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아내의 옛 남자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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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6,69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정숙한 아내의 옛 남자 - 5부
제6장. 녀석과의 대면
녀석과는 대면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의 소중한 것을 훔쳐간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녀석과 난 한 여자의 육체를 공유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하면 지금까지 녀석의 존재만으로도 몰래 훔쳐보는 것의 쾌락을 벌써 선사 받았다. 그리고 녀석을 통해 어떻게 그 은밀한 관계가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그녀가 쾌락을 추구하게 만들었는지, 그 호기심 또한 해결해 줄 것이다.
녀석과의 만남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여자 친구를 공유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녀석과 나또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녀석은 종종 매장에 놀러 오곤 하였던 것이다. 단지 여자 친구가 없는 때를 골라 말을 건네면 되는 것이었다.
[형 혼자 있네요. 누나는 어디 갔어요?]
[응 오늘은 일이 있어서 다른데 갔어.]
녀석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매장 소파에 털썩 앉아서 이곳저곳을 두리번 살피는 듯 했다. 마치 지난밤 육체의 향연을 떠 올리려는 듯이.
녀석을 만나면 무슨 말은 할지 많은 생각을 했지만 막상 녀석을 보니깐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분노에 못 이겨 폭력이라도 행사한다면 이 모든 상황은 쉽게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알고 싶은 몇 가지 사실은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고, 녀석의 존재로 펼쳐진 성적인 환상 또한 끝이 날것이다.
나는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수많은 말로 상황 설명을 하는 것보다, 지난 날 녀석과 여자 친구의 장면이 담긴 화면을 보여 주기로 했다. 물론 녀석과 녀석 친구가 마음껏 여자 친구를 유린하고, 마지막에 쾌락의 절정에 몸부림치던 여자 친구의 모습은 꺼내기가 싫었다. 어설픈 공유를 하고 있지만 분명 그 육체에 대한 주인이다 는 생각이 들었으며,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기엔 너무 초라한 느낌이 들것만 같았다.
녀석의 눈앞에 예전의 화면을 보여주었다. 화면에서 녀석이 여자 친구의 바지를 벗기는 장면이 나왔고, 이내 녀석의 표정은 굳어 졌다. 마치 ‘이제 맞아 죽었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끼는 듯 하기도 했고,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짓는 듯 하기도 했다. 녀석이 느끼는 것이 공포감이라면 내가 먼저 제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모든 사실을 말해 줘야 해]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녀석은 내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무슨 이유인지 간파하는 듯했다.
[형, 미안해. 정말 미안해]
녀석의 말이 진심인지는 모르겠다.
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녀석과 이런 식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도 내가 먼저 녀석을 초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언제부터야?]
[두 달쯤 전부터......]
[어떻게 시작 되었어?]
녀석은 그동안 그녀와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녀석은 화면에 잡힌 것 말고도 수차례 여자 친구의 육체를 가졌으며, 그건 생각날 때 불러내 일시적으로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듯한 차원이 아니라, 조금씩 녀석의 성적환상에 따라 상황을 만들고 즐겼던 것 같았다.
하지만 녀석과 그녀의 첫 관계는 좀 어이가 없었다. 두달 전쯤 전화상으로 여자 친구와 심하게 다툰 날이었다. 그날 그녀는 취했고, 난 그때 다른 일로 그곳에 없었을 때였다. 우연히 녀석과 만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터라 그녀의 경계심은 금방 사라졌고, 이미 인사불성이 된 그녀를 녀석은 마땅히 갈 데가 없어 매장으로 데리고 왔었다고 했다. 쉽게 그녀를 알몸으로 만들기 까지는 했지만, 사실 인사불성이 되어 축 처진 여자의 그곳에 기둥을 밀어 넣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녀석은 그냥 자위로 욕정을 해소했고, 녀석도 알몸이 되어 그녀를 안고 잤고, 다음 날 그녀가 깨어났을 때 그때부터 녀석의 협박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형 누나가 어떤 타입인지 알아?]
당돌하게 생각되었다. 약간 화가 나는 듯하기도 했다.
[누나는 굉장히 정숙한 스타일이야]
녀석의 말에 따르면 여자 친구는 도덕관념이 남들 보다 강한 편이고, 그래서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고 했다. 엄격한 자기 기준이 있고, 그걸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 간혹 그 엄격함은 피학적인 성향을 지니게 만든다고 했다. 그리고 엄격한 사람일수록 그 기준을 무너뜨리기 힘드나, 한번 그걸 무너뜨릴 때마다 느끼는 스릴감은 남들보다 훨씬 크고, 그리고 그것이 무너질 때마다 금방 또 다른 기준을 만든 다는 것이었다.
웬만하면 무너지지 않았을 여자 친구의 성에 대한 도덕적인 기준이 어설프게 잡힌 약점으로 쉽게 무너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와의 섹스의 마지막엔 일탈의 스릴감의 절정에 몸부림 쳤으며, 협박당하는 상황에 피학적인 쾌감 또한 즐긴 것이었다. 하지만 쾌락이 지나가 버린 이후에는 어김없이 또 다른 도덕적인 기준을 수립하고, 그 기준에 따라 새로이 요구되는 섹스는 엄격히 거부하곤 했다고 했다. 녀석과 여자 친구는 이렇게 계속 섹스를 해왔던 것이었다. 모든 남자는 가학적인 성향이 있고, 매번 거부하는 그녀에게서 가학적인 협박을 가할 수 있었고, 그래서 녀석 또한 매번 쾌락에 몸부림쳐 왔던 것 같았다. 거기다가 범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범한다는 정복감.
녀석은 또 여자 친구의 육체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성감대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녀에 대해서라면 녀석은 모르는 것이 없었으며,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녀의 쾌락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그 부분을 적절히 채워 준듯했다.
[누나는 너무 완고한 편이라, 섹스 자체도 조금씩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어. 처음에 나하고 할 때도 그랬고, 물론 나또한 누나를 통해서 쾌락을 느꼈지만, 오히려 누나의 쾌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채워 주었고, 누나의 불완전한 성을 완전하게 만들고, 누나가 진정 즐기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해]
마치 궤변을 듣는 듯 했다. 하지만 나름 맞는 말인 것 같기고 했다.
[형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형이 허락한다면 지금 말한 것은 확인 시켜 줄 수도 있어.]
녀석이 확인시켜 주고 싶은 모습이 뭔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여자 친구가 진정 쾌락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할 것이고, 녀석은 그걸 위해 그녀를 내 놓으라고 요구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 눈 앞에서 보여 줄 수 있어?]
[좋아. 하지만 나에게 시간을 줘. 딱 일주일, 물론 누나한테는 비밀로 해줘야 해, 그럼 내가 알아서 할게]
어설프게 상황은 종료되었다. 난 녀석에게 여자 친구 육체의 사용기한을 더 늘여 줬고, 난 더 짜릿한 성적 욕망을 녀석을 통해 요구하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