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그리고 그들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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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5,99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남편,그리고 그들 - 8부
남편,그리고 그들
남편,그리고 그들8. 얻은 것과 잃은 것
윤선배가 조사해 온 프로파일을 보고 또 보았다.
남회장과 박이사가 어음 건을 빌미삼아 남편을 협박해서 끌어들인 뒤 내 몸을 유린한 것인지, 남편과
남회장과 박이사 모두의 계획 하에 나를 욕정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것인지, 혹은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인지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또한 남편의 이혼과 남회장에게 근저당 잡혀져 있었던 집, 그리고 박이사 아내의 사고가 발생했던 3년 전의
일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며, 그러한 일들이 남편 전처의 사망과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스테리도 아니고 주민등록상의 사진과 확연히 다른 여직원의 정체는 또 무어란 말인가?
과거 시국이 어지러웠던 시절, 운동권 학생들의 노동 운동을 위한 위장취업이 성행한 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2011년이 아닌가? 성형 전후의 페이스 오프된 얼굴이 아니라면, 그녀는 분명 무슨 목적을 가지고
남회장 사무실에 위장 취업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고 보니 숱한 의문들 중에서 분명하게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여직원에 대한 부분뿐이었다.
윤선배 역시 여직원의 신원부터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었다. 그녀의 지문이
묻은 물건을 확보해 주면 신원을 파악한 뒤 그녀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보자고 했었다. 윤선배는 여직원의
신원을 파악하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함부로 알아보려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었다. 어쩌면 생각보다 위험한
사람들일지 모른다는 말과 함께....
그러나 나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3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여직원의 정체가 뭐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이 과연 나를 유린하는 일련의 사건들에 관여를 했는지, 했다면 과연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회장과 박이사에게 또 다시 몸을 내줄 각오를 해야 했는데, 그 각오에는
사실 비장한 마음 같은 것은 필요치 않았다. 시쳇말로 그들을 내 몸 위에 한 두 번 더 태운다고 자국이
남을 일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내 의중을 숨기고 접근해야한다는 사실에 서스펜스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가벼운 흥분을 느끼기도 했다.
[남편의 진실부터 알아봐야겠어!]
[여직원의 지문이 묻은 물건쯤이야 남회장 사무실에 가면 어떻게든 못 구할까?]
윤선배의 프로파일을 받아든 다음날 점심 무렵 남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와우! 우리 사모님께서 먼저 다 전화를 주셨네~~”
질염이 생겨 산부인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을 한지 4일 만이었다.
“네! 안녕하셨어요?”
“하하! 그럼요! 그래, 병원 치료는 다 끝났나요? 보지 속에 염증이 생겼었다고 했었죠? 마음이 아프더군요.
너무 심하게 쑤셔댄 게 아니었나 싶어서 미안하기도 하구...”
보지를 쑤셔대서 미안했다는 남회장의 말이 여간 거슬린 것이 아니었지만, 내색 않고 대답했다.
“네! 이제는 다 나았어요. 지난번에 못 가서 죄송했어요. 회장님!”
“푸우~하하하~, 괜찮아요 사모님! 그나저나 우리 사모님이 먼저 다 전화주신걸보니까, 보통 보지 속이
근질근질한 게 아닌가 보군요. 하하하! 아니면 똥구멍이 그런가?”
너무나 직설적으로 내뱉아 버리는 남회장의 음탕한 말들에 적당히 응대하며 오후 3시에 사무실로 가기로
했다. 그가 조금이라도 의심하지 않도록 너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도 않고, 심하게 내숭 떨지도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남회장으로부터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간단했다. 과연 남회장이 우리집에 와서 남편의 술잔에
탄 것이 수면제였는지, 만약 수면제였다면 그 효능이 당시의 남편처럼 의식을 잃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것만 정확히 알 수 있다면 남편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정리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치마 정장을 입고 현관을 나서다가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치마를 벗고 바지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남회장이
언제 어디서건 불쑥 치마 속을 더듬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어차피 능욕의 시간을 겪게될 것이지만,
옷차림만이라도 섹슈얼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줄여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옷을 다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서서
뒷태를 살펴보자, 엉덩이며 허벅지 라인이 훨신 도드라진 게, 보기에 따라서는 치마보다 더 야하게 보였다.
