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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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4,73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2장
[2] ..이하늘
우리 집이 이 동네로 새로 이사오고 나서 아빠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아빠는 일요일 아침마다 <조기축구>에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요일 아침마다 다른 아저씨들과 만나서 축구를 하신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 .... 이런 성인병을 예방하신다면서 .....
그런데 아빠는 축구가 끝나면 일단 집에 오셨다가 저녁때 또 나가신다.
그러면 밤에 늦게 들어오시는데 그 때마다 아빠에게서는 술냄새가 심하게 난다.
엄마는 아빠에게 말씀하신다.
엄마 : 축구를 핑계로 모여서 놀기나 하고..... 쯧쯧~
그런데 이번 주 일요일에는 조기축구회에서 가족을 동반하여 산에 간다고 한다.
아빠의 고민은 엄마와 나를 데리고 가야하는 문제였다.
엄마는 일언지하에 거절하셨다.
아빠 : 엄마랑 정호랑 같이가야 해.
엄마 : 나에게는 내 일이 있는데 ??
이번 일요일에는 하늘이 무너져도 난 못가요~!!
그러나 나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같이 가겠다고 했다.
나도 역시 솔직한 심정으로는 가기 싫었다.
그러나 내가 안간다고 해봤자이다.
아빠는 온갖 감언이설로 나를 꼬시거나
그래도 안되면 온갖 공갈 협박가지 하시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나를 데리고 가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 나는 아빠와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만일 엄마에게서 받는 용돈이 바닥이 났을 때, 내가 손을 벌릴 사람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도 아빠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 내내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로 또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다난다.
그러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나는 늦잠도 자고 싶다.
[승호톡] : 산에 간다는 것은 좋은 일 같구만?
[내톡] : 이런 황금 같은 일요일에 친구랑 가는 것도 아니고
아빠를 따라서 등산을 가야하다니.....
[승호톡] : 저러언~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 ...ㅋㅋㅋ
[내톡] : 써글....아예 걍 명복을 빌어라~!!!!!
나는 일요일 꼭두새벽에 아빠를 따라서 집을 나섰다.
잠결에 나가는 바람에 몇시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도착한 그 곳에는 다른 사람들도 많았고, 또 관광버스도
두 대가 있었다.
우리는 모두 그 관광버스에 나누어 타고 어디론가 갔다.
나는 버스 안에서 잠을 자는 바람에 어디를 거쳐서 갔는지는 잘 모른다.
사람들이 만난 시간이 이른 아침이었다.
버스 안에서는 나만 잠을 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잠을 잤나보다.
그 바람에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왔다고 나중에 아빠가 말씀하셨다.
내가 한참 자는데 어딘가에 다왔다면서 아빠가 나를 깨우셨다.
나는 아빠를 따라서 버스에서 내렸다.
아빠는 아빠 친구분의 가족과 만나셨는데, 그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나를 인사 시키셨다.
나 : 안녕하십니까? ... 윤정호입니다.
그 아저씨와 아주머니도 자기 딸을 우리 아빠에게 인사시키셨다.
하늘 : 안녕하세요? ... 이하늘 입니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은 경기도 용문이라는 곳이었고, 거기서 나는
이하늘을 처음으로 보게되었다.
하늘이는 하나여고 1학년이라고 했으니까 나랑 같은 학년이다.
하나여고는 우리 집 근처에 있는 학교이다.
우리는 용문산이라는 산에 올라가기 위해서 걸어서 출발했다.
나와 하늘이는 어른들의 뒤에서 걸었다.
나는 하늘이에게 물었다.
나 : 너는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니?
하늘 : 아니~
집에서 쉬고 싶은데 아빠가 끌고 나왔어.
나 : 아무튼 엄청 반갑다.
하늘 : 무슨 ....??
나 : 이 동네에서 사는 내 또래 애를 처음으로 만난 거니까~
하늘 : 난 또 .....
