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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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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5장

[5] 하나마나한 소개팅 이번에 우리 학교의 여름방학은 5주 동안이었다. 첫주와 마지막주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2 주 동안이 진짜 방학이다. 우리는 그 나머지 3 주 동안에 학교에 다녀야했다. 방학 동안에도 <보충수업>과 <특강> 이 계속해서 있기 때문이다. <보충 수업> 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특강 수업>은 신청한 학생만 한다. 그런데 그 <특강을 신청하는 것>이 쫌 그렇다. 성적이 좋지 않은 애들은 특강을 듣고싶으면 반드시 신청을 해야만 한다. 물론 특강수업을 듣기 싫으면 신청을 안하면 된다. 그런데 성적이 좋은 애들은 신청하도록 선생님들이 작업을 한다. 그러니까 얘네들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되어있다. 예를 들면 나는 단 한과목도 특강을 신청한 적이 없다. 그런데 내 이름은 우리 반 특강 수업 출석부에 다 들어있다. 특강을 맡은 선생님은 학생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 학생의 엄마랑 이야기한다. 그러면 엄마들은 거절을 못하고 신청을 한다. 선생님이 하라고 말하는데 어느 엄마가 거역하겠는가? 행여 자기 아이한테 불이익이 올까봐서 ...... 이렇게 해서 신청한 학생이 특강수업을 받기 싫으면 그 학생은 담당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상담을 하지 않고 그냥 특강 수업을 받는다. 선생님은 엄마들과 상담을 할 때에는 <학원보다 좋은 수업을 학원보다 싼 수강료> 로 한다면서 선생님 : 정호같은 애들이 신청을 해줘야 강의가 개설될 수 있어요. 라면서 엄마에게 애들을 마구 띄워올린다. 결국 학원에도 다니기 싫어하는 나는 학교에서 학원식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놓고는 <우리학교에서는 실력있는 선생님들이 수업을 잘 한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몇 명이 합격했다> 라고 학교 홍보를 한다. 그럼 그것이 정말인가? 내가 특강 수업을 받으면서 빡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한번은 국어숙제가 교재 20 페이지 까지를 풀어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숙제검사를 다 하고나서 선생님께서는 짜증스럽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 왜 모두 20 페이지까지밖에 안했지? 학생들 : 숙제가 거기까지였어요. 선생님 : 어? ... 그래? 숙제가 20 페이지까지라고 딱 거기까지만 푸냐? 적어도 30페이지까지는 풀어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학생들 : 예에?????? 이건 뭐지? 자기가 숙제를 내줘놓고도 어디까지 내줬는지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잘못 내준 것 ??? 또 영어선생님은 2000 단어가 정리되어있는 단어장을 사라고 하셨다. 그런데 1 주일간의 시간을 주고는 1000 개의 단어를 암기테스트 하겠다고 했다. 1주일 후에 1000 단어를 시험치려면 하루에 거의 200단어 가까이를 외워야 한다. 그것도 매일 복습해가면서. 그러면 대부분의 애들은 다른 과목의 공부는 다 접어야 한다. 외우면 까먹는 것이 영어 단어가 아닌가? 한번 외워두었다고 해서 모조리 기억하고있으면 그것이 사람인가? 인간은 자기가 받아들인 정보의 90 % 이상을 48 시간 이내에 자동으로 망각하는 망각의 동물이 아닌가? 만일 1000 단어 중에서 대부분은 아는 간어이고 모르는 단어가 얼마 안되면 이 숙제는 말이 된다. 그런데 그런 애들이 우리 학교 전체에 몇 명이나 있는가? 가나고등학교가 외국어고등학교도 아니고 ...... 