하지만 또 다시 치마로 갈아입기도 그렇고 해서 그대로 집을 나서기로 했다.
남회장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처음 왔을 때처럼 긴장감이 혈관을 팽창시켜 왔지만,그때처럼 막연한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심호흡을 하고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남회장에게 당했던 앞 선 두 번의 일이 빛의
속도로 머리 속을 지나쳤다.
[그때보다 더 끔직한 일이 뭐 있겠어?]
온 몸의 신경 조직들이 벌써부터 남회장에게 당할 일에 대해 보호막을 치며 수축해 오기 시작했다. 여직원이
내가 오리란 것을 알고 있었는지 태연하게 고개를 까닥이며 나를 맞았다.
“오늘 세 시에 회장님과 약속이....”
“네! 회장님에게서 연락 받았어요. 그런데 회장님은 아직 안 들어오셨거든요. 한 10여분 늦으실 거 같다고....
기다리시라고 했어요.”
“아, 네에~”
여직원의 눈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처음 봤을 때처럼 어딘지 모르게 도발적이면서도
냉소적인 느낌을 주고 있어서 묘하게 기분이 상해 왔다. 하지만 금새 그녀의 눈빛을 가소롭게 여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녀의 위장 신분을 확신하는 데서 오는 감정인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눈에서 시선을 돌려 그녀의 책상 위에 놓여진 물건들 중에서 지문이 충분히 묻어있을 만한 것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가 예기치 않은 말을 던져왔다.
“사모님! 잠시 여기서 좀 계셔줄래요? 화장실이 좀 다녀올께요. ”
“아, 네! 여기는 신경쓰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그 정도야....”
여직원이 사무실을 나가고 그녀의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복도 중간에 위치한 화장실로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책상 위를 훑어보았다. 그녀의 토드백이 책상 옆 보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망설임없이 백을 열었다. 청각에 필요한 모든 신경은 사무실 밖 복도 쪽으로
몰아세운 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백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 지갑이 보였다. 지갑을 열었다. 그녀의 주민등록증이 한 세영이라는 이름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눈앞에 펼쳐졌다. 투명 비닐을 감싸고 있는 사각의 가죽 띠 때문에 그녀의 얼굴이 1/4 쯤 가려져 있었다.
그녀의 사진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빼냈다. 그 순간 한세영이라는 이름의 주민등록증 뒤에
숨겨져 있던, 또 하나의 주민등록증이 나타났다.
본능적으로 그것이 그녀의 진짜 신분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펜을 들어 또 다른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그녀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적기 시작했다. 시간이 엄청나게 더디게 가는 것 같았다. 심장은 폭발 직전의 상태가
된 듯 무섭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녀의 인적 상황을 다 적은 후, 다시 손지갑을 토드백 안으로
집어넣었지만, 좀처럼 심장의 박동 소리와 속도는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리고 잠시 후 그녀가 돌아와 남회장의 집무실로 안내를 받은 뒤, 처음 방문 했을 때와 똑같은 자리에 앉아
맞은 편의 메탈성 유리벽면에 비친 내 모습을 쳐다보고 나서야, 꽉 쥐고 있던 손아귀를 펴고 방금 전 옮겨
적었던 그녀의 인적 사항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 수정! 나이는 스물 일곱! 굳이 지문이 묻은 물건을 취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수정이라는 이름이 어딘지 낯설지 않아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녀의 이름을 접했던 기억이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의 이름이 가져다주는 느낌이 너무나 익숙하다는 것이었다.
“어이구! 미안합니다 사모님 좀 늦었어요! 많이 기다리게 한 것은 아니죠?”
