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의 추억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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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7,1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버블의 추억 - 5부
버블의 추억현재
현승, 현림은 후쿠시마시의 싸구려 호텔에 누웠다.
현림이 말했다.
“형. 형은 어떻게 그 때 지분을 처분할 생각을 했어? 그 때는 전일본이 다 비웃었잖아.”
“전세계가 다 비웃었지.” 현승은 웃으며 대답한다.
“왜 그런 결정을 했었어?” “해야 할 때는 해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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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 나리타공항.
현승은 7월 그 사건 이후 다이쇼의 명령으로 서울로 내쫓겼고, 서울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부동산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아직 큰 실적은 없었지만, 준비는 확실히 해나가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중, 오쿠타마 정신장해자 수용소 도후원 (1회 참조) 에서 그에게 급한 텔렉스가 왔다.
“백현승씨에게. (그들은 그의 일본 이름을 모른다) 유키 미카코 씨 위독.”
내용은 그것뿐이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는 곧바로 나리타공항으로 출발했던 것이다.
공항에는 현승의 옛 밀정이었던 오하시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차로 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하시군. 지금 회사 사정이 어떤가?”
“다이쇼는 전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프랜시스 듀포와 함꼐, 세계의 유명인사들을 만나느라 정신이 없으십니다. 하지만…”
그는 간신히 구한 듯한 재무지표들을 현승에게 보여 준다.
“닛케이 지수가 폭락한 이후에는 자금이 잘 안 돕니다. 더우기 트리옹페 사의 부채가 생각보다 많다는 말이 나돌더군요.”
“자네. 혹시 서울에서 일할 생각은 없나?” 현승이 물었다. “서울에 있기도 했지 않나.” “저는 일본이 좋습니다.”
현승이 말한다. “이미 일본 부동산은 오를 만큼 올랐어. 이젠 꺼질 일만 남았지. 한국은 부동산이 오를 게 너무나 많아. “
오하시의 얼굴빛이 약간 달라진다. 하지만 그는 말했다. “일본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어쩔 수 없군. 어쨌든 자료는 감사하네.”
회사에 들어오는 수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특히 해외에 여기저기 무작정 인수해 놓았던 유키 호텔들의 손실이 상당히 컸다.
유키라고 이름만 바꾸어 달았지, 서비스도 나아지지 않았고, 현지에 맞게 경영하지 않고 일본에서 관광호텔 경영하듯 경영해서, 모두 합해 한 달에 손실이 거의 10억엔씩 난다.
더우기 도쿄 각지에 있는 100개가 넘는 빌딩들에서 세가 잘 걷이지 않았다. 돈 놓고 돈 먹기, 빚 놓고 빚 먹기 판이 끝나가기 문이었다.
유키 가의 총 자산은 2조엔, 150억달러 (지금 돈 60조원)라고 했던 미국 경제잡지의 보도는 과장된 면이 많았다는 것을 서울에서 지내 보니 현승은 알 수 있었다. 그가 한국에서 유키 가와 상관없이 행동해도 아무 제재도 없었고, 한국의 비지니스맨들은 유키 가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이다. 다이쇼가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도 주연 배우는 프랜시스 듀포이고 다이쇼는 조연이라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도 슬슬 하락할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현재의 부채비율이라면 부동산 가격이 20% 정도만 떨어져도 전체 자산이 0이 될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다시금 재무재표를 보던 그는 지난 10월 수입이 52억엔, 지출이 138억엔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중 거의 1/3이 트리옹페 사의 이자비용이었다! 원금까지 합하면 거의 반에 가까운 돈이었다. 하지만 이 돈을 빼도 한 달에 17억엔이 손실이다.
안되겠다. 그는 곧바로 차를 회사로 돌리라고 명했다.
치요다구 유키 빌딩을 올라오는 현승은 회장실이 있는 층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직원들에게 제지된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 “왜지요?” “무슈 듀포가 오셨습니다.”
