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의 첫경험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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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9,48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채연의 첫경험 - 단편
채연의 첫경험
채연의 첫경험이것도 직업병일까….
다른 여자들은 몸을 누르는 무게를 느낄 때 머리 속이 하얗게 빈다는데,
나는 반대로 무게를 느껴야 머리에 피가 도는 듯, 이런저런 생각들이 펼쳐진다.
전 영모…. 어제 밤에 내 몸을 뜨겁게 관통했던 사내의 이름이다.
뉴욕에서 MBA를 하다가, 때려치고 작은 수입상을 하고 있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현재 나의 밉지 않은 기둥서방이다.
아침 아홉 시. 커튼 사이로 햇살이 새어 들어온다.
영모는 작게 코를 골며 내 허리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있었다.
이불을 걷자 훅 하고 정액 냄새가 풍겨온다.
이 냄새를 맡을 때마다, 내 첫경험이 떠오른다.
고1여름, 김 유정이 살았다는 신남의 여름은 뜨겁다.
내 나이 열 다섯, 속은 아직도 윙크(만화잡지)나 끼고 다니며
히히덕거리는 어린애였지만, 유난히 일찍 성숙한 몸 덕에,
나는 언제부터인가 은근한 사내들의 불쾌한 눈초리를 받으며 다녀야 했다.
그날도 팔 월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 쪼이던 교정의 어느 구석,
인혜가 교문 앞 분식점으로 김밥을 사러 탈출하고,
나는 아이스크림콘을 두 개 사서 나무아래 벤치에 앉아있는데,
옆 반의 혁주가 다가왔다.
나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3
반의 반장인 혁주는 우리 학교 여학생들의 스타 중 하나였다.
나 역시도 이제나 저제나 건넬 틈만 기다리며, 러브레터를 여러 통씩 들고 다니던 터였다.
다가오는 혁주의 표정이 왠지 주춤거렸다.
난 그저 그것이 쑥스러워서 그런 거려니 생각했다.
‘강 채연….’
내 이름이다.
‘저기, 자, 잠깐 체육실까지좀 와줄래? 할 말이 좀 있는데…’
할 말?
혁주가 나한테 할 말?
나는 머리 속이 하얘져서는 마치 리모콘 로보트처럼 그의 뒤를 따라
덜컥거리며 걸어갔다. 가슴이 사정없이 뛰고 있었다.
러브레터가 분명히 가방 안쪽에 들어있었지…! 좋았어!
인혜가 김밥을 몇 줄 사온댔더라….
하지만 지금 김밥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끼이익…
음산한 문소리가 허공을 찢을 때, 순간 아랫도리에서 뭔가 뜨끈한 느낌이
후끈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생각하면 그것은 어떤 예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윽고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자, 실내는 순식간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문득 겁이 났다. 눈 앞에 뜀틀과, 축구공, 배구공, 탁구대 등이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혀, 혁주야…?
그 때였다. 뜀틀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퍼뜩 놀라 돌아보니,
다섯 그림자가 불쑥 솟아 올라왔다.
난 순간 깜짝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콘이 땅바닥에 떨어져 만신창이가 됐다.
‘아하하, 진짜로 잘 걸려드네!’
‘하여간 혁주만 보내면 백발백중이라니까!’
상황 파악이 잘 안되었지만, 뭔가 위험한 느낌에 혁주를 돌아보니,
혁주가 불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됐어, 수고했다. 혁주 넌 그만 가도 돼’
그들은 우리 학교의 악명 높은 일진조직 패거리였다.
순간 눈앞이 하얘지면서, TV나 잡지 등에서 보던 여러 음험한 장면들이
마치 영화필름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도망쳐야 해!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돌리기도 전에 어디선가 날아온 억센 팔이
내 양 손을 낚아챘다.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히죽거리는 다섯 그림자.
‘너, 너희들, 왜 이래? 저리 가….’
‘왜 이러긴,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어렸을 적부터 같이 놀았는데,
슬슬 업그레이드좀 하자는데 뭐 불만이야?’
‘재밌게 놀자구. 응? 어른들처럼 말야.’
‘어른들 누구? 미용실 영자랑 붙어먹은 니 삼촌 말이냐?’
‘시끄러 새꺄~. 그 년은 걸레라서 재미 하나도 없었어. 진짜 재미는 바로 강간이라구, 강간!’