남회장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서며 인사말을 건네왔다. 그리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내 옆에 앉아 몸을
밀착해 왔다. 그의 오른손은 내 어깨 위를 가로질러 가슴 한 쪽 위에 슬그머니 내려놓고는 다른 손으로는
허벅지 위를 쓰다듬어왔다. 이미 두 번씩이나 내 입과 항문과 질 속을 유린했던 그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는지 몰라도 어깨위에 걸쳐졌던 손이 귓불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마치 징그러운
벌레 한 마리가 속옷 속으로 기어 다니고 있는 것 같아서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허벅지 위를 쓰다듬으며 점차 두 다리 사이로 깊숙이 손을 뻗쳐오던 남회장이 정확히 클리토리스 위를
눌러대며 쇼파 위에 맞닿아 있는 질 입구 위를 힘을 주어 움켜쥐기 시작했다. 충분히 예상해온 상황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짧고 탁한 숨소리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후흡!”
바지 위로 꽃잎과 질 입구를 세차게 문질러대던 남회장이 손을 빼내 내 손을 잡아 그곳으로 이끌어댔다. 잠깐
약하게 저항을 해보았지만, 그의 힘을 거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미약한 반항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사모님도, 자신의 보지가 얼마나 뜨거운지 느껴지시나요? .... 에어컨 바람 때문에 추울 정도인데,
사모님 보지는 이렇게 뜨겁게 숨을 쉬고 있군요.”
남회장의 손에 이끌려 갖다댄 내 사타구니에서는 그의 말처럼 후끈할 정도의 열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평소 날이 더울 때는 사타구니 안쪽에 습기가 차고 후끈거리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것이 남회장 당신이
만져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우리 사모님이 아주 뜨거운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흐흐!”
남회장이 아예 내 두 다리를 쫘악하고 벌려놓고는 클리토리스 부근부터 한참 깊숙이 숨겨져 있는 항문에
이르기까지 연신 강하게 쓸어내리면서 만족한듯 웃고 있었다. 언제 어느 타이밍에서 남편에게 섞어마시게
했던 수면제에 대해 물어봐야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남회장이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며 내게 그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런데....우리 사모님은 언제가 좋았을까? ”
“.....네?”
“저기 저 내실에서 할 때가 좋았어? 아니면 당신 집에서 할 때가 좋았어?”
남회장이 슬며시 반말을 섞어가며 호칭도 사모님에서 당신으로 불러대며 첫 번째 능욕의 시간과 두 번째
능욕의 시간 중에서 언제가 더 좋았는지를 물어왔다. 본능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볼 수 있는 타이밍이
찾아왔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대답하기 곤란한 것처럼 표정을 지으며 잠시 망설이는 척하다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집에서...”
“와우! 진짜? 집에서 당신 남편을 옆에 두고 할 때가 좋았단 말이지? .... 푸하하! 역시....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어! 크하하하!”
“네? 그게 무슨 말이세요?”
“사모님! 당신은 말야! 내가볼 때, 아주 고차원적인 성욕을 갖고 있는거야! 사실 저 안에서 목틀에 묶여
당하면서 느끼는 것은 저차원의 성욕이지! 단순히 수치심을 느껴가며 쾌감을 얻는 것은 보통의 여자들이
다 느끼는 것이거든!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아니요....그게 무슨?”
“흐흐! 당신은 잠든 남편 옆에서 죄책감을 느껴가며, 혹시라도 발각될지 몰라 두려워하면서도 오르가즘을
느꼈던 거야? 내말 맞지?”
“.....네!”
“바로 그거야! 죄책감과 두려움은 수치심보다 훨씬 복잡하고 사회성이 강한 감정이거든! 당신은 가장
고차원적인 성욕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그 말은 곧 마음먹고 훈련받기에 따라 그 아래 차원의 모든
성적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 크크크! .... ”
남회장이 자신의 성에 대한 관점을 궤변스럽게 늘어놓고 있었지만, 그 말에 대한 동의 여부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오직 수면제와 관련된 말을 꺼낼 타이밍을 엿보던 참에 비로소 이때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회장님! 사실 걱정이 하나 있어요.”