나는 이런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완전 짜증스럽다. 수강료까지 내가면서 ..... 이 특강이라는 것은 수강료를 따로 내야한다. 하나여고는 공립이므로 따로 수강료를 내고 하는 특강수업이 아예 없다. 어떤 공립학교는 방학 때에 아예 보충수업도 하지 않는다. 가나고등학교나 종로고등학교는 사립이다. 그래서인지 벼라별 일이 다 일어난다. 우리는 오후 1 시부터 5시까지는 학교에서 자습을 해야 한다. 단, 학원에 갈 사람은 빼준다. 그러려면 다니는 학원에서 확인증을 발급받아서 담임선생님께 제출하여야 한다. 자습시간에는 교실에서 애들끼리 공부하여야 한다. 그런데 자습시간에 감독하시는 선생님은 안계시고, 애들은 공부를 안한다. 떠들거나, 다른 짓 하거나, 자거나 ..... 자습을 감독하시는 선생님은 어쩌다 한번씩 복도를 지나가면서 애들이 떠드는지 안떠드는지를 볼 뿐이다. 이런 데에서 하는 자습이 무엇에 도움이 되겠는가? 학생들에게 앉아서 시간만 채워달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 자습시간에 선생님의 허락을 받지 않고 몇번을 도망쳐나왔다. 물론 걸려서 벌청소도 하기는 했었지만 ...... 승호네 학교에는 2 학기가 시작되면서 <과고>나 <외고>에서 애들이 전학온다고 했다. 나도 이런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외고>는 말이 <외국어 고등학교>이다. 그러니까 거기 다니는 애들은 영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 영어 그리고 사회는 정말 잘한다. 그런데 수학이나 과학은 누구나 다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과고>는 <과학고등학교>니까 <과학> 잘하는 애들이 다닌다고? 천만에. <과고>에 다니는 애들은 못하는 것이 거의 없다. <과고> 애들이 영어를 <외고> 애들보다 더 잘한다는 얘기도 있다. 얼마 전에는 하늘이도 하나여고로 전학온 애들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하늘톡] : 경아라는 애가 과고에서 전학왔다. [내톡] : 과고?? ... 과학고등학교? [하늘톡] : 은수는 외고에서 왔고. 내가 영어 하나 믿고 학교를 다녔는데... 이제는 그것도 지나간 추억이 되는건가? ㅋㅋㅋ [내톡] : 외국어고등학교?? .... 그럼 영어과 ?? [하늘톡] : 그래. .... 거기서 바닥 쪽에 있다가 우리학교에 오면 내신 등급을 잘받을까 해서 [내톡] : 무슨 말이야? [하늘톡] : 외고 200 명중에서 150등 밖에 있쟈나 ?? 그럼 7 등급인가 ?? [내톡] : 아항~ 말이 되네. 너네학교로 오면 200 명중에서는 14 등 안에만 들면 2 등급이네. [하늘톡] : 외고나 과고에서 아무리 못해도 여기 오면 다 그 정도는 될껄~ [내톡] : 너보다 아래쪽으로는 전학 안와? [하늘톡] : 오는게 아니라 나가던데??ㅋㅋ [내톡] : 어디로 ? [하늘톡] : 시골에 있는 학교라는데.... 혹시 거기서는 2, 3 등급이라도 나올 지도 모르쟈나? [내톡] : 그럼 이제 나도 전학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네~ [하늘톡] : 그런데 쟤네들 아마 다시 전학 가게 될지도 몰라. [내톡] : 어라? ....... 왔는데 다시 가? [하늘톡] : 아마 상위권에 있는 애들이 왕따시킬꺼야. [내톡] : 왕따.... 그러다가 자살 사건이라도 나면?? [하늘톡] : 얘네들은 독종들이라서 절대 안그래. 특히 이렇게 과고나 외고 애들은 모의고사에 강한 애들이 많다. 이런 애들이 하나여고에 들어오면 1, 2 등급쪽에 있는 애들은 긴장을 하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자기들이 받아오던 1,2 등급을 내어주고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 수가 많아서 600 명이 넘을 때에는 전학생 한명, 두명으로는 표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년이면 고2 이니까 문과 이과로 나뉜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또 학생이 200 명 정도이면 1, 2 등급 하던 애들에게는 민감한 얘기이다. 