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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씨는 간호사 - 단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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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7,42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제수씨는 간호사 - 단편상

주의: 야설은 야설일 뿐입니다. 따라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도움: 단편들 순서대로 보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제수씨는 간호사> 왕대근(王大根)...내 이름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재산이 좀 있어 놀고먹는 백수다. 그렇다고 완전한 백수는 아니다. 왜냐고? 두 개의 빌딩 그리고 대형슈퍼를 관리한다. 서울 변두리에 있는 빌딩이라 수입은 얼마 안 된다. 주변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서면서 대형슈퍼에서 수입이 짭짤하다. 하루에 한 바퀴 돌면서 관리자들 만나는 일의 전부다. 한마디로 팔자 편한 인생이다. 이름에서 혹시 느낀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오입질에 기집질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인지 내 물건이 좀 실하다. 길이와 굵기 그리고 강도가 딱 여자들 질질 싸게 만드는 사이즈라고 어떤 년이 말하더라. 불혹(不惑)의 나이... 보통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을 나이다. 하지만 요즘 나는 새로운 세상에 빠져 정신없이 허우적거리고 있다. 여름... 예전에 비해 여름이 더 빨리 다가오고 더 덥다. 경화와 그녀의 딸 미영과 함께 발리를 다녀왔다. 미영은 처음 가는 해외여행에 들떠 정신없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에 살갗을 태우며 바닷가에서 미영과 놀아주었다. 밤에는 뜨거운 경화의 육체를 태우며 방에서 놀아주었다. 딸이 잠든 방과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방이지만 그녀는 뜨거웠다. 4박 5일의 여행은 짧았다. 돌아오는 길에 홍콩에 들려 두 여자의 선물도 사주었다. “노예”로 시작된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했다. “노예의 딸”도 “노예”라고 했던 그녀의 딸로 인해 “가족”이 되어버렸다. 법적으로는 남남이지만 우리는 이미 “가족”이다. 미영이 친딸은 아니지만 요즘은 내 딸처럼 느껴진다. “정(情)”이 무섭다.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평소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수경은 내 휴가기간 동안 쉬지 못했다. 외각에 있던 빌딩하나를 팔고 시내 중심가에 모텔을 하나 구입했다. 그녀는 리노베이션을 하는 건설공사 담당자들 때문에 바빴다.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공사 진척을 내게 보고했다. 나는 그녀를 믿는다. 그녀가 회사 통장을 모두 관리한다. 수경의 꼼꼼한 성격에 빈틈은 없다. 세무사도 놀랄 정도였다. 사실은 일이 막바지가 아니었다면 그녀에게도 휴가를 주었을 것이다. 그녀의 개인사정도 있었다. 야간대학을 다니는 그녀가 방학동안 계절 학기를 수강한 것이다. 능력 개발을 위해 애쓰는 그녀가 예쁘다. 미안함과 기특함에 홍콩에서 그녀의 선물도 준비했다. 휴가 후 첫 출근을 그녀가 환한 얼굴로 반긴다. 나는 미리 준비한 선물을 내밀며 그녀의 수고에 대한 인사를 한다. “수고가 많았어. 미스 한!” “잘 다녀오셨어요. 사장님!” 공식석상에서 그녀는 “미스 한”이고 나는 “사장님”이다. 비공식석상에서는 물론 “오빠”와 “수경”이지만, 여기는 사무실이다. 내 사무실은 서초동 일식집과 방배동 주택 그리고 분당 우리마트의 정중앙에 있다. 내 이동의 편리를 위한 것일 뿐이다. 그녀의 오피스텔도 사무실 근처다. 강남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 “공사 거의 끝났다면서...계절학기는?” “네. 주말에 오픈 가능할 것 같아요. 계절학기는 이번 수요일까지...선물?” “풀어봐. 미스 한 생각나서...” “고마워요. 사.장.님.” 그녀가 살짝 삐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며 윙크한다. 수경은 경화를 안다. 나와 함께 사는 그녀를 질투하는 것이다. 그녀도 나와 함께 살고 싶어 했었다. 경화보다 수경이 더 오래 내 곁에 머문 여인이다. 나와 살을 맞대고 산 시간도 더 많다. 그래서 경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미영이는 귀여워하지만...미영이가 좀 귀엽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았다. 그녀는 포장을 조심스럽게 풀고 박스를 연다. 그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여름용 하늘색 원피스와 속옷 그리고 구두 세트다. 명품이다. 여자에게 쓰는 돈을 아끼지는 않는다. 자식이 많은 것도 아니다. 없다. 법적인 가족이 있지도 않다. 나 죽으면 소용없는 돈들이다. 쓸데없이 낭비를 하지는 않지만 구두쇠처럼 안 쓰고 살지는 않는다. 그녀가 감격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내 입술에 살짝 입맞춤한다. 사무실이라 격식은 차리고 있지만 직원은 그녀뿐이다. 내가 살짝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꾸짖는다. “사무실이야. 미스 한...마음에 들어?” “피...너무 예뻐요. 사장님!” “조심해. 안에 향수도 있어.” 그녀가 박스를 안고 있는 것이 불안하다. 그녀는 선물박스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향수병을 찾아냈다. 기쁜 표정으로 향기를 음미한다. “휴가는 어쩔래?” “음...희수가...” “응? 희수가 왜? 무슨 일 있어?” 내 첫사랑 사촌누나의 딸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다. 한 동안 내게 연락이 없어 조금 걱정은 되었다. 가끔 수경의 집에 놀러온다고 했다. 그녀를 통해 희수에게 별일 없음을 전해 들었다. 원조교제문제로 속을 섞였었는데 이제 좀 안정을 찾은 것이다. 누나와는 그 날 이후 약간 거리를 두고 있다. 자형과의 이혼문제도 있고, 예민한 나이의 희수를 생각에 자제했다. 누나도 내 마음을 안다. 누나와 나는 서로 전화통화만으로 위안을 삼았다. “저기...그러니까 저랑 사장님이랑 함께 바다에 가고 싶다고...” “응? 대학 친구들과 여행갈 예정이라며...” “사실 별로 친하지도 않고...저도 사장님이랑 가고 싶은데...희수랑 함께 가면...” 그녀는 뭐가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힌다. 내가 경화와 해외로 휴가를 다녀온다는 말에 없는 친구들과 여행을 만들었던 것이다. 과동아리에서 가는 여름여행이 있지만,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희수랑 함께 가게 되면 불편한 점이 생긴다. 바로 밤이 문제다. 희수랑 함께 한 방을 쓰면 나와 아무것도 할 수없다. 귀여운 여자다. 한 때 강남에서 잘나가는 룸에서 일했던 수경이다. 그 가게에서 넘버원이었다. 강남 일대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빼어난 미모였다. 머리 속이 텅 빈 글래머가 아니었다. 