그날 남편을 옆에 두고 섹스를 하는 동안 남편의 솟아올라 있던 바지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남편이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날 이후 저는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어요. 사실 오늘도 너무 불안해서
회장님한테 전화를 할지 말아야할지 얼마나 망설였느니 모른다고요.!”
남회장이 혹시라도 이상한 낌새를 맡을까봐 그가 좀 더 편하게 사타구니 안쪽을 만질 수 있도록 그를 향해
비스듬히 몸을 틀고는, 정말이지 불안에 떠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흐음! 우리 사모님 걱정도 일리가 있지만.... 만약 정사장이 눈치 챘다면 가만 있었겠어? 너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남편이 남회장의 일에 공모했던 거라면 조금만 어설프게 의구심을 드러내도 곧장 남편에게 알려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진실을 알 수 있는 길은 더욱 멀어질 것이므로 매우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남회장의 말에
대꾸를 하였다.
“아이 참~ 내가 그 약을 먹어볼 수도 없고.... 아, 아니다! 회장님! 그때 그거 저한테 하나만 주시면 안돼요?
내가 한 번 먹어보고 남편처럼 되는지 알아보게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정말 불안해서 죽을 것 같다고요.”
남회장이 우스워 죽겠다며 한참을 웃어대더니 그 약은 수면제가 아니라, GHB라는 환각제의 일종인데, 일명
물뽕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는 미국산 신제품이라고 했다. 술에 타 먹인 후 여자들을 강간하는 데에 쓰인다고
해서 강간뽕이라고 불린다고도 했는데, 아마도 남편이 쓰러진 후에 발기가 된 것은 평범한 수면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일테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히 불안하면 한 병 줄테니까 남편에게
다시 먹여보든 내가 먹어보든지 맘대로 해보라고 했다.
남회장의 말을 듣는 동안 어쩌면 남편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섣부른 짐작은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남회장이 내 등을 떠밀며
일어나보라고 했다.
“자, 오늘은 우리 사모님께 보다 재미난 경험을 선물해 줘야겠어! 우선 바지를 벗어봐요!”
“네? 여기서요?”
“괜찮으니까 바로 지금 바지를 벗어요!”
언제든 바깥의 여직원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바지를 벗지 못하고 있자 남회장이 그때까지의
화기애애했던 말투에서 쩌증섞인 목소리로 급변시키며 다그쳐 왔다.
“사모님은 다 좋은데 한 번에 말을 안들어. 그게 문제야! 자꾸 이렇게 나오면 정사장에게 이 문제를 상의할
수밖에 없어! 누구는 돈 아까운지 몰라서 석달씩이나 어음을 연기해준지 알아?”
남회장이 또 다시 어음 건으로 협박해오자 어음 건이 진짜든 가짜든 아직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가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내겐 분명한 목적이 있으므로 잠시 뜸을 들이기는 했지만, 어느 때보다
담담하게 바지를 벗어 내렸다.
“팬티도 벗지!”
팬티를 벗어 손에 쥐어들자 남회장이 낚아채듯 뺏어가더니 예전에 그랬듯이 팬티 안쪽에 코를 박고는
심호흡을 길게 하기 시작했다.
“후우읍~~~좋아! 역시 냄새가 보통이 아냐! 흐음! .... 자 이젠 다시 바지를 입도록!”
의외였다. 아무 짓도 안하고 다시 바지를 입게 하다니 그답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건물 2층에 성인 용품점이 있어. 지금 당장 내려가서 검정색 팬티 스타킹 하나와 빨간색 팬티 하나를 사와!