하필 그 새끼는 오늘 오는 거야? 그는 할 수 없이 한 층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이 때 그의 눈 앞에 유키 세츠코, 전에는 구조 세츠코라고 불리던 여자가 나타났다.
“어머, 켄케이씨. 오랫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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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들 잘 있습니까?” “네, 잘 있어요.”
그녀는 교토의 명문인 후지와라씨 중에서도 종가에 속하는 구조 가문의 딸이며, 말투나 행동에서 교양과 허세, 가식이 줄줄 흘렀다. 지금 입은 옷도 심플한 것 같이 보이지만 매우 비싼 것이다.
“아시는 지 모르겠지만 저는 히데토시 (재준)씨와 약혼했어요.”
그렇구나. 저 여자는 재준이 홑껍데기라는 걸 알까, 모를까? 상관없는 일이다. 오늘은 이 가문과의 인연을 끊으러 온 것이니까.
“언제 결혼할 겁니까?” “내년 하반기에요.”
이 때 재준이 마침 들어왔다. “켄케이. 무슨 일로 왔어?”
“아, 그냥 오랫만에 일본에 바람 좀 쐬러.” “네가 온 건 분명히 무슨 일 때문일 텐데. 세린, 이제 갑시다. “ “네.”
현승이 물었다. “세린이 뭐죠?” “아, 제가 유학시절에 쓰던 이름이예요. 세츠코는 너무 할머니 이름 같아서, 프랑스식으로 세린느라고 했고 줄여서 세린이라고 하지요. 그럼 이만”. 세린은 도도히 밖으로 나간다.
그러고 보니 현승은 샤오여의 소식을 도무지 알 수 없다. 현림도 말하기를 꺼리는 거 같고.
이 때 이나모리가 내려왔다. “안녕하셨습니까?”
“안녕하세요. 다이쇼를 뵈러 왔습니다.”
“다이쇼는 지금 만나실 수 없다는 건 아실 거 아닙니까?”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습니다.” “꿈 깨세요. 곧바로 캐나다로 출발하실 겁니다.”
“네?” “다이쇼는 몬트리올 교외에 있는 듀포의 저택에서 모두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겁니다. 듀포 가 사람들은 물론 뉴욕의 거물들도 모시고.”
그는 더 할 말이 없음을 알고 곧바로 빌딩을 떠나, 차를 빌려 오쿠다마로 떠나려고 했다… 아니다. 일단 저택에 한번 가 보자.
저택은 전과 똑같았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호화로왔다. 여러 경매에서 사 온 수십억엔짜리 고흐, 마티스, 드가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는 거기 들어가 메이드들을 하나씩 체크해 보았지만, 샤오여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메이드장을 만났다.
“혹시, 중국에서 온 양샤오여는 없나?”
“없어요. 한 달 전에 이나모리가 어딘가로 데리고 갔어요.”
“혹시 쓰던 물건 같은 건? “ “다 버렸어요.”
동작은 하나 빠르군. 도대체 그녀를 놓고 또 무슨 음모가 벌어지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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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해자 요양소 도후원에 도착한 현승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다. 분명히 유키 가문에도 연락이 갔을 텐데? 현림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 새끼는 세계를 다니면서 엽색에 정신이 없다 보니 일본에는 잘 있지 않았다.
그는 미카코가 누워 있는 병실에 갔다 . 의사의 말을 들어 보니, 소생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이미 몇 달 전부터 몸의 거의 모든 기능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특히 현승이 지난 번에 다녀간 후 더욱 그랬다고 했다.
그는 의사의 안내를 받아, 미카코가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던 방으로 갔다. 중증백치인 미카코는 도움 없이는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입장이라, 당연히 유물 같은 건 거의 없었고, 써 놓은 글 같은 것도 없다.
다만 그녀가 매우 아꼈다는, 이젠 낡아서 실밥이 터져 나오는 커다란 곰인형 하나만 있었다.
