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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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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7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7부] 수업이 끝난 금요일 늦은 오후.. [종필]이형과 학과건물 뒷뜰 주차장 나무그늘 아래 앉아있다. [은미]와 시작하기로 했고 지난 며칠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얘기해버렸다. 의외로 심각한 표정으로 내 얘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있는 [종필]이형.. "훗... 짜식.. 소원 풀었군.." "..나 형한테.. 미안한 일 한거 아니지?.." "그래 애썼다.. 잘됐지 머.. 나도 한시름 놓은거야..." "근데.. 어째 형 표정이..." "아냐.. 그냥 웃겨서...." ".....뭐가....???..." "하여간 잘해줘.. 니가 사귀어보면 알겠지만.. 그만한 애 없어.." "............" "에효.. 나는 가야겠다.. 괜히 전공을 설계로 했나봐.. 다음주 월요일까지 플랜짜야하는것도 많고.. 캐드과제물 그릴것도 많고...수작업도 많고....." "............" 왠지 씁쓸히 일어나 자리를 피하는 [종필]이형.. '씨바.... 뭐야???.....' 괜히 죄인이 된듯한 지금의 이 기분은 무엇인가.. "희준.. 안가냐???...." "아라써......" "짜식... 괜찮어 임마..!!... 형 바쁜거 정리되면.. 은미랑 다 같이 거하게 술한잔 하자.. 그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축하해주고... 그럼 됐지???..." ".... 그래...형..." 주말 알바만 아니었어도 좋았는데..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죽어라 이벤트 행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한다. 일당6만원짜리 이틀이면 12만원.. 가난한 대학생이 일주일을 비교적 풍요롭게 보낼수 있는 용돈벌이이다. 하지만 이른아침부터 늦게까지 행사진행요원들의 잔심부름과 무거운 의자와 기자재등을 쌔빠지게 날라야 하는 그 곤욕은 왠만한 노가다 이상으로 힘든일이다. 일요일 저녁 10시.. 파김치가 다 되어 집으로 들어온다. [띠링~] [오빠.. 어디얌??] "훗... 요 깜찍이...." [은미]의 문자메세지다. 대충씻고 방에 들어가서 전화를 건다. PCS폰이 잘 안터지는 반지하.. 창문을 열고 드라이에리어 너머까지 대가리를 내밀고 전화를 건다. "여보세여...." "나야.. 희준이.." "오빠.. 뭐야?? 전화도 안하고.." "지금 하잖아.. 이제 집에 왔거든.." "치이.. 주말에 함께 영화도 보고.. 놀고 싶었는데.." "내일 보잖아.." "근데.. 이상한거 같애...." "왜?.." "이틀 안봤는데.. 오빠가 너무 보고 싶은거 있지.. 나 미쳤나봐..호호...." "하하..." "오빠는 나 안보고 싶었어??.." "당연히 보고 싶었지..." "오빠.. 잘 안들려..." "보고 싶었다고......" 너무나 피곤했는데 [은미]의 전화통화로 지금 피곤한건지.. 어쩐건지도 모르고 그저 행복하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내가 이상한건지.. [은미]가 이상한건지.. [은미]는 당최 전화를 걸면 끊으려 하질 않는다. 수업이 끝나면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놀지만 헤어지고 나서 각자 집으로 간 후에도 잠들기전 꼭 전화통화를 하는데.. 그 때마다 기본이 10-20분이다. 어쩔때는 오줌이 마려워 미칠지경인데..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무릅꿇고 그 고통을 참아가며 전화통화를 하기도 한다. 한번은 밧데리가 뜨거워져 볼에 대기조차 쉽지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전화하기도 한다. 가난한 고학생인 나에게 은근히 전화요금이 부담스러워질때도 있었다. 이런 버릇을 이제는 좀 고쳐줘야겠다. "은미야.. 지금 내동생 오는데.. 내일 전화하자.." "아..뭐야??.... 오빠 목소리 더 듣고 싶단 말야.." "알았어.. 내일 실컷 들어.. 라이브로..." "치이.. 오늘도 일찍 전화 끊으려구....." "사랑해.. 은미야..." "호호....... 오빠.. 나 그렇게 불러주니까.. 너무 좋다.." 전화를 끊었다. 통화시간이..18분이다. '니미.....' 며칠후......... 점심을 [은미]와 함께 하고 헤어져 식당뒤에서 학우들과 노가리를 풀고 있었다. 자기네 학과동으로 간줄 알았던 [은미]가 저멀리 어디론가 향하는게 보인다. 서둘러 미행이다. 건물 모퉁이..