손님과 어느 정도 대화가 되는 지성도 겸비한 그녀였다. 그러나 그녀의 인기는 다른 이유가 더 있었다. 수경의 손기술과 페라치오는 부처님도 싸게 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 그녀가 나와 섹스를 못할지도 모르는 여행이 아쉬운 것이다. “함께 가자. 금요일에 모텔 오픈하고, 토요일 출발하면 되겠네.” “희수도?” “당연하지. 사랑스런 조카가 바다가 보고 싶다는데...어디 갈까?” “조카만 사랑하고 저는요?” 그녀가 살짝 토라진 척한다. 자신의 마음도 몰라준다고 시위하는 듯하다. 다른 계획이 있지만 그녀를 좀더 놀려주고 싶다. “응? 너도 사랑하지. 그리고 너도 희수 좋아하잖아.” “하지만...그러면...” 그녀가 또 얼굴을 붉힌다. 예전에 강남에서 잘나가던 그녀가 아니다. 고등학교 때 일진 짱 “흑장미”가 아니다.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순진한 소녀의 모습이다. 사랑스런 그녀를 더 곤란하게 하면 안될 것 같다. “걱정 마. 희수는 다른 방에서 잘 거야.” “예? 어떻게 그래요? 나랑 자려고 할...” “누나가 함께 가면...모든 문제가 땡...오케이?” “아...그럼...” 수경의 얼굴은 홍시처럼 붉어졌고 눈은 촉촉이 젖었다. 나는 그녀에게 여행계획을 대충 짜서 희수에게 연락하고 했다. 누나에게는 내가 대신 연락해서 허락을 구하겠다고 했다. 대수는 수험생이라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다. 누나의 선물도 전해줄 겸 누나를 찾을 생각은 있었다. 누나에게 전화해서 점심시간에 간다고 말했다. 방학이라 희수가 학원에 가지 않으면 집에 있다. 누나와 육체적인 기쁨을 나눌 수는 없다. 정신적인 기쁨은 잠깐의 키스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랜만에 일식집과 마트에 가서 관리자들을 만났다. 일식집은 여름에는 약간 비수기다. 모두 바다로 산으로 피서를 가는 통에 다른 계절에 비해 매상이 떨어진다. 정말 더운 한주는 모두 휴가를 줄 생각이다. 다음 주 쯤이 좋겠다. 반대로 마트는 호황이다. 피서를 떠나기 전 왕창 세일되는 주류와 안주를 사는 고객들이 많다. 멀리 떠나지 않고 집에서 방콕을 즐기는 사람들도 그 세일에 편승해서 매상을 올려준다. 쿵... 마트에서 보고를 대충 받고 누나 아파트로 출발하는데... 낯선 소리다. 내 몸이 살짝 앞으로 숙여졌다 돌아왔다. 부딪쳤다. 내 운전경력 20년에 드디어 첫 접촉사고가 났다. 재밌었던 휴가에 이어 기분 좋은 하루가 깨졌다. 앞을 보니 검은색 중형 세단이 내 차 앞 범퍼를 받았다. 운전자가 여자 같다. 살짝 긁힌 것도 아니 움푹 들어갈 정도로 세게 박았다. 그녀의 실수가 99%이상이다. 출발 전 시동만 걸도 정차를 내 차를 와서 들이 받은 것이다. TV에서 많이 보는 목을 부여잡는 어설픈 쇼는 안했다. 목이 아프지도 않다. 나는 차에서 내려 접촉부분을 봤다. 내 애마의 앞이마가 찌그러졌다. BMW Z4 3.0 최근에 차를 바꿨다. 93년 소나타2를 사서 14년을 탔다. 차와 그 사람의 품위를 동일시하는 것을 비웃었다. 작년 연말모임에 갔다가 살짝 기분이 상해서 아끼던 소2를 차고에 넣어두고 새 차를 뽑았다. 외제차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애국자는 아니지만 국산차에 더 애착이 간다. 이 차를 산 것에도 사연이 많다. 나의 새 애마가 다쳤다. 화가 났다. 일단 운전자와 얘기부터 해야겠다. 수리비가 문제가 아니다. 똑똑... 그녀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다. 누구와 통화 중이었는지 핸드폰을 닫는다. 운전 중에 전화를 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창문을 두드리니 그제서 안전벨트를 풀고 내린다. 하이힐을 씻었다고 해도 키가 무지 크다. 거의 170cm는 넘을 듯하다. 검은 정장을 입은 모습이 그냥 아줌마는 아니다. 숏 커트한 헤어가 잘 어울린다. 새침한 듯 다문 입술이 섹시하다. 그녀가 도도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따진다.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에요?” 적반하장(賊反荷杖)... 이럴 때 쓰는 고사성어다.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는지...간단하게 보험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내 성질을 건드렸다. 잘못은 그 쪽에서 했으면서 나를 몰아세운다. 내가 호구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 여자 잘못 걸렸다.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아닌가요? 가만히 있는데 덮쳐놓고...” “뭐라고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경찰 불러요.” “허...어이가 없네요. 보험처리로 간단히 끝내려고 했는데...불러요.” 경찰을 불러봐야 그녀의 과실을 확인하는 것 밖에 안 된다. 거기다 여기는 내 홈그라운드다. 내 마트 주차장이고, 지역경찰과도 안면이 많다. 명백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좀 괘씸하다. 그녀가 전화를 누르다 접촉부분을 보다 전화기를 닫는다. “됐어요. 보험 처리해요. 외제차 타는 게 뭐 유세라고...” 어이가 없다. 그녀가 내 성질을 또 긁는다. 똥 밟았다 생각하고 그만 말을 섞어야겠다. 예쁜 얼굴과 달리 말하는 싸가지가 밥맛이다. 누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녀를 기다리게 하기 싫다. 경찰 오고하면 복잡하다. 또 생각해 보니 내가 좀 불리하다. 그녀가 마트 고객이라면 내 사업장에서 싸워봐야 나만 손해다. 나는 보험회사 전화를 넣었다. 그녀도 어딘가 전화를 한다. 15분이 되지 않아 양쪽 보험사 직원들이 도착했다. 한가한 월요일이라 마트에 손님이 별로 없어 다행이다. 대충 연락처 주고받고 합의 보고 헤어졌다. 내 담당이 내 차를 가까운 정비소로 가져갔다. 그녀도 몸에는 별 이상이 없는지 바로 떠났다. 이경숙(李敬淑)... 그것이 그녀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시작부터 악연과 좋지 않은 첫인상이었다. 그녀를 다시 볼지는 나도 몰랐다.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 예기치 못한 시간에 재회했다. 두 번째 만남은 수경과 휴가를 다녀온 다음이었다. 누나와 희수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회사로 돌아왔다. 택시도 오랜만에 탄다. 내 차는 정비소에 들어갔다. 견적이 150만원은 나오겠다. 뭐 내 돈 드는 것은 아니다. 퇴근하는 수경에게 여행계획에 대해 물었다. “어디 가고 싶은데...희수는 바다면 다 좋다고 하던데...” “가까운 제주도는 어때요?” “사람 너무 많고 붐비잖아. 지금 한참 성수기인데...발리 좋던데...” “싫어요. 거긴...사이판 갈까요?” “후후...질투하기는...희수랑 누나가 여권이 있는지 모르겠네?” “제가 알아보고 준비할게요. 사이판으로 가요. 네?” 난 이 놈의 애교에 너무 약하다. 국내보다 요즘은 동남아가 더 싸게 먹힌다. 돈이 문제는 아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 미지의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 또 묘미가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찬성했다. 경화와 미영을 데리고 다녀온 여행은 내가 주도했었다. 이 여행은 수경이 모든 것을 챙길 것이다. 금요일 모텔 오픈을 하기 전에 좀 바쁜 한 주를 보냈다. 통신업자 한 명을 만났다. 난 살면서 위법한 행위를 하나도 하지 않았던 성인군자는 아니다. 모텔에 경비를 위해 cctv를 설치한 업자다. 