 숨어 들어올 줄은 미처 몰랐어.”

두궁천의 눈빛과 목소리에는 어떤 결연함 같은 것이 엿보였다.

“전쟁에 비겁하고 비겁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나. 전쟁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거늘.”

잔뜩 굳어 있던 두궁천의 안색이 조금 풀리는가 싶더니 그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술과 푸짐한 안주를 내오라!”

뜻밖의 명령에 사련의 무인들은 잠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황급하게 움직였다.

“그 정도의 시간은 기다려줄 수 있지 있겠지?”

비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궁천의 물음에 답을 주었다.

원래부터 수많은 무인들을 위해 요리를 만들고 있었기에 좋은 술과 좋은 안주는 금방 차려졌다.

자리가 마련이 되자 두 사람은 술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먼저 두궁천이 비강의 잔에 술을 채웠다.

비강도 술병을 받아 두궁천의 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동시에 술잔이 비워졌다.

연거푸 몇 순배의 술이 오갔다.

“나는 너처럼 되고 싶었다.”

이윽고 술잔을 받은 두궁천이 먼저 입을 열었다.

비강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네가 되고 싶었다. 내가 남궁악이나 시천세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아나? 바로 너의 얼굴이었어. 그때 너는 나를 비웃고 있었지. 네가 내 할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두궁천이 술에 취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심중에 숨겨 놓았던 말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비강은 어떠한 동정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너를 살려 줘야 할 이유가 있나?”

두궁천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없어. 그건 오로지 나의 사정일 뿐이니까.”

쉬아악!

술상이 반으로 갈라지며 두궁천은 검을 피해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뒤이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손바닥은 그로 하여금 절망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 어디에도 도망칠 곳은 없었다.

콰콰콰…… 쾅!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손바닥은 땅을 뚫고 똑같은 형상을 만들어 냈다.

깊숙이 들어간 땅바닥 위에 작은 섬 하나가 존재했다.

두궁천은 피를 흘리며 그 위에 서 있었다.

끄으으으…….

땅에 내려선 비강은 두궁천을 향해 걸어갔다.

쉬아아아…….

두궁천이 도를 휘두르자 수많은 새하얀 강기들이 비강을 향해 쏟아져 날아갔다.

뒤를 이어 두궁천의 손에 들려 있던 도까지 쏘아져 갔다.

콰콰콰…… 콰쾅!

비강은 검을 휘둘러 강기들을 전부 막아 내고 도를 쳐 냈다.

되돌아온 도를 받아 쥔 두궁천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비강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수십으로 늘어난 그는 비강을 전후좌우에서 포위해 무지막지하게 도를 휘둘렀다.

비강의 신형은 검에 의해 휘황한 빛에 휩싸였다.

쾅!

공간이 이지러졌다가 터져 나가며 두궁천의 신형도 튕겨 날아갔다.

바닥을 구른 두궁천이 황급히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비강의 검이 그의 가슴을 훑고 지나간 후였다.

크어어억……!

가슴으로 피를 쏟아 내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은 두궁천은 고개를 푹 늘어뜨리며 고꾸라졌다.

때를 같이해 멀리서 육선풍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공격하라!”

 

***

 

전각 안으로 들어가 깨끗한 비단무복을 골라 갈아입은 비강은 계단에 앉아 사련과 은운곡의 멸망을 지켜보았다.

추옥민과 육선풍이 이끌고 있는 일월신교의 무인들이 먼저 사련에 도착하고, 그 뒤를 이어 담정천과 담수연, 담혁수가 무인들을 이끌고 물밀 듯이 쳐들어왔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붉은 피였고 귀로 들리는 것은 비명 소리와 악다구니였다.

“제발……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사련의 무인들 몇 명이 계단에 앉아 있는 비강 앞에 무릎을 꿇으며 목숨을 구걸했다.

그러나 비강은 고개를 끄덕여 그들의 목숨을 구해 주지 않았다.

스걱. 스걱……

옆에 시립해 있던 살가가 그들의 목을 전부 베어 냈다.

들끓던 비명 소리는 점점 잦아들어갔다.

이윽고 피를 뒤집어쓴 담정천이 계단 앞으로 다가와 머리를 조아렸다.

“강으로 뛰어든 자들 외에는 전부 처리했습니다, 교주님.”

“부상을 당한 교도들은 치료를 하게 하고 시신을 전부 끌어모아 태우시오. 그리고 각주들과 호법들을 전부 내게 데려오시오.”

