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골 저택의 황태자(수정본) - 2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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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6,82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양기골 저택의 황태자(수정본) - 27부
양기골 저택의 황태자(수정본)양기골 저택의 황태자 27부.
선경이 다시 양지의 저택에 도착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빠져드는 늪처럼 한번 들어오면 영원히 나갈 수 없는 양지의 저택에 도착한 것이다. 차가 저택의 입구에 도착하자 집사가 마중 나왔다. 태자는 선경과 손을 잡고 건물로 올라간다. 계단을 따라 3층에 도착해니 비서가 인사를 했다.
“저~~~ 수석 실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잠시만 더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
태자는 선경을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복도를 지나 부인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갔다.
“들어가!”
선경을 들어 보내고 태자가 집무실로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던 수석 실장이 태자를 보고 인사를 한다. 태자는 실장이 무슨 일로 왔는지 알고 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수석 실장도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는다. 수석실장은 50대 중반으로 중후한 인상을 가진 사내였다. 저택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정보실과 내부감사실의 실장을 겸직하고 있는 실제적인 저택의 2인자로 태자의 아버지 때부터 수석실장을 맞고 있으며 태자가문을 대대로 섬겨온 가장 충성스런 가문출신의 가신이다.
“제가 왜 기다라고 있었는지 알고 계실 겁니다.”
“..........”
태자는 실장의 말에 눈을 감고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였다. 태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실장이 망설이다가 힘들게 말을 이어갔다.
“오늘 가주님께서 가법을 어기면서까지 행한 처사에, 가신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태자가 조용히 눈을 뜨고 실장을 바라본다. 실장은 태자가 말없이 자신의 얼굴을 주시하자 등에 식은땀이 흘려 내렸다.
“미안해.”
무겁게만 느껴지던 태자의 입이 열리며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가주의 입에서.........모든 가신들의 생사여탈권까지 가진 가주의 입에서........... 너무나 간단하지만 평생 듣지 못할 말이 튀어나왔다. 아직 어리지만 강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하여 찔려도 피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던 태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
“가주로써 가법을 엄수(嚴守)하지 못하고 멋대로 행동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여러분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죠.”
“잘 알겠습니다. 모두에게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저 그리고 그 여자......아니 주모님은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가주가 가신들에게 직접 사과까지 했으니, 오늘 행동에 대해 더 이상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선경에 대한 문제는 다르다. 그녀는 가법에 의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녀가 아무리 가주의 부인이라도 예외는 될 수 없다.
“내가 오늘일로 여러분에게 사과하는 건.......선경을 용서해 달라는 의미야. 물론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건........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당연히 벌을 받아야겠지.......하지만 내가 선경의 처벌을 원치 않아”
“아무리 가주님이라도 가법위에 설 수 없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알아.......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대신 처벌 받겠어. 가법에 자신의 여인을 대신해서 남자가 대신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그 조항에 따라 내가 법을 받도록 하겠어.”
“그.......그건........물론 그런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꼭 그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
“준비해. 잠시 후에 내려가겠다.”
“가주님”
“미안해! 무슨 말을 해도 변하지 않아.............준비해죠.”
“알겠습니다.”
태자는 실장이 나가자 창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며 비서가 들어왔다.
“저~~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알았어”
태자는 자신의 상의를 모두 벗었다.
“저기...........이 약을 드세요. 고통이 덜어지실 겁니다.”
“고맙다. 마음만 받을게”
태자는 말없이 비서의 겉을 지나 계단을 내려간다. 건물의 밖으로 나오니, 횃불들이 정원을 대낮처럼 밝히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각부, 각 실의 부장과 실장들 그리고 마을에서 올라온 가신들이다. 태자는 사람들 중앙에 설치된 나무기둥으로 가서 두 팔을 벌렸다. 한 사내가 양쪽 기둥에 태자를 양팔을 결박하니, 수석장로가 앞으로 나섰다.
“김선경의 죄를 가주께서 대신 받기로 하셨습니다. 김선경의 죄는 죄질이 나쁘고 엄중하여 극형을 처해야 마땅하나 가주께서 친히 김선경의 선처를 호소하시고 대신 벌을 받기를 요청하이시었습니다. 저희 가신들은 가주님의 요청을 받아들어 회의를 한 결과, 가법에 따라 가주님께 체직 30대를 선고합니다. 형의 집행은 장웅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웅이 긴 체직을 들고 나타났다. 여자들을 다루던 체직이 아니라 거칠고 튼튼한 쇠가죽으로 만들어진 체직이다.