군대 후임병으로 근무했던 놈이다. 따로 보수를 두둑하게 주고 잔업을 부탁했다. 한 때 흥신소를 하며 도촬과 몰카를 전문으로 했던 녀석이다. 불법이다. 모텔에 최고급 카메라들을 설치시켰다. 경화와 노예 플레이를 하며 새로운 자극을 많이 찾았었다. 내 안에 “사악함”과 “변태성”이 시킨 일이다. 준공검사를 마치고 오픈하기 전 36개 방 전부를 혼자 설치하기 힘들겠다고 한다. 천천히 해도 되니까 꼼꼼하게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수경과 휴가를 다녀오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로 인터넷에 올리거나 다른 목적으로 촬영하는 것은 아니다. 순수한 내 호기심 충족을 위한 투자였다. 모텔에 딸린 작은 사무실이 있다. 그곳에 최고 성능의 컴퓨터와 책상을 놓았다. 모든 영상들은 그곳에 저장된다. 통신 업자에게 비밀엄수를 요구한다. “왕병장님...독특한 취미입니다. 제 충성심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그래...망치! 너만 믿는다. 다른 일거리 생기면 내가 너 추천하마.” “헤헤...고맙습니다. 그리고 짬장이 집들이 한다는데...” “언제야? 제대하고 한 번 보고 못 봤네. 결혼은 했나보네. 너랑은 연락했냐?” 망치 김기수... 이 녀석 군대에서 목공병이었다. 짬장이라는 놈은 취사병이었다. 신석기였던가? 사실 망치도 10년 전에 우연히 전자상가에서 만났다. 컴퓨터를 구입하러 갔다가 만났었다. 그 뒤 일년에 한번은 보는 사이다. 가끔 녀석에게 손님을 소개하거나 내 사업에 통신관련 일이 있으면 녀석을 이용했다. “아닙니다. 저도 우연히 며칠 전에 봤습니다. 마누라랑 백화점 갔다가 거기서 딱 만났습니다. 많이 변했습니다. 완전 아저씨가 다 되었습니다. 배도 많이 나오고...머리도 벗겨져가 옛날 모습이 안 남았으면 알아보지도 못 했습니다.” “뭐하고 사는데?” “교대 쪽에서 음식점한다고 합니다.” “집들이는 언제?” “다음 주 토요일 7시 대치동 신성 아파트 101동 702호입니다.” “그래. 알았다.” 망치는 아직도 나를 만나면 군대식으로 말한다. 내가 좀 많이 때리기는 했다. 이놈은 내 앞에서 거의 고양이 앞에 쥐다. 짬장 신석기도 망치하고 동기다. 그놈도 내게 무지하게 맞았었다. 그 시절 군대에서 구타는 기본이었다. 탈영과 사고예방이라는 비공식적인 목표를 위한 도구였다. 내가 군기를 담당하던 시절 입대한 신병들 중에 이놈들이 있었다. 좀 부담스럽다. 망치는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아직도 나를 선임병처럼 깍듯이 대한다. 모르는 놈들 등 쳐 먹을지는 몰라도 나를 배신할 놈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놈을 100퍼센트 믿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 내 삶에 지론이다. 90퍼센트 이상 믿는 사람도 몇 없다. 내 여자들은 믿는다. 99퍼센트 믿는다. 남은 1퍼센트는 나도 모르겠다. “믿는다. 잘 처리하고 나중에 전화해. 수요일 쯤 돌아오니까...목요일은 좀 쉬고...음...금요일 저녁에 보자. 거하게 술 한 잔 살게.” “알겠습니다. 금요일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망치와 여러 가지 상의하고 세부적인 지시를 마쳤다. 짬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지만 집들이에 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을 뿐이다. 15년이 넘게 연락도 안 되던 놈이 그렇게 보고 싶지는 않다. 토요일... 수경과 희수 그리고 미숙누나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사이판이다. 희수는 뭐가 좋은지 벌써 신났다. 짧은 청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깜찍하다. 가슴도 약간 볼록하게 솟은 것이 좀 더 크면 한 몸매 할 것이다. 엉덩이도 나이보다 성숙해서 발육이 좋다. “빨리...비행기 놓쳐요...” “넘어지겠다. 조심해. 저 덜렁이...” 하얀 긴 바지에 핑크빛 남방을 입은 누나도 매력적이다. 누나의 알몸을 봐서 알고 있다. 얼마나 익어서 터지기 직전의 농염함 육체를 나는 기억한다. 저 얇은 옷 아래 누나의 뜨거운 몸이 있다. 와락 안고 키스하고 싶다. 참았다. 누나도 최근 안 좋았던 기분이었는데, 나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좋은 듯하다. “천천히 가...아직 시간 남았어. 희수야.” 내색은 않지만 가장 들뜬 여자는 수경이다. 둘이 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한 미소가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다. 검정색 반바지에 탱크 탑을 입은 모습이 레이싱 걸 수준이다. 누나는 수경을 오늘 처음 봤다. 젊고 예쁘고 잘빠진 몸매의 수경에게 약간 위축된 듯하다. 수경도 희수의 엄마이자 내 누나를 처음 만났다. 서로 인사한다. 내가 사랑하는 두 여자가 한 장소에 함께 있다. 함께 여행을 갈 예정이다. 좀 어색하다. “희수...비키니 샀어요. 호호...요즘 애들은 발육도 좋아요.” 수경이 내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응? 수영복?” “계절학기도 끝나고, 목요일 집에서 쉬고 있는 저를 끌고나가서 백화점에서 한 벌 샀어요. 기대하세요. 너무 희수만 쳐다보면 미워할거에요.” “하하...넌 안 샀어? 희수가 네 몸매를 따라가려면 아직 좀 멀었잖아. 크크!” 나는 누나와 희수 몰래 수경의 엉덩이를 살짝 쥐었다 놓았다. “어머...사람들 봐요. 주책이야. 붸...전 원피스에요.” “아...쩝...아쉽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오일을 발라주는 꿈을 꿨는데...” “변태...색마...바람둥이...붸...” 수경은 내게 혀를 내밀며 희수에게 걸어간다. 희수와 팔짱을 끼고 수다를 떠는 수경을 보고 웃었다. 누나가 내게 걸어온다. 희수와 수경의 사이에서 대화가 될 리 없다. 세대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수경을 보며 내게 야릇한 시선을 던진다. “수경씨가 애인?” “하하...누나까지...애인이라 할 수도 있고...아닐 수도 있고...후후!” “무슨 대답이 그래? 맞지?” “맞으면...머리 끄댕이 잡고 한 판 싸우게...크크...” “흥...바람둥이. 맞구나. 짐작했어. 왜 결혼 안 해?” “하하하...바보 같은 질문! 나 결혼 안 해.” 내 웃음이 조금 컸는지 희수와 수경이 돌아본다. 나는 손을 흔들어준다. 그녀들은 또 다시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누나는 내 눈을 보며 슬픈 눈으로 묻는다. “그녀를 사랑해?” “사랑? 아마도...” “그럼 난?” “당연히 누나는 사랑하지. 가장 많이...” “그렇구나. 난 네 사랑들 중 하나일 뿐...” “누나! 그 얘기는 나중에 해. 누나에 대한 내 마음은 가볍지도 변하지도 않아.” “알았어. 비행기 시간 다 되었어.” “누나...” 내가 누나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어색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촌누나와 남동생이 손을 잡는다고 이상한 눈으로 보는 놈이 이상하다. 속사정을 알면 손가락질할지도 모른다. 누나가 손을 빼려고 한다. 나는 더 세게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누나가 나를 보며 얼굴을 붉힌다. [놔줘...그렇게 보지 마...] [누나...사랑해...] [당신...] [사랑해...미숙아...] “아...” “누나. 그냥 편하게...즐기자...여름이잖아.” “응...미안.” “그 미안은 이제 그만! 바다가 기다린다. 출발!” 희수와 수경은 벌써 게이트 안으로 사라졌다. 엄마와 삼촌은 안중에도 없다. 