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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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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2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2부] 며칠후... [드르르륵.......드르르륵.......드르르륵.......드르르륵......] "쭈우욱.....크하......" [쪼로로로.........] "..쭈우욱....크흐.......씨발!!!.........." 대포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시끄럽게 떨고 있는 핸드폰... "씨이바........" 밧데리를 빼두었다. 나의 쓸데없는 열등감의 희생... [은영]이... 오늘이 [은영]이의 발인날이다. 장례식장을 찾아가지 못했다. 영정속 [은영]이의 얼굴과 마주칠...엄두가 나질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글프게 저세상으로 떠난 [은영]이의 마지막 모습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이.. 쉬쉬했지만... 결국 장례식장을 다녀온 [서연]이가 나의 이상행동에 의심을 했고.. 술에취한 나는 내 입으로 [서연]이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야 말았다.. [서연]이....... 나에대한 실망감과 충격으로.. 이성을 잃은듯....... 나를 쳐다보고.. 어떠한 미동도 없이.. 굵은 눈물줄기만 흘러내렸다. 인상을 쓴다거나.. 화가난 표정을 짓는 어색한 연기도 없이.. 그렇게.. 멍한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굵은 눈물줄기를 흘리는 [서연]이.. 검은색 정장차림의 [은미]가 그런 [서연]이를 잡아끌며 어디론가 데려갔고.. [은미]옆에 있었던 [대식]이,[윤지],[종필]이형.. [종필]이형이 지금 내 앞에 마주앉아 있다. "짜식...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을 놈이 검은색 옷은 왜 입고 있었냐??...." "........형...... 저리꺼져..... 재수없으니까..." "새끼!!.... 내얘기 은미한테 들었다며..??....." "형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은영이가 죽을꺼라는걸...... 그래서 나랑 만나는거.. 알면서도 모른척...!!...얘기 안했지????????????......." "비겁한새끼!!... 넌 진짜 나쁜새끼구나..??? 솔직히.. 니가 진짜 은영이가 좋아서 그러는지.. 알았다.. 이새끼야......." ".....흑흑...............으흑흑흑흑!!!!!!!........" "넌 끝까지... 남 탓만 하고.. 니 혼자만 빠져나갈 궁리를 애써 찾으려는 비겁한.. 얍실이 새끼지..........." ".......으아....으흑!!!!!!!!!!!!!!!........" "그래도... 니 새끼는 내가 겪은 고통보다는 덜할꺼야...지난날 내가 너 입장에서는 서연이가 죽은거나 마찬가지였거든???????......넌.. 그래도 니새끼 여자는 안죽었잖아....안그래???..." "흑흑..........흑흑흑..........." "더이상 비겁해지지마.. 이새끼야!!..... 니 여자한테 잘하고... 평생을 은영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죄짓지말고 살아가... 이 새끼야......" "으흑..........으악!!!!!!!!!!!!!!!!!!!!!!!!!!!!!!!!!!!!!......" 미친놈처럼 바깥으로 뛰쳐 나왔다... 검은옷 차림의 [대식]이... [윤지]...... 원망하듯.. 나를 쳐다보며 눈물을 훔치는 [윤지]의 얼굴...... 잊고 싶다... 대학에서의 모든 추억을.. 일주일후... 학기말고사 시험공부가 한창인.. 학우들... 마지막으로 강의실을 찾았다. 나의 시선을 피하는 눈빛들........ 담당교수와.. 마지막 면담... 휴학...... 학교를 떠났다. 지난날.. 멍청한 [창식]이새끼 처럼.. 그렇게 학교를 떠나버렸다. 