명령을 받아 든 담정천은 수하들을 호령해 시신들을 한데 끌어 모으게 했다.

담정천과 담수연, 담혁수, 추옥민, 육선풍, 살가가 비강 앞으로 모여섰다.

“사련까지 일월신교의 손에 들어왔습니다, 교주님.”

담정천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내가 그대들을 모이게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대들의 심중을 묻기 위해서요. 솔직하게 말해 주시오. 이 강호에 남고 싶소?”

무림맹을 태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저들의 속내는 짐작하고 있었다.

담정천과 담수연, 그리고 담혁수는 서로 눈치만 살폈다.

먼저 추옥민이 앞으로 나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저와 육호법은 십만대산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교주님.”

추옥민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자 뒤이어 담정천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십만대산으로 돌아가기에는 이루어 놓은 것이 너무 아깝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이곳에 남고 싶습니다.”

추옥민과 담정천의 대답을 들은 비강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담혁수만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는데, 그조차도 욕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교주로서 마지막 명령을 내리겠소. 담정천과 담수연, 담혁수, 그대들은 이 강호에 남으시오. 그대들이 강호에서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소. 추 호법과 육 호법은 십만대산으로 돌아가 그곳을 돌보시오. 교주는 당신들이 알아서 결정해 뽑도록 하시오. 그리고 이제 살가는 그대만의 삶을 살도록 하시오.”

워낙 갑작스럽고 생각지도 못한 말이라 그런지 각주들과 호법들은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오직 살가만이 조용히 머리를 조아려 비강의 명령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교주님은 일월신교를 떠난다는 말씀이신가요?”

놀란 추옥민의 물음에 비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진즉부터 구파일방과 육대세가를 정리한 후에 강호를 떠나려 하였소.”

“교주님.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육선풍이 놀라 만류했으나 비강은 그의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소. 나는 이제 곧장 떠날까하오.”

“교주님…….”

비강은 미련 없이 등을 돌려 그곳을 떠나갔다.

뒤를 따르는 사람은 오직 살가 밖에 없었다.

살가는 비강이 강호를 떠나기 전까지 옆에서 호종하고자 했다.

사련의 본산이었던 곳을 나와 비강이 향하는 곳은 남궁세가가 있는 안휘였다.

 

***

 

또다시 겨울이 찾아왔다가 지나가고 봄이 되었다.

비강은 어두침침한 골목을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예전에 이 골목에는 진한 화장을 한 여인들과 사나운 눈빛을 하고 있는 사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수로를 내려간 비강은 물을 건너 석굴 안으로 들어갔다.

석굴 안도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하오문주가 앉아 있던 방에 도착한 비강은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강호를 한 바퀴 돌았소, 장 소저. 해서 나는 이제 강호를 떠날까하오. 나는 그대가 나와 함께 강호를 떠났으면 좋겠소. 내가 어디를 가든 그대와 함께하고 싶소.”

말을 마친 비강은 철봉을 그곳에 놓아두고는 아무도 없는 석실을 나왔다.

흑산도를 나와 말을 몰아가던 비강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젊은 행자를 발견하고 흐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젊은 행자도 비강을 알아보았는지 반장을 하며 머리를 숙였다.

“무량수불.”

“오랜만이오, 삼봉 도인.”

“아직도 저를 기억하시는군요. 연 대협.”

“그대는 아직도 나를 대협이라 부르는 거요?”

하하하하…….

“다른 자들의 눈과 입은 제가 신경 쓸 바가 아닙니다.”

오랜만에 만난 삼봉의 표정은 참으로 밝아 보였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가 보오. 삼봉 도인.”

“예. 제가 무당산에 작은 도문을 열고자 합니다, 언제 연 대협께서도 한번 놀러 오십시오.”

“말씀만이라도 고맙소.”

삼봉과 헤어진 비강은 북쪽으로 계속 말을 몰아갔다.

십여 일이 지나고 날이 저물어 길가에 서 있는 커다란 객잔으로 들어간 비강은 뜻밖의 인물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바로 약철빙과 공손황 일행이었다.

공손황이나 지선방 같은 무인들은 예전 그대로였으나 약철빙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수척한 얼굴은 뼈만 남은 듯했고 눈은 흐릿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들도 비강과 마주친 것이 뜻밖이었는지 식사를 하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오, 랜만이오, 연 대협.”

“요즘 자주 대협이라는 소리를 듣는군. 나는 협객 같은 것이 아닌데 말이야. 오랜만이오, 공손 대협.”