필로티 공간...!! '머야???......' [종필]이형과 [은미]... 콘크리트 바닥위 경계석위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담배를 물고 있는 [종필]이형.. 그 앞에 팔짱을 낀채.. 삐딱하게 서있는 길다란 흰색 주름치마와 짧은 청자켓을 입은 깜찍이 [은미]... 기둥과 기둥을 몰래 몰래.. 이동하면서 그 둘의 옆으로 최대한 바싹 다가간다. 갑자기 왠지 모를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드디어 모퉁이.. 둘만의 대화가 선명하게 내 귓속으로 들어온다. "진짜???....." "그럼..내가 장난같애?? 니딴 새끼.. 이제 열트럭줘도 필요없어..." "괜히.. 순진한놈 맘 아프게 하지마라..." "훗... 오빠!!... 나 참.. 기가막혀서..... 내가 너같은 줄 아니???...." "아님 다행이고..." "풋....이봐요..한종필씨..진짜.. 착각은 자유라지만..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 웃겨서..정말....." "그래.. 그럼.. 들어가라.." "그리고.... 또..뭐???....더이상 할말 없어??..." "없어...." "미친넘..." [은미]가 돌아선다. 순간 획 숨었다. "잠깐!!...." ".........." "너 참 대단하다... 나 좋다고 여기까지 ?아온 애가...." ".... 생각하기 싫은 과거얘기.. 꺼내지 마...." "훗... 좋지.. 좋아... 그래.. 가라.. 담에 희준이랑 시간 내 볼께.. 술이나 한잔 해.." "....미친놈...." [또각..또각..또각..또각..] 나의 깜찍이가 내가 숨어있는 기둥 옆을 지난다. 뒤돌아선채.. [은미]가 멀어져 가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은미]가 가버린 곳.. [종필]이형은 이제서야 담배꽁초를 탁탁 튀기면서 일어나 강의동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나른한 오후.. 철근콘크리트 과목.. 방금전 [종필]이형과 [은미]의 대화.. 도대체 무엇일까???? [종필]이형은 나와 [은미]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게 분명하다. 어쩌면 아직까지 자기를 잊지 못하는 [은미]의 고도전략 정도라고 의심하는것 같다. 하지만..그럴리가.. 벌써 [은미]와 섹스를 나눈게 두번인데... 분명히 [은미]는 나를 택한게 맞다... 혹시... [종필]이형이???????.... 철근과 콘크리트.. 열팽창계수가 거의 같은 두 재료.. 인장력이 강한 철근과 압축력에 강한 콘크리트의 찰떡궁합.. 우리 인간이 만들어놓은 최고의 건축재료.. 나와 [은미]는 꼭 철근과 콘크리트같이 서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서로에게 꼭필요한 그런 존재가 되어 언제나 떨어지지 않고 항상 영원히 함께하길 바랄뿐이다. 공학계산기를 두드려대며 교재를 파고 있는 건축공학도들.. 홀더심을 세워 나눠받은 교안의 빈공란에 끄적..끄적.. 낙서를 하며 [은미]생각을 하고만 있다. "에..따라서 각각의 철근의 항복강도는 자.. 어떻게 됩니까.. 에스디 삼백 에프와이는 삼천 키로그램퍼 제곱센티미터... 이스디 사백 에프와이는 사천 키로그램퍼 제곱센티미터... 맞죠????..." [.............] "맞습니까?? 안맞습니까??... 자.. 어디.. 네.. 맞네요.. 그쵸???... 뭐.. 과거에는 SD40까지만 썼는데 요즘은 초고층 공사에서 SD50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수업은 여기까지.. 질문있습니까...??" [.............] "그리고 저번주에 과제물..이따가 레포트 다 걷어서 최조교한테 제출하시고.." [에이.........] "교수님.. 하루만 시간 더 주세요.." "교수님...." [탁!!탁!!...] "자자..조용!!... 출석 체크하겠습니다.." 철근콘크리트 이교수.. 사람한명 이름을 부르고 꼭 면상을 올려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출석체크.. 그래서 출석체크 시간도 오래 걸린다. "김희준.." "네에...." 이미 복도에서는 웅성웅성 거리는 다른 학우들이 강의실을 빠져나오는 소리가 들려도 출석체크하고 일일히 면상확인하는데 아랑곳하지 않는 이교수.. '으휴... 저 진상.. 이교수...' 오늘은 [은미]가 자기네 과모임이 있어서 만나지 않기로 했다. 왠지.. 시원 섭섭한 이 느낌.. 그러고 보니.. 평일날 만나지 않는게 오늘이 처음인거 같다. 강의동 밖을 빠져나오니.. 또다른 진상들이 죽을 치고 있다. "선배님~ 술한잔 사줘여어...." 1,2학년 몇안되는 여자후배들.. 그나마 얼굴이라도 이쁘면 술한잔 하겠는데.. 이건 머..해가 갈수록.. 상태가 안좋아지니.. 짜리몽땅하면.. 살이라도 빼고 옷이라도 잘 입어줘야지.. 이건뭐.. 짜리몽땅에.. 옆으로 잔뜩 퍼질러진대다가.. 옷입은 꼬락서니 하고는..... 에효.. 작년부터 우리학교에 실내건축과가 새로 생기고 나서부터.. 