수경은 미숙누나가 약간 부담스러운 듯 보였다. 자연스럽게 친해져야 한다. 미숙누나는 수경과 내가 뜨거운 사이라는 것을 이제 안다. 수경은 희수가 삼촌에게 품은 짝사랑을 알고 있다. 희수는 엄마의 첫 사랑을 알아버렸다. 사랑의 고리들은 복잡하게 얽혀버렸다. 미숙은 대근의 사랑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녀는 유부녀다.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 이혼을 해도 그와 함께 할 수 없다. 그것이 그녀의 현실이다. 그래서 더 그에 대한 사랑이 애탄다. 수경이 부럽다. 질투난다. 약간 밉다. 내 남자를 공유한다는 것이 싫다. 그러나 표현할 수는 없다. 수경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사랑이다. 수경은 희수의 마음을 눈치 챘다. 희수의 짐작대로 그녀의 두 번째 사랑은 그녀의 삼촌이다. 오빠와 오피스텔에서 정사를 펼치는 것을 희수에게 들켰다. 오빠는 아직 모른다. 그날 침실을 훔쳐보던 희수의 존재를 모른다. 아직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할 듯하다. 어린 희수가 힘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섣불리 희수에게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오빠에게 털어놓기에도 어렵다. 희수와 오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희수는 엄마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처음에는 의심만 들었다. 의심한 자신을 자책했다. 그런데...엄마의 첫사랑이 삼촌이다. 그녀도 들어서 알고 있다. 근친상간은 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우연히 엄마와 삼촌의 통화를 들어버렸다. 엄마는 삼촌에게 “당신”이라 불렀다. “사랑해”를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행복했다.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다. 수경언니와 삼촌의 관계도 안다. 아니 직접 보았다. 둘이 사랑을 나누는 섹스를 훔쳐봤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삼촌과 언니 그리고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삼촌이 사랑하는 여자는 누구일까? 엄마? 언니? 또 다른 여자? 삼촌이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프리섹스를 즐기는 독신주의자? 그러면...엄마와 언니는 삼촌에게 어떤 의미일까?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엄마와 언니 그리고 삼촌 관계는 이상한 사랑이다. 푸른 하늘..하얀 구름...푸른 바다... 사이판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여자 셋을 에스코트하며 렌트한 차를 운전했다. 사이판은 몇 번 왔었다. 현지 가이드처럼 자세히는 모르지만 초자 가이드보다는 낫다. 수경이 예약한 숙소로 차를 몰았다. 한 참 뜨거운 오후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방을 두 개 예약했다. 하나는 방이 두 개짜리로 좀 크고, 다른 하나는 좀 작다. 큰 방을 여자들이 작은 방을 나 혼자 사용한다. “바다...흐음...언니...가자...빨리...” “잠시...짐 정리는 하고 가야지....저...큰...언니.” 희수는 수경에게 바다에 가자고 벌써 난리다. 수경이 누나를 부른다. 족보가 이상하게 꼬여버렸다. 희수의 엄마가 어떻게 언니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미숙누나는 나이 들어 보이기 싫었다. 그렇지만 아들보다 4살 많고 자신과 19살이나 어리다. 언니 동생하기에는 너무 나이차이가 많다. 그 관계의 설정에는 내 영향도 크다. 누나는 수경과 내 관계를 알고, 수경은 오빠의 누나니까 언니가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희수가 수경에게 이모 혹은 고모라고 하면 족보는 돌아온다. 그러나 희수는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냥 언니로 시작된 관계를 돌리기 싫은 듯하다. 8살 차이에 이모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어째든 여자들 사이에 호칭은 좀 미묘해졌다. 나는 아름다운 세 여자들과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응? 왜?” “수영복 가져오셨죠? 함께 가요...바다!” “둘이서 먼저 가. 나는 별로...” “엄마...수영복 가져왔잖아...가자. 응?” “내일...오늘은 좀 피곤하네.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누나는 여행준비에 비행이 피곤했다는 몸짓을 보인다. 희수는 나를 돌아보며 묻는다. 다함께 온 여행이므로 모두 즐거워야한다. “삼촌은?” “나? 갈게...엄마랑 같이...누나! 잠시 할 얘기 있는데...” “응.” “빨리 와...둘 다...언니 가자.” “어...그래. 오빠 조금 있다 봐.” 나는 그녀들과 헤어져 내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벨소리가 들린다. 누나가 내 방 앞에 서있다. 반바지에 민소매 티를 입었다. 옷을 갈아입은 듯하다. 나는 문을 열고 누나를 끌어당겼다. 누나가 내 품에 안겼다. 난 발로 문을 닫았다. “흡...쭈웁...당신...” “쭈우...쭈웁...미숙아...”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정신없이 탐했다. “하...학...너무해. 나 이제 어떡해?” “쪼옥...왜?” “당신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아. 나를...이렇게 만들어 놓고...흡...” 내가 다시 누나의 입술을 덮으며 침실로 향했다. 민소매 티 아래로 누나의 젖가슴을 만졌다. 누나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그녀도 적극적으로 내 중심에서 발기하는 왕좆을 쓰다듬는다. 내 숨소리도 가빠졌다. 누나와 서로의 옷을 거침없이 벗긴다. 민소매 티 아래 하얀 브래지어도, 반바지 아래 하얀 팬티도 전부 사라졌다. 내 바지아래 사각 팬티도, 남방도 누나의 손길에 없어졌다. 우리는 태초의 아담과 이브처럼 알몸이 된다. 누가 먼저 시작한 것은 아니다. 침대에 누워 서로의 육체를 탐한다. 시작은 마주보고 누웠다. 누나의 손은 껄떡거리는 왕좆을 자극한다. 내 손은 흔들리는 유방을 애무한다. 뜨거운 사이판의 공기보다 더 뜨거운 흥분이 침실을 가득 채웠다. “아흑...아...뜨거워...당신...” “좋아...아...으음...예뻐...미숙이...젖통...” “아...몰라...당신 미워...아흑...” 정말로 미운 것은 아니다. 그날 이후 처음이다. 그녀는 몸이 달아있었다. 딸의 눈치 때문에 더 조심해야했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 때문에 서울에서 만날 수 없었다. 이곳은 서울이 아니다. 먼 이국 땅 사이판의 호텔이다.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의 몸 아래로 내려갔다. “쭈웁...이 향기...좋아...쪼옵...” “아...못된 사람...아흑...보고 싶었어...으음...” 그녀도 내 움직임에 맞춰 엎드려 왕좆을 입에 물었다. 여성 상위 69자세다. 우리는 서로의 보물을 놓지 않겠다는 듯 물고 빨았다. 그녀의 비밀계곡에서는 애액이 흐른다. 왕좆에서도 살짝 겉물이 새어나온다. 누나의 입속으로 모두 들어갔다. 그녀의 침으로 녀석이 번들거린다. 참을 수 없다. 나는 일어나 누나의 두 다리를 잡아 힘껏 벌렸다. “아흑...부끄럽게...아...들어왔어...