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서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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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5,34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어둠의 서 - 1부
어둠의 서
어둠의 서민혁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아버지는 항공사의 파일럿이고, 어머니는 제법 유명한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집이 부유하다는 것만 빼면 민혁은 별로 공부를 잘하지도, 특별히 특출나지도 않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분명히 1년 전까지는 그랬다. 1년전 그 ‘책’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응?”
집으로 돌아가던 민혁은 바닥에 떨어진 한권의 책을 발견했다. 검붉은 색의 가죽으로 덮여있는 그 책은 무척 오래된 듯 아주 낡아보였다. 민혁은 웬지모를 충동에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어둠의 서?”
생전 처음보는 문자였다. 영어도, 한자도, 일본어도, 언젠가 그냥 모양만 본적있는 라틴어가 이런 모습일까? 아무튼 민혁은 한번도 배워보지 않은 글자였지만, 웬지 민혁은 그것을 보는 순간 책의 제목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민혁은 마법에 홀린 듯 그 책을 들고 집으로 와버렸다.
“이제 왔냐?”
집에 들어가는 순간 그를 반기는(?) 목소리에 민혁의 얼굴은 굳어버렸다.
“누나가 웬일로 집에 있어?”
21세인 민혁의 누나 민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178cm의 늘씬한 키에 긴팔다리를 가졌고, 슬림한 체형과는 달리 제법 볼록한 빵빵한 가슴까지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유전자를 이어받고, 그 재능까지 물려받았는지 어렷을적부터 그림에 상당한 재능을 보여, 지금은 제법 상위권에 있는 미대에 다니고 있는 나름대로 엘리트였다.
하지만 그녀의 본 모습을 민혁은 안다. 지금도 보라. 분명 민혁은 18세의 한참 피끓어오르는 청소년이다. 그런데 그녀는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핫팬츠에, 그것도 앞단추는 풀어놓아 팬티가 보인다, 티는 걸치지도 않아 검은색의 브레지어만 착용하고 있었다. 보통 찾아보기 힘든 이정도의 미녀가 이런 차림이면 당연히 피가 끓을 나이였다. 하지만 이 사람은 절대 그런 느낌이 드는 상대가 아니다.
“그거 어떻게 좀 안돼?”
“남이사? 왜? 흥분돼?”
“누나 보고 흥분하면 그게 사람이야?”
민혁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13살까지도 누나와 목욕까지 같이 했던 사이다. 친혈육인 그녀를 보고 흥분하는 일은 지구가 거꾸로 돌아도 아마 없을것이다. 그때 민지의 눈이 가늘어 졌다.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왜, 왜그래? 헉!! 무, 무슨짓이야!!!”
민혁은 자신을 덮치는 민지를 보며 당황했다. 그녀는 핫팬츠에 브레지어만 걸친 그 모습으로 민혁을 끌어안더니 교복바지 위를 마구 주무르는 것이 아닌가.
“으아악!! 제발 좀!!!!”
“호호홋. 그만해 얘. 장난이 심하잖아.”
민혁이 그녀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소리치는 사이 민혁은 자신을 절망으로 빠뜨리는 천사의 목소리를 들었다.
“헉. 혜, 혜진누나...”
도데체 왜 보지 못한 것일까. 거실 소파에는 그야말로 청순가련의 표본이랄 수 있는 미녀가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연푸른파스텔톤의 원피스에 검은 긴생머리를 늘어뜨린 그녀는 민지의 절친이자 민혁의 과외선생님인 김혜진이었다. 더불어, 민혁이 짝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흐흐흐. 니가 몰라서 그래. 얘가 이래도 물건은 굉장하다구. 어디 한번 볼래?”
“아악!! 누나 제발 그만좀 해!!”
“짜식 까칠하기는... 그거 만지고 본다고 닳냐? 닳아? 아니면 너도 내 가슴 만지고 보고 하면 될꺼 아냐?”
“으그극!!”
민혁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랬다. 민혁의 누나 민지는 이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남들, 특히 남자들 앞에서는 절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아는 사람은 민혁과 혜진뿐이었다. 설사 부모님까지도 민지의 이런 모습은 알지 못한다. 민혁은 그들에게 당당하게 소리칠 수 있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후우.. 그만해. 나 혜진누나랑 공부해야 된다고.”
“그러냐? 어때 혜진아?”
“응? 음.. 솔직히 더 보고 싶지만.. 에헤헤...”