자기 등급을 지키기 위해서는 왕따를 시켜서라도 다시 내보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은수가 하늘이네 반으로 배정되었다고 한다. 하늘이는 은수가 얄밉거나 싫지 않다고 했다. 은수가 성격도 좋은 편이고, 괜찮은 애 같다면서 하늘이랑 같이 얘기도 잘 통한다고 했다. 하늘이가 주로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는 말을 듣고 은수도 언젠가 같이 가자고 했다는 것이다. [하늘톡] : 기대해. 연희랑 은수랑 다같이 올꺼야. ...ㅋㅋ 승호가 학원에서 갖다 준 지난해 시험지로 나는 9월 모의고사에 약간씩은 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지나 해설지들은 학원에 안가도 EBS 홈페이지에 가면 다 있다. 승호가 안가져왔더라면 아마도 나는 EBS 에 가서 다운 받았을 것이다. 하늘이가 밤에 ..... [하늘톡] : 연희가 너를 우리 학교에 띄워놓던데 ..?? [내톡] : 왜?? [하늘톡] : 몰라~!! .... 내일 토요일에 도서관으로 은수랑 연희랑 데리고 갈꺼야. [나] : 그럼 나는 승호 말고 누구 한명 더 데려가야하나? [하늘톡] : 알아서 하셔~ 나는 승호에게 이 쪽 사정 얘기를 하고 혹시 덕형이라도 데리고 가자고 했다. 덕형이는 지금은 우리 반이지만 중3 때는 승호의 짝이었다. 지금도 둘이는 공부도 잘하고 매우 친하다. [승호톡] : 덕형이는 너희 반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 그런데 난 하늘이 쫌 맘에 안드는데 ...... [내톡] : 어쩌다가 내가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하고 ...... [승호톡] : 누구 아이디어냐? ..... 너는 그럴 리가 없고~ [내톡] : 나도 모르겠다~!! 다음 날 특강이 끝나고 나서 나는 덕형이에게 갔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덕형이는 어제 승호한테 대충 말을 들었다면서 같이 가겠다고 했다. 나는 덕형이와 함께 도서관 입구로 가서 우리를 기다리던 승호와 만났다. 덕형 : 어차피 점심시간일텐데 ... 우리다 들어가지 말고, 걍 걔네들이 나오면 안돼? 승호 : 역시 공부 잘하는 녀석은 머리를 쫌 쓰네~ 나 : 승호 네가 하늘이한테 연락 해봐~ 승호 : 미친~!!!! 둘은 입구에서 기다리고 내가 열람실로 들어갔다. 하늘이와 연희는 내가 알지만 은수라는 애는 모르겠다. 그러나 하늘이 옆자리에 앉아있는 여자애가 아마도 은수일 것 같았다. 자리가 없었는지 연희는 좀 떨어진 곳에 따로 앉아있었다. 내가 여학생 셋을 점심시간이라고 하고 모두 데리고 나왔다. 나는 모두를 소개하고 인사를 시켰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근처에 있는 <랏데리오>로 갔다. 승호 : 주선하는 사람이 다 쓰는거야~!! 덕형 : 나는 연락을 늦게 받아서 돈을 챙길 시간이 ...... 그러자 은수가 버럭~ 했다. 은수 : 얘들, ...... 쪼잔스럽네~!!!!! 그리고 은수는 내 팔을 잡고 주문대에 가서 나랑 같이 반반 나누어서 계산했다. 하늘이와 연희는 어이없다는 듯 나랑 은수를 보고 있었다. 우리가 같이 먹고, 마시고 놀은 다음에 연희가 말했다. 연희 : 이제 우리 파트너 정해서 나가자~!! 여자애들 셋이서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는 자기들 소지품이 들어있다면서 주머니 하나를 들고왔다. 걔네들은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탁자 위 우리 앞쪽으로 꺼내놓았다. 빗, 손거울 그리고 작은 동전지갑이 나왔다. 남학생들이 하나씩 물건을 잡으면 그 물건의 주인인 여학생과 커플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남학생들은 덕형이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덕형이는 동전지갑을 또 승호는 빗을 고르면서 말했다. 덕형 : 아무래도 살림꾼이 낫겠지? 승호 : 아무래도 예쁘지 않은 여자가 거울을 자주 보니까~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손거울이었다. 