2조엔 재산가의 법적인 외동딸이 세상에 남긴 게 곰인형 하나라니, 역사에 남을 일이다.
“미카코 씨는 이 곰인형을 가져가려 할 때마다 발작을 했습니다. 딴 건 하나도 기억을 못하고 의식도 못하는데, 이 곰인형만은 엄마가 만든 거라고 절대 못가져간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었지요.”
“이 곰인형 제가 맡아도 되겠습니까? “ “그렇게 하시죠.”
엄마가 준 것? 즉 이쿠코가 준 것이라..
그는 혼자 살아서 바느질을 할 줄 알았다. 그는 직원에게 묻는다. “혹시 바늘과 실 있습니까? 이 곰인형도 곧 미카코 씨를 따라갈 텐데, 터진 모습으로 갈 수는 없지요.” “여기 있습니다.” 직원은 곧 반짓그릇을 갖고 나왔다.
방에는 현승 혼자 있다. 현승은 이쿠코가 미카코에게 준 유일한 물건인 곰인형의 실밥을 가위로 뜯었다.
곰인형 안에 집어 넣은 솜은 이미 눅눅해져 더 이상 쓸모가 없다. 그는 그 솜을 빼냈다… 그런데 솜 안에 종이 한 장이 보인다!
아주 얇은 종이여서 자세히 안 보면 안 보인다. 그는 솜이 흐트러지지 않게 아주 조심해서 종이를 빼낸다.
40여년 전에 펜으로 흘려 쓴 글씨여서 알아보기 힘들었다. 현승은 그것을 일단 나중에 보기로 하고, 주머니 속에 잘 숨긴 후 인형을 꿰매 미카코의 옆에 눕혀 주었다.
참으로 불행한 사람. 하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했을 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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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직원 숙직실에서 자고 있던 현승은 의사에게서 미카코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미카코의 중요성을 다케코도 알고 있을 텐데, 왜 움직이지 않는지 궁금했다. 그는 직원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을 들고 올라오자, 과연 밑에서 고급차들이 여러 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케코의 롤스로이스 (물론 운전수 딸린), 재준의 부가티, 재필의 마세라티, 현림의 페라리, 그리고 다이쇼가 특수제작한 이 지구상에 단 한 대 뿐인 전용차 등…
이나모리가 내려서 현승을 보자 그는 매우 놀란 듯했다. “아니, 켄케이씨. 왜 여기 있습니까?”
“미리 연락을 받았으니까요. “
다케코가 현승에게 꾸짖는다. “너는 왜 알리지 않았냐?”
“연락이 닿아야지요. 제가 연락하면 받지 않는데 어떻게 연락하죠?”
이들은 모두 미카코를 보러 들어갔다. 살아 있을 때에 조금이라도 잘했어야지, 죽고 난 후에 가면 뭐하나? 그리고 분명히 미카코에게 뭐가 남겨졌나 그거 보려고 왔을 텐데, 이미 한 발 늦었다 이거야!
다들 들어가는데, 현승은 이나모리를 잡았다.
“혹시 샤오여가 어떻게 되었는지 압니까?”
“당신은 알 거 없소.”
“나도 다 아는 수가 있지요. 하코네 별장에 있지요?”
이나모리는 놀라는 듯했다.
“그곳에서 특별교육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절대 말하지 마세요.” 이나모리는 입단속을 시켰다. “알았습니다.”
하코네 별장은 다이쇼가 가끔 찾는 곳이다. 현승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1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하코네의 하 자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하코네 별장에서 1년을 있었어도 현승의 한국색은 빼지 못했다. 보나마나 샤오여의 중국색을 빼려고 하코네로 보냈나 본데,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다케코는 현승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현림도 그를 슬슬 피하는 듯했다. 다이쇼가 캐나다에서 돌아오자마자 운영위원회를 할 거 같은데, 보나마나 다케코는 재준에게 회사를 넘기라고 을러댈 것이었고 다이쇼의 양녀라는 세린도 그에 동참할 것이었으니, 운영위원회 7명 중 다이쇼와 현승을 제외한 5명이 찬성할 것이었다.