당신 꺼...” “으음...이 느낌...미숙이 보지는 너무 쫄긴해...” “아...그런 말...하학...말고, 어서...어서...아흑...” “누나...” 질꺽질꺽...푹푹...뿌직뿌직... 내 펌프질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더운 공기와 뜨거워진 몸의 마찰소리가 방안을 채운다. 나는 누나의 가랑이 사이 깊은 골짜기를 거칠게 탐한다. 누나는 다리를 돌려 내 허리를 감는다. 두 남녀의 뜨거운 정사가 본 궤도에 올랐다. “아아...아흑아흑...” “하학...으윽...쫄깃쫄깃한 누나 보지...쭈웁...” 누나의 보지를 공략하며 내 혀는 누나의 입술도 점령했다. 우리는 밖에서 희수와 수경이 기다린다는 생각도 잊고 섹스 삼매경에 빠졌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흘렀다. 누나의 오르가즘과 함께 내 사정도 이루어졌다. “아아아아....여보....” “아학...으윽....싼다...미숙아...” 그녀는 절정에 몸을 떨며 헐떡인다. 덥지도 않은지 누나는 내 몸을 꼭 껴안는다. 땀으로 끈적거리지만 사랑스런 누나의 육체를 보듬어준다. 우리는 잠시 그렇게 누워서 짜릿한 후희를 즐겼다. “수영복 가져왔다며...입고 함께 나가자.” “부끄러워서...몸매도 별로 자신 없고...” “희수 기다리잖아. 같이 가자. 너 없으면 나도 별로야.” “피...바람둥이. 잘 빠진 수경이 있잖아. 거짓말도 잘해...아얏!” 내가 누나의 유두를 살짝 꼬집었다. “여기까지 와서 바다에 안 들어갈 거야.” “그럼...그냥 반바지 입고 나갈게.” “수영복 갈아입어.” “싫어.” “서방님 명령이야.” “호호...네...” 좀 무섭게 그녀에게 명령했다. 약간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를 그녀도 눈치 챘다. “서방님”이라는 표현이 좋았는지 웃으며 대답한다. 그녀가 자신의 옷을 빨리 입고 방을 나서며 한 마디 한다. “몸매 별로라고 비웃으면...죽어...요.” “어...걱정도 팔자다. 난 미숙이 더 늙고 뚱뚱해져도 비웃지 않아. 사랑하지...” “좀 있다 봐요.” “애들 앞에서 말조심 해야겠어. 누나...” “응...” 객실의 뒤편은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해변이다. 바다와 객실 사이에는 풀장도 3개 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내가 10분 후에 호텔 뒷마당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계단을 내려서 다가오는 늘씬한 여성이 눈에 확 띄었다. 온통 하얀색이다. 하얀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누나가 보인다. 햇볕을 가리는 하얀 모자도 잘 어울린다. 예쁘다. 에스라인은 아니지만 잘록한 허리, 쭉 뻗은 종아리, 약간 부끄러운지 스카프처럼 보이는 흰 천으로 아래를 살짝 가렸다. 유방을 역시 크다. 수영복 안에 모두 감추기 힘들어 보인다. 웨이브가 들어간 긴 헤어를 흰 끈으로 살짝 묶은 후 모자를 섰다. 상상이상이다. 그녀의 모습은 환상이다. 누가 저 여자를 42살 유부녀라고 하겠는가? “레이디! 아름다우십니다.” “고마워...호호!” “오늘 아름다운 당신을 모시는 영광을 제게 주시겠습니까?” “좋아. 빨리 가자. 애들 기다리겠다.” 누나도 나랑 오랜만에 몸을 풀어 기분이 좋아진 듯하다. 여행의 피로와 그 동안의 스트레스들이 모두 사라진 듯 밝은 얼굴이다. 처음 출발할 때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역시 여자는 자주 패야한다. 좆 몽둥이로 삼일에 한 번쯤은 패줄 필요가 있다.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사이판에서 휴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4박5일 동안 너무 무리했다. 첫날은 낮에는 누나와, 밤에는 수경과 정사를 나누었다. 둘째 날은 모두 함께 배를 타고 스쿠버 체험을 했다. 수경이 첫날 정사가 피곤했는지 둘째 날 밤에는 오지 않았다. 다른 여인이 찾아왔다. 누나였다. 뜨거운 여자가 되어버린 미숙누나는 수경이 자는 것을 확인하고 내게 왔다. 셋째 날은 수경과 희수가 스쿠버를 가고 없을 때, 누나와 또 뜨거운 한낮의 정사를 벌렸다. 밤은 수경의 차지였다. 넷째 날 낮에는 희수와 누나가 관광을 나간 사이 수경과 시간을 보냈다. 삼일동안 하루 평균 두 번의 섹스를 했다. 힘이 좀 달렸다. 그래도 행복한 날들이었다.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밤이었다. 모두 함께 호텔에서 준비한 공연을 보고 술도 약간 마셨다. 미성년자인 희수도 나의 보증과 엄마의 허락을 받아 약한 칵테일을 먹을 수 있었다. 이국적인 남국의 땅에서 우리의 휴가는 끝나갔다. 아쉬움이 남겠지만 다음에 또 오면 된다. 그날 밤... 내 방에는 두 여인이 번갈아 다녀갔다. 수경이 나와 누나의 관계를 알아버렸다. 상관없다. 처음 좀 놀란 듯 했지만, 누나와 내 사이를 이해했다. 누나는 수경에게 알려진 것이 부끄러워했다. 누나도 나와 수경의 육체적 관계를 알고 있었다. 서로의 눈을 피해 내 방을 찾았다. 나는 두 여자 모두 공평하게 뜨겁게 안아주었다. 그녀들이 돌아간 방에 나만 남겨졌다. 두 번의 섹스로 약간 지쳐 잠이 들었다. 갈증이 나서 일어났는데 방안에 누가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도둑인 줄 알고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그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문 앞에 서있다. 왜소한 체형이다. 희미한 불빛 사이로 보이는 윤곽이 여자 같다. 박희수... 그곳에 희수가 서있다. 도둑보다 더 놀라운 등장인물이다. 늦은 밤이다. 그녀가 왜 내 방에 온 것인지 모르겠다. 직감보다 더 빠르게 그놈이 반응했다. 왕좆이 껄떡거린다. 두 여자와 정사 후 알몸으로 자고 있었다. 희수를 보고 욕심내는 나쁜 삼촌의 부하다. 나는 허둥거리며 팬티를 찾았다. “삼촌...” “희수야...잠시만...이 시간에 무슨 일이니?” “나...다 알아요. 삼촌과 수경언니...그리고...엄마...” 내 몸이 굳었다. 순간 돌이 되어버렸다. “헉...어떻게?” “우연히...들었어요. 우연히...봤어요. 그리고...흐흑...흐흑...” 큰일이다. 예쁜 조카가 힘들었을 것이다. 수경과 나 사이는 짐작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나와 내 관계는 그녀가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봤다고 한다. 무엇을 보았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안다는 것이 문제다.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혼자 끙끙 앓았을 것이다. 겉으로 항상 웃던 희수였다. 그녀가 운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잠시 망설이다 안아주었다. 내 품에 안겨 우는 아기 새는 길을 잃었다. 보듬어 주고 싶다. 욕정이 아니다. 자식을 걱정하는 부성애에 가깝다. 누나와 관계를 생각하면 그녀는 내 딸이다. 내 정자로 만들어진 자식은 아니지만 더 사랑스러운 내 딸이다.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희수가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나는 말을 잃었다. 아빠 같은 마음으로 위로했다. 누나와 나 때문에 힘들었을 그녀를 달랬다. 그런데...그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성과는 달리 내 안에 사악한 본능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처녀다. 그 사랑스런 처녀를 내가 가지고 싶다. 다른 놈들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다. 