나처럼 미모가 받쳐주는 여신이니까~ ..... 호호호~
나 : 흠~ .......
하늘이도 나처럼 오늘 나온 것이 불만인 것 같았다.
우리는 같이 걸어가면서 학교얘기를 했다.
또 하기 싫은 공부에 대한 얘기도 하고.....
하늘 : 나는 영어가 재미있던데.....
나 : 나는 수학이나 과학이 할만하던데 ?
하늘 : 에? ....... 그럼 너 혹시 외계인이냐 ?
하늘이는 키도 나보다 컸지만 머리가 상당히 길었다.
또 뒤 또는 옆에서 보면 날씬한 스타일이지만
앞쪽에서 보면 하늘이의 얼굴은 내가 좋아하는 얼굴은 약간 아니다.
하늘이의 옆모습이 그래도 앞모습 보다는 훨씬 낫다.
무엇보다도 하늘이는 나랑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 같아서 내 마음에 들었다.
하늘 : 수학이나 과학은 나랑은 아닌것 같고,
그냥 영어만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또 내가 싫고,
최소한 국어 한개는 더 잘해야 한다는데 ....
나 : 국어가 안돼?
혹시 너 연변에서 살다 왔냐? ㅋㅋㅋㅋ
하늘 : 이게 누나한테 까불구 있어 !!? ㅋㅋㅋㅋ
그런데 나는 국어는 아무리 해도 안돼던데 !!?
나 : 이제 고 1 이니까, 차근차근 해보면 안될까?
하늘 : 학교 쌤도 그 말 하던데 .....
쌤들이 하는 말에는 뻥이 많거등~ .. .호호호~
하늘이는 이 말을 하는 나를 보더니 씨익 웃었다.
그런데 하늘이가 웃을 때에는 얼굴이 정말 예뻤다.
웃지 않을 때와는 영 다른 사람 같았다.
그러니까 하늘이의 얼굴은 두개다. .... ㅋㅋㅋㅋ
우리가 산길을 한참 걸어가는데 절이 나타났다.
그 때 안내하시는 어른 한분이 앞에 나서서, 이 절에는 고시공부 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 달라고 부탁하셨다.
하늘 : 고시공부가 뭐하는 공부인지 알아 ??
나 : 판사 검사 시험공부 ??
하늘 :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내가 만일 그런 공부를 한다면
아마도 잠때문에 망할 것 같아~!..... 호호호~
나 : 나도 그래~ 하하~
우리는 그 절을 지나서 한참을 더 올라갔다.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고, 한낮이 되어 더워지는지 제법 땀도 났다.
우리는 모두 계곡의 그늘에 앉아서 쉬었다.
안내하시는 분께서 또 일어서서 말씀하셨다.
우리가 가려던 원래의 목적지는 여기까지란다.
이제 정상까지는 여기서부터 얼마 남지 않았고, 또 그곳에는 군부대가 있다고 했다.
거기까지 올라가고 싶은 사람은 지금 잠시동안에 갔다와도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제는 점심시간이란다.
그러니까 우리는 점심 먹고 쉬다가 내려갈 것이다.
나는 아빠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빠는 정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하늘이네 식구들이랑 얘기를 하면서 나는 아예 쳐다 보지를 않으신다.
나는 하늘이를 바라보았다.
하늘이도 나를 보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늘이도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둘이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서 출발했다.
비탈길과 그 주변의 숲에 우리의 모습이 가려져서
뒤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제서야 등 뒤에서 나는 아빠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빠 : 정호야~!! ..... 조심해~!!!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이라서 빨리 갈 수는 없었다.
하늘이는 금방 헉헉거렸다
앞서서 가던 나는 하늘이를 기다려주었다.
하늘 : 운동이 필요한가봐.
나이를 먹으니까 영 힘드네~. 허헉~
나 : 예~ .... 할머님~!!