하지만 현승에게도 복안이 있었다. 어쨌든 미카코가 죽은 이상 유키 가의 당주는 현승이었고, 이는 다케코 일당이 아무리 날뛰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다케코는 현승이 꺾이면 그 다음의 현림은 무능하니, 현림을 허수아비로 세우거나 재준을 차기총수로 세울 듯했다.
하지만 현승에겐 무기가 있다. 하하…
그는 차에 올랐다. 일단 하코네로 가볼 생각이다. 장례식은 어차피 인간들 많으니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
오쿠다마에서 하코네로 가는 길에, 그는 L리아에 잠시 들렀다.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장실에서 편지를 읽기 위해서였다.
“소화 21년 (1946) 3월
사랑하는 딸아. ,… (중략)
세타가야의 도매상 부지는 내 땅이고, 네 땅이고, 우리 유키 가문의 땅이다. 다무라 다카오의 것이 아니다. 회사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다무라 다카오는 호적상으로 내 남편일 수는 있어도, 네 아버지나 유키 가의 당주는 아니며, 유키 가의 재산에는 한푼도 손댈 수 없단다.
다무라 다카오는 만주에서 아들을 낳았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너를 사랑해 줄 남자가 있다면 그에게 넘겨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편지를 찾는 사람에게 유키 가의 당주 자리와 재산이 모두 넘어갈 것이다. 사랑하는 엄마.
(날인) 유키 이쿠코
(날인) 변호사 도이 다다토시
(날인) 증인 사카이 긴코, 나루세 도요히코”
유언장이었다!
유키 이쿠코 여사는 누군가가 미카코를 사랑해 주고 결혼해 주길 끝까지 바랬었던 것 같았다. 그녀가 죽었을 때 한 장의 유언장도 없었는데, 이것이 유일한 유언장인 것이다.
이것을 법정에 제출했을 때에, 어떤 결과가 날 지는 현승도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시간만 오래 끌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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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4시간을 눈 덮인 산길을 달린 후에야 차는 하코네에 도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별장으로 들어가는 뒷길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장지로 유명한 고라에 이르자 그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후, 길을 찾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훈련과정으로 그는 험한 산길을 넘어 별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겪었다.
이제 그 훈련을 써먹을 때가 온 거다. 겨울이라 산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상관 없었다.
그는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왜 그와 별로 친하지도 않고, 많은 대화를 나눠 보지도 않았던 샤오여에게 집착하는지? 그냥 다이쇼가 원하는 대로 살아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다이쇼와 양립할 수 없다. 그는 산을 넘었다. 그리고, 사람 하나 지나가기도 힘든 숲속에 난 샛길을 거쳐 담장에 도착했다. 이 길은 아는 사람만이 아는 길이다.
그는 힘을 다해 담장을 뛰어 넘었다. 의외로 경계는 허술하다. 현승이 일본에 나타났다는 걸 알 테고 이나모리도 그 사실을 아니 경계를 시켰을 텐데?
현승은 안에 들어와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이곳에서 철저히 혼자서 살아가며 기회가 될 때마다 한다 하는 사람들이 와서 공부를 가르칠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잘 배웠냐에 따라 주어지는 먹거리가 달라질 것이고.
그가 안에 들어가자 인기척이 난다. 아, 왜 진작 찾아보지 않았을까?
“누구세요?” 그녀는 중국어 억양이 전혀 없는 일본어로 말했다.
“나. 켄케이.”
그녀는 천천히 문을 열고 얼굴만 내보낸다.
“정말 켄케이 씨예요?” “그럼. 내가 왔어.”
별장은 컸고, 이 외로운 곳에서 할 일이라고는 녹화해 둔 석학들의 DVD를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현승은 스스로가 공주를 구하러 온 기사 같은 생각이 들었다.
