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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lem Angels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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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Harlem Angels - 9부

공항에 내렸을 때 민석이놈이 차를 몰고와 대기하고 있었다. “새끼, 제대로 정장하고 오라니까.” “정장했잖냐! 넥타이까지 맸구만.” 민석이 놈이 날 머리에서 발끝까지 곁눈질로 훑더니 혀를 끌끌 차며 차를 출발시켰다. “쯧쯧… 그런 넝마도 정장이랍시고 입고 온거냐? 네놈 그럴줄알고 뒷좌석에 한벌 놔뒀다. 나중에 갈아입어.” “이게 뭐가 어때서…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 건수길래 갑자기 올라오라고 난리친거야?” “큭큭큭큭….. 기대하라구. 나도 견학한 거 합쳐서 이번이 두번째다.” “글쎄 기대할 테니까 뭔지를 말해달란 말야.” “미리 얘기해두면 재미없지. 모르고 가서 봐야 제대로 놀랄거 아니냐. 입다물고 앉아있어.” “새끼…. 뭔지 모르지만 시시하면 넌 죽었어.” 나는 조수석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제껴서 누웠고, 차는 부드럽게 밤의 서울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민석의 차는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빌딩의 주차장에서 멈춰섰다. 황량한 느낌이 들 정도로 불이 켜진곳이 적고 높이도 10층밖에 안되는 건물, 지하주차장도 낡고 물이 새는곳이 많아 더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여기냐?” “응, 여기랬다.” “이런데서 무슨 재미난 일이….. 구질구질한데?” “하하하….. 겉으로만 판단하면 안되지? 빨리 갈아입고 들어가자.” 민석의 재촉에 옷을 갈아입은 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새끼….. 여전히 옷걸이만 좋네.” “뭐, 별로 좋아보이지도 않는 옷이로구만.” “장난하냐 새꺄? 수트부터 벨트에 구두까지 아르마니 풀셋이다, 네 석달 월급은 될거다 임마.”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주차장을 가로지르는데 여기저기 대놓은 차들을 보니 온통 고가의 외제차 일색이다. “이건 뭐….. 여기 불나면 뉴스에 피해액 백억대라고 나오겠구만.” “큭큭큭큭….. 씨발, 여기 차들보니까 나도 바꾸고 싶어지네.” “바꾸면 되잖아?” “바꿀수 있음 벌써 바꿨지….. 꼰대가 올해안에 차 바꿀 생각은 아예 접으라고 엄명 내린지 달랑 일주일 지났어.” 주차장 한 구석에 놓인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니, 중국집 배달스티커를 비롯한 잡스런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민석이 엘리베이터의 9층 버튼을 눌렀고, 천천히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릿느릿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 민석에게 물었다. “야, 그런데 이 건물 아까 밖에서 볼 때 10층넘는거 같았는데? 버튼이 왜 9층까지냐?” “새끼, 계집 쳐다볼때만 그런줄 알았더니만 다른 잡스런것두 눈썰미 빠르네.” “흠, 내가 그쪽으론 원래 탁월하지….. 킥킥.” 그순간,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리고, 눈 앞에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를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침 닦아라, 임마.” “음음. 손수건이 없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순간 눈앞에 나타난 것은 거대한 홀, 아마 건물의 세 층 정도를 다 터서 만든듯한 홀은 한가운데 넓은 원형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무대를 둘러싸고 드문드문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는 공간이 충분하고 각자의 공간마다 춤을 출수있는 조명과 스테이지가 만들어져 있고, 위로는 이층과 삼층까지 오페라 극장식으로 벽을 따라 개별 룸이 만들어져 있었다. 룸은 한가운데 무대를 향해 터져있어 아래에서도 위의 사람들을 볼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2,3층은 벽과 바닥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 눈이 좋은 나 같은 사람이라면 위층에 앉아있는 여자의 치마속 팬티 무늬까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8비트의 빠른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고 이미 절반 이상의 테이블이 사람들로 들어차 있었는데,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대부분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이었다. 