하늘 : 얘는?! ..... 너 살기 싫어?
나 : 아니~ .... 고만 살고 싶어.
하늘 : 그거나 그거나.
그치만 이 아름다운 손으로 살인을 할 수야 없지~!!
내가 살려준다~!! .....
넌 잔말 말고 계속 살아~!!! ㅋㅋㅋㅋ
나는 하늘이와 함께 끝까지 올라갔다.
봉우리의 꼭대기에 철조망이 둘려있는 것으로 보아서 그 곳이 군부대인 것 같았다.
앞서 갔던 사람들이 되돌아서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철조망까지 올라갔다.
그리고는 산 아래를 내려다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나무들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
하늘 : 이러언 ....... 볼 것도 별로네 ??
나 : 할수 없다~!! ... 이제 내려가자.
어느 새 남아있는 사람들은 우리 뿐이었다.
우리도 곧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늘이와 나는 내리막 길을 제법 빠르게 내려왔다.
하늘이는 자기 엄마 아빠가 계신 곳으로, 나는 우리 아빠에게로 갔다.
어른들은 아직도 식사중이셨다.
아빠는 나에개 도시락을 건네주셨다.
아빠는 나에게 물병과 종이컵을 건네주셨다.
나는 하늘이를 보았다.
하늘이도 역시 자기 엄마로부터 도시락을 건네받는다.
나는 내 도시락을 받아서 들고 하늘이 옆으로 갔다.
내 도시락에는 김밥 두 줄이 들어있었는데
하늘이의 도시락에는 먹을 것이 여러가지가 들어있었다.
아마도 하늘이 엄마께서 직접 요리하신 것 같았다.
나는 내 도시락에서 김밥을 다 먹고나서
물 한 컵을 따다라서 마시고,
하늘이에게도 물 한 컵을 따라서 건네주었다.
하늘이는 자기 도시락의 절반 정도를 먹고나서는
배부르다면서 날더러 더 먹으라고 했다.
나는 하늘이의 도시락을 받아서 모두 다 먹고 나서
빈 도시락을 하늘이에게 되돌려주었다.
하늘 : 뚝딱 해치우네 ? .... .호호호~
나 : 배가 고팠어. ...... 아침을 안먹었거든
하늘 : 왜 아침을 안먹는데?
공부 잘하려면 아침을 꼭 먹으라던데?
나 : 나는 공부 잘 하는 것보다
아침 먹는 그 시간에 더 자는 것이 더 좋아서~ .... 헤헤~
하늘 : 그럼 위가 상한대요~!!!
나 :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
하늘 : 신기하네 ......
나 : 신기할 것이 그렇게도 없냐?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지 않면 <가스트린>이 분비되지 않아.
그러면 <위샘>이 자극을 받지않아요.
그러니까 그 다음에 <위액>도 분비되지 않아요.
그런데 왜 위가 상하냐 ? ....... 됐냐?
하늘 : 너 진짜로 외계인 맞는 것 같다.
학교에서는 저런 말만 나오면 나는 무조건 잤는데 .... ㅋㅋㅋㅋ
나와 하늘이는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그런데 산속이라서 그런지 통화불가능지역이라면서
통화를 할 수는 없었다.
점심 식사 후에 한동안 쉬었다가 우리는 모두 산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빠르고 또 쉬웠다.
그렇지만 아까 걸었던 것 때문에 다리가 조금씩 아팠다.
하늘이는 아예 손으로 허리와 옆구리를 받치고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걸었다.
하늘 : 와보니까 괜찮은 것 같지 않니?
나 : 나같이 듬직한 남자랑 가쟈나~!!!
하늘 : 누나가 너한테 뭐라고 말해주기를 바래?
나 : 같이 와줘서 고맙고 또 사랑한다고? ... .헤헤~
하늘 : 너 쫌 ....... 자폐냐?
우리는 모두 관광버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내려왔다.