현승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별장은 전전(1945년 이전) 의 모습과 같았다. 철저히 다이쇼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라, 다이쇼의 어린 시절을 재현해 놓았다. 북한에선 김일성 김정일의 어린 시절을 가르친다는데, 그거와 다를 바 없다.
하나도 달라진 게 없구나.
샤오여는 평범한 기모노 차림이었다. 일본식 생활을 익히라고 그리 한 거 같은데 , 너무한 게 아닌가? 가뜩이나 여윈 그녀가 더욱더 말라 보인다.
문 앞에는 2명의 경비가 지키고 있었지만, 문 뒤는 아무도 없다. 방 안에 있는 옷장에는 비싼 것은 하나도 없었다.
현승이 말했다. “여기 언제 왔어? “ “4주일 전에…”
“여기서 나가고 싶어, 안 나가고 싶어?” 현승이 묻는다.
“여기서 나가면 부모님은 어떻게 되지요?”
현승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아직 승부를 보기에는 이르다. 다이쇼가 캐나다에서 돌아와 운영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참아야 했다.
“그건 맞는 말이지… 내가 네 부모님을 구해 줄 능력은 없으니까. 이러면 어떨까? 내가 협상을 해서 네 부모님을 구해 준다면.”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손녀랬다가, 아니랬다가, 또 이런 곳에 와서 집중교육을 받다가, 왜 내 인생이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그녀는 그가 오니까 중국어로 이야기한다. 편안을 되찾은 듯했다.
현승은 어떻게 할까 고심했다. 주위에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는 3억엔의 값을 받아내야 했다.
“너는 내가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주기만 하면 뭐든지 다 해 드릴께요.”
이제는 판돈을 올릴 때다.
“약속하지.” “정말요?”
“그래…”
어제부터 줄곧 강행군을 하다 보니 지친다. 현승은 샤오여와 함께 안방으로 들어간다.
방은 옛날식으로 바닥이었다. 바닥생활을 하는 일본이나 한국과는 달리 침대생활인 중국에서는 이런 곳이 지옥이었다.
“너는 중국에서 남자와 자 본 적 없어?” 현승이 묻는다.
“아버지 어머니와 늘 같이 잤지요.” 샤오여는 질문을 받아쳤다. 현승의 의도를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길에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다이쇼에게 낭패를 보게 해 줄 좋은 방법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뭔데요?”
“다이쇼는 아마도 너를 무슨 재벌가나 은행가와 결혼시킬 마음이 있는 거 같아. 외부에서는 네가 손녀가 아니라는 걸 모르니까.”
“그래서요?”
“그 계획을 좌절시키는 게 낭패지. 내가 서울로 쫓겨난 후에 현림이나 재준,재필이 너에게 따뜻하게 대해 줬어?”
“켄린(현림)은 그냥 무시했고, 히데토시, 히데스케 (재준, 재필)는 대놓고 멸시했어요. 하녀들도 그렇고. 부모님 때문에 참은 거지 성질 같으면 그냥…”
그랬겠지. 그것들에게서 뭘 기대하겠냐.
현승이 말했다. “어떡할 거야? 내 계획에 동참할 거야, 안 할 거야?”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다 말했다.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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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싼 곳에 있는 별장이 수세식 화장실 하나 없다면 믿겠는가?
샤워를 하려 해도 수도물로 해야 하는 불편한 곳이었다. 다이쇼가 옛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지은 집이라지만, 정작 근래에는 한 번도 찾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저 앞에 있는 경비들은 따로 경비 숙소가 있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들은 그들끼리 잘 놀고 있으니까.
하는 수 없이 현승은 샤워를 포기하고, 샤오여의 기모노를 풀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설계가 잘 되어 있어서 방안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
그러자 샤오여는 현승의 바지 벨트를 끄르고, 그의 성기를 꺼내 입에 집어 넣었다.
“너 어디서 그거 배웠어?” 현승은 놀란 듯 물었다.