이쁘장한 냄비들이 죄다 그리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PC방으로 향한다. 오늘은 저녁시간 조금만 놀다가 다시 들어와 밀린 레포트좀 해야겠다. 학생회관앞.. [창식]이 녀석이 가방을 들고 서있다. 저녀석.. 의외로 음대생 [은영]이한테 채일듯 말듯 맘고생 죽실나게 하면서 아직까지 찐득하게 매달리기 까지 하면서 비교적 오래 사귀는 듯 하다. 1층 로비안 화장실 입구에 서있는 [창식]이.. 그러고 보니 손에 들린건 기집애의 검은색 가방..... '에효... 불쌍한 놈...' 그러고 보니 새삼 지난 시절 나의 부끄러운 과거가 떠오른다. 그때는 지금의 저 불쌍한 [창식]이 녀석처럼 기집애한테 잘해주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었다. [창식]이 녀석에게 다가간다. "어.. 희준이형.. 수업 끝났어??.." "응.. 종필이형은..??.." "어... 일이 있다고.. 해서 아까 설계 끝나자 마자.. 어디로 갔어..." "그래??... 너 손에 든거 뭐냐???..." "아..하하.. 이거 은영이 가방..." "화장실에 있냐??..." "응....." "짜식... 남자새끼가.. 쪽팔리게 화장실 앞에서 그러고 서있냐??.." "하하.. 아니..뭐..." "너.. 아직도 쟤 못따먹지??..." "뭐??.... 에이.. 형은..." "솔직히 말해.. 따먹었냐?? 못따먹었냐???...." "아니.. 그거야.. 뭐.. " "넌 임마.. 이래서 안돼는 거야... 너 이런식으로 쟤 대하면 평생을 못따먹는거야.. 이 빙신아..." "하이고.. 그러는 형은.. 뭐..." "누구??? 은미??? 짜식.. 벌써 임마.. 몇번을 같이 잤는데..." "에이.. 거짓말.." "병신.. 넌 평생 그러고 살어라.. 임마....평생.. 한없이 잘해주다가.. 기집애들 싫증나면.. 채이고....안그래??.." ".........." "기집애는 일단 눌러줘야돼... 종필이형 얘기.. 다 사실이야.. 어때??......내가 한가지 따먹는 방법 가르쳐 줄까?????....." "..에이..그런게 어딨어??.........." "여자는 착한남자 별로 매력 못느껴.....특히 너처럼.. 착한척..순진한척..하는놈...." "..........." 그때 화장실 안에서 음대생 [은영]이가 걸어나온다. 검은색 웨이브에 한들거리는 검은색 짧은 스커트.. 롱다리에 검은색힐.. [또각..또각..또각...] "어머.. 희준오빠...." "이야... 은영이.. 너 오랜만이다..???..." "치이.. 오빠 요즘 애인 생겼다며??? 종필오빠한테 다 들었어.." "하하.. 뭐.. 종필이형 그전 아는 여동생인데.. 하필.. 우리학교 편입 왔다길래.. 그냥 그렇게 됐어..." "이쁘다며???...." "이쁘지...그나저나.. 은영이 오늘 컨셉이 완전 블랙인데???....." "호호....." "이야아.. 다른사람이 이렇게 입으면 촌시러울텐데.. 니가 입으니까.. 몸매가 이뻐서 그런지...블랙이 진짜 섹시하게 느껴진다..." "호호...정말????....." "이야아.. 창식이.. 짜식.. 부럽네.... 은영이 짱이다.. 야아...." "호호...오빠.. 우리 저녁겸 맥주한잔 하려구 하는데.. 같이 갈래???..." "싫다... 니들끼리 놀아라..." "같이 가자 오빠...." "싫다... 나도 애인 만나러 가야지..." [창식]이와 [은영]이를 두고 서둘러 PC방으로 향한다. 오늘도 학교앞 PC방은 그야말로 만원이다. 대한민국의 대학생들.. 너도나도 스타크래프트에 열광이다. 공부를 이정도만 했었어도.. 한두시간정도.. 머리좀 식혀야겠다. 운좋게 한자리 차지해서 앉았다. 베틀넷에 접속한다. '어라??....' [종필]이형이 베틀넷에 접속해 있다. 서둘러 로그아웃한 후 비밀계정으로 다시 접속이다. [tLQKFSHA] : 야 하수.. 오랜만??.. [marine767]: 너??? 그 얍실이???.... [tLQKFSHA] : 방만들어라 이 하수야.. 또 죽여줄께.. [marine767]: 이 얍실한 새끼.. 좀만 기다려라... 갑자기 아까 나몰래 [은미]를 불러내어 나눈 둘만의 이해못할 대화가 생각난다. [tLQKFSHA] : 야이 병신 씨발 새끼야..!! [marine767]: 매너는 지키자 얍실아.. 방 만들었다 비번 1111 이다. [tLQKFSHA] : 이 좃같은 개새끼야.. 이 씨발새끼야.. 너 죽여버린다.. [marine767]: 병신... [tLQKFSHA] : 니 개자지 짤라버릴꺼다.. 이 개새끼야.. [marine767]: 헐....빨리 레디 체크... 고?? [tLQKFSHA] : 좃같은 병신새끼가.. 이 씨발 하수새끼.. [marine767]: ...... [tLQKFSHA] : 병신새끼..지가 뭐라고.. 에라이.. 새끼야.. [marine767]: .... [tLQKFSHA] : ..... [marine767]: ..... 나를 내?지 않고 있는 [종필]이형.. [종필]이형의 아이디를 노려보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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