뒤돌아서서 우리가 올라갔던 산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바라보니까 언젠가 한번 쯤 다시 와보고 싶은 산이다.
버스에 탈 때 하늘이 아빠가 날더러 차를 바꾸어타자고 하셨다.
아마도 두 아빠가 뭔가 밀당을 하시려고 하나보다.
나는 하늘이 아빠가 앉아계시던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내 앞자리에는 하늘이랑 하늘이 엄마의 자리였다.
버스가 출발하자 나는 잠이 들었다.
나중에 하늘이가 나를 깨우는 바람에 나는 눈을 떴다.
하늘 : 어쩜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잠만 잘 수가 있어?
나 : 나는 원래 미녀 뒷자리에서는 자거든~
하늘 : 호호~ ... 그으래애? ... 하긴 내가 쪼옴~ ...호호호~
아침에 우리가 버스에 탔던 그 자리에 이미 버스는 도착해있었다.
나는 하늘이와 같이 버스에서 내려서 하늘이 엄마랑 하늘이와 함께
두 아빠가 나타나시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 분들은 다른 곳으로 가셨는지 오시지 않았다.
하늘 엄마 : 아마도 또 술마시러 가셨겠지~!!
나는 그녀들과 헤어져서 혼자서 집으로 올라갔다.
집에 도착한 나는 엄마를 찾았으나 엄마도 집에 계시지 않았다.
나는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소파에 누워서 TV 를 켜놓고 조금 보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어느덧 5월 중순이다.
중간고사도 이미 끝나서 나는 기분이 홀가분했다.
시험 결과도 내가 걱정했던 것 보다는 훨씬 좋았다.
나는 이번 시험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엄마 : 담임 선생님이랑 전화했다.
정호 네가 반에서 2등을 했다던데 ??
나 : 이번 시험에서 실수를 적게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반에서 2등 했을 줄은 몰랐는데 ......
엄마 : 쪼금만 더 잘하면 되는 것 아냐?
나 : 중학교에서는 반 몇등 전교 몇등이 중요했지만
이제 고등학교에서는 과목별 순위가 중요해요.
암기과목 점수는 수능과목이 아니라서 수능이랑 상관 없쟈나요?
엄마는 내 말에는 들은척도 하지 않으셨지만, 기분은 매우 좋으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주에 아빠께서 나가시는 조기축구회에서 일요일 오후에
가족동반 그릴파티를 한다면서 엄마와 나에게 가자고 하셨다.
엄마 : 그사람들은 공이나 찰 일이지
왜 툭하면 가족을 끌고나오라는거야?
아빠 : 정호랑 엄마랑 같이 가야 하는데 ....
엄마 : 왜 또 그러는데??
내가 얼마나 바쁜 지를 몰라서 그래요?
아빠 : [사정사정] ... 정호가 안가는 것은 괜찮은데
당신이 안가면 내가 벌금을 많이 내야 해.
엄마 : 나는 축구 하는 사람도 아니쟈나?
내가 안간다고 해서 벌금을 왜 내 ??
이건 도대체 어느 나라의 법이야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아빠 : 여보야~ .... 제발 이 번에 딱 한번만 ~!!
엄마는아빠를 나무라셨지만 결국 아빠의 하소연을 들어주셨다.
일요일 오후2시쯤에 나는 엄마와 함께 그릴파티 하는 곳으로 갔다.
우리를 기다리시던 아빠가 엄마를 엄청 반겨주셨다.
그러나 아빠는 왠지 나한테는 시큰둥 ??
뭐지?
아빠는 엄마와 나를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인사를 시키고 소개하셨다.
원래 우리 엄마는 예쁜 얼굴과 멋진 몸매로 남들의 이목을 끄는 편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 지난번에 용문산에서 만났던 이하늘이 와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하늘 : 하이~!.....외계인~ !!
나 : 하이~!! ...... 연변~!!!