단, 그 가게 안에서 스타킹과 팬티를 입고 와야 해! 시간은 30분 주도록 하지. 다른 곳에서 사와서도 안되고,
밖에 나와서 입고 와서도 안돼! 내말 알겠지? 예쁜 사모님?”
남회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2층의 성인용품점에 들어서자마자 단번에 앞으로 벌어질 일이
난감해지기만 했다. 거구의 씨름 선수처럼 생긴 남자 하나가 내가 들어서자마자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했다.
성인용품점은 서너평 정도의 크기였는데 계산대마저도 다리 부분은 뻥 뚫려 있어서 도무지 어디에서건
바지를 벗고 스타킹과 팬티를 입을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 결국 남자 주인 앞에서 그 모든 동작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인데, 주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앞이 더욱 캄캄해졌다. 덥수룩한 수염에다 말할 때 마다
드러나는 싯누런 치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의 험상궂은 인상에 온 몸의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검정색 팬티스타킹 하나랑 빨간색 팬티 하나만 주세요.”
주인 남자 앞에서 갈아입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복도 화장실로 가서 갈아입고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겨우 말을 꺼냈다.
주인 남자가 생전 처음 보는 중요 부위가 둥그렇게 도려내진 검정색 팬티스타킹 하나와 역시 주요 부위가
드러나도록 디자인된 빨간색 팬티 하나를 계산대 위에 펼쳐놓았다.
“어머! 이런 거 밖에 없나요? 정상적인 것들로 주세요.”
“이런~ 아가씨, 이런 곳은 처음인가 봐요? 여기는 이런 거 밖에 안팔고 또 지금은 이거 하나씩 밖에 없어요.”
민망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것 밖에 없다니 하는 수 없었다.
“얼마에요?”
주인 남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손지갑을 열며 가격을 물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오고
있었다.
“아가씨! 이건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네? 안 파는 거라구요? ..... 그럼?”
“남회장이 보낸 분 맞죠?”
“....네~에!”
비로소 험상 궂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두 눈만 꿈벅거리고 있자, 그가
말을 이어왔다.
“이건 돈 받고 파는 게 아니에요. 아가씨가 내 자지를 빨아서 좆물을 삼켜줘야 주는 사은품입니다. 후후!”
“네? 뭐라구요?”
비로소 남회장이 의도한 게 무엇인지 감이 잡혔다.
“시간 없을텐데? .... 빨리 결정해요 할지 안할지.... 안하고 그냥 올라가도 30분도 안돼서 다시 내려오긴
할테지만.... 아가씨 첫인상이 맘에 들어서 충고하나 해줄테니 잘 들어요.”
지금껏 몇 명의 여자들이 자기 가게에 내려왔었고 한 명만 빼놓고는 나머지는 모두 다시 남회장 사무실에
빈 손으로 올라갔었지만, 결국에는 모두 다 다시 내려왔었다고 했다. 그런데 다시 내려온 여자들은 처음
내려왔을 때보다 훨씬 지독한 일들을 겪은 후에야 올라가게 됐고, 그녀들 중에는 보지털이 완벽하게
쉐이빙된 채로 올라간 여자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니 한 번에 눈 딱 감고 남회장이 시키는 대로 하는게 내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런 그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망설이지 않을 수 없던 차에, 딱 한 명 처음 내려와 제대로 올라간 여자가 다름 아닌 남회장
사무실의 여직원이었다는 말에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났다.
[그래 예전의 일들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냐! 그냥 눈 감고 오럴을 한 후, 여길 나가기만 하면 돼!]
혁대를 끄르고 자신의 성기를 드러낸 주인 남자 앞에 쪼그려 앉아 그의 성기를 입에 물었다. 찝찌름한 맛이
혀를 통해 뇌세포를 마비시킬 정도로 비위가 상해왔다. 결국 헛구역질을 못 참고 그의 성기에서 입을 뗐다.
“우우욱!”