“휘~~이~~익”
“짝”
태자의 넓은 등판에 붉은 줄이 새겨진다. 태자는 입술을 깨물고 고통을 참는다.
“한 대요”
“휘~~이익.........짝~”
“두 대요”
모든 가신들은 그 광경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어떤 가신들은 눈물까지 글썽거리고 있었다.
“장웅! 죽도 못 먹었어. 그렇게 밖에 못해. 힘을 다해 치란 말이야.”
태자의 외침에 장웅은 팔에 힘을 주고 힘차게 내려친다. 20대가 넘어가자 태자의 등판은 거미줄처럼 갈라지고 터졌고,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태자의 바지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태자의 입에서는 신음소리하나 새어나오지 않았다. 다만 온몸의 핏줄이란 핏줄은 모두 튀어나오고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고 있었다.
“서른 대요”
드디어 끝났다. 장웅의 큰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30대가 끝나자 체직을 끊어버린다. 태자는 양팔을 묶고 있던 줄을 스스로 끊어 버리고 한발 한발 걸었다. 누구도 그런 태자를 부축하려 달려가지 못했다. 가주가 도움을 청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먼저 나설 수 없었던 것이다. 태자가 사람들 사이를 힘겹게 걸어가는데, 그의 발자국마다 핏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진다. 태자가 건물로 들어서니 늙은 집사가 달려와 부축하려 하지만 태자는 집사의 부축을 뿌리치고 자신의 집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비서가 물수건을 가지고 달려왔다.
“어머니들 계신 곳으로 간다. 특별한 일 없으면 내가 나올 때까지 찾지 마. 참~ 학교에는 김비서가 잘 이야기해조. 특히 부인들에게는 절대 비밀이야. 알았지.”
“예! 걱정하지 마세요.”
태자는 비서가 전해 준 물수건으로 얼굴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 어머니들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문이 열리자 3명의 슬립 차림의 여인들이 달려 왔고, 그녀들의 모습을 확인하자 태자는 서서히 쓰려지기 시작했다. 여인들이 쓰려지는 태자를 부축하는 모습을 끝으로 서서히 문이 내려오고 있었다.
선경은 닫히는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태자는 ‘들어가’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다시 돌아왔다. 건물에서 보았던 여자들의 처절한 모습..........너무 놀라 밖으로 도망치듯 나가 저택을 구경하던 모습...........마을에서 산으로 도망치던 모습............지옥 같은 지하 감옥..........그리고 자신의 모든 희망까지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태자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들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인데, 선경은 몇 년은 지나간 느낌이다. 불과 4일전까지 자신이 생활하던 이곳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닌데 억지로 다시 끌려왔다는 절망감에 모든 것이 공허해진다.
“다시 돌아 왔네. 걱정했어.”
특이한 억양의 목소리........뒤를 돌아보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있는 요코가 있었다. 그녀는 지금 막 수영을 마친 듯 온몸에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창가에 비치는 밝은 불빛에 요코의 몸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이다.
“선경씨가 돌아와서 그런가? 평소와 다르게 밖이 무척 환하네.”
“요코씨도 잘 지내셨어요.”
“그럼요. 이곳 생활이야 향상 비슷하지요. 뭐~”
숲에서 미나가 선경을 발견하고 급하게 달려온다.
“어떻게 돌아왔어?”
“예?”
“주인님 때문에 3일 동안 보고를 받지 못하다가 주인님이 나가시고 나서야 보고를 받았어. 그 보고에 의하면 선경씨가 지하감옥에 있다고 했는데.......”
“지하 감옥이요. 선경씨 도망치려 했어.”
“죄송해요. 그렇게 됐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묻고 있잖아.”
“그 악마 같은 놈이 이곳으로 다시 끌고 왔어요.”
“악마 같은 놈?, 누구 말하는 거야.”
“강태자라는 남자요.”
순간적으로 미나의 고운 얼굴이 싸늘해지며 손을 번쩍 들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손을 내린다. 선경은 깜짝 놀랐다. 향상 미소로 상대방을 대하던 미나가 냉혹한 표정으로 변하는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주인님 어디 계tu.”
“그냥......절 이곳으로 데려다 주고........저만 들어가라고 했어요.”
“어디로 가셨는지 몰라.”
“예! 몰라요.”
미나는 밖으로 나가려다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