하늘 : 누나한테 까불꺼야 ??...호호~
나는 엄마가 갖다주시는 고기와 야채를 조금 먹었다.
하늘이도 먹는 중이었다.
우리는 지나간 중간고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하늘 : 이번에 시험을 워낙 못쳐서 대형 사고를 친 것 같아.
나 : 나도 못쳤거든.
열심히 해서 다음에 잘해도 되쟈나??
시험이 인생의 전부냐??
하늘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나는 잘난 척 할 수가 없어서 하늘이를 위로하는 투로 말했다.
바로 그 때 우리 엄마와 하늘이 엄마가 우리에게로 오셨다.
그런데 하늘이 엄마께서 내 등을 쓰다듬으면서
하늘엄마 : 시험을 아주 잘 쳤다면서?
이번에 반에서 2등을 했으면 다음에는 전교 2 등도 하겠네? ....호호호~
이 말을 들은 하늘이는 갑자기 안색이 변하더니
하늘 : 지이인짜 ~~ 왕재수 외계인이네
라고 짜증스럽게 나에게 뱉고는 서둘러서 그 자리를 떠버렸다.
하늘이엄마는 급하게 하늘이의 뒤를 쫓아서 뛰어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이 일로 당황한 나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엄마의 표정은 싱글벙글이셨다.
나도 혼자서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그 날 나는 혼자서 집에 있었다.
아마도 아빠는 술드시느라고 늦으실 것 같고
엄마는 하늘이네 집에 가셨든지 아니면 아빠를 따라가셨든지 하셨겠지.
그러다가 내가 소파에 누워서 잠이 살짝 들었는데, 하늘이 엄마랑 우리 엄마랑
두 분이 들어오셨다.
두 엄마들은 주방에 있는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하고계셨다.
나는 잠자는 척하고 그냥 누워서 들리는 말 소리를 듣고 있었다.
하늘엄마 : 과외도 안하고 학원도 안보내요?
우리엄마 : 가라고 해도 피곤하다면서 안간대요.
하늘엄마 : 그럼 혹시 천재나 영재가 아닐까요?
우리엄마 : 에이~ ...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항상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하고, 예습하고, 복습하고
그것이 전부일거예요.
무엇을 더 시키려고 해도 피곤하고 시간이 없대요.
하늘엄마 : 어쩜~ ......
우리 하늘이는 주말에 과외를 빡씨게 시키는데
공부에는 영~ 잼뱅이인지~
그런데 내가 공부하는 것을 엄마는 어떻게 알고계실까?
내가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엄마와 얘기해본 적이 없었다.
혹시나 하늘이 엄마가 우리 엄마를 설득해서
나도 주말에 과외를 하게 되는 비극이 오지 말아야 하는데 .....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정말로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 후에 저녁을 차려놓고 엄마가 깨우시는 바람에 나는 일어났다.
나는 저녁을 먹고 나서 공부를 하다가 밤 12시가 거의 돼서 내일을 위하여 잤다.
하늘이 엄마가 다녀가시고 나서 몇 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 엄마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엄마 : 하늘이 엄마가 주말에 놀러오랜다.
나 : 이번 주말에 바쁜데 .....
나는 그 정도로 말해두고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하늘이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하늘 : 외계인~!!
나 : 연변~!!
하늘 : 누나한테 까불래?
나 : 무슨 일??
하늘 : 우리 엄마께서 너를 일요일에 찾으시는데?
나 : 일요일에 나 약속이 있는데?
하늘 : 아이~ 씨잉~
나 : 왜?
하늘 : 알았어~!! ..... 할 수 없지~!!
내 생각에 하늘이 엄마는 분명 내가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물어보실꺼다.
그런데 나한테는 특별한 방법이라고는 전혀 없다.
물어보면 별로 대답할 말도 없고 ......
내가 말하는 것은 하늘이도 이미 다 알고있을 것이다.
나는 일요일에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기로 했다.