강간?!
내가 지금 강간당하는 거라구?
아직 키스도 못해봤는데?
중학교 때도 늘 같이 다니며 등 두드리고 발로 차고 하면서 놀았던 사내애들….
난 태어나서 그 때 처음으로 사내가 무섭다는 걸 느꼈다.
사내들은 마치 바위 같았다. 양 팔을 잡아채고 있는 두 사내.
그리고 또 둘은 내 양 다리를 잡아 눌렀다.
나는 매트리스 위에 사지를 잡힌 채 대자로 누워 있었고, 그 위로 또 한 사내가 다가왔다.
넥타이가 풀리고 사내의 손이 속옷 사이로 뱀처럼 스며들어오자,
난 겨우 버둥대기 시작했다.
사내의 손이 닿을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바짝바짝 돋고 있었다.
‘히히, 이게 앙탈대기 시작하는데?’
‘그래야지, 죽은 척 가만 있으면 재미 없다니깐.’
내가 온힘을 다해 버둥대며 비명을 질러대는 것은 내 몸의 방어를 위해서인데,
그런 몸짓조차 사내들에겐 기쁨의 대상이 된단 말인가?
분노와 함께 절망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또 한가지 뭔지 모를 감정이 섞여 있었는데,
당시는 그 감정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가슴이 마구 뛰고 있었다.
아냐 아냐! 이건 절대로 좋아서 뛰는 게 아니라구!
교복 속으로 들어온 사내의 손이 브래지어 속까지 파고 들어 젖가슴을 거머쥐었다.
‘와, 이 계집애 젖통 봐라, 내가 뭐랬어. 얘가 우리 학교에서 젤 클 거라 그랬지?’
사내들이 히히덕거리며 교대로 내 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우악스러운 손길이라, 그저 아프기만 했는데, 그런 와중에도 내 눈은
체육실 문 어귀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혁주를 찾고 있었다.
‘야, 벗겨버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미 목 언저리에서 어지럽게 말려 올라가 있던 교복과
브래지어가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난 순간적으로 가슴을 가리려 했으나, 양 손목이 어딘가에 묶여 있는 듯,
힘만 헛돌고 있었다.
가슴이 폭발할 것 같았다.
사내들의 몇 개나 되는지도 모를 많은 손들이 내 몸을 훑고 다니고 있었다.
순간 팬티가 뜯겨져 나가면서 아래가 허전해졌다.
갑자기 전기에라도 감전된 듯이 난 폭발적인 힘을 내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짧은 순간이었을 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쳐올랐다! 피해야 했다.
하지만 사내 하나가 무릎으로 내 손목을 밟고 있어 꼼짝할 수가 없었다.
손목이 부러질 듯이 아팠다.
아, 혁주….
이렇게 당해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혁주에게 처음으로 허락하고 싶었다.
그러면 이 혼란한 분노를 조금이라도 삭힐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혁주를 돌아보았을 때, 난…
비처럼 쏟아지는 절망에 쓰러져야 했다.
죄책감에 휩싸여 있던 혁주의 눈빛이 어느 샌가 잔뜩 경직되어
마치 쥐의 박제 같은 표정으로 뚫어질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몸 속 어딘가에서 무언가 뚝 끊어지는 소리가나면서, 싸늘한 파도가 몰아쳤다.
그래서 더욱 뜨거운 분노가 솟구쳐 올랐다.
사내들의 낄낄거리는 소리와, 들썩대는 매트리스가 마치 꿈처럼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사내들에게 팔다리를 한껏 벌려진 채로 누워 혁주를 노려보았다.
혁주는 내 눈빛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저 눈에 지금 내가 어떻게 보이고 있는 것일까….
‘자, 관통식을 시작해볼까’
그 때 뭔가 육중한 것이 몸 위로 올라와 숨이 턱 막혔다.
그 순간, 뭔가 뜨겁고 단단한 것이 사타구니에 닿는가 싶더니
살 속을 찢으며 파고 들어왔다.
그 충격에 나는 식도까지 모두 막힌 듯, 숨이 죽어버렸다.
머리 속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 같았다.
꺄아아악….
가까스로 입이 터졌지만, 화끈거리는 아랫도리를 마구 후벼대는 고통에
숨은 터질 줄을 몰랐다. 얼마나 지났던 걸까.