손거울은 은수, 빗은 하늘이 그리고 동전지갑은 연희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은수와, 하늘이는 승호랑 그리고 덕형이는 연희랑 커플이 되었다. 승호와 하늘이는 꾸겨진 인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은수에게 하늘이와 바꾸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은수는 하늘이의 인상을 보더니 ...... 은수 : 우리 확실히 하자~!!! 내가 승호에게 끌려서가 아니고, 하늘이가 하도 불쌍해보여서~ ..... 승호 : 어쨋든 고마워~ ... 헤헤~ 하늘이 : 아휴~ ... 난 괜히 왔나봐~!! 연희 : 뭘 또 새삼스럽게~ ???? 너희 둘은 원래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었어? 이렇게 해서 승호는 은수와 또 덕형이는 연희와 나갔다. 내가 하늘이와 같이 밖에 나왔을 때에는 걔네들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나와 하늘이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 : 이제 우리도 사귈까?....하하하~ 하늘이 : 이제 더 이상 어쩔 수 없쟈나? 우리는 열람실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책을 꺼내면서 공부할 준비를 했다. 곁눈질로 하늘이를 보니까 하늘이는 카톡을 하고 있었다. 나는 복습부터 이번 주에 있을 모의고사 준비까지 해야 했으므로 이번 주말에는 여유가 생길 것 같지 않았다. 한시간쯤 지나자 하늘이가 나를 휴게실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수학을 묻기 시작했다. 하늘 : 포물선과 엑스(x) 축과의 위치관계에서 이차방정식의 근의 개수를 어쩌라는거야? 나 : 이차방정식을 이차식으로 해서 포물선을 그렸어. 이 포물선이 엑스(x) 축과 만나는 점의 엑스(x) 좌표를 읽어. 그 엑스(x) 좌표값이 그 이차방정식의 근이라고. 하늘 : 너무 빨라~ ..... 천천히 다시~!! 나 : 종이에 포물선 그려 하늘 : 그렸어. 나 : 엑스(x) 축 그려~!! 하늘 : 그렸어. 나 : 지금 교점 몇개? 하늘 : 포물선에 걸쳤으니가 두개 내려서 접하게, 닿게 그리면 한개. 그런데 위로 뜨게 그리면 없고. 나 : 교점에서 엑스(x) 축으로 가서 엑스(x) 좌표 값을 읽어~!! 그럼 그 좌표값들이 근이라고 ~!!! 제일 마지막 그림에서는? 하늘 : 포물선이 축 위로 떠있으니가 교점은 없어. 나 : 그럼 허근이 두개 - 켤레수니까 하늘 : 헐~ ..... 허근은 여기서 못읽어? 나 : 그 엑스(x) 축 은 실수축이거든 ...... 그 얘기는 남학교에 가서 여고생을 찾는거나 마찬가지네~ ... 하하하~ 하늘 : 그럼 우리가 사귀기로 한것도 허근이냐? 나 : 엉??? ......... 갑자기 웬 뚱딴지? 하늘 : 쟤네들은 다 영화보러 갔는데 우리는 왜 공부해? 나 : 이러언~ ....... 쟤네들이 그렇게 나갔다고 해서 지금부터 당장 사귀냐? 서로 밀고 땡기면서 간보고 하려면 아직 한두달은 걸릴껄요 ?? 나는 하늘이가 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섬찟한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지금 당장 여자친구를 사귈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늘이랑 당장부터 사귀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사귄다는 말을 듣고도 별로 실감도 나지 않았다. 하늘 : 그럼 우리도 간봐야 하냐? 나 : 그럼 우리는 정말로 사귀냐? 내가 빗을 골랐던 것도 아닌데 ...?? 하늘 : 야~!!! .... 아까는 사귄다며~!!!?? 나 : 걍 ...... 물어본건데 ?? 하늘 : 하여간에~ 하늘이는 물건을 챙겨서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나는 혼자서 뻘쭘하게 앉아있다가 얼굴이 빨개진 것 같아서 화장실로 갔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확확거리는 내 얼굴을 거울에 비쳐보았다. 그리고 <거울 속에 비친 나>에게 물었다. 나 : 너 ..... 이제부터 정말 하늘이랑 사귈래? 