연령대는 20대에서 50대까지 천차만별, 젊은층이 압도적으로 많기는 했지만 드문드문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들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혼을 빼놓은건 남자들의 몇배는 될 정도로 바글거리는 여자들 때문이었다. 웬만해서는 거리에서 보기 힘든 늘씬한 몸매에 미녀들로만 가득한 홀, 사방에서 걸어다니고 술잔을 들고 깔깔거리고, 테이블 옆 스테이지에서 흐느적거리며 춤추고 있는 여자들은 여기가 한국인지 어딘가의 할렘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입고 있는 옷의 스타일은 각양각색, 정장 스타일에서 드레스, 캐쥬얼이나 진 등 지 맘대로들 입고 있었지만 일관된 느낌은 오직 섹시미를 강조한듯한 스타일, 몸을 제일 많이 가리는 진을 입은 여자들도 하체를 꽉 조이는 스키니진이 기본이었고 드레스나 캐쥬얼을 입은 여자들도 극도로 얇은 종류를 골라 입은듯 속살과 몸의 굴곡이 그대로 한눈에 들여다 보였다. 홀 안에 있는 여자들 모두가 브라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게 홀에 들어선지 십여초 만, 벌써 만취된 상태로 춤을 추다 비틀거리며 넘어진 여자애의 치맛속을 보며 팬티 또한 입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게 삼십초 쯤이었던 것 같다. 바니걸 의상을 입고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술병을 나르는 계집의 그물 스타킹과 그 아래 도독하게 돋은 음모를 감상하고 있는데 민석의 말이 귓가에 울렸다. “어때, 맘에 드냐?” “….. 도대체 어디의 어떤 새끼가 이딴걸 만든거냐?” “왜? 맘에 안들어?” “그럴리가. 한눈에 반했다….. 이 마귀소굴을 만든 개새끼랑 진지하게 우정을 나눠보고 싶어지는군.” “하하하하, 형님한테 고맙다고 해라.” 한 바니걸이 다가오더니 생긋 웃으며 손에 든 쟁반을 내밀었고, 민석은 그 위에 놓인 술잔 두개를 집어들어 나에게 한잔을 건넸다. “흐음, 향기 죽이는데? 글렌피딕? 18년…. 아니, 21년산인가?” 계집애가 대답없이 생긋 웃어주자 민석이 어깨를 툭 쳤다. “새꺄, 당연히 30년산이지. 혀가 영 망가졌구만?” “젠장, 30년산….. 이런걸 이렇게 아무렇게나 마시면 안되는데…. 하루 금식해서 뱃속을 씻어내고 맛을 봐야 하는건데….” 우리는 곧 중앙에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자리에 앉자 곧 한 여자가 다가왔는데, 그녀는 다른 바니걸과 달리 새카만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장이란게 차라리 바니걸 의상보다 못한 것이, 목에 넥타이를 맷지만 가슴을 툭 터놔서 젖가슴이 완전히 노출된 차림이었고 바지는 앞쪽은 깔끔했지만 엉덩이를 완전히 터서 항문까지 다 볼수 있도록 드러내놓는 차림이었다. 얼굴도 가렸겠다, 맘껏 탱탱한 젖가슴과 엉덩이를 훑어보고 있는데 내 시선을 느꼈던지 날 보고 생긋 웃어주는 여자애의 얼굴이 엄청 귀엽다. “코인을 주시겠어요?” 나에게 묻는 말에 얼떨떨해진 표정으로 민석과 여자애를 번갈아 바라보는데 민석이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음, 그걸 어디 뒀더라….. 아! 여기.” 민석은 묘한 무늬가 그려진 코인 두개를 여자애에게 건넷고, 여자는 코인을 받아들고는 다시 웃으며 이번에는 민석을 향해 말했다. “칩은 얼마나 드릴까요?” “일단은 기본대로만 줘도 될거 같은데?”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그녀가 작은 가방을 꺼내더니 거기서 카지노에서 쓰일법한 크기의 색색가지 칩을 꺼냈다. 빨강색, 노랑색, 검은색 세가지의 칩을 테이블위에 쌓아두고서 그녀는 살짝 목례를 하며 말했다. “추가분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일어서서 뒤돌아서자 드러나는 새하얀 엉덩이,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주물렀다. 순간 이크…. 하는 맘이 드는데 도리어 이 계집애는 살짝 뒤돌아보며 날 향해 윙크를 하며 말한다. “호호….. 제 힙이 맘에 드세요?” “하하하하….. 이 친구가 네 엉덩이에 완전히 반한거 같은데? 너도 초이스 가능하지?” “물론이죠. 저는 골드레벨이예요. 지정해 두시면 안내가 끝나는대로 모시러 올께요.” “음, 뭐….. 일단은 패스. 가서 일 보라구.” 민석의 말에 그녀는 웃으며 멀어져갔다. 근처의 바니걸을 불러 다시 술잔을 채우면서 민석이 말했다. “어떠냐, 감상 소감이?” “질문할거 투성이다.” “하하하하….. 물어볼거 다 대답해주마. 일단 먼저 소감부터 말해봐. 첫인상이나 느낌….. 뭐 그런거 있잖아.” “음…..” 술잔을 한숨에 비우고서 나는 입을 문지르며 말했다. “만약에…..” “만약에?” “이 안에 있는 어떤 여자든지 따먹고 싶은대로 따먹을수 있다….. 라는 컨셉이라면, 여긴 지상낙원이다.” “푸하하하하!” 민석이 고개를 제끼며 미친듯이 웃어제끼다가 술잔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웰컴 투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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