엄마와 딸을 동시에 가지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나는 희수의 처녀를 먹었다. 희수는 많이 아파했다. 내게 또 다른 사랑의 방이 만들어졌다. 작고 여리고 아직은 어리지만 나를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공간을 마련했다. 그 공간에 그녀가 들어왔다. 나는 나쁜 놈이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녀가 나를 원했다. 그녀를 거부해야했는지도 모른다. 누나가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날... 우리는 모두 서울로 돌아왔다.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여름 휴가였다. 누나와 희수를 태워주고, 수경도 오피스텔에 내려주었다. 집에 도착한 나를 경화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수경과 여행을 다녀온 것을 그녀도 안다. 나는 경화에게 솔직하다. 그녀에게 거짓말로 거짓행복을 주고 싶지 않다. 내가 다른 여자를 안으면 안았다고 그녀에게 말해준다. 경화가 질투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경 혹은 다른 여인을 안고 집에 안 들어오면 조금 삐진 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다. 자신을 더 사랑해달라는 표현의 하나다. 미경을 만나는 것도 안다. 다른 많은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이미 알았다. 나중에 만난 경숙의 딸 신미영은 경화의 딸 정미영과 친구 사이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두 여자는 공통분모(나)와 공통분자(딸들)을 통해 친해졌다.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은 집에서 쉬었다. 목요일... 집에 있는 나를 피곤하게 만든 것을 경화의 딸 미영이다. 거의 일주일 만에 집에 들어온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녀에게 내가 아빠다. 희수와의 일 때문인지 미영을 보는 내 마음에 사악함이 살짝 일었다. 그러나 미영은 너무 어리다. 훗날 그녀가 스스로 원한다면 모르지만 강제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11살짜리를 건드리면 진짜 사악한 놈이 된다. 희수가 15살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벌써 여자가 되는 중이다. 내년이면 16살에 고등학생이 된다. 그에 비해 아직 미영은 애기다. 나는 미친 변태 로리콘 대마왕이 아니다. 좀 평범함을 벗어난 사악함을 지니고 있지만 인간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많아 아파트처럼 많은 마음의 방들을 소유했지만, 모두에게 진실한 사랑을 주는 남자일 뿐이다. 금요일... 피부가 따끔거린다. 2주 동안 발리와 사이판에서 너무 뜨거운 태양을 받은 것이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랐지만, 등이 조금 익어버렸다. 병원을 찾았다. 저녁에는 망치 김기수와 약속이 있다. 설치는 모두 마쳤다고 조금 전에 전화를 받았다. 수경은 이번 주까지 푹 쉬고 다음 주에 출근하라고 했다. 강남 이 성형외과... 일식집 단골이 운영하는 병원이다. 피부과도 병행해서 운영한다고 들었다. 명함을 보고 찾아갔다. 어차피 가는 병원이면 아는 곳이 좋을 듯했다. 오후에 강남모텔에서 기수를 만나기로 했다. 이동거리를 생각해서 그 병원을 택한 것도 있다. 사이판의 상쾌한 공기와 달리 서울은 매캐한 느낌이다. 그곳에서 뜻밖의 여자를 만났다. 1시가 살짝 넘은 시간이다. 보통 병원은 12시쯤에 점심시간이다. 이곳은 여회사원들을 상대로 피부클리닉도 하는 곳이다. 1시에서 2시 사이가 점심시간이었다. 병원 문이 닫혀있다. 미리 전화해보지 못한 내 실수다. 다른 병원을 찾기에는 귀찮았다. 모텔에 갔다가 다시 올 생각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간호사 차림의 젊은 여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바쁘게 내리다 나와 부딪혔다. “어머...죄송해요. 제가 좀 급해서...” “아...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그럼...”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는데 그 간호사가 이 성형외과 문에 열쇠를 넣는 모습이 보인다. 갔다 왔다가 귀찮은 나는 병원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저...원장 선생님 계신가요?” “네? 아...지금 점심...시간인데...1시간 뒤에...진료를...” “이 원장하고 아는 사이입니다. 안에서 기다리면 안 되겠습니까?” “그게...저...아...제가 좀 급해서...들어오세요.” 그녀는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한다. 화장실이 급한 모양이다. 나는 그녀를 따라 병원으로 들어섰다. 병원 냄새가 확 난다. 그녀는 화장실로 급하게 걸어간다. 나는 대기실의 소파에 앉았다. 아무도 없어 조용한 병원이 적막하다. 그 때 미약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이상하다. 화장실에 간 그 간호사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병원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여자의 신음소리였다. 화장실로 뛰어간 그 간호사의 소리는 아니다. 화장실과 반대편인 진료실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궁금증이 살짝 일어났다. 의사가 혹시 환자와 야릇한 짓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굴까?’ 김 간호사는 점식을 먹으러 갔었다. 동료 간호사 둘과 함께 근처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다.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팠는데 식사가 나오기 전에 이상 신호가 왔다. 그녀는 평소에 낯선 곳에서 대소변을 보지 않는다. 결벽증은 아니라 버릇이다. 동료들을 두고 급하게 병원으로 돌아왔다. 이 원장님과 닥터 한 그리고 이 실장님은 함께 점심을 먹는다. 병원 앞에서 원장님의 지인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급한 마음에 그 사람을 병원 안으로 모시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괜찮겠지? 원장님 아시는 분이라고 했으니까...’ 그녀는 변비가 있다. 한 번 화장실에 들어가면 기본이 30분이다. 나는 화장실 쪽에서 그 간호사가 나오는지 살폈다. 소변이 아니라 대변인 듯 그녀는 소식이 없다. 소리가 들리는 진료실로 조심해서 다가갔다. 문에 귀 가까이 대고 소리를 엿들었다. “아...아흑...닥터 한...아...좋아...” “실장님...으윽...아...” “아...더 세게...더 깊이...아흑...아앙...” “으윽...실장님...너무 조여...아학...” 남녀의 신음소리가 맞다. 이 원장은 아니었다. 문패를 보니 원장실은 옆이다. 이 방은 “닥터 한경태”의 방이다. 안의 상황이 궁금하다. 어떤 두 남녀인지 모습이 보고 싶다. 왕좆은 벌써 소리에 반응해 바지 안에서 껄떡거린다. 화장실의 간호사가 나오면 좀 창피할 것이다. 그러나 창피함보다 호기심이 더 강했다. 문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렸다. 