집에는 당분간 알리지 않을 생각이다. 요즘들어 수척해진 내모습을 가뜩이나 힘든 식당일로 피곤하신 엄마가 많이 걱정을 한다. 빚더미로 ?겨다니시던 망한 자영업자.. 우리 아버지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셨다. 요즘은 정수기 외판원의 힘든 삶을 연명해가고 계신다. 경상학부 경영학과의 건물 앞... 일주일째.. 연락이 없는 [서연]이..... 며칠전 새벽에 받은 문자.. [나쁜새끼].... 푹..눌러쓴 모자창 아래...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낯익은 한무리의 경영학과 학생들이 보인다.. 그 사이에.. [서연]이가 보인다.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를 용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서연]이..... 친구들과.. 나란히 어디론가 향한다. 그 뒷모습을 씁쓸히 지켜보다 그만 일어나서 담배를 비벼끄고 [서연]이에게 다가간다. 다섯명의 여자들.... 그 뒷모습.... "서연아......." 흠칫 놀라 뒤돌아서는 다섯 여자들... [서연]이를 남겨두고 사라져 버리는 여학생들... 화난표정의 [서연]이... 지금... [서연]이는 어설픈 연기가 아니다.. 치켜올라간 진한 눈썹.... 찡그린...커다란 두눈... 그리고 맺혀지는 이슬... 바르르..떨리는 입술.... "서연아.....잠깐.. 얘기좀..해.." "너새끼랑 할말 없어!!!........." 손을 뻗어 [서연]이의 팔을 잡으려 하자.. [서연]이가 기겁을 하며 울부짖는다. "놔!! 이새끼야!!!! 이 개새끼!!! 나쁜새끼!!!! 더러운새끼야!!!!!!!........" 캠퍼스를 지나던 모든 학생들이 다들 쳐다보고 있다.. 아랑곳하지 않고... 거친숨을 몰아쉬는 [서연]이... 커다란 두눈은 깜빡임도 없이.. 나를 혐오스런 벌레보듯한 눈빛이다. "미안해.... 이말 한마디 하려고 왔어........" "....................." 모자창을 더 푹.. 눌러쓰고 뒤로 돌아 정문을 향해 걷는다. 내 등뒤에서 나를 한없이 째려보고 있을 [서연]이........ 나를 불러주던... 그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5개월후....... 무척이나 추웠던 그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어느날.. [ 툰드라 HOF & PUB ] 20평 남짓한 작은 까페.. 번화가의 외딴곳에 있는 싸구려 까페지만.. 비교적 오래된 곳이라.. 단골들도 많고 뜨내기 손님들도 찾는다. 앤틱스럽지만 촌스럽지 않은 인테리어.. 오래전.. MBC 방송국의 드라마 촬영장소로 사용되었던 곳.. 그쪽 무대디자인 팀들이 직접 시설을 해놓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친구였던 [길주]녀석의 까페.. 이녀석은 알바생이었던 나에게 이까페의 운영을 맡겨버리고 훌쩍..유학을 가버렸다. 그러다보니.. 졸지에 사장행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벌이는 길주몫과 내 몫이 임대료,가게세,식자재비,술값,알바급여등을 제외한 순이윤의 6대4이다... 바텐을 지키는 나.. 바텐너머.. 창쪽 테이블...기집년 두년이 아까부터.. 흘끔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엊그제 왔던 기집년들이다. 그저..쇠주한두병에.. 찌게 하나 시켜놓고.. 재탕에 삼탕에.. 매상이 전혀 오르지 않고 기본안주만 축내며 테이블이나 차지하는것들... 중앙홀 벽쪽... 남녀 2대2 커플의 왁자지껄한 술자리.. 지금까지 마신것만해도 8만원이 넘는다.. 단체가 아닌이상 가장 많이 매상이 오르는 테이블은 뭐니뭐니해도 남자와 여자 각각.. 2대2 커플의 술자리이다. 어쩌다보니.. 구닥다리 턴테이블의 LP판이 튀겼고.. 서둘러 LP판을 간다는게.. 벽에서 빼낸 케케묵은 오래된 레코드판.. 턴테이블의 바늘을 올려놓고 보니...재즈음악을 틀어놓고야 말았다. 피아노... 째즈 피아노... 잊고 싶은 [은영]이의 그 하얗고 길다란 손가락이 또다시 머릿속을 괴롭힌다. 하얗고 검은 그 건반위에서 꼿꼿하게 탭댄스를 추고 있는 [은영]이의 길다란 손가락... [은영]이의 죽음.... 나를 떠난 [서연]이... 한동안 너무 잊고 있었나 보다.. 