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누나 - 1편
무료소설 근친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7,551회 작성일소설 읽기 : 꽃보다 누나 - 1편
꽃보다 누나 - 1편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나는 해결할 방법도, 아니 이해조차도 못하고 있다.
친구, 선생님 아니 하나뿐인 우리 엄마한테조차 도움을 청하기는커녕 물어볼
수조차 없잖아...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그냥 웃으며 넘길 수도, 짜증을 내며 무시할 수도 없다.
나는 이성에게 고백을 받아보기는커녕, 이성이 나에게 호감을 내비친 적도 없다고!!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처법 따윈 나의 머릿속에 없는데...
근데, 더 중요한 건... 왜 이런 고백을 하는 사람이 흔하디흔한 반 친구도 아니고
우리 누나인 거냐고!!
현재 강성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나..
나를 설명하자면 으음 어떤 수식어가 좋을까..? 훗..그렇지.. 학교 앞 고등학생 1,
지하철 앞 고등학생 2, 분식점 앞 고등학생 3..
그렇다. 난 그냥 말 그대로 길가에 어학교 근처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흔하디흔한 고등학생 중에 한 명일 뿐이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런저런 잡생각.. 아무런 꿈도, 아무런 희망도, 그 어떠한 열정도 없이, 그냥 하루를
살아가고 말 그대로 시간 보내기 식의 학교생활을 한 그런 날이었다.
오후 4시 20분 7교시가 마치는 종이 치자 마자 나는 집으로 돌아갈 짐을 싸던 중
누나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집에 같이 가지 않을래?'
어쩐 일인지 평소엔 문자는커녕 말 한마디조차 제대로 안 하는 누나에게 문자가
왔다. 조금은 신기했지만 그렇다고 거절하기엔 내가 방과 후에 활동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아니 아예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
'응, 교문 앞에서 기다릴게'
간단히 답장하고 교문으로 갔다. 야자 따윈 이미 져버린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조차 없었다. 반 아이들도 이미 이런 나를 알고 있었고 학기 초 분명히
야자를 할 수 없다고 담임 선생님과 이런저런 트러블이 있었지만,그것도 누나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던 것도 한몫하였지만.
"오늘은 야간 자율 학습 안 하는 거야?"
교문 앞에서 만난 누나에게 간단히 물었다. 누나가 야간 자율 학습을 안 하고
귀가하는 것을 이번 년도 들어서 거의 처음 보기 때문인 걸까? 나는 약간의 호기심과
으레 물어야 할 것을 묻는다는 듯 누나에게 물었다.
"응.. 오늘은 좀 몸이 좋지 않아서…."
"아.. 혹시 어디가 많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고?"
누나의 대답에 호기심보단 순수하게 누나의 몸에 대해 걱정이 들어 물어보았다.
"아니.. 그냥 오늘은 좀 그러네.."
누나는 학교가 알아주는 수재이다. 이 꼴통 학교에는 드물게 모범생이었으며 3학년
선생님뿐만 아니라 교장 선생님.. 기타 여러 선생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수재이다.
고등학생 1, 고등학생 2, 고등학생 3인 나와는 다르게 공부는 물론 학교생활 자체에서도 모범생이었으면 얼굴 또한..
(결정적으로 얼굴이지) 매우 아주 매우 아름다웠다.
18년을 같이 살아온 나조차도 가끔 누나의 미소를 보고 반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닐 정도로..뭐 어쨌든 모범생인 누나가, 그것도 3학년이 7교시만 끝나고 귀가 하는 건 드문일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우리 집은 걸어서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가끔은 누나와 같이 하교하지만.. 그날따라 누나는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대화가 별로 없는 우리 남매였지만..이렇게 같이 하교하는 날이면 누나는
나에게 많은 말은 아니었지만 학교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말을 하기도 하였는데..
유난히 침묵하는 그녀와 나란히 걸으면서 누나에 대해 약간은 위화감을 가지고 걷고
있었다.