민혁은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장난스런 미소를 보이는 혜진에게 애원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뭐, 민혁이 저렇게 곤란해 하니까. 그만 공부하러 들어가볼까?”
“쳇. 어쩔 수 없지. 이잇!”
“헉!! 누나!!!”
“히히히히힛! 커졌다! 커졌잖아!! 히히히힛.”
민지는 마지막까지 민혁의 아랫도리를 움켜 잡아 버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가버렸다.
“후우...”
“호호호. 민지는 니가 좋아서 그러는거야.”
한숨을 내쉬는 민혁에게 혜진은 미소지으며 다가왔다. 민혁은 그녀의 미소에 또한번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자신도 안다. 민지가 마음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것. 아버지와 어머니는 워낙 엄격하시기 때문에 그분들의 딸이 집에서 핫팬츠를 입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집안에 벼락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작 한숨을 내쉬는 이유는 혜진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까?
“응? 그 책은 머야?”
“어? 아, 이거? 도서관에서 빌렸어.”
“헤에... 니가 책을? 무슨 책인데? 보자.”
민혁이 책을 들고 있자 혜진은 눈을 빛내며 그 책을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도데체 무슨 책이야? 너 이거 읽을 줄은 알아?”
“훗. 물론이지!”
민혁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혜진은 미심쩍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보고 있었다. 당연하다. 그녀는 서울대 약대를 다고 있는 수재중의 수재엿다. 그런 그녀가 알아보지 못하는 문자를, 그녀가 뻔히 그 수준을 알고 있는 민혁이 알고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혜진은 그렇게 생각했는지 더 이상 책에 관한 것은 묻지 않고 공부를 시작했다.
민혁의 생활은 다른 고등학생들과 별다를 바없었다. 학교수업이 끝나고 7시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는 9시까지 혜진과 과외수업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토일요일에는 학원과 과외모두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 게다가 혜진을 좋아하는 민혁은 그녀와의 과외수업을 굉장히 좋아했다. 사실, 토일요일에도 혜진과의 과외라면 허락할 것이다.
과외수업이 끝나고 언제나 민혁은 혜진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녀의 집은 민혁이 사는 아파트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였다.
“근데 생각보다 너랑 같이 가는게 좋은 것 같아.”
“뭐가?”
민혁은 순간 혜진의 말에 두근거렸다.
“솔직히 난 밤에 혼자다니는게 무섭거든.”
“에? 누나가?”
“왜 그래? 난 무서워하면 안돼?”
“아니. 누나가 나보다 힘세잖아.”
“뭐?”
혜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이내 휘어지며 주먹을 앞으로 내뻗어보였다.
“그렇네? 내가 너보다 더 세니까. 귀신이라도 나타나면 내가 이렇게 때려서 널 지켜줘야 되겠지?”
“당연하지.”
“칫.”
혜진은 민혁에게 가볍게 눈을 흘기고는 그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민혁은 아프다고 했지만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모른척할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아무리 누나친구라지만 나한테도 반말로 말하고... 너 그래도 되는거야?”
“음... 생각해보니 그러네. 이제부터라도 존댓말로 말할까요? 누나님?”
“.... 댔어. 징그러워.”
혜진과의 대화는 대부분 시답지 않은 말들이었지만 민혁은 단순한 대화들도 좋았다. 가벼운 말을 주고 받다 보니 어느새 그녀가 사는 아파트에 다와있었다.
“이제 됐어. 어서 돌아가. 춥겠다.”
혜진은 오면서 민혁이 벗어준 점퍼를 돌려주며 말했다. 아직 3월말이었기 때문에 지금시간은 상당히 쌀쌀한 편이었다.
“먼저 들어가. 누나 들어가는거 보고 들어갈게.”
“알았어. 조심해서 돌아가.”
“응.”
민혁에게 점퍼를 돌려준 혜진은 천천히 아파트로 걸어갔다. 민혁은 자꾸만 뭔가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에 그녀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해도될까?’라는 망설임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기로 했다.
“누, 누나.”
“응? 아!”
쪽.
후다다다닥!!
민혁의 부름에 혜진이 돌아본 순간 민혁은 이미 그녀의 뒤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민혁의 입술이 닿은 것은 정말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깜짝 놀란 그녀가 정신을 차릴때 민혁은 이미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칫...”
혜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민혁의 흘겨 보는 혜진의 입술에는 잔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후후훗. 후후후후훗.”
민혁은 있는 힘껏 집으로 달려갔다.
“아야아아아!!!”
드디어 해냈다. 너무 두렵기도 했지만, 그리고 강제적(?)이긴 했지만 그녀와 입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흐흐흐흐.”