이제 나는 내 용돈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엄마든 아빠든 말만 하면 얼른 주신다.
어디에 쓸 돈이냐고 묻지도 않으신다.
나 : 엄마, 나 3만원이 필요한데요.
엄마 : 응~ .... 여기~!!
나 : 어디 쓸거냐고 물어보지 않으세요?
엄마 : 알아서 쓰세요~!!
아빠 : 3 만원으로 부족하지 ? .... 여기 3 만원 더있어~!!!
엄마 & 나 : 헐~~~~
어떨 때는 나를 불러서 돈 필요없냐고 물으시면서
그냥 몇 만원을 나에게 주신다.
어떨 때에는 아빠가 급하시다면서 5만원 빌려가시고
나중에 7 만원을 되돌려 주시기도 한다.
이것이 다 내 성적이 오른 때문이 아닐까 ?
아빠 : 정호야~!!
나 : 예 ??
아빠 : 요새 돈 필요하지?? ..... 여기 5 만원 ~!!!
나 : 감사합니다~!!
아빠 : 남자가 너무 공부만 해도 좋은 게 아니니까
놀기도 하고 또 여자친구도 사귀고~ ..... 알았지??
나는 아빠의 뻥에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내가 만일에 정말로 놀러다녀서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아마도 세계 제 3차대전을 터뜨릴 듯 난리를 부리실꺼다.
내가 돈을 쓰는 것은 참고서 사는 것, 교통카드 충전하는 것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학용품 군것질 ....
요새는 놀러 다니는 것이 없어서인지 딱히 노는 에에 돈을 쓸 일이
아직까지는 생기지 않았다.
지금 내 책상 설합에는 이십만원이 넘든 돈이 들어있다.
나는 일요일에 계획대로 아침 일찍 도서관으로 갔다.
이 도서관은 항상 만원이거나 자리가 없다.
그래서 일찍 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다가 점심때가 돼서 도서관 밖으로 군것질하러 나갔다.
그런데 전화기를 열어보니까
엄마로부터 <전화 해달라>는 문자가 와있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 무슨 일 있으세요?
엄마 : 너 왜 하늘이네 집에 안가?
나 : 시험 준비 때문에 바쁜데요?
엄마 : 오늘 시간 안돼?
하늘이도 시험 준비 해야 하쟈나~!!!
나 : 하늘이 시험준비가 왜요 ??
나는 여기서 저녁 9시쯤 돼야 집에 가는데 ......
엄마 : 9시? .... 그럼 집애는 10시 전에 오겠네~!?!!
알았어~!! .... 그럼 열공~!!
나는 점심 그리고 저녁때 두번 군것질 하고 저녁 9시 까지 공부를 했다.
저녁 9시에는 이 도서관이 문을 닫기 때문에 나가야 하므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하늘이 엄마랑 하늘이가 와있었다.
나는 인사를 하고 내 방에 들어가서 가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내 방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보니까 하늘이다.
하늘 : 너네 엄마가 밥먹으러 나오라신다.
나도 막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으므로
하늘이랑 같이 주방으로 나갔다.
하늘이도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아서 나랑 같이 먹었다.
하늘이 엄마는 어디 갔다 오는 길이냐,
도서관에는 친구링 함께 갔냐 ....
뭐 이런 얘기들을 나에게 시키셨다.
식사가 끝나자 나와 하늘이는 소파로 내려갔다.
하늘엄마 : 정호가 공부하는 방법을 말해주면 안될까? .... 호호~
나 : 하늘이도 공부 잘 할텐데요 ?
하늘 : 외계인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이 누나한테 빨리 말을 해~!!!
나 : 내가 외계인이고 니가 내 누나면 너도 외계인 아닌가 ?
하늘 : 그거 참 .... 말 되네~
나 : 내 공부방법 - 너도 알고있쟈나?
예습, 수업, 복습 그리고 숙제.