그러나 거울 속의 나는 내 말을 따라서 할 뿐 ..... 내 말에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당연하지 ....... 거울 속에 있는 것은 나의 상(想)일 뿐이니까~!!! 찬 물을 틀어서 손을 적신 후에 화근거리는 얼굴에 댔다. 얼굴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 것을 여러 번 반복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같았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면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커 지는 것 같았다. 내가 엄마 배 속에 들어있었을 <태아>때에는 내 심장이 일분당 130 번을 뛰었다는데 .... 이제는 1분당 70, 80 번 정도 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는 다시 130 번을 뛰려는건가? 하늘이가 사귈꺼냐는 그 말 때문에 내 심장이 놀랐는가? 나는 가슴의 심장 부분에 손을 대고 얼마 동안을 지긋이 눌렀다. 그 때 어떤 남자 어른이 화장실로 들어왔다. 그가 나를 보더니 남자 : 왜그러니? ...... 몸이 안좋아? 나 : [씨익 웃으며] ... .아~!! .. .예~!! ... 아닙니다`!! 나는 재빨리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하늘이가 열람실 입구쪽의 벽에 기대고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서있다. 나 : 왜?? 하늘 : 네가 안들어오니까 .... 불안하쟈나?? 나와 하늘이는 마주 보면서 우리 둘이는 같이 웃었다. 또 ..... 하늘이의 그 두 번째 얼굴이다~!!!!! 우리는 자리로 돌아왔다. 하늘이는 조용히 공부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나는 내 심장이 뛰는 것을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생물 책을 펴서 심장 단원을 찾았다. 심장박동 : 동방결절에서 흥분 파동이 일어난다. 이 파동은 동방결절에서 우심방 전체로 퍼진다. 이 때에 심방의 수축이 일어나서 심방의 혈액은 심실로 이동한다. 이 파동은 방실결절과 방실다발을 거쳐서 푸르키니에섬유에까지 전달된다. 그러면 좌심실과 우심실은 동시에 수축한다. 이 때 우심실은 폐동맥으로, 좌심실은 대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낸다. 그러니까 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은 동방결절에서 흥분파동이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심방과 심실이 빠르게 교대로 수축하는 것이다. 왜 ??? 하늘이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휴게실로 나갔다. 그리고는 사이다 캔을 뽑았다. 자판기 바닥으로 굴러떨어진 캔을 들고 일어서서 몸을 돌리는 순간 ....... 내 앞에는 하늘이가 서 있었다. 하늘 : 아까부터 사람 불안하게 왜 그래? 나 : 하늘이 때문에 .... 하늘 : 내가 왜? 나 : 내 동방결절에서 흥분 파동을 너무 빨리 만들쟈니~!! ..ㅋㅋ 하늘 : 이건 또 뭐라는 소리야~!!???? 나 : 아휴~ ...... 됐어~!!!...ㅋㅋ 나는 사이다를 하늘이에게 건네주고 다시 하나를 뽑았다. 거친 숨을 몇 번 내 쉰 후에 사이다를 벌컥거리면서 마셨다. 내게서는 트림이 올라오고, 다시 거칠어진 숨이 나왔다. 나는 가슴을 다시 손으로 누르면서 문질렀다.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지켜보던 하늘이가 물었다. 하늘 : 어디 아파? 내가 네 동방 뭐를 아프게 했다고? 나 : 하하하~ 아니야~!! ... 네가 어떻게 내 동방결절을 아프게 하냐?... 하하하~ 바보같은 하늘이는 어리둥절해 했다. 이제 보니까 평상시에 하늘이가 웃지 않을 때의 이 얼굴도 그 렇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늘 : 더 이상 공부 못하겠어? ........ 우리 나갈까? 나 : [끄덕끄덕] .....