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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추억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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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버블의 추억 - 9부

버블의 추억이나모리는 그날 밤 죽었다. 죽은 후 장례도 치르지 말고, 이미 장의사와 이야기가 다 되어 있으니 자기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라는 유언이 있어, 현승, 현림, 샤오여는 장의사가 그의 시체를 싫어가자 곧바로 그곳을 떠난다. 시체는 유키 가의 묘지에 안치될 것이었고, 아마도 그 이후에는 그 묘지에 묻힐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이나모리는 끝까지 자신이 현승에게 한 잘못을 사과하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현림이 말했다. “나는 이제 가봐야 겠어. 형은 오랫만에 샤오여를 만났으니 잘 해봐.” “…” 현승이 뭐라고 하기 전에 현림의 차는 출발했다. 주차장에는 어색한 두 사람만 남는다. 그는 샤오여가 어떻게 지냈는지 묻지 않는다. 벤츠는 신형이 아니었다. .. 현승은 지하에 있던 유키 가문의 차고를 생각했다. 고급차 수십 대에 버스와 패트롤카까지… 그것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별로 묻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7-8년은 되어 보이는 벤츠는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어디로 갈까요” 현승이 묻는다. 20년 세월이 만든 벽은 컸다. 그녀가 말한다.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모르겠습니다. 그냥 서쪽으로 가 주시죠.” “좋아요. 저도 갈 곳이 마땅히 없으니까요.” 현승은 운전대를 잡고 출발한다. “혹시 여권은 있습니까? “ “예, 있어요.” “이 길로 저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 “그렇군요… “ “같이 가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 “그 동안 어떻게 사셨습니까?” 현승이 물었다. “일본이란 사회는 한번 쓰러진 자에게는 자비가 없어요. 무엇을 해 보려고 해도 기자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지요.” “유키 개발은 어떻게 된 것인지요? 후쿠시마의 그 건물은…” “다이쇼가 저를 위해 산 건물이라고 제 것으로 그냥 했어요.” “끝까지 제게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 들었군요.” 현승은 그 동안 20년 세월이 눈앞에 지나가는 듯했다… 그날 이후 그의 생이 어떠했는가. 딴 사람은 몰라도, 다이쇼 때문에 그의 인생은 무너졌다. 물론 남들이 볼 때는 그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차는 어느덧 시즈오카현에 이르렀다. 아직 4월이라 날씨는 춥고, 밖은 칠흑같이 어둡다. (4월이라고 했지 날짜는 안 썼습니다. 그러니 달이 없는 날이 될 수 있음) “잠시 쉬었다 갑시다.” “네.” 차는 고속도로에서 내려 샛길로 들어섰다. 이곳은 이름도 모르고, 주위에 인적도 없었다. “여기서 뭐 하시려고요?” “20년 전에 끝내지 못한 일을 여기서 끝내고자 합니다. 이곳은 아무도 모르는 곳이니 누가 달려들지도 않을 것이고.” 그녀는 아무 말이 없다. “싫다면 할 수 없지요. “ “꼭 여기여야 하나요? 다른 곳이면… “ “다른 곳이라면 어딥니까? 20년간 연락 한 번도 안했으면, 내 부탁도 한 번은 들어 줘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현승이 말했다. 사실 다른 곳으로 가도 되지만,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분위기 있는 곳에 가서 하면 안 돼요?” “안 됩니다. 이 차 안에서 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화를 내는 듯했다. “우린 더 이상 젊지 않아요. “ “당신은 젊지 않아도 나는 젊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도 오랫동안 굶은 듯했다. 현승은 차를 외진 곳 주차장에 세웠다. 인적도 없고 아무도 없는 곳이다. 의외로 일본에는 이런 곳이 꽤 있다. 사람들은 거의 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부근에만 모여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공동화된 곳이 많은 것이다. 현승은 시트들을 눕혔고, 샤오여는 체념한 듯 몸을 기댄다. “그 동안 파티들은 많이 다녀 보셨겠지요? 정말로 공주님이 되었을 때 나 같은 건 잊었을 테고요?” “사실이예요. 당신을 잊었던 것이. 미국에서 유학할 때 3년간은 정말로 꿈만 같았지요.” 그녀는 솔직히 대답해다. “꿈은 짧고 후회는 긴 게 버블의 추억인 겁니다.” 현승은 냉정히 말했다. 이곳에서 결착을 내야만 한다. 안 그러면 그의 남은 인생도 허무할 것이었다. 