하늘 : 엄마~ ... 거보세요.
제가 그럴꺼라고 말했쟈나요 ?
나 : 혹시 너한테 다른 방법이 있으면 나한테도 좀 알려주지 ?
하늘엄마 : 아이~ ..... 실망이네 .....
나는 또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
하늘 : 나도 저렇게 하기는 하는데 ....
하늘엄마 : 그럼 주말에 정호가 도서관에 갈 때
하늘이랑 같이 가서 공부하면 안될까?
나는 이 말도 거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 위치를 가르쳐주고 아침 7시까지 오라고 말했다.
하늘 : 아휴~~~ ..... 아침 7시 ??? ........ 주말인데 ??
너무 야만적이다. ..... 그거 이른 시간 아냐?
쫌 문명화된 시간으로 늦게는 안되냐?
나 : 자리때문에 어쩔 수 없어
그렇게 해서 나는 이번 주의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우리 동네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도서관에서
하늘이랑 같이 공부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 다음 주 금요일 밤에 하늘이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내일 아침에 7 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확인했다.
다음 날 아침에 나는 5분 정도 일짝 나가서 하늘이를 기다렸다.
하늘이 엄마는 하늘이를 차에 싣고 와서 길 건너편에 내려주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는 가셨다.
하늘이는 길을 건너서 나 있는 곳으로 왔다.
일찍 온 사람들은 이미 줄을 길게 서있었다.
우리도 그 줄의 맨 끝에 가서 섰다.
하늘 :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아?
나 : 좋은 자리 잡으려고.
드디어 입장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들어가서 열람실로 들어갔다.
나와 하늘이는 창가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보니까 하늘이는 엎드려서 자고있었다.
토요일 아침 7시가 너무 이른 시간이라더니 .......
시간이 꽤 자나서 하늘이가 일어섰다.
그녀가 밖으로 나가면서 날더러 같이 나가자고 했다.
화장실에 간다면서 가르쳐달라고 .....
하즐이는 내가 가리켜준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는 휴게실에서 음료수를
뽑아서 마시면서 하늘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에 하늘이도 휴게실로 와서 음료수를 뽑아서 마셨다.
하늘 :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했지?
나 : 너도 아까 밖에서 사람들이 벌써 줄서있는 것 봤쟈나?
하늘 : 나는 어제 TV 보느라고 늦게 잤거든.
나 : 그럼 피곤하기도 하겠네.
하늘 : 방금 한시간 정도 잤나?
나 : 지금이 11시 다돼가니까 못잤어도 두시간~??
하늘 : 외계인 앞에서 .... 쪽팔리네 .... 호호~
우리는 12시에 점심먹으러 나가기로 하고 들어가서 공부했다.
하늘이가 나한테 휴게실에 가자고 포스트잇에 적어서 건네주었다.
나는 점심먹으러 가자고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하늘이는 책을 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나는 하늘이를 따라서 나갔다.
하늘이는 과학을 하는데 스펙트럼의 편이를 아무리 해도 모르겠다면서
나한테 묻는 것이었다.
나 : 도플러효과 기억 나?
하늘 : 아니~
나 : 파장과 진동수의 관계는?
하늘 : 그것도 아니~
나는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가르쳐주었다.
하늘이는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제서야 우리는 점심먹으러 나갔다.
밖으로 나서는 하늘이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하늘이의 평상시 얼굴을 보면 그렇게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하늘이가 웃으면 정말 예쁜 얼굴로 변한다.
웃는 얼굴은 하늘이의 두번째 얼굴이다.
나는 공부할 때에는 식사를 오뎅이랑 떡볶이로 간단하게 때운다.
많이 먹으면 나중에 졸립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이는 아침도 부실하게 먹었다면서 찌게에 밥을 먹자고 했다.
우리는 식당에서 나는 순두부 찌개를, 하늘이는김치찌개를주문해서 먹었다.