흐릿한 눈으로 비강을 바라보고 있던 약철빙이 소리 높여 웃었다.

하하하하하…….

“맞아. 저놈이 협객은 아니지. 협객이었다면 제 친모나 외조부를 죽이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녀의 격한 반응에 다른 이들은 눈치만 살폈다.

비강은 내색 없이 약철빙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비어 버린 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잊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잊도록 노력은 해 보시오. 나는 당신이 잘 살았으면 좋겠소.”

약철빙은 비강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댔다.

“웃기지 마. 나는 네가 이룩한 모든 것들을 파괴할 거야. 평생이 걸릴지라도.”

“힘이 있다면 그렇게 하시오. 그것이 강호의 생리이니까.”

비강의 눈과 한 치 거리에 있는 약철빙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잠시 그녀와 눈을 마주하던 비강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객잔을 잘못 찾아온 것 같았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들 지내시오.”

작별 인사를 마친 비강은 객잔을 나섰다.

“어디로 가는 거지?”

막 문을 나서려 할 때 약철빙의 목소리가 비강의 발목을 잡았다.

“이제 집으로 가오.”

약철빙은 비강이 말하는 집이 십만대산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붙잡고 싶지만 붙잡지 못한다.

그녀는 비강이 문을 닫고 멀어져 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끝내 약철빙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잘 가.’

 

***

 

커다란 수레를 몰고 어디론가 향하는 비강의 귀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레 위에는 꽤 많은 짐이 실려 있었다.

“강호를 떠나는 것이냐.”

“예, 아저씨.”

“얼마 안 있어 강호는 원래대로 돌아갈 게다.”

“알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또다시 죄 없고 힘없는 양민들이 강호인들에게 시달릴 거고.”

“언젠가 다시 한번 강호를 돌아보겠습니다, 아저씨.”

“그럼 되었다. 나는 이제 가보마.”

“어디로 가십니까?”

“살아 있는 자는 갈 수 없는 곳, 그곳으로 가려 한다.”

“제가 있는 것은 모두 아저씨 덕분입니다. 고마웠습니다.”

“잘 살아라.”

“안녕히 가십시오.”

수레를 몰던 비강은 문득 환한 미소를 지었다.

길을 돌아가는 모퉁이에 낯이 익은 여인이 철봉을 안고 서 있었다.

비강은 천천히 말을 몰아 여인에게 다가갔다.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두 마리의 말들 중에 붉은 한혈마가 여인의 앞에 도착하자 발굽을 멈췄다.

“하오문은 어찌하고 오셨소? 장 소저.”

“이제 하오문은 무영노가 문주예요.”

비강은 장경주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와 함께 가겠소?”

“네.”

“그럼 수레에 오르시오.”

장경주의 손을 잡아 수레에 오르게 한 비강은 말을 출발시켰다.

“그런데 어디로 가나요?”

“서쪽은 이미 가보았으니 이번에는 동쪽으로 가 보려 하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곳에 집을 짓고 삽시다.”

“네.”

하하하하……

기분 좋은 웃음이 비강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래, 이처럼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한참 동안 수레를 이끌던 한혈마가 다시 걸음을 멈췄다.

말이 멈춘 길가에는 또 다른 여인이 서 있었다.

“제가 타고 갈 자리도 있나요?”

“제자들은 어찌하고 오셨소?”

“제자들도 제자들의 삶이 있어요.”

강무화는 비강의 허락조차 받지 않고 수레에 올랐다.

수레에 있던 장경주가 그녀의 손을 잡아 위로 이끌어 주었다.

“어서 가요. 동쪽으로 가다 보면 좋은 곳이 나타날 거예요.”

피식 미소를 지은 비강은 말을 그대로 출발시켰다.

세 사람을 태운 수레는 동쪽으로 하염없이 움직였다.

수레가 떠나고 난 길 위에는 그들이 남겨 놓은 웃음소리만이 흘러 다녔다.

 

 

 

-끝-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열람중 신마 연비강 576
2738 신마 연비강 614
2737 신마 연비강 642
2736 신마 연비강 630
2735 신마 연비강 616
2734 신마 연비강 556
2733 신마 연비강 622
2732 신마 연비강 545
2731 신마 연비강 596
2730 신마 연비강 598
2729 신마 연비강 591
2728 신마 연비강 519
2727 신마 연비강 586
2726 신마 연비강 553
2725 신마 연비강 664
2724 신마 연비강 636
2723 신마 연비강 544
2722 신마 연비강 626
2721 신마 연비강 584
2720 신마 연비강 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