고급차의 가장 좋은 점은, 필요할 때 섹스가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2인승 스포츠카인 이 차는 더욱더 그러했다. 보나마나 이 차를 샀을 때에는 그를 태울 줄은 꿈에도 몰랐으리라. 시트를 눕히니 침대처럼 되었고, 차는 틴팅이 되어 있어 안이 보이지 않는다. 현승은 샤오여의 바지를 내린다. 바지를 내리니 빛바랜 팬티가 나왔다. 그 동안 남자가 없었다는 증거였다. 현승은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 그의 물건이 힘없이 덜렁거린다. 이미 40이 넘은 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힘이 없을수가 있을까? 그는 그녀의 상의를 벗겼다. 이미 나이보다 늙은 그녀의 얼굴과 함께, 몸에도 나이든 흔적이 역력했다. 이런저런 고생으로 그리 된 것일까? 그는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고, 20년 전 영등포에서의 그날 밤을 생각해 보았다… 조금씩 물건에 힘이 돌아온다. 20년 전 그날 이후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그의 좆이 다시 움직이는 것이다. “당신…” “어떤 일을 해도 오늘 밤만 가만 있어 주시오.” 그는 그녀의 팬티를 무릎까지만 내리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의 좆끝은 그녀의 너덜너덜해진 음부로 들어간다. 그녀는 아무 반응 없이 그를 받아들인다. 현승이 말했다. “아직도 억만장자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당연하지요. 나는 유키 다카오의 손녀니까요. 다이쇼의 핏줄이니까요…” 아직도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이것이 그녀와의 마지막이 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버블의 끝이 가져오는 건 허무함 뿐이니까… 차의 높이 때문에 현승은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없다. 현승이 말했다. “이나모리가 내게 무슨 짓을 했는 지 알아?” “뭘 했는데요?” “내가 왜 독신인 줄 알아? 그때 그날 이후 나는 20년간 발기가 되지 않았어. 그 때의 충격 때문에.” “…. “ 그녀는 할 말이 없다. 오늘 밤 대 주는 것으로 내가 할 일은 다 하는 거겠지. “중국에서 왜 너를 아무 설명도 없이 데려왔는지 궁금하지 않아” “이제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이지요.” 그녀는 4년간의 억만장자 생활을 못 잊는 거 같았다. “다이쇼가 너를 갖고 논 것에 대해 원망하진 않아?” “더 이상요. 그래도 마지막엔 저를 손녀로 인정했으니까요.” 현승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냥 가다가는 고자로 인생을 마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그가 어떻게 지냈는지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안에다 하겠습니다.” 그녀는 대답했다 “좋을 대로요. 오늘은 괜찮은 날이니까.” “괜찮겠습니까?” “괜찮아요.” 현승은 모든 걸 포기한 것처럼 그의 좆을 안으로 밀어넣는다. 20년 전에 하지 못했던 사정을 오늘에야 한다.. 그의 좆은 20년간 풀어 내지 못한 매듭을 풀듯, 정액을 하염없이 토해낸다. 그런 그를 보는 그녀의 눈은 한심해 보였다. 어디 유키 가문의 숨겨진 재산이라도 있는 건가? 그 때문에 저러는 건가? - 현승이 다음날 눈을 떠 보니 벌판 위에 현승 혼자만 딩굴고 있었고, 아무런 편지도 문서도 없이 그의 모든 것은 하나도 남지 않은 채였다. 그리고 메모지에, “꽃값” 두 글자만 적혀 있었다. 억만장자의 손녀가 저 지경까지 되다니 .. 현승은 겨우겨우 사람이 사는 곳까지 걸어오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의문이 풀린 건 몇 달 후의 일이다. - 2011년 11월, 현재 현승은 강남에 있는 자신의 주상복합에서 신문을 본다. 그는 되찾은 연장을 몇 번 쓰기는 했지만, 이제 와서 결혼하기도 귀찮아서 앞으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문을 보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서 부동산 사기를 저질렀던 지에청 여 체포” 라고 나와 있고, 거기에는 샤오여의 얼굴이 나와 있다. 그 때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 사건의 주범인 중국인이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죽기 전에 사기꾼, 빚장이로 욕을 먹었던 유키 다카오의 운명과 같이 되는구나. 사람은 한번 때가 묻으면 다시는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아마 감옥에서 나올 때는 폐경이 되어 있을 것이다. 유키 가문도 그렇게 끝이 나는군. 이 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백현승씨 댁인가요?’ “그렇습니다만.” “저는 중의원 이와쿠니 세츠코라고 해요.” 세린이다 … 왜 세린이 나를 찾지? 나를 다시 볼 일이 없을 텐데 -- 에필로그 계속 올립니다. 에필로그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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