잠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잠겼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의외로 문은 잠기지 않았다. 병원 입구 문이 잠겼고, 점심시간이라 아무도 없다는 것에 남녀는 방심한 것이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내부가 보인다. 책상과 책꽂이 그리고 의자가 보인다. 남녀의 교성이 더 크게 들렸다. 혹시 화장실에 있는 간호사가 이 소리를 들을까 조마조마했다. “아흑...아아...닥터 한...더...” “이...실장님...아...하학...” 문을 조금 더 열었다. 진료하는 침대가 보인다. 침대 위에 남녀가 하의만 내리고 엉켜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냈다. 동영상 촬영버튼을 눌렀다. 여자의 치마는 허리 위로 말려 올라가 있고 상의 앞부분도 열려 가슴도 드러났다. 여자의 체형이 꽤 크고 볼륨 있는 몸매다. 남자의 자지와 여자의 보지가 결합한 모습이 보인다. 남자의 엉덩이 아래 덜렁거리는 불알이 외설스럽다. 자지가 들락거리는 여자의 계곡과 그 아래 항문까지 보인다. 왕좆이 꼴려 아프다. 여자의 얼굴이 남자의 상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뒷모습만 보여 역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두 남녀의 신음소리로 유추한다면 남자는 “닥터 한경태”가 맞다. 여자는 “이 실장”이라는데 알 수 없다. 병원에도 실장이라는 직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료실에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 여자도 이 병원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 “아아...아흑...나...아아...경태씨 더 세게...아...” “아흑...으윽...나...쌀 거 같아...아...더 이상은...” “조금만...더...아...안돼...좀 더...아...” 남자가 견디지 못하고 먼저 싸는 듯하다. 남자의 허리가 더 빨리 움직인다. 어는 순간 여자의 보지 깊이 넣었던 자지를 꺼낸다. 여자 위로 올라가 그녀의 입에 자지를 넣는다. 여자의 아랫도리가 완전히 드러났다. 카메라 렌즈를 줌인으로 당겼다. 그녀의 보지계곡이 제대로 찍혔다. 정글이라는 표현은 부족하다. 뻥 뚫린 동굴 위로 그녀의 거웃은 아마존 밀림이다. 보지 입구 속살이 꼼지락거리며 아쉬운 듯한 움직임이 카메라에 담겼다. “아...웁웁...꿀꺽...아...” “아윽...경숙씨...” 남자의 자지에서 발사된 좆물을 넘기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여자의 옆얼굴이 보인다.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이다. 홍조를 띠고 남자의 좆을 물고 있는 모습이 색정적이다. 다른 사람의 빠구리를 보고 왕좆이 발기했다. 그 아픔이 참을 수 없다. 한 손은 카메라를 잡고 촬영중이다. 다른 손은 바지위로 그놈을 살살 만져주었다. 자위를 한지 오래되었다. 주변에 내 왕좆을 기다리는 여자들이 너무 많다. 아까운 엑기스를 아무 곳에나 버릴 수는 없다. 화장실에 있는 간호사가 신경 쓰여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물러섰다. 핸드폰 동영상 촬영도 껐다. 여자의 옷은 조금 전 간호사랑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이곳의 직원이 맞는 것이다. 그냥 있을까, 나갔다가 다시 올까를 잠시 고민했다. 진료실 안의 두 남녀가 나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보며 기다렸다. 진료실 문을 열고 의사인 남자가 먼저 나왔다. “헉...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이 원장님 찾아왔습니다.” “지금...점심...시간이라...원장님 안 계신데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여기 간호사 분이 문을 열어주셔서...그 간호사는 화장실에 있을 겁니다.” 의사는 좀 당황했는지 말을 약간 더듬는다. 나는 화장실 쪽을 가리키며 간호사가 문을 열어줘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상대였던 여자는 아직 남자의 진료실 안에 있을 것이다. 그녀의 얼굴도 자세히 보고 싶다. 한번 만났던 여자는 잊지 않는다. 어디선가 봤던 얼굴이었다. “그럼 더 기다리시겠어요?” “꼭 이원장님 아니라도 됩니다. 제가 피부가 좀 따가워서 왔는데...” 나는 “너도 의사 맞지? 네가 봐 줘도 된다. 지금 들어갈까?”는 의미로 말했다. 의사는 조금 당황하는 눈치다. 당연하다. 진료실 안에 밤꽃냄새가 가득할 것이고 그 여자도 그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험...점심...시간에는...진료하지 않는데...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남자는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방으로 황급히 들어갔다. 그 때 화장실 쪽에서 간호사가 행복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시원하게 볼일을 마친 모양이다. 흐른 시간을 볼 때 그녀는 거의 30분이나 걸렸다. 나를 발견하고 얼굴을 붉힌다.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부터 내가 기다렸으니 변비를 들킨 것이 부끄러운 모습이다. “어떻게...더 기다리셔야 하는데? 차 한 잔 드릴까요?” “아니요...의사 선생님 계시던데...” “예? 누가 계시다고요?” “저 방에서 나오셨어요. 잠시 기다리라고 하던데...” 그녀는 내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모두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왜 닥터 한이 병원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병원 열쇠는 모두 가지고 있다. 간호사 셋은 돌아가면서 아침에 문을 연다. 원장님과 실장님 그리고 닥터한도 열쇠는 있다. 언제든지 들어올 수는 있다. 원장님과 식사를 함께하러 나간 사람이 일찍 돌아온 것이 이상하다. 문이 열렸다. 여자가 옷매무새를 고치고 나온다. 검은 색 뿔테 안경을 쓴 모습이 이지적이다. 안경을 벗고 자지를 물고 있던 모습은 낯익었는데, 안경 쓴 모습은 낯설다. 푸른빛의 간호사복에 명찰도 없다. 다른 간호사는 하얀 옷에 가슴에 명찰이 있었다. 그녀는 의사에게 내가 밖에 있다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의사보다 침착한 모습이다. 꼭 다문 입술을 보니 웃긴다. 그 입안으로 남자의 좆물을 받아먹는 것을 봤다. 나의 의문은 오래지 않아 해결되었다. “어머...이 실장님! 점심 식사하러 안 가셨어요?” “어...예약환자 분이 시간을 바꿨는데...아직 안 오시네. 김 간호사는 왜?” “배가 너무 아파서...헤헤...그럼 저는 다시 점심 먹고 와도 될까요?” “어...그래...여기는 내가 있을 거야.” “빨리 올게요. 언니들 먼저 보내드릴게요.” “천천히 먹고 와.” 두 여자의 얘기에 관심 없는 척 신문을 보며 실장이라는 여자를 관찰했다. 안경 하나 때문에 누구인지 더 모르겠다. 큰 키도 특징적이다.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날듯하다. ‘어디더라?’ ‘큰 키, 잘빠진 몸매, 숏 헤어...간호사?’ ‘안경만 없으면...알 것도 같은데...’ ‘아...생각났다. 싸가지 없는 그년이군.’ 그녀와 나의 두 번째 만남이다. 그녀의 얼굴에서 안경을 상상으로 지웠다. 간호사복 대신 검은 정장으로 바꿔 생각하자 바로 기억났다. 이주일 전쯤 우리마트에서 접촉사고를 냈던 그녀다. 싸가지 없는 말투만 아니라면 꽤 미인으로 기억될 여자였다. 