잠깐 입에 물었다 떼었을 뿐인데 어느새 그의 귀두 뒤쪽에 허옇게 낀 것들이 둘둘 말린 채 입 속에 들어오고
말았다. 주인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물수건으로 닦은 후에 시작하자고 말을 하던 도중, 그는 그의 성기를
무턱대고 입 속으로 밀어 넣었으며, 다시금 내가 빼내지 못하도록 뒷머리를 잡고는 그 스스로 삽입을 해오기
시작했다. 어찌나 우악스럽게 뒷머리를 눌러왔던지 아무리 고개를 젖혀보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의 성기가 점점 깊이 입 속으로 밀려들어오더니 목젖을 자극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목젖을 넘나들었다.
위산이 역류하며 복부를 비틀어 댔다. 숨 쉬기 힘든 역류의 고통으로 인해 눈물과 콧물과 침의 분비물이
아래턱을 타고 바닥으로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쑤걱 쑤걱! 쑤욱 쑥!”
“우읍! 우욱~~”
그의 남산만한 아랫배가 연신 철퍽 철퍽거리며 얼굴을 부딪혀 왔다. 머리 속이 까마득하게 멀어져 갔다. 그의
삽입이 언제나 끝나게 될지 몰라 공포심마저 들었다. 남회장에게 별별 짓을 다 당해봤지만 이 정도의
공포심은 아니었다.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무렵 그의 정액이 목젖을 때려오기 시작했다.
“크으으~~~~~~~윽!”
주인 남자의 울부짖음이 마치 산돼지의 소리처럼 울려퍼지던 순간, 내 뒷머리를 자신의 아랫배쪽으로 힘껏
당겨 왔다. 입속에 가득 채워진 그의 성기와 정액 때문에 입으로 호흡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그의
아랫배에 처박힌 내 코로도 숨을 쉬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므로, 나는 수초 동안 아니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무호흡의 상태로 혼미해지고 말았다.
“허억! 허억! 후우~~”
입 속에 뿌려졌던 그의 정액의 반쯤과 침이 뒤범벅된 채 입 밖으로 흘러나왔지만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자, 주인 남자가 나를 일으켜 세운 다음 곧장 내 바지를 벗겨 내렸다.
“아가씨! 시간 없어! 어서 다리 들어!”
얼이 나간 상태에서도 그의 말에 따라 바지에서 발을 하나씩 하나씩 들어내자, 그의 손 하나가 내 팔 하나를
허리 뒤로 돌려 꺽은 후 무언지 모를 것으로 채워버렸다. 순간 깜짝 놀라 팔을 빼내려했지만 그의 힘을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 아저씨 뭐하는 거에요? 네?”
“가만있어요. 이게 다 정해진 일이니까!”
그가 내 나머지 팔도 뒤로 젖혀 무언가를 마저 채워버렸다. 그것이 수갑인지 혹은 그와 비슷한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내 두 팔이 허리 뒤춤에서 수갑에 채워진 채 꼼짝할 수 없게 만들었다.
“왜 이러세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에요?”
정신없이 그의 행동에 대해 말과 몸으로 저항해 보았지만 아무 의미 없었다. 그는 내 손목을 뒤로 채워 놓고는
내 허리를 꺽어 바닥에 무릎을 대고 얼굴로 바닥에 온 몸을 지탱하게 만들더니 엉덩이 골짜기를 두 손가락으로
벌린 다음 다른 손으로는 항문 속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것이 그의 손가락인줄 알았지만 곧바로
그것은 손가락이 아닌 그 어떤 이물질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내 항문 속은 이물질의 침입과 동시에 뜨끈뜨끈한
액체로 가득 채워져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무지막지한 그의 힘에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지만, 내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항문 속으로 밀려 들어오자
덜컥 겁이 났다. 무서워서 온 몸이 떨렸다.
“뭐에요? 도대체 뭐냐구?”
주인 남자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아랑곳 않았다, 그저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처럼 마치 정해진 룰과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듯이, 내 항문 속에 알 수 없는 액체를 주입한 후에는 다시 일으켜 세운 다음,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입혀주고 바지마저 입혀주고는 그대로 자신의 성인용품점 밖으로 나를 내밀어 버렸다.