아우우….
사내가 야릇한 신음소리를 뱉으며 떨어져 나간다.
‘야, 이 계집애. 장난 아니다. 보지가 무쟈게 빡빡해!’
‘내가 넓혀주지 뭐.’
뭔가 야릇한 비린내가 훅 하고 풍기면서, 배위에 뿌려졌다.
‘앗, 뜨거…’
두 번째 사내가 다시 다리 사이로 파고 들어왔다.
‘자, 잠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두 번째 사내의 물건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또다시 속이 가득차는 느낌. 딱딱했다. 차가왔다.
이게 뭘까….
다시 그 작대기 같은 물체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아랫도리에 다시 불이 붙은 것 같았다.
‘야, 속에다 먼저 했다간 죽여!’
‘아, 씨, 빨리 해. 못참겠어!’
문득 한 사내가 내 머리 위에 올라타더니 뭔가를 쏙 내민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사내가 머리채를 잡더니
기어이 내 입에 그것을 우겨 넣었다. 말로만 듣던 사내의 자지였다.
입속을 거의 꽉 매울 듯 파고 들어와 순식간에 목구멍까지 닿는다.
문득 토악질이 올라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아야야, 야, 이년아, 깨물면 어떡해!’
‘입술로만 빨아, 입속에 넣고 혀로… 으… 그, 그래…’
역겨운 냄새가 났다…. 아주 낯선 냄새는 아니었다.
남동생의 팬티에서도 요새 유난히 이런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이것을 내가 빨고 있어야 하는 거지? 숨이 막혀 죽겠는데…. 대체 왜….
이윽고 사내들은 나를 일으켜 세워서 뜀틀 위에 엎드리게 했다.
‘야, 혁주, 너도 하고 싶냐?’
안돼! 혁주한테만은…! …싫어! 그 자식만은 절대로 용서못해!
뜀틀에 엎드려 누워 있는 내 입엔 다른 사내의 물건이 들어가 있어
말이 되어 나오지는 않았다. 반항을 해야 하는데, 도망쳐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내들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이빨이 닿지 않도록
움직이고 있는 나….
사내들은 이번엔 뒤에서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들을 향해 드러난 내 엉덩이를 한 사내가 철썩철썩 소리가 나도록 때리며
삽입을 해왔다. 이미 얼얼한 느낌조차도 굳어버려,
마치 먼 세상에서 뭔가 살이 부벼지는 듯한 느낌만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부터 몸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야릇한 느낌….
그 느낌의 꼬리를 놓치지 않으려 언젠가부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인혜가 김밥을 사왔을 텐데….
벤치에서 기다릴 텐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지…?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저 머리속 한 구석에 떠도는 바람 같은 것일 뿐.
손끝 하나 반응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몸은 전혀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워~, 이 년 이거 엄청 짖어대네…’
‘키키, 신음소리 장난 아닌걸.’
신음소리? 누가? 난 아무 소리도 안 냈는데…?
‘이거 처음치고 너무 잘하는 거 아냐?’
내가 뭘 했다는 거야?
‘으아, 쫄깃거리는 게 진짜 죽인다!’
대체 무슨 소리…?
‘영모야, 너 할 거냐?’
‘슬슬 끝내자. 좀 있으면 학원 갈 시간이야.’
이제껏 들어있던 게 쑥 빠져나갔다.
‘아…!’
곧이어, 사내들은 나를 일으켜 뜀틀 위에 똑바로 눕게 하고는
양 다리를 벌려 양쪽에서 잡았다.
그리고는 제일 처음에 눈앞에 나타났던 시커먼 그림자가 다시 나타나서는 다가왔다.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쑥스러워졌다.
이름이 영모인가…. 그래 맞아, 전 영모…. 지나가다 몇 번 본 적 있는 것 같아.
내 벌린 다리 사이로 사내의 묵직한 물건이 파고 들어왔다.
서서히…그러면서 끝도 없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왔다.
몸 속에서 다시 불길이 화악 일었다. 대체 이게 무슨 조화일까….
갑자기 내 자신이 전혀 다른 인간이 된 것 같았다.
‘아아아…’
응? 지금 이거 내가 낸 소리?
마치 숨이 끊어질 듯한 안타깝고도 가냘픈… 나도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내가 이제껏 이런 소릴 내고 있었다고?