그녀와 두 번째 만남도 내게 충격을 주었다. 첫 번째 만남은 육체적 충격이었다. 두 번째는 정신적이다. ‘닥터 한이라는 의사가 남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녀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보인다. 그날은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몰랐다. 결혼한 유부녀의 느낌은 없었다. 천천히 훑어보니 손가락에 결혼반지가 보인다. 바람난 유부녀다. 나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어떤 놈이 남편인지 불쌍하다.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빠구리장”에 다니는 것이다. 직장 동료인 의사와 바람난 간호사였다. 실장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보아 꽤 지위가 있는 간호사일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내게 다가온다. “이 원장님 찾으셨다고요? 좀 더 기다리셔야 해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까 만난 그 의사에게 진료 받으면 되죠.” “그러세요. 그럼 잠시만...기다리세요.” 그녀는 안내 데스크 뒤로 이동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처음이시죠?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네. 처음입니다. 왕.대.근.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조금 서운한 마음도 생긴다. 좋은 인연이 아니었다. 굳이 나를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촬영한 영상으로 이 여자를 따 먹을까? 남편 외 남자에게 가랑이를 벌리는 것으로 보아 뻔하다. 확실하게 확인은 해 봐야한다. 골드 미스인 경우에는 내가 이상한 놈으로 몰린다. 의사와 연인 사이일 수도 있다. “아름다운 간호사님은 성함은 어떻게?” “네? 아...전 이숙경(李敬淑)이에요. 접수와 상담을 담당하고 있어요.” “혹시 개인 명함도 있나요? 제가 환자들 소개할 때 알려드리고 싶은데...” “그건...잠시만...여기 있어요.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내 말은 약간 작업성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프로였다. 그날의 그 쌀쌀함과 도도함은 보이지 않는다. 고객에 대한 친절함만이 보인다. 요즘은 병원도 서비스 시대에 돌입했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들의 평가와 소문이 좋아야한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내게 명함을 한 장 준다. 그 때 테이블 위 전화기에 빨간불이 점등되었다. 안에서 의사가 다음 환자를 부르는 신호였다. 내가 문을 열고 진료실로 들어섰다. 익숙한 냄새가 난다. 밤꽃향과도 비슷한 그것이다. 창문을 열어두었지만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냄새가 아니다. 의사 앞에 앉았다. 의사와 간단한 면담 후 등을 벗어 보여주었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주사를 한대 맞고 바르는 연고를 처방받았다. 주사는 그녀가 놓았다. 주사실로 따라갔다. 흥분된다. 그녀가 내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다고 생각하니 짜릿하다. 그녀 앞에서 엉덩이를 내리는데 살짝 꼴렸다. 주책 맞은 왕좆 녀석이다. 그녀의 손이 내 엉덩이를 살짝 때릴 때 묘한 쾌감이 생겼다. 다음을 기약하고 그녀와 헤어져 병원을 나섰다. 병원 건물 입구에서 이 원장을 만났다. “어...왕 사장님 여기는 어떻게?” “안녕하세요. 이 원장님! 병원에 아파서 왔죠...하하하!” “어디가 많이 아파요?” “휴가 가서 너무 태웠나 봅니다. 치료받고 가는 길이에요.”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하고 가세요.” 이 원장이 살갑게 말한다.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얼굴이다. 30대 같으면서 40대 같기도 한 야릇한 외모다. 커리어우먼답게 지적으로 보이는 이원장이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다. 나를 약간 올려다본다. 우리 일식집에 자주 오는 특급고객이다. 이혼을 했다고 들었던 것도 같다. 틈을 보여주지 않아 이 여자는 작업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다. 이경애(李敬愛)... 조금 전 그녀와 이름이 비슷하다. 닮았다. 도도하면서 새침한 입술과 눈이 닮았다. 경숙과 나이차가 거의 없어 보인다. 혹시 하는 마음에 이 원장에게 물었다. “이원장님 혹시 이경숙씨하고는 자매인가요?” “어머...왕사장님 어떻게 숙이를 알아요?” “맞나 보네요. 병원에서 봤어요. 자매가 모두 미인이세요.” “호호호...칭찬으로 듣겠어요.” 그녀가 입을 가리지 않고 환하게 웃는다. 하얀 치아가 섹시하게 느껴진다. 저 입 안으로 왕좆을 넣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참아야한다. 지금은 여의사보다 저 위의 간호사 경숙이 더 꼴린다. “경숙씨 결혼했나요?” “오...관심 있어요? 어쩌나 경숙이 아이엄마인데...전 어때요?” 이 여자 평소와 달리 적극적이다. 내가 같이 식사 한 번하자고 할 때는 정중하게 거절했던 여자다. 동생에 대한 질투인가? “항상 바쁘다고 거절하시더니...요즘 좀 한가한가 보네요. 언제 볼까요?” “어머...진담이세요?” “비싼 밥 먹고 빈말하지는 않는데요. 한가한 시간에 전화주세요.” “비싼 밥 사달라고 할거에요. 호호!” “그럼...다음에 뵙겠습니다. 전화 기다립니다.” “안녕히 가세요. 기다리시면 부담되는데....호호!” 이 원장과 헤어져 돌아가며 두 여자를 생각하다. 우리 일식에서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이 원장의 반응이다. 의외로 그렇게 차가운 여자는 아니다. 경숙에 대한 정보도 약간 얻었다. 일단 예상대로 그녀는 유부녀였다. 아이까지 있다고 한다. 의사는 이 원장 밑에서 일하는 것 같다. 불륜이다. 이혼녀도 싫지 않다. 부담 없이 즐길 수만 있다면 유부녀보다 더 좋다. 남의 아내를 탐한다는 스릴은 없지만, 저 정도 미인이라면 환영이다. 병원을 나서 모텔로 돌아오며 경숙을 어떻게 따먹을까 생각했다. 증거는 있지만 얼굴이 자세히 찍히지 않았다. 결혼한 지 여부만 알아냈다. 작업 대상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월요일에 병원에 다시 가야한다. 그 전에 계획을 수립해야겠다. 그녀의 언니도 맛있어 보인다. 자매를 함께 먹을 수 있다면 환상적인 맛일 것이다. 내 안에 사악한 본능이 꿈틀거린다. 사랑이 아니다. 욕망이다. 모텔에 돌아와서 직원들을 만났다. 오픈 후 그렇게 크게 매출이 좋은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휴가 시즌이라 서울 시내에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 평일은 한산하다. 카운터를 담당하는 젊은 아가씨와 청소 및 소모품등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셋이다. 직원들은 모두 아줌마들이다. 그녀들은 인건비도 싸고 부지런해서 마음에 들었다. 모텔 이곳저곳을 꼼꼼히 둘러보고 있을 때, 망치가 찾아왔다. “잘 다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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