7층의 남회장 사무실로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야겠지만 두 손이 뒤로 수갑 채워진 채 엘리베이터에
오를 수는 없었다.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사람들 눈을 피해 비상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3층, 4층, 5층 두 손이 묶인 탓에 몇 배나 더 힘들게 계단을 올라가던 중 항문 쪽에서 엄청난 팽창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성인용품 주인이 어거지로 내 항문 속에 주입했던 내용물이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듯이 팽창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머리속이 하얗게 도배되기 시작했다.
순간 순간 각층의 복도에 있는 화장실을 기억해냈지만 두 손이 묶인 상태에서 바지는 커녕 변기 뚜껑도 열 수
없을 것 같아 이를 악물고 7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배속이 느글느글해지기 시작하면서 항문 주위의
괄약근들이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머리속은 오직 한 곳, 남회장 사무실 안의 화장실만을 생각하며 때로는
온몸을 비틀어대며, 때로는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침내 남회장 사무실로 들어섰다
여직원이 아마도 하얗게 질려있을 내 얼굴을 보더니 냉소를 하는 것 같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몇 개의
윤곽선에 둘러싸인 채 흐릿하게 보이고 있었다. 말도 안나올 정도로 항문 속의 상태가 다급했다. 그녀의
느릿느릿한 안내를 받으며 온몸의 털들을 쭈빗쭈빗 세우며 남회장 사무실의 안쪽 내실로 들어섰다.
남회장이 욕실 앞에 서서 이제야 왔냐고 힐책하는 것 같았지만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욕실로 들어갈
생각으로 남회장 앞을 지나치려 했다. 남회장이 가볍게 내 몸을 밀어 세웠다.
“회, 회장님~~제발~~너,너,,너무 아아~~아!”
남회장이 욕실로 들어가려하는 나를 몇 번이고 밀치듯 세워 놓던 어느 순간, 남회장의 얼굴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참고 참았던 항문 속의 이물질이 무서운 속도로 터져 나오고 만 것이었다. 그 순간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순간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던 모든 이성의 도구들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뿌지직! 뿌직 뿌직!”
듣기에도 민망한 소리가 항문 쪽에서 연이어 터져 나오며 엄청난 양의 내용물이 터져 나온 뒤에는, 양쪽
바지가랭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실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치심과 함께 배변의 쾌락이 등줄기를 타고 온 몸에
퍼져가는 순간이었다.
지독한 변 냄새가 온 방안을 번져나가고 있었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항문 속의 모든
내용물이 흘러나온 뒤에 여직원이 내 등을 떠밀며 욕실 안으로 들여보냈다. 투명한 욕실 유리벽 밖에서
남회장의 웃는 얼굴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웃음은 악마의 미소 그것에 다름 아니었다.
여직원이 바지를 벗겨 내린 후 샤워기를 틀어 가축을 소독하듯 물줄기를 뿌려댔다.
“어머! 사모님! 많이도 쌌다. 호호호!”
여직원의 웃음 소리가 귓가를 때려오자 죽은 줄 알았던 의식이 날카롭게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웃음소리와 남회장의 미소를 머리 속에 선명하게 각인시켜 나갔다. 남회장의 변태 성욕을 너무 만만하게 본
내 자신이 후회스러웠으나, 그로 인해 뼈 속 깊이 새기게 된 그의 만행에 대해 그 댓가를 반드시 치러주겠다는
다짐으로 후회를 대신해야 했다.
여직원이 근처의 옷가게에서 사온 바지로 갈아입고, 남회장에게 받아든 GHB라는 앰플병을 만지작거리며,
엘리베이터에 올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반드시 응분의 댓가를 주고 말거야! 반드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그날, 나는 처참하게 망가져버린 서른 하나의 자존감을 슬퍼하며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