민혁은 바보같이 웃었다. 굉장했다. 그 부드럽운 느낌. 놀랄만큼 미끄러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녀의 입술을 부드러웠다. 하지만 한참 달리다 집에 다와서야 민혁은 갑자기 덜컥 겁이났다. 어찌되었든 그는 그녀에게 ‘추행’을 한 것이 아닌가? 기분 나빴을까? 순간 깜짝 놀란 그녀의 표정이 기억났다.
“헉!!”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그건 모른다. 아예 짐작도 안된다. 자신은 그냥 친구의 동생이고, 과외를 하는 학생일 뿐이다. 좋아하긴 좋아하겠지만, 그것은 친구 동생으로서이고, 과외하는 학생일 뿐인 것이다.
“으으, 어쩌지.”
민혁은 머리를 싸매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조용했다. 민혁은 반쯤 열려있는 민지의 방을 보았다. 민지는 침대에 벌러덩 누워 이불도 덮지 않고 자고 있었다.
“하여튼, 집에 부모님이 있어야 된다니까.”
민혁은 투덜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주워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해외출장이라 앞으로도 약 일주일간은 집에 오지 않는다. 집에 부모님만 없으면 민지는 뭔가 모자란 듯 이런 모습이 되지만, 부모님만 오면 조신하고 얌전한 누나가 된다. 사실 민지와 민혁은 아버지가 달랐다. 민혁의 어머니는 민지의 아버지였던 사람과 이혼하고 2년만에 지금의 아버지와 결혼했고, 민혁이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민지에게 특히 엄했다. 어머니도 엄하긴 하지만 아버지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까? 민지는 아버지를 무서워했다.
민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컴퓨터를 켜려던 그는 문득 집으로 돌아오면서 주운 책이 눈에 띄었다.
“..........”
민혁은 책을 들고 펼쳤다.
- 어둠의 서.
1. 이 책은 어둠의 서이다.
2. 이 책과 계약을 하면 이 책의 주인이 되며, 이 책에 담긴 어둠의 힘을 얻을 수 있다.
3. 이 책은 선택된 자 외에 볼 수 없다.
4. 계약을 맺어 주인이 결정 되면, 이 책은 사라진다.
5. 계약의 방법은 간단하다. 그대의 피 한방울을 이 책에 떨어뜨려라.
“뭐지?”
민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계약이라니? 어둠의 힘? 웬지 사이비적인 기분을 풍기는 기분나쁜 느낌이었다. 민혁은 다음장을 넘겼다. 빼곡히 무언가 그림들이 그려져 있고, 알 수 없는 문자들로 가득했다. 조금전 읽을 수 있었던 문자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민혁은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이 책에 피를 떨어뜨리면 정말로 계약이 될까?
세상에 악마는 없다. 어둠의 힘이라니? 웃기는 소리다. 하지만 정말로 계약이라는게 된다면? 영화나 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인적인 힘이라면?
민혁은 웬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밑져야 본전이다. 피한방울이야 아깝지도 않다. 피한방울 떨어뜨려서 뭔가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어둠의 힘이라면 악마일까? 악마라도 괜찮지 않을까? 이 세상에 그런 힘을 가진 이는 나밖에 없을텐데...
민혁은 책상위에 있던 칼을 들고 자신의 검지손을 살짝 그었다. 금새 손에 핏방울이 맺혔다.
이제 피를 떨어뜨리면 이 책과 계약이 되는걸까? 수재인 혜진도 처음보는 문자를, 자기 자신도 처음보는 문자를 민혁은 읽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마법처럼. 정말 계약이 될까? 어둠과, 악마와 계약이 될까?
민혁의 피가 떨어졌다. 그리고 한방울의 피는 누런 종이위에 퍼져 스르르 스며 들었다. 텅 비어있던 공간에 빨간색의 피로 쓴듯한 새로운 글씨가 떠올랐다.
[ 이로서 계약은 성립되었다. ]
“헉!”
민혁은 벌떡 일어섰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자신은 손대어서는 안되는 악마의 책에 손을 댄 것이 아닐까? 갑자기 방안에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휘이잉..
촤라라라락!!!
“크윽!”
그것은 순식간에 회오리 바람이 되어 방안을 휘감고 책상위에 있던 어둠의 서를 재빠르게 넘겨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촤라라락거리며 넘어간 어둠의 서는 끝내 책장이 모두 넘어갔다. 그리고 회오리 바람을 따라 스르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뭐, 뭐지?”