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푹 쉬자~!! 우리는 들어가서 가방을 챙겨서 들고 도서관을 나왔다. 우리는 평소처럼 집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길을 걷고있는 하늘이를 자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하늘이의 손을 잡았다. 하늘이의 손은 참으로 따뜻했다. 하긴 ..... 날씨가 아직은 약간 덥다. 하늘 : 어머머~ .... 이 응큼하신~ 나 : 왜? ... 싫어?? 하늘이는 내가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고 또 잡힌 손도 빼지 않았다. 내가 손을 놓고 내 팔을 하늘이의 등에 둘렀다. 이 번에는 하늘이의 등을 가로질러서 저 쪽에 가 있는 내 손을 하늘이가 잡았다. 하늘 : 어~~~~ 나 : 왜? 하늘 : 이상해~!! 나 : 뭐가? 하늘 : 남자 팔이 내 몸으로 걸쳐지니까 이상해~ 나 : 알았어 ... 미안해~ 나는 손을 풀었다. 나와 하늘이는 조금 떨어졌다. 하늘이가 투덜거렸다. 하늘 : 이상하다고 했지 ...... 싫다고는 안했는데 ..... 이 말을 알아들은 나는 하늘이 앞에 섰다. 하늘이도 내게 막혀서 더 이상은 갈 수가 없어서 섰다. 하늘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내 얼굴을 하늘이 얼굴 앞 가까이로 가져갔다. 하늘이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아마도 내 얼굴도 저렇게 붉을 것이다. 우리 둘의 눈길이 마주쳤다. 하늘이 : 어머~ .. 무서워~!!! 나 : 내가 무서워? 하늘이 : 그덕끄덕~ 나는 하늘이를 안아버렸다. 하늘이가 훅~ 하고 내쉬는 숨결이 내게 느껴졌다. 내 팔이 하늘이 등 뒤로 갔다. 하늘이는 그냥 나에게 안겨있었다. 하늘이 : 아~ .... 이건 아니쟈나? 나 : 싫은 것도 아니지? 하늘이 : 끄덕끄덕~ 하늘이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하늘이에게서 머리 냄새와 몸 냄새가 느껴졌다. 우리 두사람의 숨결이 거칠어진 것 같았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우리는 그렇게 서있었다. 하늘이가 머리를 들면서 말했다. 혜원 : 이제 고만 ....... 가자~!! 나는 대답 대신에 하늘이의 몸을 당겨서 힘주어 안았다. 하늘이의 몸과 내 몸이 부딪쳤다. 하늘 : 허억~!!! 하늘이가 입은 옷이나 내가 입은 옷이나 티셔츠 한 장 뿐 ..... 내 몸에 맞닿아있는 하늘이 몸의 굴곡이 느껴졌다. 이제는 하늘이도 팔을 들어서 내 뒷목으로 양 손을 가져갔다. 내게 보이는 하늘이는 매우 불안해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한 손으로 하늘이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하늘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짝 댔다. 하늘이의 두 눈이 동그래지면서 커졌다. 우리의 숨은 더 이상 조용한 채로 있지 않았다. 나는 하늘이의 아랫입술을 잠간동안 살짝 빨았다. 그리고 입을 떼어 하늘이의 눈을 보았다. 하늘이의 눈은 감겨있었고 입술은 조금 열린 채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나는 하늘이의 아랫 입술을 조금 오래 빨았다. 내가 입술을 떼지 않자 하늘이도 내 웃입술을 살짝 빨았다. 그리고는 하늘이가 머리를 돌렸다. 우리 둘의 뺨이 마주닿았다. 하늘이의 뺨은 따뜻했다. 아마도 내 뺨도 저만큼 따뜻하리라. 내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에 내 귀가 멍~ 해질 정도이다. 하늘이의 심장도 마찬가지일껄~ 하늘 : 아~~~ .... 이제 고만 .... 숨이 막힐 것 같아~ ..... 이렇게 말하는 하늘이의 목은 약간은 잠긴 것 같았다. 하늘이는 내 몸을 밀쳐내고는 옆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몇번이고 숨을 몰아 내쉬었다. 나는 하늘이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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