술을 마시고 싶다.. 미치도록.......... 시계를 쳐다본다.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 슬슬 간판불을 꺼버리고.. 바텐 테이블에 앉아 병맥주를 따고 투명하고 길다란 맥주잔에 가득 부어버린다. 썰렁한 요즘... 오늘의 마지막 남은 테이블은 이제 두 테이블이다. 창가쪽의 기집애들 진상 테이블과.. 중앙홀의 2대2커플 테이블.. 오늘 작업이 잘 안풀리는듯한 2대2커플이 파장을 내며 계산을 한다. "여기여...딸꾹!!!..... 얼마에요??..." "네.. 8만8천원입니다..." "후우.....여기있슴돠.....딸꾹!!!...."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째즈피아노의 선율이.. 신금을 울리는 트럼펫소리와 어우러져.. 어둑어둑한 내마음속.. 잔잔했던 검은 밤바다를 술렁이고 있다.. 벌컥..벌컥....들이킨.. 맥주.... 잔을 내려놓다가 바텐 너머의 창쪽... 기집년들과 다시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저것들... 씨바.. 안갈꺼야...머야??....' 다시 맥주병 하나를 냉장고에서 끄집어 내어 바텐 안쪽 테이블상판에 비워진채 비어를 기다리는 내 맥주잔에 노란 비어를 따른다. [초로로로.........] 노란색... 맥주.. 하얀 거품.. 드디어 진상 기집애들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내가 있는 바텐쪽으로 계산을 하러온다. "흐음.... 여기.. 계산이여...." "네..잠시만요..." 서둘러 계산기를 두드린다. "네.. 2만6천원이네요..." "여기여....." '씨바... 이걸 카드로??...' "네..." [찌지징..찌징.......찌지징..찌징...] "네.. 여습니다.. 요기.. 사인이요.." "네......." 뭔가에 들떠있는 듯.. 안절부절 못하는 두 기집애들... 사인이 끝나고 전표를 넘겨받은 기집애 뒤의 어느 기집년이 무어라 자기들끼리.. 실랑이를 벌이며 내 눈치를 보고 있다. 그 둘중 하나가 드디어.. 내게 입을 연다. 하지만.. 두눈은 나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흐음....저기요..." "네??...." "저.... 혹시여.. 애인 있나요??.." "큭큭......." "..........." ".....어떡게??...." ".....이바보!!...." 내가 대꾸가 없자.. 속닥이는 이 진상들.... "왜요?? 애인없다면.. 애인 해주실수 있어요??..." "어머어머!!...." "흐음.....네에......" 기집년들 둘이 지금.. 난리가 났다. 내 앞에 서있는..당돌한 기집년보다.. 어째 뒤에서 시키는 기집년이 더 신났다. "그럼.. 이렇게 하죠.. 하룻밤 애인해보고.. 맘에 들면.. 진짜 애인하기로...." "..........네??......" "싫으면.. 그만두죠...저 농담하는거 아니니까..." ".............." "빨리!!........" "흐음... 아..아라써요...." "큭큭......." 이윽고.. 남겨진 당돌한 기집년..하나... 안락한 쿠션에 나란히 앉아 맥주 두어병을 까고 있다. 나이도 모르겠다. 이름도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과연... 이 기집애와 애인이 될 수 있을까?????? 이제... 이 지긋지긋한 방황의 종지부를 찍고만 싶다.. 나는 누구처럼.. 비참하게 살고 싶지가 않을 뿐이다... [뉴욕모텔] "아으..아으...아으...아아...아으...오빠..... 으윽!!..아으..아으..." 새하얀.. 침대위... 새하얀 몸뚱아리... 어떠한 감동도.. 어떠한 전율도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그저 나는 이 기집애의 몸을 빌어 운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꼬옥 감은 두눈.... 연신 울부짓는 번들거리는 입술.. 힘이 들어가있는 내 팔을잡고 있는 떨리는 두손.. 오므려 벌려진 새하얀 허벅지와 종아리.. 그 허벅지의 검은 숲... 그 숲속 깊숙히... 열렬히 박아대는 내 좃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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