“긴긴 겨울에 놀이라고는 이것밖에 없으니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배우게 돼요.” 샤오여는 아무렇지도 않은 채 말?다.
“그런데 왜 아까는 순진한 척해?” “당신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아보려고 했지요.”
과연 다이쇼의 핏줄은 맞구나. 그런데 왜 아니라고 모두 앞에서 쇼를 했을까?
“너, 혹시 임신해 본 적은 있어?” “저는 그렇겐 안했어요.”
현승은 자신의 것을 그녀에게 계속 맡겼다가는 금방 쌀 것 같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자신의 것을 빼낸 후, 싸구려 기모노 안에 손을 넣는다. 속옷을 제대로 안 입었으므로 그대로 보지털까지 갔다.
현승은 그녀의 옷을 최대한 펼친 후, 바지를 내린 뒤 그녀의 성기를 핥는다. 산 속이라 혼자 있어서 제대로 치장하지 않은 그녀는 그래도 그의 눈에는 예뻐 보였다.
이게 3억엔짜리 씹이라 이거지?
현승은 그녀의 성기를 약간 애무했고, 아직 남자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금방 반응을 나타냈다. 현승은 곧 그의 성기를 집어 넣었다.
지금까지 현승은 혹시라도 씨를 남길까봐 비삽입 섹스를 주로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끝까지 한번 가볼 생각이다.
샤오여도 현승의 등을 끌어안고 잇었다. 이 외로운 곳에서 처음으로 온 사람들이니까. 경비들은 함부로 샤오여의 처소에 들었다가는 거세될 판이었다.
지금 죽어서 장례를 기다리고 있는 미카코 고모가 불임수술을 받게 된 것은 역시 그럴 만한 일이 있어서였다. 그녀를 돌보던 직원이 그녀를 임신시켰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이쇼는 그 직원을 거세시켰다. 야쿠자를 불러 그 직원의 두 불알을 도려냈다. 그리고 미카코 고모는 평생 못 나올 도후원으로 옮겨졌다. 다이쇼는 그런 사람이다.
사실 부동산 하는 사람 치고 야쿠자와 손을 잡지 않고 할 수는 없다. 다이쇼도 예외는 아니어서. 개발할 곳에서 안 나가는 세입자를 내쫓기 위한 지아게(철거작업)을 대놓고 했다.
현승의 자지는 샤오여의 질 속에서 급히 움직인다. 그는 체중을 모두 실어 그녀의 위에서 움직였으며, 그녀도 반응을 하는 거 같았다.
그런데.. 멀리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누가 온 건가? 그가 말했다. “잠깐!”
그는 자지를 뽑았다.. 그의 귀두가 그녀의 질을 나가자마자, 그가 어쩌지도 못한 채 분출이 시작했다. 그의 정액은 그녀의 허벅지 위에 떨어진다..
“사람이 온 것 같아. 곧 데리러 올 테니까, 기다려!”
현승은 후다닥 뒷문으로 빠져 나간다. 샤오여가 겨우 정액을 닦아내고 옷을 입었을 때, 다이쇼와 경비들은 문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현재, 후쿠시마 호텔.
“형이 그 때 안에다 쌌으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현림이 말했다.
“아마도 미카코 고모를 임신시켰던 그 직원처럼 됐겠지. “ 현승이 대답한다.
“그러고 보면 400년 유키 가문도 우리들로 끝이네? 우리도 모두 자식이 없고, 여자들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되나?” 현승은 껄껄 웃는다.
유키 다카오라는 이름이 세계 최고의 부자에서, 세계 최고의 빚쟁이로 뒤바뀌게 되는 1991년을 생각해 보니, 현승은 다시금 웃음이 났다. 그나마 그가 아니었다면 모두 다 노숙하게 될 뻔하지 않았募째?
--- 6회에서는 유키 가의 본격적인 몰락 시작과, 현승의 분가가 다뤄집니다. 8회까지 과거 이야기를 끝내고, 9회, 10회는 현재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