회오리 바람은 마치 거짓말이었던 듯 사라졌다. 민혁은 급히 자신의 몸을 확인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보며 확인했지만 자신의 외모에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민혁은 식은땀을 흘렸다. 갑자기 목이 말라왔다.
“후우. 잊자. 잊어야지.”
민혁은 그것을 잊기로 했다. 웬지 꺼림칙했다. 어둠의 서라니. 그 제목부터가 불길했다. 민혁은 정수기의 내수를 컵에 받아 한컵을 다 마셨다.
“꿀꺽..꿀꺽.. 음...”
하지만 왜일까?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순간 민혁의 머릿속에 자신이 먹어야 하는 것이 떠올랐다.
[ 피 ]
피를 먹어야 이 갈증은 해소된다. 민혁은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책이다. 어둠의 서. 그 불길한 책 때문에 자신은 피를 원하는 것이다.
“제, 제길...”
흡혈귀라도 된 것일까? 그렇게 생가한 순간 또다른 사실이 떠올랐다.
[ 흡혈을 결심하는 순간 송곳니가 자린다. 송곳니는 아주 날카로우며, 특별한 액이 묻어 있어 인체를 마비 및 흥분하게 한다. ]
[ 흡혈을 당하는 대상자는 강렬한 성적 쾌감을 얻을 수 있다. ]
“헉..헉...”
민혁은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였다. 엄청난 갈증이 밀려온다. 몸을 가누지 못 할만큼, 지독한 감기에 걸린 듯 온몸이 뜨겁고 무겁다. 민혁은 저도 모르게 한발한발 움직이고 있었다.
“아, 안돼. 안돼..”
민혁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의 후각은 엄청나게 민감해졌다. 가장 가까운 여인의 향기를 그는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잘 여문, 달콤한 피를 가진 여인의 혈향이 그의 머리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민혁은 누나 민지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민지는 어느새 또 이불을 걷어차고는 매끈한 몸을 그대로 드러내며 잠들어 있었다.
두근! 두근!
민혁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절대 이런 일은 없어야 했다. 비록 아버지는 다르지만 그녀와 자신은 피가 섞인 남매다.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감각이 그의 피를 끓어 오르고 있었다.
“헉, 헉!! 누..누나. 누나...”
민혁은 민지를 불렀다. 불러야했다. 불러서 도망가라고 해야했다. 하지만 소용없다는 사실은 자신이 더 잘알고 있었다. 민지는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 한번 잠들면 최소 8시간 이상 그렇게 지주가 멸망하는 것도 모르고자는 것이 민지다.
“크윽!!!”
민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로 이빨이 느껴진다. 자신의 송곳니를 입술로 느낄 수 있었다. 민지의 달콤한 혈향이 그를 유혹했다.
[어차피 그녀는 깨어나지 않는다. 잠들어 있는 먹이는 자신이 흡혈당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그것은 책에 있는 내용일까 아니면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를 유혹하는 소리일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다. 민지는 절대 모를 것이다. 민혁이 송곳니를 그녀의 목에 박아도 그녀는 절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아.. 안되는데.. 안되는데..”
민혁의 얼굴이 점점 민지에게 다가갔다. 그녀에게 다가갈 수 록 그녀의 목덜미에서 아찔할 만큼 황홀한 혈향이 느껴졌다.
“미, 미안해. 누나.”
민혁은 어느새 미소짓고 있었다. 피다. 그의 갈증을, 그의 욕망을 해소해주고, 황홀한 흡혈쾌감을 선사해줄 피다. 그 근사한 행위를 바로 지금... 민혁은 민지의 목에 송곳니를 박아넣었다.
“읏?!”
순간 민지의 몸이 움찔 떨렸리고, 온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다음순간...
“음? 음.. 아음.. 음? 아...?”
의미모를 그녀의 신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딱딱하게 굳었던 그녀의 몸이 느슨해지고, 그녀의 피부와 그녀의 숨결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음.. 아...! 아...! 싫어.. 음!! 아!! 안돼.. 아!!!”
민지의 눈썹이 모아지고 가쁜 숨을 헐떡였다. 두 손이 시트를 붙잡고, 두 다리가 버둥거리며 아찔한 감각에 발버둥쳤다. 그리고 그녀의 목이 꺽이며 엉덩이를 높게 치켜들었다.
“윽! 아.. 윽윽!! 아으윽!!!”
입술을 깨물며 그녀는 절정의 신음을 삼켰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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