하늘 : 엄마가 과외도 다 끊었어.
너랑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라고
나 : 어이구우~ ... 이 일을 어째??
하늘 : 큰일이야~!!!
혼자서 책을 읽으면 도통 무슨 말인가를 모르겠어.
나 : 그럼 나한테 아까처럼 물어보면 되지 !!?
하늘 : 내가 만일 너한테 계속 물어보면 너는 공부를 못할껄?
나 : 음 ......... 그건 쫌 그렇다~!!
혹시 방송 수업이나 동영상 수업은 어때?
하늘 : 들어도 그게 그거던데~!!?!
하늘이는 고개를 돌린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내게는 하늘이가 딱해보였다.
그런데 만일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면
내가 가르쳐주는 그 것이 나에게는 확실한 공부가 되기도 한다.
나 : 너네 집에 가서 하자
오늘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되나 함 해보자.
우리는 짐을 싸들고 하늘이네 집으로 갔다.
하늘이네 집은 텅 비어있었다.
우리는 거실에다가 짐을 풀고 공부를 시작했다.
역시 하늘이는 수학에 무지 약했다.
하늘이는 묻고 나는 대답해주었다.
내가 계산하는 것을 보여주고 하늘이는 따라했다.
왜그러냐고 하늘이가 내게 물으면 나는 또 가르쳐주고 .....
하늘 : 과외 괜히 했다.
차라리 너한테 과외할 껄~ ..... 호호~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머리카락이 서는 듯 했다.
만일 내가 계속해서 주말마다 하늘이랑 이렇게 같이 공부한다면
나의 이번 기말 시험은 완전 갈았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하늘이가 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럴 일이 꼭 일어날 것만 같았다.
나는 저녁에 하늘이와 헤어져서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는 하늘이 엄마와 우리 엄마가 같이 계셨다.
내가 도서관에서 집에 일찍 온 것에 대해서 두 분은 놀라는 눈치였다.
나는 내가 워낙 피곤해서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하늘이도 집으로 들어갔다고 말하고는 내 방으로 갔다.
나중에 엄마가 밥먹으러 나오라고 부르셔서 나갔을 때에는
하늘이 엄마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엄마는 오늘 하늘이 공부 열심히 하더냐고 물으셨다.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모두 말했다.
나 : 이번 시험은 완전 망치는 것 같아요.
엄마 : 어이구우~! ..... 나는 이럴 줄은 몰랐는데 .....
엄마는 이제사 내 사태를 파악하시는지 얼굴에 걱정이 생기는 것 같았다.
나는 밥먹고 내 방에 들어가서 공부했다.
나중에 거실에 가서 전화기를 열어보니까 하늘이에게서 카톡이 와있었다.
나는 이 것을 읽는 순간 깊고 어두운 어디론가에 빠져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엄마를 불러서 엄마에게 이 카톡을 보여드렸다.
[하늘문자] : 오늘 고마웠다.
내일 또 아침에 도서관에서 보자.
나 : 혹시나 하고 안오기를 기대했는데 .....
매일을 얘랑 같이 공부해야하면 나는 어떻게 해요?
엄마 : 어쩌겠어 ??
그 집에서는 너한테 거는 기대가 커.
주말 과외를 다 끊었대.
나 : 엄마 혹시 돈받았어요?
엄마 : 무슨???? ..... 하도 답답하니까 이렇게도 해보려는 것 아닐까 ??
나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그니까 ....... 나는 어쩌냐고 ~!!?
그러나 나는 하늘이랑 같이 공부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려면 주말에 못하는 공부를 평일에 해야하고 결국 나는 잠을
줄여야만 할 것 같았다.
암걸릴 것 같았다.
그러나 나에게는 하늘이가 얄밉게 생각되지 않았다.
애처로와보이는 하늘이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하늘이의 두번째 얼굴인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아휴~......
어쩌다가 내가 예쁜거를 알아보게 된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