"종욱아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누나는 그날 따라 유난히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말했다.
"저기.. 종,종욱아.. 누나 어떻게 생각해?"
이 모범생 누나의 말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도대체 어떤 의미로 이런 말을 나에게 하는 거지?
순수하고 부끄러움조차 없었던 어린 시절이었다면 난 누나의 말에 '난 누나가 정말 좋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나이도 먹고 머리도 커서 그런 말을 할 용기 따윈 나에게 없었다. 물론 그 어린시절 만큼 누나를 좋아하지도 않고 말이다.
솔직히 난 누나가 이해되지 않았다.
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주변의 친구나 아니 가만히 있어도 모여드는 누나의 추종자들에게 물어보면 되지 굳이 나에게까지 물어보는
이유가 말이다. 해서 난 그냥 누나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말해주기로 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 같지도 않고 내가 누나에 대해 아는 것도 드물었으니까.
"음 누나는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대한민국의 표준적인 모범생이지.. 풋. 아 물론 무척이나 예쁜 여고생이기도 하고 "
마지막 말은 약간은 진지한 이 분위기가 싫어 너스레를 떨어봤다.
아 물론 사실이기도 했고.. 누나는 주변 학교에까지 소문난 얼짱이었으니까.
입때까지만 해도 누나의 그 말이 자신을 이성적으로 즉 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의미라곤 단 일 퍼센트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말에 누나는 더욱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내가 정말 예뻐?"
아니 이 누나가 사람 약 올리나..오늘따라 이상하긴 하다만. 난 평소에 평범의 극치를
달리는 나완 다르게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교우 관계나 기타 등등 하여튼
완변한 누나에 대해 약간의 질투심 그리고 많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누나의 말에 살짝은 울컥했다. 누나가 나와 비교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누나는 약간은 차가운듯하지만 뜻밖에 소심하고 상처도 잘 받는
편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열등감 때문이었을까 난 순간 울컥해서 비꼬는 말투로
말해버렸다.
"그럼 누구완 다르게 아주 아주 예쁘지..오늘도 점심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누나 보러 학교 남자애들 학교 여기저기 누나 찾으러 다녔잖아"
말을 하고 나서 순간 이 소심한 모범생이 상처 받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지만 뭐 어쨌든 누나가 물어봤고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니까 하고 생각했다.
누나도 신경 쓰지 않는듯했다. 그렇게 누나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집 앞에 다 왔을 무렵,
"종욱아..하고 싶은 말이 있어"
누나는 멈춰 서면서 조금은 큰소리로 날 잡으며 말했다.
누나가 잡아서 난 덩달아 멈출 수밖에 없었고 부드러운 누나의 손이 느껴져 살짝 놀랐다.
그 느낌에 약간 이상한 기분을 느끼면서 누나에게 말했다.
"무슨 말? 갑자기 왜 그래?"
평소와는 다른 누나의 말투와 행동에 나도 조금은 진지한 말투로 변해있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누나는 얼굴이 티가 날 정도로 붉어져 있었고 약간은
굳어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난 '아 누난 상기되어 있는 얼굴도 매우 예쁘네' 하고
분위기와 맞지 않는 생각을 해버렸다. 그리고 누나의 입술이 서서히 열리면서
내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종,종욱아..누나가 너,너 좋아하는 거 같아!!"
"하,하연 누나 무슨 말이야"
너무 당황해서였을까 평소엔 부르지 않던 누나의 이름까지 부르며 말했다.
그때까진 난 무엇인가 누나가 이상 하다는것은 느꼈지만 아직도 그게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 즉, 이성이 이성에게 고백하는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무엇하나 모잘랄 거 없는 여자가 평범한 나에게 고백을 한다곤 상상조차 않해봤으니까..