사내의 삽입은 거친 몸짓으로 리듬을 타며 시작되었다.
헉, 허억…, 아….
조금씩 조금씩 가득 채워져 가는 느낌에 머리 속이 하얗게 증발해가고 있었다.
이 야릇함은 싫지 않았다.
까마득히 절벽을 향해 뛰어오르는 느낌. 아랫배에 어떤 강렬한 예감이 모이고 있었다.
그것은 유원지에서 한번 타봤던 바이킹처럼… 추락을 예비하는 것.
그 스멀거리는 짜릿함, 마치 오줌을 지릴 듯한 미칠 듯한 가려움.
안돼…안돼… 안돼…안돼-.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몸 속에 들어오는 사내의 자지가 점점 팽창해가는 느낌이었다.
들어올 때마다 점점 더 단단하고 커지는 것 같았다.
옆에서 잡고 있던 사내들도 묘한 신음소릴 내면서,
자신들의 물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갑자기 주변이 온통 모두 함께 파도 속에 빠진 것 같았다.
눈앞이 희미했다.
자신의 보지 속에 박힌 영모의 자지….
그리고 입 속에 박혀 있는 또 한 놈.
그리고 다른 셋은 일제히 자기 손으로 자기 자지를 잡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묘한 비명을 질러대며….
입속에 박혀 있는 자지 때문에 숨이 너무도 가빠, 고개를 돌린 순간,
내 눈에 저만치 떨어진 또 한 놈의 모습이 들어왔다. 혁주였다.
놀랍게도 그 놈은 혼자 내가 강간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샌가 이 놈들과 똑같이 자기 물건을 잡고 자위를 하고 있었다.
더러워!
‘우웃, 싸, 싼다!’
순간 뭔가 머릿속에서 불꽃놀이가 일어난 듯한 느낌에 눈앞이 하얘졌다.
그리곤 무섭게 빠른 속도로 아득히 먼 곳으로 누운 채 끌려가는 듯한 기분에 빠졌다.
온 몸속의 뼈마디가 모두 뽑혀 으스러지는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이 있었다니….
그 때 뭔가 사방에서 뜨거운 액체가 얼굴 위로 쏟아져내렸다.
사내들이 일제히 내 몸 위에 정액을 뿌려댄 것이다.
그 비릿한 냄새, 끈적이는 허연 것들이 일부는 볼을 타고,
일부는 목을 타고, 흘러 내렸다. 뭔가 온 몸에서 힘이 빠져 있었다.
나는 뜀틀 위에 그대로 엎어진 채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누워 있었다.
‘너 죽이게 맛있다.’
그 말에 겨우 눈을 떠보니, 영모라는 애가 장난기 가득한 눈을 빛내며
내 얼굴 바로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밖에다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빼고 싶지 않아서 그냥 보지 속에다 싸버렸어.
애 생기면 알아서 지워라. 흐흐.’
그리곤 아주 거만한 태도로 일어나 나가버렸다.
‘야, 혁주 인마, 너도 하고 싶지? 설거지는 깨끗이 해야한다!’
그러면서 사내 하나가 혁주에게 수건을 하나 던져주고,
사내들은 만족한 폼으로 거들먹거리며 창고를 빠져나갔다.
사내들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나서, 혁주가 수건을 들고 미적미적 다가왔다.
그는 이미 내게 아무 의미도 아니었다.
그저 나를 다섯 짐승에게 갖다 바친 비겁한 삐끼에 불과하였다.
그런데도 그 놈은 정말로 자기도 그 짓을 하겠다고 수건을 들고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갑자기 처음에 일었던 분노가 파랗게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가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사정없이 따귀를 올려 붙였다.
밤새 두드려 맞은 듯, 토대에서 굴러 떨어진 듯이 온몸이 아팠지만,
나는 당당히 일어서 나왔다.
구석에서 훌쩍대고 있는 혁주에게 차가운 경멸을 던지고….
그로부터 8년….
그 때 처음으로 내 몸에 사정을 했던 영모는, 웬일인지 아직도 내 옆에서
내 몸을 탐닉하고 있다.
그래 봤자 자기 일 때문에, 곧 또 뉴욕으로 뜰 테지만….
오늘은 강아지처럼 잠들어있는 이 어린 날의 강간범을 위해
꽃게탕이라도 끓여볼까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