실제로 난 여자에게 고백은커녕 나에게 특별한 호감을 내비치는 경우도 없었으니까 아니지 그런걸 떠나서
친누나가 친동생에게 고백을 한다는건 내가 보는 야설에서나 있었던 일이지 현실에선 결코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누나의 갑작스런 말에 황당함을 느끼면서도 무슨 의미로 아니 도대체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했는지 조차 알수 없었다.
"좋아해..! 정말이야... 진심이라구.. !"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 누나가..아니 내가 알던 김하연이 맞긴 한 거야?
평소 조용한 말투완 다르게 큰소리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누나가 낯설게 느껴졌다.
누나의 그런 모습에 좋아한다는 저 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쯤은 알게되었다.
무슨 마음이였을까? 확인하고 싶은 마음? 아니면 저말의 의미를 정말 몰라서?
어쨋든 난 약간은 패닉 상태 빠져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나, 나도 누나 좋아해"
나의 말에 누나는 상기되어 있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순간 그 찡그린 표정도 예쁘구나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거..니가 방금 말한 의미로 내가 말한게 아니라는거..종욱이 너도 알잖아.."
그렇게 말한 누나의 눈엔 살짝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내 앞에서 날 올려다보며 말하는 누나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누나가...누나가 나한테 고백을 한거구나'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 좋아한다는 말에 의미를 깨닫고 나자 머리가 뒤죽박죽 엉키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아무런 감조차 잡지 못하고 그저 서글픈 표정으로 날 보는 누나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당황스럽다는 거 알아.. 하지만 미안해 종욱아.. 이제는 참을 수가 없는걸.."
일어나! 일어나!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대한민국 흔한 고등학생인 나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평소완 다르게 바로 화장실에 가서 씻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었다. 무엇인가 달라진 하루. 아침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똑같고,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도 똑같았지만, 어제완 이상하게 다른 아침이었다.
'아.. 누나가 어제..그렇구나..어제 누나가 고백했었자..풋 이,이런 젠장! 풋이 아니 자나 이제 누나 얼굴을 어떻게 보지? 고백을 한 사람은 누나 이거만 오히려 고백을 받은 내가 왜 이런 기분인 건데! 그렇게 머리를 감싸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누나 목소리가 들렸다.
"종욱아! 일어났지? 얼른 씻고 밥 먹자!"
뭐야? 누나는 왜 학교 안 가고 아직 집에 있는 거지? 누나는 삼 학년이 된 이후에는
항상 일곱 시에 등교했다. 난 물론 일곱 시에 일어나서 여덟 시까지 등교했지만..
그래서 아침에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는데.. 아악 중요한 건 아직 무슨 얼굴로 마주쳐야 할지 생각 못했는데!!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누나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종욱아! 빨리 씻고 밥 먹자니까 누나 학교 늦겠어!"
"뭐,뭐야?! 빨리 나가!!!"
갑자기 들어온 누나 때문에 놀라며 황급히 몸을 가렸다. 잘 때는 팬티밖에 안 입고
자기 때문에.. 가족인데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제의 기억 때문에 괜히 더
부끄러운 것 같다. 이런 내 모습에 누나도 놀랐는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헤에..종욱이 몸 헤헤.."
"뭐가 헤헤야 빨리 나가라고 알아서 씻고 학교 가니까!!"
"아.! 맞다 히히 얼른 씻고 밥 먹어! 오늘부터 너랑 학교같이 갈 거니까!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내일부턴 여섯 시에 일어나서 누나 가는 시간에 맞춰 가야 해 ?"
뭐? 병신아? 누나의 말에 욕이 튀어나올 뻔한 걸 간신히 삼켰다.
"아니..내가.."
"무조건 그렇게 해! 그리고 빨리 준비해 누나 늦었다고!"
내가 말하기도 전에 말을 끊고 자기 할 말만한 누나는 거실로 내려갔다. 나는 소심한
누나가 왜 갑자기 저렇게 변했지 하는 의문이 들다 저 여자가 과연 누나가 맞는지까지
의심이 들었다.
"얼른 씻고 내려오라고!"
다시 한번 누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어제와는 아주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